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에게 인생 첫 ‘시련’ 가져오는 곡은? 조진주, 무대에 추억을 풀다

올댓아트 박찬미 인턴 allthat_art@naver.com
입력2019.11.25 14:10 입력시간 보기
수정2019.11.25 14:18

■ 조진주 & 이타마르 골란 ‘VOICE II: 지난 밤, 꿈속의 이야기’ | 2019년 12월 1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 심규태

어렴풋한 어린 시절, 그때를 회상하는 방법으로 ‘음악’을 빼놓긴 힘들다. 혹여 카세트테이프의 늘어지는 소리나, CD·LP 특유의 튀는 소리까지 재현되기라도 하면, 그 순간 우리는 금세 추억 여행에 빠져볼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에게도 그런 음악이 있다. 바이올린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 그사이 절망과 좌절까지 맛보게 했던 추억 속 작품들. 조진주는 그런 곡들을 모아 5년 만의 리사이틀에서 소개한다. 12월 11일 예술의전당, ‘VOICE II: 지난 밤, 꿈속의 이야기’로 관객을 찾아갈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클래식하게 이번 공연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볼까요?
1부에서는 슈만 바이올린 소나타 2번과 멘델스존의 소나타를 연주해요. 슈만은 만질 수 있을 듯한 에너지를 지녔고, 멘델스존은 반짝이는 요정이 떠오르게 하죠. 2부는 개인적으로 더 의미 있는 곡들로 꾸몄어요. 최소 10살 때부터 들어왔던 음반들에서 ‘최애’ 소품곡만 쏙쏙 골라 넣었거든요. 그 음반들을 들으며 동경해왔던 피아니스트 이타마르 골란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점도 정말 뜻깊어요.

바이올린과 함께 성장하며 느꼈던 여러 감정이 각각의 곡에 깃들어 있다고요. 예를 들어, 비에니아프스키에는 어떤 추억과 감정이 녹아 있나요?
비에니아프스키의 타란텔라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인생 처음 연주하는 ‘쇼피스’*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으로 바이올린에서 ‘두려움’을 맛보게 되는 곡이죠. 지금의 제겐 그리 난이도 있는 곡은 아니지만, 어렸을 땐 그랬던 것 같아요. 이 어려운 곡을 힘들게 준비해서 레슨 중 선생님 앞에서 선보였는데, 따가운 피드백이 돌아올 때의 그 심정이란... 두렵기도 하고 좌절하게 되는 거죠. 이자이의 카프리스도 마찬가지예요. 감정 소모를 하면서 연주할 필요는 없지만, 어린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주어지는 첫 고난도 곡 중 하나에요.

한편으론, 바이올린에 대한 애정을 가져다준 곡들도 있어요. 이번 프로그램에선 엘가와 폴디니의 곡이 그래요. ‘아, 바이올린이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구나’하고 깨달은 작품들이죠. 또, 저는 바이올리니스트 벤게로프를 동경하며 자란 세대이기도 한데요. 이번 공연 프로그램 중에 벤게로프의 팬이라면 잘 아실 법한 곡도 있어요. 바찌니의 ‘고블린의 춤’이에요. 벤게로프의 ‘18번’이었거든요. (웃음)

*쇼피스: 화려한 기교로 듣는 이를 압도하는 성격이 강한 고난도 곡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동경했던 막심 벤게로프의 ‘고블린의 춤’

지난 리사이틀 이후로 5년 만에 갖는 공연이에요. 5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 달라졌나요?
몬트리올로 거주지를 옮겨 맥길 대학교에서 교수직을 시작한 게 큰 변화의 계기였던 것 같아요. 조금 더 예술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됐거든요. 또, 콩쿠르에 집중하던 시기와 연주자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지금, 생활 면에서도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단지 ‘연주자로서 발전하는 것’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면, 지금은 ‘예술가로서 발전하는 것’에 더 관심이 가고요. 이를 위해서 더 새롭고 재미있는 일들을 찾아 나가고 있죠.

음악적으로도 변화가 있나요?
‘아는 것’과 그걸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은 달라요. 지식에 대해서는 ‘그땐 몰랐고, 지금은 안다’라고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지만, 음악적인 표현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바뀌어 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어릴 때의 연주를 재현해보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이건 비전공자들이 하는 오해 중 하나이기도 해요. 지식이 음악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온전히 드러나긴 힘들어요. 이게 답답하면서도, 또 신비로운 구석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몇몇 유튜브 영상에서 인터뷰이로 등장하셨더라고요. ‘솔직 쾌활한’ 매력이 드러나는 토크 정말 재밌게 봤어요! 직접 유튜브 활동을 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촬영부터 편집까지, 제작 과정이 제 성향에 맞는 일은 아닌 것 같아 재미있게 인터뷰에 참여하는 선에서 만족하려고요. 그리고 여기서 더 일을 벌이면제가 과로사할 것 같아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 심규태

클래식의 매력을 알리는 다른 활동을 하고 계신다면 소개해주세요.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대중이 클래식에 더 친근하게 다가오실 수 있도록 연주자들이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저는 음악이나 예술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가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그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단기적인 프로젝트는 가끔 하고 있어요. ‘클래시컬레볼루션 프로젝트’가 지금 잠시 멈춰있는 상태인데, 2020년에는 꼭 다시 한번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여러 매체에서 예술과 예술가에 대해 글도 많이 써오셨는데, 글을 통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시나요?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은 그때그때 다른 것 같아요. 하지만, 음악과 언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은 음악으로, 음악으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은 언어로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월간 객석에 오랫동안 ‘수련’에 관한 글을 연재하기도 하셨어요. 벌써 5년 전쯤 일이죠. 요즘 ‘조진주만의 수련법’은 무엇인가요?
방법에 있어서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아요. 요즘엔 오히려 손가락이 굳지 않도록 어릴 때 하던 기본 연습을 더 충실히 하고 있어요. 또, 최근엔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 화성학적으로 음악을 분석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여요. 사실, 바이올리니스트들이 공부를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거든요. (ㅋㅋㅋㅋ) 피아니스트에 비해서요!

(웃음) 저도 그 말을 자주 들었어요. 피아노과 학생들이 공부를 잘한다고요. 왤까요?
피아노는 화성을 연주하는 한편, 바이올린은 선율을 연주하기 때문이에요. 피아노는 자신이 누르고 있는 화성을 이해해야 하거든요. 바이올린은 좀 더 본능적으로 연주하고요. 물론 협주곡을 연주할 때는 바이올리니스트들도 큰 틀을 이해하기 위해 화성학 공부를 해요.

아무튼, 요즘엔 연주만 하던 때보다 음악을 분석하는 데 시간을 더 들여요.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누군가를 이해시키는데 논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공부도 더 하게 됐고, 이게 자연스럽게 제 연주에 적용되기도 하죠.

어릴 때 하던 기본 연습이라는 건, 스케일 연습 같은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스케일은 정말 평~생 해야 하고요! 곡에서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걸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쇼팽도 항상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하기에 앞서 바흐를 연주했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진주 님에게도 그런 곡이 있나요?
(웃음) 저한텐 그런 곡은 없어요. 그건 좀 낭만적인 이야기 같아요. 사람들이 음악가라고 하면 굉장히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삶을 살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어요. ‘음악인’도 결국 직업이기 때문에 굉장히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에요. 물론 애정을 가진 일, 그리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행운이지만요.

이런 ‘썰’들이 클래식 음악을 ‘판타지’처럼 느껴지게 만든 걸 수도 있겠어요.
맞아요. 뭐, 판타지가 있어서 나쁜 건 없는데 저는 음악을 한다는 걸 엄청 낭만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거죠!

조진주 (바이올린) 김현수 (피아노) ‘Somewhere Over the Rainbow’

지난 공연에서는 마이클 잭슨이나 서태지의 곡들을 편곡해 연주하기도 하셨죠. 다른 음악 장르와 클래식의 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음악의 경계를 너무 단정 짓고 선을 그을 필요는 없어요. 모티브로 쓰기 좋은 아름다운 멜로디가 꼭 클래식에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 모티브를 더욱 깊이 발전시켜서 곡을 만들지 말란 법도 없는 거죠.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어설프게 장르를 섞어 버리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저도 그런 실수를 했을 수도 있어요. 이제는 좀 더 순도 있는, 완성도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최근 연주하신 크로스오버 작품이 있다면요?
완성도 있는 작업에 대한 욕심이 커지면서 조심스러워졌어요.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하지 않았네요. 물론 집에서 ‘둥딩’거리는 건 많이 해요, 하하!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 심규태

오랜 기간 연주자로서 활동하면서, 클래식이라는 음악의 한계를 느껴본 적은 없었나요? 기악곡의 경우 가사가 없다거나, 같은 레퍼토리가 반복적으로 연주된다거나… 클래식 공연과 음반의 특성상 대중에게 ‘클래식은 지루하다’라는 인식을 남길 수도 있는 그런 요소들에서요.
최소한 저한테는 클래식만큼 짜릿하고 아찔한 쾌감을 선사하는 음악이 달리 없기 때문에, 쉽게 말씀드리기 힘든 것 같아요. 제 생각에 클래식은 지루한 것이 아니고 어려운 것인데, 그 어려움 자체가 지루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클래식은 순수예술의 장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같아요. 클래식을 모든 사람이 즐기기 쉽게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거에 흔히 독재자들이 문화예술계에 요구했던 것이기도 해요. 말하자면, 톨스토이한테 ‘글을 좀 알아듣기 쉽게 써라’라고 요구하는 것만큼이나 우스꽝스러운 일이죠.

시간과 공간을 즐겁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 분명한 분야가 있듯, 인간의 정수를 꿰뚫어 보고 인간의 가장 어둡거나 밝은 순간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하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려는 분야도 있어요. 클래식은 후자고, 그런 목적에서 비롯되는 존재 가치는 엄청나죠. 지금은 인간사에 유례없던 상대적 평화의 시기이기 때문에, 이런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는 철학이나 종교, 그리고 순수 예술의 가치가 낮은 듯 보여요. 하지만 시간의 테스트를 견디며 지성과 감성을 완벽한 하모니로 아우르고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음악은 결국 클래식이라고 생각해요. 클래식의 목적은 소리의 ‘정수’를 모아서 시작부터 끝까지 그 ‘정수’만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최근 바이올린 줄을 바꾸셨다는 소식을 SNS를 통해 전해주셨어요. 계절이 바뀌면 현을 바꾸곤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악기가 마찬가지지만, 바이올린은 습도와 날씨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아요. 현도 그에 따라 팽창하거나 수축하죠. 그래서 여름에 현이 미세하게 늘어나기도 하는데, 그 상태로 연주를 하면 소리가 찢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고른 소리가 나지 않더라고요. 모든 연주자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현을 바꾸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오래 쓰지 않았더라도 현을 바꾸어 주는 게 더 좋더라고요!

‘일일 큐레이터’로 활약 중. | 조진주 인스타그램 캡처

인천 파라다이스재단이 진행한 ‘원데이 아트 투어’라는 프로그램에서 ‘큐레이터’로 활약하셨더라고요. 어떻게 참여하게 되신 거예요?
‘원데이 아트 투어’는 인천의 문화시설을 돌아보고, 파라다이스시티의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저는 ‘일일 큐레이터’로 초청돼서 가이드 역할을 했어요. 저를 특별히 불러주신 이유는 ‘음악가의 시선으로 본 미술품’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어낼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였대요. 아무래도 준비하는 게 만만치 않았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어요.

그중 미술 작품 관람 중엔 박서보 화백의 ‘묘법’을 인상 깊게 보셨다고요.
네, 박서보 화백의 작품을 보고 있으니까 이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이 상상되더라고요. 박 화백이 노장이신데, 굉장히 큰 사이즈의 작품을 작업하세요. 한지를 하나하나 겹쳐서 그 위를 끊임없이 긁어내고 문지르고 하면서 오랜 시간 공을 들이시더라고요. 그렇게 정말 순도 높은 작품을 완성하는 거예요. 이렇게 큰 작품을 작은 손짓들로 완성하는 그 과정, 또 그 시간 동안 박 화백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하는 상상을 했어요. 아, 작품 보면서 말기 작곡가들도 생각났고요!

결과물만이 아니라 그에 이르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같아요.
그렇게도 볼 수 있겠네요. 근데 음악은 또 다른 것 같아요. 클래식 공연을 보러 오신 관객분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저 연주자가 이 무대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을까’하는 그 과정을 상상하지는 않잖아요? 시각 예술은 그런 상상을 하기가 비교적 쉬운 것 같아요. 보는 이를 상상하게 만드는 그 힘이 시각 예술의 묘미가 아닐까요?

음악가들에게 취미나 여가활동을 물으면 보통 독서나 여행, 미술관 가기 등의 답이 돌아오는데요. 이런 경험들이 음악과 소리에 어떻게 적용이 되나요?
음악가들에게 취미를 묻는 질문이 주어지면 참 슬퍼져요.(웃음) 사실 음악가들이 굉장히 바쁘거든요. 그래서 연주를 다니는 동안 할 수 있는 독서나 여행, 미술관 관람 등이 취미 생활이 되는 거죠. 결국은 취미가 없다는 말이랑 똑같아요. 취미를 통한 경험이 음악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거예요. 단지 다른 자극을 통해 머리를 쉬게 하기 위한 일이죠. 마음의 여유를 찾는 데에는 도움이 될 거예요.

캐나다 국립 발레단의 ‘카르미나 부라나’를 관람하고. | 조진주 인스타그램 캡처

그럼 조진주님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공연 가는 거 좋아해요!

최근 관객으로 갔던 것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공연은 무엇이었나요?
캐나다에서 국립 발레단 공연을 봤어요. 음악으로 더 유명한 ‘카르미나 부라나’가 프로그램이었어요. 사실 이전까진 이 작품을 작곡한 오르프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연출과 배우들의 모습이 어우러지면서 작품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아래부터는 티키타카 일문일답

나는 부지런한 편이다. vs 게으른 편이다.
완~전 게으른 편이요! 몸은 바쁜 걸 좋아하는데, 정신이 힘들더라고요.

나의 ‘길티 플레져’는?
(주저 없이)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TV 보는 거. 아니면 온종일 자는 거?

새로운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노래. 아니면 베이스 기타. 여성분들이 베이스 연주하시는 거 너무 멋있어요!!!

춤추는 건 좋아하시나요?
혼자 있을 때 만요.

그렇다면, 가장 최근 맞춰서 춤췄던 음악은?
‘아기 공룡 둘리’요.(ㅋㅋㅋㅋㅋ) 아니, 인스타그램에서 들었는데 너무 신나더라고요.

연주하다 감정에 북받쳐 운 적 있다 or 없다.
‘글썽’ 정도는 있었던 것 같아요. 아, 아는 분이 돌아가셔서 지인들과 모여 추모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슈만의 피아노 4중주 중 느린 악장을 연주했는데, 곡도 정말 슬프고 돌아가신 분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해서 그땐 좀 울었던 것 같아요. 근데 제 연주에 취해서 운 적은 없어요.(웃음)

클래식 음악가들의 최고 난제죠. 연주자의 개성 vs 작곡가의 의도, 당신의 선택은?
100% 작곡가의 의도요. 그게 저희 일이라고 생각해요. 해석하는 직업이지, 만드는 직업이 아니거든요. ‘배우’와 비슷해요. 문장을 바꿔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자신의 개성을 너무 중요시한 나머지 곡을 망쳐버리는 연주자들이 종종 있어요. 그런 해석은 경시해요.

요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새소년 밴드의 보컬 황소윤이요. 에벤 콰르텟도요. 이분들은 꽤 오랫동안 좋아해 오고 있는데, 최근 발매하신 베토벤 4중주 음반이 ‘대박’이에요. 요즘 진짜 자주 듣고 있어요.

선호하는 음향이 구현되는 국내 공연장은?
아트센터 인천이요.(단호) 아, 통영국제음악당도! 통영은 실내악 연주랑 진짜 잘 맞아요.

조진주가 추천하는 국내 공연장별 꿀좌석!
좌석별로 다른 값을 지불하게 되어 있으니까 ‘꿀좌석’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저는 사실 좌석별 음향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웃음) 이번에 제 연주회가 열리는 예술의전당 IBK홀 같은 경우에, 다른 연주자들은 꼭 2층에 앉아 있더라고요? 거기가 음향이 그렇게 좋대요! 저는 아직 거기엔 안 앉아봐서 모르겠네요.

다만, 실내악 연주에서는 주로 앞쪽에 앉아요. 연주자들의 호흡이 느껴지거든요. 특히 4중주 공연을 가게 되면, 바이올린이 잘 보이는 앞쪽에 앉고요. 오케스트라 공연을 볼 땐 2층에, 피아노가 있는 공연에선 건반이 잘 보이는 객석 왼편(무대를 바라보고)에 앉아요.

■ 조진주 & 이타마르 골란 ‘VOICE II: 지난 밤, 꿈속의 이야기’
공연일자: 2019년 12월 11일 (수) 오후 8시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티켓가격 : R석 6만원 / S석 4만원
공연문의 : ㈜봄아트프로젝트 / 02-737-0708

<올댓아트 박찬미 인턴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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