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작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의 판매량 부진 우려를 뒤엎고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의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올해 3분기 949억3000만달러(약 130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년 대비 6% 증가한 수치다. 월가 예상치 945억8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순이익은 147억3000만달러(약 20조2000억원)다. 지난해 3분기 229억6000만달러 대비 36%가량 내려앉았다. 이는 아일랜드 정부에 130억유로(약 19조30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냈기 때문으로, 앞서 애플은 지난 9월 아일랜드에서 받은 조세 혜택이 유럽연합(EU) 보조금 규정을 위반했다며 EU집행위원회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애플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아이폰이 잘 팔린 덕분이다. 아이폰 매출은 지난해 3분기의 438억달러 대비 6% 성장한 463억2000만달러(약 63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이 역시 증권가 예상치 454억7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이번 실적에는 지난 9월 출시된 신작 아이폰 16의 1주일 치 가량 매출이 반영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폰 15의 매출은 아이폰 14보다 강했고, 아이폰 16은 아이폰 15보다 강했다”고 밝혔다.
당초 아이폰16는 애플이 뒤늦게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능에 대한 실망감으로 판매량이 저조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실적으로 이를 불식시킨 모습이다. 애플 주주 중 하나인 투자사 존슨 인베스트먼트의 찰스 라인하르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아이폰)수요가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AI 기능이 완성된 상태로 출시되기도 전 이 같은 매출 성장을 이룬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분기 실적에는 애플의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아이폰 운영체제(iOS) 18.1 업데이트를 통해 배포됐다.
중국 매출은 줄었다. 애플은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150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계 전망치인 158억달러를 밑돈 실적이다.
중국은 미국·유럽에 이어 애플에게 세 번째로 중요한 시장이다. 그러나 샤오미·화웨이·비보 등 현지 브랜드에 밀려 점점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은 여전히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중국에서의 경쟁 심화, 전 세계적인 규제에 맞닥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