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출연 ‘스윙키즈’부터 ‘메리포핀스’까지...개봉 앞둔 뮤지컬 영화들

김효정 공연 칼럼니스트
입력2018.12.12 15:21

개봉 앞둔 연말 뮤지컬 영화

연말의 극장가는 음악의 힘으로 들썩이는 듯하다. 흥행작 <보헤미안 랩소디>의 뒤를 잇는 뮤지컬 영화들이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을 앞두고 있다. 뮤지컬 극장이 아닌 전 세계 영화관에서 노래와 춤이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탭댄스를 주제로 다룬 영화 <스윙키즈>와 로큰롤 밴드를 다룬 헝가리 영화 <부다페스트 로큰롤>이 개봉을 앞두고 있고, 북미에서는 뮤지컬 영화의 고전 중의 고전인 <메리포핀스>(1964)가 54년 만에 속편 <메리포핀스 리턴즈>로 돌아온다.

(왼쪽부터) <스윙키즈> <부다페스트 로큰롤> <메리포핀스 리턴즈> 포스터

스크린에 걸릴 세 작품은 모두 뮤지컬과 깊은 인연이 있다.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스윙키즈>는 창작 뮤지컬 <로기수>(2015년 초연)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한때 뮤지컬과 영화 제작사 사이에 저작권에 대한 소송이 있기도 했으나, 원작자 김신후가 2008년부터 세계적인 포토 저널리스트 베르너 비숍의 한국 전쟁 사진을 보고 작품 콘셉트를 잡아 창작해온 노트를 법원이 인정하면서 저작권에 대한 논란은 정리되었다.

헝가리 영화 <부다페스트 로큰롤>은 1960년대 공산주의 정권 하에서 헝가리에 불어온 로큰롤 열풍을 그린 작품이다. 헝가리의 실존하는 유명 록 뮤지션 미클로스 페뇨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2001년 뮤지컬 <메이드 인 헝가리아>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영화 <메리포핀스 리턴즈>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뮤지컬 고전 영화 <메리포핀스>의 속편이다. <메리포핀스>는 디즈니에서 줄리 앤드류스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고, 이후 뮤지컬로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아왔다. 영화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이 걸려 만들어진 속편으로 기록되었으며, 그만큼 속편 제작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작업이었다.

“원작과 영화”

<로기수>에 영감을 준 베르너 비숍의 한국 전쟁 사진|스토리피

앞서 이야기했듯 세 작품은 영화가 되기 전 원작들이 먼저 세상에 알려진 케이스이다. 영화 <스윙키즈>의 원작 뮤지컬 <로기수>는 작가가 거제 포로수용소의 포로들이 복면을 쓰고 춤을 추고 있는 사진 한 장에서 영감을 받는다. 북한군 포로 소년 로기수가 탭댄스에 빠지게 되면서 꿈과 희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2015년 3월 대명문화공장에서 초연되었는데, 비밥, 스윙, 재즈, 록,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를 담은 신은경 작곡가의 음악과 박용갑의 탭 안무, 김태형의 연출이 잘 어우러져, 작은 무대를 꽉 채우다 못해 흘러넘친 에너지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당시 창작 뮤지컬로선 드물게 흥행하며 이듬해 재공연을 하기도 했다.

영화 <부다페스트 로큰롤> 스틸

<부다페스트 로큰롤>은 헝가리에서 대히트를 친 뮤지컬 <메이드 인 헝가리아>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자유로운 미국에서 살다가 공산주의 정권의 헝가리로 돌아간 주인공 미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헝가리의 유명 가수 미클로스 페뇨의 실화로, 미키의 음악에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헝가리 젊은이들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영화 <메리포핀스 리턴즈> 스틸

<메리포핀스 리턴즈>는 원작 영화 <메리포핀스>의 20여 년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모 메리 포핀스의 보살핌을 받던 제인과 마이클 뱅크스는 어느덧 어른이 되어 1935년 영국 대공황 시대를 살아간다. 마이클은 애너벨, 조지, 존이라는 세 명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가지게 되었지만 슬픈 비극이 가족에게 찾아오고, 이 때문에 메리 포핀스는 다시 한 번 그들 앞에 나타난다.

“주연 배우들의 매력”

영화 <스윙키즈>에 출연한 도경수

영화 <스윙키즈>의 주인공 ‘로기수’는 북한의 영웅 ‘로기진’의 동생이자, 거제 포로수용소의 문제아이기도 하다. 뮤지컬에서는 김대현, 문태유, 윤나무 등이 로기수를 연기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도경수가 낙점되었다. 탭댄스를 누구보다도 빠르게 습득하는 로기수 역할을 맡은 이들은 한결같이 탭댄스의 난이도에 혀를 내두르는데, 아이돌 댄스로 공력을 쌓은 도경수 역시 부담감은 벗어날 수 없었다고. 크랭크인 5개월 전부터 출연 배우들과 탭댄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너무나 열심히 하는 도경수를 보고 함께 출연한 오정세는 물론 엑소 멤버들도 질려 할 정도였다고. 시사회를 보고 나서야 엑소 멤버들은 로기수 역에 빠진 도경수를 이해할 수 있었고, 오히려 탭댄스에 매력에 매료되어 배우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 <부다페스트 로큰롤>에 출연한 배우들은 악기 연주만 빼고 직접 모든 노래를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주인공 미키 역을 맡은 타마스 사보 킴멜은 감독이 직접 발탁한 신인 배우. 갓 영화 학교를 졸업한 초짜 배우였기 때문에 프로듀서가 반대했지만, 게르게이 포뇨 감독은 그를 선택했고 1960년대 로큰롤 스타를 잘 소화해내며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 중이다.

(왼쪽부터) <메리포핀스 리턴즈>에 출연하는 에밀리 블런트, 메릴 스트립, 린 마누엘 미란다

반면 <메리포핀스 리턴즈>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 줄리 앤드류스의 뒤를 이어 뛰어난 유모가 된 주인공은 바로 에밀리 블런트. 여기에 벤 위쇼, 픽시 데이비스, 줄리 월터스, 콜린 퍼스, 메릴 스트립, 안젤라 랜스베리, 린 마누엘 미란다 등 실력파 연기자들이 대거 캐스팅되었다. 원작에서 출연했던 딕 반 다이크도 속편에서 볼 수 있을 예정이나, ‘메리 포핀스’ 하면 바로 떠오르는 줄리 앤드류스의 카메오 출연은 아쉽게도 볼 수 없다. 후배 에밀리 블런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갈 수 있도록 카메오 출연을 고사했기 때문. 줄리 앤드류스는 에밀리 블런트가 메리 포핀스에 딱 맞는 훌륭한 캐스팅이라고 소회를 밝혀 블런트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관람 포인트와 명곡들”

<스윙키즈>는 원작 뮤지컬에 비해 이야기가 많이 각색되었다. 우선 원작에서 이야기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로기수의 형 로기진의 이야기가 대폭 축소되었다. 영화 <과속스캔들> <써니>에서 경쾌한 리듬을 보여주었던 강형철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여지없이 자신의 색을 명확히 드러낸다. 뮤지컬의 신파적 요소를 걷어내고, 다섯 캐릭터의 버디 무비를 깔끔하게 살렸다. 특히 오랫동안 춤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던 그의 바람대로 대사가 아닌 춤으로 캐릭터들의 감정을 보여줌으로써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정수라의 ‘환희’, 베니 굿맨의 ‘싱싱싱’, 데이빗 보위의 ‘모던 러브’, 비틀즈의 ‘프리 에즈 어 버드’ 등 익숙한 명곡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며 감동을 더한다. 특히 라이선스에 까다롭다는 비틀즈 곡을 통째로 쓰는 건 한국 영화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니 귀를 활짝 열어두고 관람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영화 <스윙키즈> 트레일러

<부다페스트 로큰롤>은 제목처럼 로큰롤의 흥겨움이 가득하다. 비록 시대상은 어둡지만 흥이 넘쳐나는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음악이 모든 것을 자유롭게 한다’라는 감독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원작 뮤지컬에서 사용된 13곡의 음악이 영화의 매 장면에 녹아들어 있다. 미클로스 페뇨가 직접 만든 노래로, 당대 헝가리의 인기곡들이다. ‘The Voice of America‘ ’Twistin‘ at the Hot Dog Stand’ ‘Casino Twist’ ‘Roll up the Carpet’ 등의 음악에 흥겨운 연주와 트위스트 군무가 더해져 볼거리를 자랑한다. 엔딩 크레디트에서는 미클로스 페뇨의 실제 콘서트 장면 중 헝가리 국민 가요인 ‘메이드 인 헝가리아’가 나와 실화 바탕임을 증명한다.

영화 <부다페스트 로큰롤> 뮤직비디오

<메리포핀스 리턴즈>는 프리미엄 시사회 이후 북미 현지의 반응이 뜨겁다. <나인> <시카고> <숲속으로>를 만들었던 롭 마샬이 감독을, <라이프 오브 파이>의 데이빗 매기가 각본을, <라라랜드>의 제작자 마크 플랫이 제작에 참여했다. 이미 개봉 전에 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 음악상, 여우주연상(에밀리 블런트), 남우주연상 (린 마누엘 미란다) 등 4개의 부문에 후보에 올랐으며, 언론들은 연일 호평을 내고 있다.

음악 역시 기대치가 높은 작품이다. 1964년 영화 <메리포핀스>의 ‘설탕 한 스푼 (A Spoonful of Sugar)‘, ’완벽한 유모(A Perfect Nanny), ‘연을 날리자(Let’s Go Fly a Kite)’ 등의 곡도 이번 영화에서 들을 수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메리포핀스 리턴즈>의 음악은 <캐치 미 이프 유캔>과 <헤어스프레이>를 작업한 마크 샤이먼 작곡가와 스콧 위트먼 작사가가 참여해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클래식한 멜로디를 선사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2019년 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트레일러

<김효정 공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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