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본사도 인정했다는 한국 뮤지컬 배우들의 OST 더빙

올댓아트 강예은 인턴 allthat_art@naver.com
입력2020.05.16 17:35 입력시간 보기
수정2020.05.16 18:02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밀린 영화 다시 보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복잡하게 생각하면서 볼 필요 없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로 디즈니 영화만 한 게 또 없죠. 디즈니 영화하면 영화를 더 빛나게 해주는 주옥같은 OST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리지널 버전 OST가 인기를 얻으면 우리나라 더빙 버전도 덩달아 주목받곤 했는데요. 원작 못지않은 뛰어난 실력으로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살려낸 더빙 OST의 주역에는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활약해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디즈니 OST를 더빙한 뮤지컬 배우들로는 누가 있는지 한번 모아봤습니다.

“2014 <겨울왕국>
2019 <겨울왕국2>”

(왼)배우 박혜나 (오)<겨울왕국> 엘사|씨제스엔터테인먼트, 네이버 영화

영화 <겨울왕국>은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최초로 1, 2편 시리즈 쌍 천만 관객을 달성한 그야말로 전설과도 같은 작품이죠.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인 만큼 영화 OST 또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특히나 <겨울왕국1>의 대표 OST인 ‘Let it go’는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 OST 최초로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하는 등 그 인기가 정말 대단했죠.

<겨울왕국> ‘Let It Go(다 잊어)’ 박혜나|Youtube

<겨울왕국> 오리지널 버전의 엘사는 뮤지컬 <위키드>에서 엘파바 역으로 활약했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 이디나 멘젤이 맡았습니다. OST가 큰 주목을 받자, 한국어 더빙 버전 OST를 부른 배우에도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한국어 노래 더빙은 뮤지컬 배우 박혜나가 맡았습니다. 신기한 사실은 박혜나 또한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 역을 맡은 적이 있는 배우라는 것이죠.

<겨울왕국2(Frozen2> ‘Into the Unknown(숨겨진 세상)’ 박혜나|Youtube

박혜나는 2006년 뮤지컬 <미스터마우스>로 데뷔해 <위키드> 엘파바 역, <드림걸즈> 에피 화이트 역, <데스노트> 렘 역 등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박혜나는 <겨울왕국1>뿐만 아니라 <겨울왕국2>에서도 엘사 노래 더빙을 맡아 <겨울왕국2>의 대표곡인 ‘Into the Unknown(숨겨진 세상)’와 ‘Show Yourself(보여줘)’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 다시 한번 관객들을 겨울왕국 신드롬에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왼)뮤지컬 <1446> 세종 역 정상윤 (오)<겨울왕국> 크리스토프 | HJ컬쳐, 네이버 영화

<겨울왕국>에는 박혜나 외에도 한국어 더빙을 담당한 또 다른 뮤지컬 배우들이 있는데요. 바로 크리스토프 역의 정상윤과 트롤 중 하나인 불다 역의 정영주가 그들입니다. 정상윤은 크리스토프의 노래 더빙을 맡아 <겨울왕국>의 ‘Reindeer(s) Are Better Than People(순록이 사람보다 낫지)’와 <겨울왕국2>의 ‘Lost in the Woods(사랑이란 숲에서 길을 잃다)’를 불렀고, 정영주는 <겨울왕국>에서 불다의 노래 더빙으로 ‘Fixer Upper(부족한 점)’를 불렀을 뿐만 아니라 대사 더빙도 함께 맡았죠. 정상윤은 2006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앙상블로 데뷔해, <그리스>, <김종욱 찾기>, <쓰릴 미>, <오페라의 유령>, <에드거 앨런 포>, <세종, 1446> 등 크고 작은 뮤지컬 무대에서 꾸준하게 활동해왔습니다. 현재는 뮤지컬 <로빈>에서 주인공 ‘로빈’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겨울왕국2(Frozen2> ‘Lost in the Woods(사랑이란 숲에서 길을 잃다)’ 정상윤|Youtube

정영주는 1994년 뮤지컬 <나는 스타가 될 거야>로 데뷔해 이후 <명성황후>, <페임>,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모차르트!>, <레베카>, <팬텀> 등의 작품에서 활약해온 베테랑 뮤지컬 배우입니다. 2011년 제5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조연상, 2019년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한 정영주는 tvN <시그널>, <계룡선녀전>, SBS <훈남정음>, <열혈사제> 등 여러 드라마에서도 활약해오며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죠.

“2017 <모아나>”

(왼)뮤지컬 <드라큘라> 루시 역 김수연 (오)<모아나>의 모아나|오디컴퍼니, 네이버 영화

<모아나>는 모투누이 섬 족장의 딸이자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가 섬에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해 머나먼 항해를 떠나는 여정을 다루는 영화인데요. 주인공 모아나 역 대사 더빙은 신예 뮤지컬 배우 김수연이 맡았습니다. 김수연은 2017년 뮤지컬 <시라노> 앙상블로 데뷔해 뮤지컬 <인터뷰> 조안, <스웨그에이지> 진, <팬레터> 히카루 등 인기작들의 주연으로 활약한 뮤지컬계의 라이징 스타죠. 김수연은 현재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루시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왼)배우 정영주 (오)<모아나> 할머니 탈라와 모아나|한국뮤지컬협회, 네이버 영화

앞서 <겨울왕국>에서 트롤 불다 역 더빙을 맡았던 배우 정영주가 <모아나>에서는 모아나의 할머니 탈라 역으로 더빙에 참여했습니다. 정영주는 ‘I Am Moana(나는 모아나)’라는 곡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죠. 더불어 뮤지컬 배우 이정열은 <모아나>에서 탐욕스러운 거대 코코넛크랩 타마토아 역을 맡아 ‘Shiny(빛나)’라는 곡을 불렀는데요. 오리지널 버전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더빙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모아나> ‘Shiny(빛나)’ 이정열|Youtube

이정열은 1996년 1집 앨범 ‘온 더 그라운드’로 가수로 데뷔한 이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미스 사이공>, <그날들>, <명성황후>, <서편제>, <영웅> 등 굵직한 작품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입니다. 공교롭게도 앞서 언급한 배우 정영주와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서 부부 역으로 함께 출연한 바 있습니다. 또한 디즈니 영화 <미녀와 야수> 실사판에서도 한국어 더빙을 맡아 이정열은 르미에 역, 정영주는 플루메트 역으로 다시 한 번 연인으로 등장하기도 했죠.

“2018 <코코>”

<코코> 헥터(왼)와 미구엘(오)|네이버 영화

<코코>는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이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댔다가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미구엘은 죽은 자들의 세상에서 의문의 사내 헥터를 만나는데요. 헥터의 한국어 노래 더빙은 뮤지컬 배우 정동화가 맡았습니다. 그는 영화에서 타이틀곡인 ‘Remeber Me(기억해 줘)’를 비롯해 ‘Everyone Knows Juanita(우리가 아는 후와니타)’, ‘Un Poco Loco(포코 로코)’를 불렀는데요. 정동화 특유의 따뜻한 음색으로 캐릭터를 잘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았죠.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앨빈 역 정동화|오디컴퍼니

정동화는 2003년 연극 <긴 여행>으로 데뷔했는데요. 뮤지컬 데뷔작은 2004년 <마리아 마리아>입니다. 그 뒤로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 <쓰릴 미>, <사의 찬미>,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브> 등 수많은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해온 그는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거의 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기로 유명한 배우입니다.

<코코> ‘Proud Corazon(잊지마)’ 문서윤|Youtube

<코코>는 아역 배우들의 활약도 돋보이는데요. 주인공 소년 미구엘 역은 뮤지컬 배우 문서윤이 맡아 대사와 노래 더빙 모두 직접 소화해냈습니다. 문서윤은 뮤지컬 <보디가드>, <프랑켄슈타인> 등에서 아역으로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으며 뮤지컬 <마틸다>에서 브루스 역으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문서윤의 영화 더빙 도전은 <코코>가 처음이 아니었는데요. 영화 <보스 베이비> 팀 역, <트롤>의 어린 브랜치 역 등 영화에서도 더빙 경험이 있어 <코코>에서도 프로다운 더빙 실력을 보여주었죠.

(왼)<마틸다> 마틸다 역 안소명 (오) <코코> 미구엘과 코코|신시컴퍼니, 네이버 영화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코코’는 주인공 미구엘의 증조할머니인데요. 영화 후반부에는 코코의 어린 시절이 잠깐 등장합니다. 이때 어린 코코 역을 담당한 우리나라 아역 배우는 안소명이었습니다. 안소명은 뮤지컬 <마틸다>에서 당차고 똑똑한 주인공 소녀 마틸다 역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죠.

<코코> ‘Remember Me(기억해 줘)’(헥토르 & 어린 코코) 정동화, 안소명|Youtube

“2019 <알라딘>”

(왼)뮤지컬 <스위니토드> 토비아스 역 신재범 (오)<알라딘> 알라딘|오디컴퍼니, 네이버 영화

2019년 개봉한 영화 <알라딘>은 1992년 개봉했던 동명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실사화한 것이었는데요. 무서운 흥행 뒷심을 발휘하며 누적관객 수 1200만을 넘기며 역대 외화 5순위 안에 드는 쾌거를 이뤘죠. 4DX로도 100만 명이 넘는 누적관객 수를 자랑했던 <알라딘>은 그 후속편도 준비 중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요. 영화 <알라딘> 한국어 더빙에는 뮤지컬 배우 신재범, 민경아, 정성화가 참여했습니다.

<알라딘> ‘A Whole New World(아름다운 세상)’ 신재범, 민경아|Youtube

우선 주인공 알라딘 역으로 노래 더빙을 맡은 배우는 뮤지컬 배우 신재범입니다. 그는 2012년 뮤지컬 <13>으로 데뷔한 후,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서 류순호 역으로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었고, <무한동력>, <니진스키>, <스위니토드> 등의 작품에서 활약해왔습니다. 현재는 연극 <언체인>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JTBC <팬텀싱어3>에서 노래 실력을 가감 없이 발휘하고 있는 중입니다. 신재범은 탄탄한 실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기반으로 <알라딘>의 대표곡인 ‘A Whole New World(아름다운 세상)’는 물론, 알라딘의 신분과 성격을 보여주는 노래인 ‘One Jump Ahead(한 발 더 먼저)’까지 소화했습니다.

(왼)뮤지컬 <렌트> 모린 역 민경아 (오)<알라딘> 자스민|신시컴퍼니, 네이버 영화

<알라딘> ‘Speechless(침묵하지 않아)’ 민경아|Youtube

자스민 공주 역 노래 더빙은 뮤지컬 배우 민경아가 맡았습니다. <알라딘> 실사판에서 추가되어 가장 화제가 됐던 노래인 ‘Speechless(침묵하지 않아)’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민경아는 신재범과 함께 ‘A Whole New World(아름다운 세상)’ 듀엣도 훌륭하게 선보였습니다. 민경아는 2015년 <베어 더 뮤지컬>로 데뷔해 <몬테크리스토>, <지킬 앤 하이드>, <웃는 남자>, <레베카> 등 굵직한 작품의 주연으로 출연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입니다. 최근에는 뮤지컬 <렌트>의 모린 역으로 발탁되었다는 소식을 알려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죠.

(왼)뮤지컬 <영웅> 안중근 의사 역 정성화 (오)<알라딘> 지니|(주)에이콤, 네이버 영화

마지막으로 지니 역에는 정성화가 활약했습니다. 노래 더빙뿐만 아니라 대사 더빙도 함께 맡았죠. ‘Arabian Nights(아라비안 나이트)’로 영화의 오프닝을 알리고, ‘Friend Like Me(나 같은 친구)’, ‘Prince Ali(알리 왕자)’로 극의 흥겨움을 책임졌던 지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많은 관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정성화는 1994년 SBS 3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지만, 지금은 뮤지컬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훨씬 강해졌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정성화는 그동안 뮤지컬 <영웅>, <레 미제라블>, <맨 오브 라만차>, <킹키부츠>, <웃는 남자> 등 굵직한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그는 뮤지컬 <영웅>을 원작으로 만든 2020년 여름 개봉 예정인 뮤지컬 영화 <영웅>에서 주인공 안중근 의사 역을 맡아 뮤지컬에서의 감동을 스크린에서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여담으로 1992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한국어 더빙도 뮤지컬 배우들이 활약했었는데요. 알라딘 역으로는 뮤지컬 배우 남경주가, 자스민 역으로는 뮤지컬 배우 이소유(이정화)가 담당해 ‘A Whole New World’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바 있습니다.

<알라딘> 지니 역 정성화 더빙 현장 스페셜 영상|Youtube

앞서 소개해드린 작품들 외에도 여러 디즈니 영화에서 뮤지컬 배우들이 한국어 더빙을 맡기도 했는데요. 2019 <메리 포핀스 리턴즈>에서는 뮤지컬 배우 정선아와 한지상이 각각 메리 포핀스 역과 잭 역을 맡아 한국어 더빙을 했고, 2017 <미녀와 야수> 실사판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뮤지컬 배우 정영주와 이정열뿐만 아니라 황만익, 이지혜, 신영숙 등도 각각 야수 역, 벨 역, 옷장 역을 맡았습니다.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들의 OST 더빙 실력은 디즈니 본사에서도 인정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앞으로 개봉할 디즈니 영화들에서도 어떤 뮤지컬 배우들이 더빙으로 활약할지 더욱 기대가 되네요.

<올댓아트 강예은 인턴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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