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하나된 축제, GMF에 다녀왔습니다

올댓아트 박찬미 인턴 allthat_art@naver.com
입력2019.10.29 14:00 입력시간 보기
수정2019.10.29 14:03

하트하트재단·SK이노베이션·네이버공연전시판이 함께 하는 특별기획

10월 23일,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축제(이하 GMF)가 그 세 번째 막을 성황리에 내렸다. GMF는 하트-하트재단이 주최하고 SK이노베이션, 문화체육관광부, SM엔터테인먼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클래식·실용음악 부문 발달장애인 그룹 음악 경연축제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의 음악적 재능과 꿈을 펼쳐보이는 이곳 GMF 현장에 네이버공연전시판이 다녀왔다.

이날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은 본선 진출팀을 응원하기 위해 찾은 관객들로 가득했다. 참가팀 가족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발달장애인들도 객석을 채웠다.

또 동구여자중학교에서 온 400여 명의 학생들이 장애인식 개선 수업의 일환으로 축제에 참여해 (일명 ‘저 세상 텐션’으로) 활기를 가득 불어넣었다. 이들은 GMF 본선 무대에 참가한 연주팀을 위해 응원카드를 작성하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등 행사 전부터 현장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만들었다.

제3회 GMF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사회를 맡게 된 개그맨 이수근의 등장으로 시작됐다.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온 순간이었다. 개회식 또한 화려했다. 내빈들이 무대에 올라 한 마음 함 뜻으로 GMF 네온판에 불을 밝혔고, 관객들은 GMF의 이름이 새겨진 플랜카드를 들어올려 화답했다.

제3회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축제 GMF(Great Music Festival) 생중계 다시보기

심사위원장은 추계예술대학교 김용배 음악대학 교수가 맡았으며 숭실사이버대학교 정무성 총장,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안중원 이사장,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리더 제아가 심사위원으로 함께했다. 이번 축제의 1부는 각 경연팀의 무대를 감상하고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듣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제3회 GMF 심사위원단 | SK이노베이션

3회를 맞이한 이번 GMF에는 전국 26개 팀 총 315명이 예선에 참여한 가운데 그중 6개 팀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했다.

첫 번째로 무대를 선보인 팀은 직업 예술인들로 구성된 ‘다소니 챔버 오케스트라’였다. 이들이 택한 경연곡은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베토벤 바이러스’. 다소니 챔버 오케스트라는 첫 순서라 긴장한 탓이었는지 초반에 약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안정감을 되찾고 연주를 마무리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지난해 우수상 수상 팀이자, 올해도 본선에 오른 ‘드림하이 팝스오케스트라’가 드라마 ‘황진이’ OST로 유명한 ‘꽃날’을 연주해, 음악으로 무대에 꽃을 피웠다. 곡의 시작을 알린 윈드차임의 맑고 청아한 음색은 말그대로 객석에 ‘설레는 바람’을 불러왔다.

밀알 첼로앙상블 날개 공연 모습 | SK이노베이션

다음으로 대구특수교육 오케스트라단인 ‘위드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브람스의 작품 중 가장 인기 있는 곡인 ‘헝가리 무곡 제5번’을 연주했다.

뒤이어 국내 최초 발달장애 첼로오케스트라인 ‘밀알 첼로앙상블 날개’가 만화영화 ‘인어공주’의 OST로 유명한 ‘언더 더 씨(Under The Sea)’를 연주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유독 긴장하지 않고 음악을 즐기던 ‘날개’ 단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등장한 팀은 무대의 분위기를 단숨에 바꿨다. 삼육대학교와 백석예술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로 이뤄진 ‘비쥬앙상블’이 그 주인공. 이들은 만만치 않은 난이도의 ‘더 데빌스 래그(The Devil’s Rag)’를 경연곡으로 선택해 심사위원들과 관람객의 흥미를 이끌어냈다. 비쥬앙상블은 훌륭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어디로 튀어나갈지 모르는 재즈의 맛깔스러움을 잘 살린 무대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이번 GMF의 유일한 실용음악 부문 참가팀인 ‘해와달 밴드’가 ‘붉은 노을’로 관객과 하나 되는 시간을 만들었다. 관객들의 ‘떼창’을 이끌어낸 보컬 허승의 자신감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위드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장면 | SK이노베이션

심사위원들은 각 팀의 무대가 끝날 때마다 뛰어난 연주 실력에 감탄을 연발했다. 안중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위드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무대가 끝난 뒤 “많은 사람이 하나로 화합을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눈을 감고 들으면 연주하는 사람들이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하는 궁금함조차 생기지 않는 그런 무대였다”고 평했다.

제아 또한 ‘비쥬앙상블’의 무대를 감상한 뒤 심사평을 통해 “연주자 세 분 모두 천재성을 갖고 있고 연주 테크닉 또한 완벽에 가깝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현장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은 6개 팀의 본선 무대가 끝나고 관객들의 현장 투표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투표했다. 심사위원들 또한 6개 팀에 대한 의견을 서로 공유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 점수 80%와 관객의 현장투표 결과 20%를 합산하여 수상팀이 선정됐다.

축하 공연을 펼친 성재창 트럼피터와 드림위드앙상블 | SK이노베이션

본격적인 시상식에 앞서 트럼피터 성재창 교수와 제1회 GMF 대상 수상 팀인 ‘드림위드앙상블’의 아름다운 축하 공연이 펼쳐졌다. ‘드림위드앙상블’은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 청소년 클라리넷 앙상블로, 제1회 GMF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특히, 지난 해에는 ‘세계 장애인의 날 기념 2018 MIKTA’ 환영 행사에 초청받아 뉴욕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다수의 초청공연으로 바쁜 스케줄을 자랑하는 드림위드앙상블은 한 회 공연 출연료도 어마어마하다는 후문. 축하 공연의 마지막으로 성재창 교수와 드림위드앙상블의 ‘넬라 판타지아’가 연주됐고, 관객들은 이들의 아름다운 하모니에 한껏 빠져들었다.

제3회 GMF 시상식 | SK이노베이션

드디어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 시작됐다. 환호와 함께 발표된 제3회 GMF 대상 수상의 영광은 바로 ‘위드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비쥬앙상블’이 우수상은 각각 ‘다소니 챔버 오케스트라’와 ‘밀알 첼로앙상블 날개’가 받았으며, ‘드림하이 팝스 오케스트라’와 ‘해와달 밴드’는 장려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장 김용배 교수는 “훌륭한 연주를 무대에 올리기까지의 시간을 생각해본다. 악기 하나를 선택해서 관객을 마주하고 연주를 하는 것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상은 할 수 없이 여섯 개 팀을 나눈 것뿐이지, 모든 팀을 대상을 주고 싶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총평했다.

GMF는 경연대회이면서도 축제다. 시상이 끝난 후 모든 참가자들은 무대에 다시 한번 올라 등위에 상관없이 한데 뒤섞여 기뻐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축제의 의미가 더욱 공고해진 순간이었다. 비록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한 중계 방송으로 축제를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한 시간을 거쳐 결실을 맺은 참가자들을 격려하는 이들의 메시지들이 끊임없이 줄을 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의 가치를 전달하는 축제의 장으로서, GMF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올댓아트 박찬미 인턴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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