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끼리 같은 역, 더 신나요”...뮤지컬 ‘록키호러쇼’의 이예은·이지수

올댓아트 정다윤 allthat_art@naver.com
입력2019.06.18 10:53 입력시간 보기
수정2019.06.18 10:59

배우 이예은이지수는 공연계에서 소문난 단짝 친구다. 어려서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꿨던 두 사람은 2012년 <레미제라블>에서 처음 서로를 만났다. 스물넷과 스무 살, 이제 막 무대에 발을 들인 신인이었던 두 배우는 일 년 가까이 이어진 공연 동안 동고동락하며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 그 후로 7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온 두 사람이 오랜만에 같은 작품, 그것도 같은 배역으로 다시 만났다. ‘컬트 문화의 원조’로 불리는 뮤지컬 <록키호러쇼>에서 자넷 역을 맡게 된 것. 두 배우를 만나 <록키호러쇼>를 함께하는 소감, 그리고 서로를 향한 진심 어린 애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뮤지컬 <록키호러쇼>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우 이예은(왼쪽)과 이지수|올댓아트 이민지 인턴

최근 각각 뮤지컬 <호프> <킹아더> 공연을 마쳤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이예은: <호프>는 제가 진짜 좋아하고 사랑했던 작품이라 끝난 게 너무 아쉬웠어요. 막공 땐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게 특히 더 차분히 다잡으면서 연기하려고 했어요. 벌써부터 그립고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이지수: 프랑스 뮤지컬은 <노트르담 드 파리>도 해봤지만, <킹아더>는 또 다르더라고요. 음악적으로 생소한 장르이기도 해서 다른 작품보다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그래서 공연 기간이 더 짧게 느껴졌고요. 한 달만 더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쉽게 마친 것 같아요.

이지수 배우는 2017년부터 <록키호러쇼> 공연에 매년 출연하고 있는데요. 작품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지수: 무대에 올라가면 어느 순간 끝나있어요. 그만큼 푹 빠져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게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끝나고 이렇게 후련하고 개운한 공연도 처음이었고요. 이만큼 밝은 작품을 해본 적이 없어서 계속 찾게 되는 것 같아요.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이예은|알앤디웍스

이예은 배우는 이번이 <록키호러쇼> 첫 출연이죠. 작품에 대한 첫인상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이예은: 처음 제목만 들었을 땐 어둡고 기괴한 작품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제로 보니까 귀여운 성인 만화 같더라고요. 자칫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소재인데 그렇지 않게 위트 있게 잘 풀어냈고요. 객석에서 보면서 ‘나도 저런 코믹한 연기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었는데, 올해 또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도전이 되겠다 싶어서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절친끼리 같은 배역을 연기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이예은: 지수랑 같은 역할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저희가 상반된 이미지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이지수: 언니가 마젠타 같은 이미지도 갖고 있긴 하죠. 그런데 제가 자넷을 추천했어요. 제가 아는 언니는 발랄하고 러블리한 이미지도 있는데, 지금까지 너무 어두운 캐릭터만 많이 해왔거든요. 자넷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았죠. 해보니까 색다른 자넷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또 각자 다른 작품에서 고민을 나눈 적은 있어도 같은 캐릭터로 함께 고민하는 건 처음이라서 좋았고요. 원래 친하니까 수다 떨면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기도 했어요.
이예은: 사실 <록키호러쇼> 출연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가 지수와의 협업이었어요. <레미제라블> 이후 같은 작품으로 만난 적이 없었거든요.

배우 이예은|올댓아트 이민지 인턴

<록키호러쇼> 2019년 공연은 이전 시즌과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이지수: 작품 자체가 크게 바뀐 건 없어요. 대신 19금 유머 코드를 좀 더 가미해보려고 했어요. 이번 시즌 배우들이 굉장히 열정적이라서 나머지 연습까지 하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냈어요.
이예은: 특히 지수가 성적인 포즈에 대해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를 냈어요. (웃음)
이지수: 제가 거침이 없거든요.

굉장히 파격적인 관객 참여형 작품인데요. 연기하는 입장에서 힘들진 않나요?
이지수: 사실 초연 땐 콜백(<록키호러쇼>의 관객 참여 문화)을 정말 소수의 마니아분들만 하셨어요. ‘타임워프’ 춤도 처음엔 아무도 안 일어나서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라는 대사도 따로 추가했죠. 그렇게 노력을 한 결과 점점 많은 분들이 따라 해주셨어요. 재연 땐 첫 공연을 객석에서 봤는데, 손전등을 비추는 장면에서 반 이상이 따라 해주셔서 울 뻔했어요. 이게 관객 참여형 공연의 재미구나 싶었죠.
이예은: <록키호러쇼>가 하나의 문화를 만든 거잖아요. 관객분들도 처음엔 자넷과 브래드처럼 닫힌 마음으로 극장에 왔을 텐데 그게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했다는 게 놀라운 일인 것 같아요. 사실 정해진 콜백 외에도 좀 더 자유롭게 추임새를 넣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더 재밌게 힘내서 할 수 있거든요. 물론 주변 관객이나 배우들에게 너무 방해가 되면 안 되겠지만요.

특히 이번 시즌은 싱어롱 데이까지 진행되잖아요.
이지수: 맞아요. 매주 일요일 저녁 공연마다 지정곡을 하나씩 정해서 관객분들도 따라 할 수 있게 하는 건데요. 제가 공연할 땐 지정곡이 ‘Damn it, Janet’이었어요. 다른 가사는 몰라도 ‘자넷!’이란 추임새는 다들 엄청 열심히 따라 해주셨는데,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무대에서 연기하다 웃을 뻔했어요.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이지수|알앤디웍스

자넷은 어떤 인물인가요. 연기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이예은: 자넷은 ‘여자는 이래야 돼’ ‘이럴 땐 이렇게 행동해야 해’라는 고정관념에 갇혀있는 사람이에요. 틀에 박힌 교육을 받은 여성이죠. 그러다가 프랑큰 성에 들어간 후에 자기도 몰랐던 욕망에 눈을 뜨고 금기를 넘게 돼요.
이지수: 자넷을 연기하는 배우마다 ‘아는데 모르는 척 내숭을 떠는 자넷’과 ‘진짜 아무것도 몰랐던 자넷’으로 나뉘는데, 저의 경우는 후자예요. 프랑큰을 만나고 새로운 자극에 눈을 뜨는 거죠. 그래서 프랑큰과의 동침 전후로 변화의 폭을 크게 표현하려고 신경 쓰고 있어요.
이예은: 저는 전자에 더 가까워요. 알 거 다 알면서 내숭 떨고 숨기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잡았어요.

연습 과정은 어땠나요?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면서 서로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나요?
이예은: 아무래도 지수가 세 번이나 참여하는 작품이니까 잘 알잖아요. 나머지 자넷 배우들한테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줬어요. 이전 시즌에는 이런 것도 했었다고 예시도 제시해주고. 나중 가선 각자의 캐릭터를 잡아갔지만, 초반에는 지수가 중심을 많이 잡아줬으니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었죠.

자넷의 독특한 대사 톤을 위해 참고한 레퍼런스가 있나요?
이예은: 영상을 많이 보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참고했어요. 옛날 외화 더빙 톤도 참고해보고, 미국 시트콤도 많이 봤고요.
이지수: 저는 목소리가 밝고 높은 톤이라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많이 참고했어요. 또 옛날 미국 서부 영화 속 여주인공들의 톤도 연구했고요. 뮤지컬 작품 중에선 <위키드>의 글린다를 참고했죠.
이예은: 서로의 집에 놀러 가서 야한 영화도 같이 찾아봤어요. 섹시 코미디 같은 거. ‘우리가 이런 걸 같이 보고 있다는 게 진짜 웃기다’고 하면서요. (웃음)

서로가 연기한 자넷의 개성이나 강점을 꼽아보자면?
이지수: 언니의 자넷은 솔직하고 재기 발랄해요. 남동생 같은 느낌도 많이 받았고요. 사실은 보이시한 사람인데, 사회적 규범에 갇혀 저런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재밌더라고요.
이예은: 지수는 ‘완성형의 자넷’이에요. 우리가 원하는 자넷의 이미지가 딱 있어요. 순진무구하고 바른 가정교육을 받은 느낌? 특히 이번 시즌엔 캐릭터의 설득력이 더 높아졌어요. 우리가 ‘이게 말이 돼?’라고 생각했던 것도 지수가 하면 말이 되더라고요. 욕망을 표출하는 장면도 지수가 하면 자극적이거나 비호감으로 느껴지지 않고 귀엽고 러블리하죠. 지수가 갖고 있는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가 매력인 것 같아요.

배우 이예은|올댓아트 이민지 인턴

자넷의 어떤 점이 본인과 가장 닮은 것 같나요?
이지수: 호기심이 많은 거요. 자넷도 프랑큰 성 사람들을 무서워하면서도 계속 궁금해서 들여다보잖아요. 저도 궁금한 걸 못 참아서 결국엔 알아내거든요. 친한 언니들이 ‘선 생각 후 행동’ 좀 하라고 늘 말할 정도예요.
이예은: 전 완전 반대예요. 프랑큰 성에 들어가기 전의 자넷과 비슷해요. 겁도 많고 생각도 많아요.

극 중 자넷처럼 한밤중에 리프라프를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이지수: 저는 따라갈 것 같아요.
이예은: 전 안 따라가요. 들어가려는 지수를 말릴 것 같아요.
이지수: 들어가서 뭐라도 하나 건져오고 싶어요. 성 안에 최첨단 기계가 많잖아요. 특히 사람을 동상으로 만드는 리모컨을 훔쳐내고 싶어요. 제가 프랑큰한테 당하면서 저거 갖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록키호러쇼>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무엇인가요?
이지수: 저는 ‘Superheroes’요. 너무 웃겨요.
이예은: 저도 공연 보면서 제일 빵 터졌던 장면이 그거예요. 다들 엄청 진지하고 심각한데 다리엔 망사 스타킹을 신고 있잖아요. 그 혼돈의 도가니 같은 모습이 너무 웃겼어요. ‘Sweet Transvestite’도 평소에 워낙 좋아했고요. ‘Floor Show’랑 ‘Hot Patootie’도 신나요.
이지수: 다 좋아하는 거 아니야?

<록키호러쇼>에서 자넷 외에 탐나는 배역이 있다면?
이지수: 콜롬비아가 진짜 매력적인 캐릭터인 것 같아요. ‘Eddie’s Teddy’ 때 콜롬비아의 고음 파트만큼은 자신 있어요.
이예은: 저는 제가 좋아하는 ‘Sweet Transvestite’을 부를 수 있는 프랑큰이요.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관록의 배우가 된다면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결말 이후 자넷은 어떻게 됐을까요?
이지수: 브래드랑은 안 살았을 것 같아요. 맛(?)을 본 후잖아요. 브래드보다 더 자극적이고 섹시한 남자를 찾아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예은: 전 오히려 이제 브래드랑 내숭 안 떨고 오래된 연인 같은 사이로 살았을 것 같아요.

배우 이지수|올댓아트 이민지 인턴

두 분 다 어린 나이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꿨다고 들었어요. 가수나 매체 배우가 아닌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던 이유가 있나요?
이예은: 어렸을 때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해서 합창단도 하고 악기도 배우고 댄스 동아리에도 들어가고, 다양한 활동을 접했어요. 그러다가 중학생 때 뮤지컬을 알게 됐는데, 춤, 노래, 연기를 다 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때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됐죠. ‘일주일에 한 번씩 대학로 가서 공연 보기’ 같은 나만의 목표도 세웠고요.
이지수: 저도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어요. 아빠의 영향도 컸고요. 아빠가 음악에 꿈이 있었는데 장남이라 못하셨거든요. 그런 걸 딸이랑 같이 하고 싶으셨나 봐요. 아빠랑 같이 재즈댄스나 방송댄스도 배우러 다녔어요. 또 아빠가 생일 선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넘버들이 수록된 CD를 주셨는데, 그걸 매일 반복해서 듣다가 자연스럽게 뮤지컬의 꿈이 생겼던 것 같아요.

서로의 출연작 중 가장 인상 깊게 본 배역은 무엇이었나요?
이지수: 언니가 <베어>에서 맡았던 나디아요. 그 캐릭터가 ‘못난이’ 역할이면서도 사랑스러워 보여야 하는 역할인데, 언니가 그걸 잘 표현해줬거든요. 그리고 그 캐릭터를 위해 숏컷을 했는데 그 용기도 대단했던 것 같아요.
이예은: 전 <프랑켄슈타인>에서 지수가 맡았던 까뜨린느요. 지수보다 훨씬 경력이 많은 선배들이 했던 역할이었는데, 그때 지수가 스물셋이었거든요. 그 어린 나이에 당당히 오디션으로 역할을 거머쥔 게 일단 너무 대견했죠. 여리여리한 줄만 알았던 지수의 목소리로 그 큰 무대를 꽉 채우는 게 굉장히 인상 깊었고요. 배우로서, 동료로서 남다르게 보였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배우 이지수|올댓아트 이민지 인턴

두 사람은 우정이 더욱 돈독해진 계기로 지난 2018년 함께했던 콘서트 ‘CO_CONCERT’를 꼽았다. 마찬가지로 <레미제라블>에서 친해졌던 배우 박지연까지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올렸던 이 공연에 이지수는 출연진뿐만 아니라 기획자로서도 이름을 올렸다. 문화예술경영 전공을 살려 대관부터 홍보까지 직접 진행한 것.

세 분의 콘서트 시즌 2를 기다리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이지수: 저도 언니들 스케줄만 맞는다면 시즌 2, 3까지 계속 하고 싶어요. 저희가 생각만 했던 공연을 현실로 만들고 그 공연을 찾아와주신 분들이 계시다는 게 정말 감동이었거든요. 사실 다음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조금 더 규모를 키워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첫 콘서트는 투자를 받은 게 아니라 사비로 올린 거였거든요. 조금 더 전공을 살려서 투자도 유치하고 인력도 여유롭게 써보고 싶어요.

지난 3월 뮤지컬 <카르밀라> 쇼케이스에서도 두 분이 함께 호흡을 맞췄죠. 어떻게 참여하게 된 작품인가요?
이예은: 처음 제가 <카르밀라> 비공개 독회 때 로라 역할로 참여를 했다가, 그다음 쇼케이스부턴 카르밀라 역을 맡게 됐는데요. 그때 로라 역을 할 배우를 찾다가 제가 지수를 추천했어요. 지수의 긍정적이고 밝은 음색이 역할과 잘 어울리고, 저랑 친한 사이라서 나오는 케미가 있을 것 같았거든요. 지수랑 연기적으로 붙어본 게 처음이라 너무 재밌었어요.
이지수: 친해서 그런지 케미가 좋다는 말도 많이들 해주셨고요.
이예은: 사실 처음엔 오히려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감정 잡기 힘든 부분도 있었어요. 얘를 사랑하는 연기를 해야 되는데 눈만 봐도 너무 웃긴 거예요. 아무튼 정말 특별한 추억이었어요. 저희도 본 공연까지 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배우 이지수|올댓아트 이민지 인턴

그밖에 둘이서 같이 하고 싶은 작품을 꼽아보자면?
이지수: 뮤지컬 <위키드>요. 여자 둘이서 그런 깊은 우정을 나누는 극이 많지 않잖아요. 언니가 엘파바를 하고 제가 글린다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어, 그런데 오늘 의상 색깔은 제가 엘파바, 언니가 글린다 같네요.
이예은: 제가 자넷을 하면서 핑크에 푹 빠졌거든요. (웃음) 저도 <위키드>를 제일 해보고 싶고요. 또 최근 창작 뮤지컬인 <호프>로 사랑을 받고 나니 좋은 창작 뮤지컬에서 지수랑 만나보고 싶단 생각도 드네요. <카르밀라>처럼요.

쉴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취미가 있다면?
이예은: 그냥 둘이 카페에서 만나서 각자 할 일 하며 놀아요. 최근에 둘 다 맥북이 생겼거든요. ‘오늘 맥북 허세 콜?’ 하고 만나서 카페에서 맥북 펼쳐놓고 앉아있는 거죠.
이지수: 대단한 거 하지도 않아요. 그냥 갖고 와서 웹 서핑하고.
이예은: 아냐, 난 일 해.
이지수: 아, 그래. 저는 팔찌 만드는 것도 좋아해요. 동대문에 재료 사러 가는 것도 재밌고, 만들어서 누군가한테 선물하면 뿌듯하거든요.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이지수: 첫 공연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는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사람마다 각자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그렇지만 한자리에 머물러있지 않고, 갈수록 발전하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예은: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진솔하고 허심탄회하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배우라는 게 나 자신이 아닌 캐릭터의 이름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기 때문에 쉽진 않겠지만요. 그래도 항상 관객분들에게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그런 에너지를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예은은 얼마 전 봤다는 TV 프로그램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20년 지기인 톱 모델 둘이 함께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런데 두 분이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막 울더라고요. 20년 동안 함께 수많은 일을 겪었을 테고 그중엔 서로에게 보이기 싫었던 부분도 있었을 텐데, 그 모든 일을 겪으며 성장해서 각자의 영역에서 톱이 된 거잖아요. 그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더라고요. 저희도 20년 뒤 40대가 됐을 때 저렇게 지난 일을 이야기하며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감동적인 멘트 뒤에도 두 사람은 “그런데 막 20년 뒤에 연락도 안 하는 거 아냐?” “‘아 뭐 그때 그런 언니도 있었지’ 이러면서?”라며 장난스레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 허물없이 편안한 모습을 보니, 두 사람에게 20년은 물론이고 30년, 40년 우정까지도 거뜬할 듯했다.

■ 뮤지컬 <록키호러쇼>
2019.05.17 ~ 2019.07.28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기본가 VIP석 9만9천원 / R석 8만8천원 / S석 6만6천원
19세 이상 관람가
공연 시간 130분
송용진, 조형균, 김찬호, 최서연, 이예은, 이지수, 양지원, 진태화, 임준혁, 임진아, 유리아, 여은, 임강성, 송유택, 최민우 등 출연

<올댓아트 정다윤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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