미국 할리우드 배우 메릴 스트리프(75)가 유엔 회의에 참석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아프간 내 여성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트리프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아프간 여성 인권 문제 회의에 참석해 “아프간 사회가 뒤바뀐 방식은 전 세계에 경고를 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스트리프는 “오늘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선 암고양이가 여성보다 더 많은 자유를 가진다”면서 “고양이는 계단에 앉아 얼굴에 햇볕을 쬘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날 아프간에선 소녀보다 다람쥐가 더 많은 권리를 누린다”며 “여성과 소녀는 공원 출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새는 카불에서 노래할 수 있지만, 소녀와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노래할 수 없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탈레반의 반인권적인 법을 꼬집었다.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 부수 행사로 열린 이날 회의는 아프간의 미래에 여성 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교육받은 여성 없이, 책임자급을 포함해 직업을 가진 여성 없이, 인구 절반의 권리와 자유 인정 없이는 아프간이 결코 국제무대에서 그에 걸맞은 지위를 차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내용의 도덕법을 제정해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도덕법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여성은 집 밖에서 신체를 완전히 가려야 하고, 공공장소에서는 목소리도 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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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최근 카타르에서 열린 유엔 주최 아프간 회담에 참석하는 등 외교적 활동을 확대하며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할리우드 대배우’로 불리는 스트리프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맘마미아>, <더 포스트> 등 70여 개의 영화 작품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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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 대형 영화제작사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성차별 행태와 100여 명을 성 착취한 의혹을 받는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을 비판하는 등 여성 인권과 관련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2015년 여성의 참정권 역사를 그려낸 영화이자 자신의 출연작 <서프러제트>와 관련한 방송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이 세상에서 권리 없는 여성을 위해 이런(연기) 방법으로 힘이 돼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윤기은 기자 energyeun@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