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명의 떼창과 칼군무, 이곳이 바로 앙상블 맛집!…‘여명의 눈동자’&‘아이다’

올댓아트 강예은 인턴 allthat_art@naver.com
입력2020.02.21 14:20 입력시간 보기
수정2020.02.21 14:23

“공연을 보는 내내 주연배우들보다 앙상블에 더 눈길이 갔다.
그 큰 무대를 다 집어삼키고 무대를 더 빛나게 해주는데 너무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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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앙상블이 최고였다. 갓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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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의 군무가 빛난다.”
- 인터파크 관람 후기

뮤지컬 <아이다>|신시컴퍼니

뮤지컬에서 코러스를 넣거나 주변인물을 연기하며 군무와 배경을 만드는 ‘앙상블’. 한 명 한 명 눈에 띄지는 않지만, 앙상블은 뮤지컬을 훨씬 풍성하고 빛나게 해주는 중요한 존재죠. 지금부터 소개해드릴 두 뮤지컬은 앙상블을 빼놓고는 논할 수 없는 작품들입니다. 후기만 찾아봐도 유난히 앙상블 칭찬하는 글이 많은 이 두 뮤지컬은 바로 <여명의 눈동자>와 <아이다>인데요. ‘앙상블 맛집’이라는 칭찬이 자자한 두 뮤지컬은 과연 어떤 작품이며, 이들이 일명 ‘갓상블’이라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압도적인 스케일, 41명의 앙상블
<여명의 눈동자>”

36부작에 달하는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는 1991년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58.4%를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작품인데요. 윤여옥(채시라)과 최대치(최재성)의 철조망 키스신이 명장면으로 꼽히는 드라마죠. 이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2020년 재연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올댓아트 정다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일제 강점기인 1943년 겨울부터 한국 전쟁 직후 겨울까지 동아시아 격변기 10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 힘든 시대를 살아내야 했던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다뤘죠. 그들의 힘겨운 삶을 통해서 한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와 대서사를 담았는데요. 10년의 역사를 165분이라는 시간 안에 속도감 있게 그리며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함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입니다.

조선인 학도병 대치와 일본군 위안부 여옥은 전쟁 중 남경 부대에서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둘은 탈출을 계획하지만 일본군에게 발각돼, 대치만 탈출에 성공하며 어쩔 수 없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 후 남경 부대가 사이판으로 옮기는데, 여옥은 그곳에서 군의관 하림을 만납니다. 하림은 대치의 아이를 임신 중인 그녀가 더 이상 성 착취를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다 점차 여옥에게 마음이 생깁니다. 1945년 해방이 찾아오고 세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되면서 이들의 엇갈린 운명이 펼쳐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대치와 여옥|올댓아트 정다윤

이번 <여명의 눈동자>가 특히나 앙상블 맛집으로 소문이 난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죠? 우선 규모적인 측면에서부터 압도적입니다. 초연에도 23명으로 적지 않은 수의 앙상블이 활약했지만, 이번 재연에서는 초연 때의 거의 2배의 달하는 규모인 41명의 앙상블이 <여명의 눈동자>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앙상블 전체가 무대에 올라와 있기만 해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가득 찬 느낌인데요. 압도적인 앙상블 스케일로 인해 이들이 등장만 해도 웅장한 느낌이 절로 듭니다. 앙상블 하면 군무도 빠질 수 없죠. 41명의 앙상블이 마치 하나가 된 듯 딱딱 맞는 군무와 노래도 <여명의 눈동자> 앙상블이 ‘갓상블’이라 불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앙상블이 돋보이는 넘버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프닝 넘버 ‘그녀는 누구’에서 여옥을 비난하는 사람들|올댓아트 정다윤

▶‘Opening 그녀는 누구’
특수 간첩 행위로 체포된 윤여옥의 재판이 시작되고, 여옥이 사상범이라 확신하는 사람들은 여옥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입니다. 앙상블들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극장을 가득 채우는 성량을 자랑하죠. 앙상블 한 명 한 명의 열연까지 더해져 오프닝부터 관객들을 극에 빠져들게 만드는 넘버입니다.

넘버 ‘여명 속에 버려진’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여옥과 소녀들|올댓아트 정다윤

▶‘여명 속에 버려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여옥은 과거를 회상합니다. 이 넘버에서 앙상블은 여옥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로 등장합니다. 강제로 끌려가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과 고통을 안무로 소화해내 가슴 아픈 역사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죠.

넘버 ‘영광의 자리’에서 일본군으로 등장하는 앙상블|올댓아트 정다윤

▶‘영광의 자리’
난징 대학살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치와 동진은 학도병으로 끌려와 일본군의 잔혹한 수탈을 지켜보며 괴로워합니다. 이때 앙상블은 일본군으로 분해 칼군무를 선보이죠. 앙상블의 활약이 돋보이는 이 세 넘버를 한 번에 담은 영상, 함께 보실까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2020 프레스콜 |Youtube

이 밖에도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속에는 광복을 맞아 기뻐하는 국민들이나, 철도 파업 노동운동가, 혹은 순박한 제주도민 등 앙상블이 활약하는 장면과 넘버들이 많이 있습니다. 총 넘버의 거의 절반 가까이 되는 곡들에 등장하며 칼군무와 열연, 그리고 웅장한 노래까지 선보이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지지 않을 수 없죠. 갓상블의 진면모를 느껴보고 싶다면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찾아주세요.

“칼군무도 이번이 마지막!
<아이다>”

2005년 한국 초연을 시작으로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올라왔던 뮤지컬 <아이다>. 2019년에 돌아온 뮤지컬 <아이다>는 피날레 시즌을 맞았습니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버전의 마지막이기에 한 회 한 회가 더 소중한 뮤지컬 <아이다>는 14년이라는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아이다> 공연 장면|신시컴퍼니

이집트의 사령관인 ‘라다메스’는 그의 군인들이 포획한 누비아 포로들 중 용감하고 고귀한 여인이자 누비아의 공주인 ‘아이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라다메스는 고향으로 돌아와 그의 누비아인 신하 ‘메렙’에게 지시해 아이다를 자신의 약혼녀이자 이집트 공주인 ‘암네리스’에게 선물로 보내는데요.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점차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백성들을 구원해야 할 공주로서 적국의 장군과 사랑에 빠진 아이다와, 이집트 공주와의 결혼을 앞둔 장군 라다메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었죠.

딱딱 맞는 칼군무가 돋보이는 뮤지컬 하면 <아이다>를 따라올 작품이 또 있을까요? ‘칼군무 앙상블’하면 바로 떠오르는 뮤지컬이 바로 <아이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그만큼 <아이다>의 앙상블들은 고난도의 안무를 한 치의 오차 없이 소화해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파워풀한 에너지, 드라마틱한 표현력, 그리고 시원하게 내지르는 가창력까지 겸비해야 하기에 <아이다>의 앙상블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역할이죠. 스무 명의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멋진 군무는 관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습니다.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아이다> 앙상블! 이들이 빛나는 넘버를 몇 곡 꼽아볼까요?

앙상블의 군무가 매력인 뮤지컬 <아이다>|신시컴퍼니

▶‘Another Pyramid’
<아이다>의 안무가 웨인 실렌토가 손꼽는 안무가 돋보이는 넘버가 바로 이 ‘Another Pyramid’라는 넘버인데요. 안무와 음악, 의상과 조명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넘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900개에 달하는 조명이 이 넘버에서 특히 더 빛을 발하죠. 파라오를 암살하고 권력을 차지하려는 라다메스의 아버지 ‘조세르’의 야망을 보여주는 이 넘버는 남자 앙상블의 절도 있는 칼군무가 포인트입니다.

뮤지컬 ‘아이다’ 2019 프레스콜 ‘ANOTHER PYRAMID’ - 박송권, 최재림 외|Youtube

▶‘My Strongest Suit’
뮤지컬 <아이다>에는 무려 800여 벌의 의상과 60여 개의 통가발이 사용되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나 화려한 의상들이 유난히 돋보이는 넘버가 바로 ‘My Strongest Suit’입니다. 이집트 암네리스 공주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들을 가지고 패션쇼를 하는 넘버인데요. 앙상블은 한 명씩 기상천외할 정도로 화려한 의상을 입고 런웨이를 활보하죠. 앙상블은 이때 암네리스는 물론 관객들의 흥까지 책임집니다. <아이다>에서 가장 신나는 노래 중 하나인 만큼, 앙상블이 선보이는 의상과 노래에 눈과 귀가 함께 즐거워지는 장면입니다.

▶‘Dance Of The Robe’
<아이다> 하면 바로 떠오르는 넘버가 바로 이 넘버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이다~ 아이다~” 하며 아이다를 목 놓아 외치는 누비아인들의 목소리가 벌써 들려오는 것만 같은 넘버 ‘Dance Of The Robe’는 <아이다>의 대표곡입니다. 누비아 백성들을 이끌어야 하는 중압감으로 고뇌하는 아이다와, 유일한 희망은 아이다뿐인 누비아 백성들의 모습을 담아낸 곡이죠. 아이다를 둘러싸고 울분에 찬 춤을 추는 앙상블들의 안무와 그들의 절박한 노래가 포인트인 넘버입니다.

보너스로 활과 화살을 들고 절도 있는 군무를 추는 ‘Arrow’ 안무 영상 함께 보며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앙상블의 활약으로 더 빛나는 뮤지컬 <아이다>는 2월 23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되는데요. 이후 3월 20일부터 4월 19일까지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 공연을 끝으로 현재 버전의 <아이다>를 다시 볼 수 없으니 이번 공연 만큼은 놓쳐선 안 되겠죠?

2019 뮤지컬 <아이다> 안무 영상 ‘Arrow’|Youtube

■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2020.01.23 ~ 2020.02.27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시간 160분 (중간 휴식 15분)
만 10세 이상 관람가
김지현, 최우리, 박정아, 테이, 온주완, 오창석, 마이클리, 이경수, 정의제, 한상혁, 조태일, 김진태, 조남희, 임선애, 유보영, 이기동, 김라온, 김승후, 이서준, 민시양, 김루나, 이호진, 이상훈, 최영주, 김준오, 백시호, 김경택, 한우리, 박유겸, 김지원, 유은, 김준용, 추광호, 최광희, 성호수, 황희진, 김민수, 최유준, 이찬렬, 오형규, 문장미, 전수창, 이준성, 이찬, 최지혜, 백승리, 손준범, 이정인, 문효정, 이재웅, 노경아, 유희리, 김연준, 홍선, 유주연, 반정모, 황성훈, 송예준, 최지인, 박한비 출연

■ 뮤지컬 <아이다>
2019.11.13 ~ 2020.02.23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20.03.20 ~ 2020.04.19
부산 드림씨어터
공연 시간 165분 (중간 휴식 20분)
8세 이상 관람가
윤공주, 전나영, 김우형, 최재림, 정선아, 아이비, 박송권, 박성환, 유승엽, 김선동, 오세준, 강인영, 강동주, 계채영, 곽대성, 서재민, 이승일, 박래찬, 박종배, 김현지, 하유진, 지새롬, 심형준, 김아름, 박승일, 전성혜, 정민희, 전유리, 김예인, 이종원, 박선영 출연

<올댓아트 강예은 인턴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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