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팬이라면 꼭! 콘서트 실황 3버전 비교

올댓아트 정다윤 에디터 allthat_art@nvaer.com
입력2020.06.12 10:19 입력시간 보기
수정2020.06.12 10:29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가 지난 5월 1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지난 2019년, 런던 웨스트엔드 <레미제라블>이 극장 보수로 인해 공연을 중단한 동안 콘서트 형태로 선보인 공연을 166분짜리 실황으로 편집해 개봉한 것인데요. 마이클 볼, 알피 보 등 웨스트엔드의 쟁쟁한 ‘올스타’ 캐스트가 출연해 16주간의 공연 기간 동안 전석 매진을 기록한 콘서트입니다.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 스틸 이미지|유니버설 픽쳐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작곡가 클로드 미셸 쇤베르그가 곡을 붙인 작품입니다. 1980년 프랑스 파리 초연 당시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영국의 거물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와 연출가 트레버 넌의 손을 거쳐 재탄생한 영국 공연은 1985년 런던 초연 이래 지금까지 35년간 연속 공연되며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많은 분들이 2012년 개봉한 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로 <레미제라블>을 접하셨을 텐데요. <레미제라블> 팬이라면 놓쳐선 안 되는 영상물이 또 있으니, 바로 이번에 개봉한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를 비롯한 세 버전의 콘서트 실황입니다. 콘서트 실황은 배우들이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서서 노래하기 때문에 상황을 이해하기가 다소 어렵고 영화 같은 스펙터클을 볼 수는 없지만, 역대 <레미제라블>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이번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 개봉을 기념해, 역대 <레미제라블> 콘서트 실황 세 버전을 전격 비교해보았습니다.

■<레미제라블 10주년 기념 공연(Les Miserables: The Dream Cast in Concert)>(1995)

<레미제라블 10주년 기념 공연>의 ‘One Day More’|유튜브

영상물로 기록된 첫 <레미제라블> 콘서트 실황은 런던 공연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1995년 콘서트입니다. 초연으로부터 10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런던과 브로드웨이 초연 무대에 섰던 전설적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한데요. 오리지널 장발장인 배우 콤 윌킨슨은 영화 <레미제라블>(2012)에 주교 역으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죠.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과 <뮬란>의 노래 더빙으로 유명한 필리핀 출신의 뮤지컬 스타 레아 살롱가가 에포닌 역을 맡았고요. 자베르 역엔 필립 콰스트, 판틴엔 루디 헨샬, 마리우스 역엔 마이클 볼, 코제트로는 주디 쿤이 출연했습니다.

본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면면이 화려하지만, 이 콘서트 실황의 백미는 커튼콜인데요.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17개 국가에서 장발장을 연기했던 배우들이 등장해 자국어로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한 소절씩 열창하는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공연되었던 <레미제라블>은 정식 판권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해적판’ 공연이었기 때문에 한국의 장발장은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후문도 있는데요. <레미제라블>의 첫 공식 한국어 공연은 2012년에야 이뤄졌죠.

25년 전 영상인 만큼 화질은 떨어지지만, 의미 깊은 캐스트의 열연과 로열 알버트 홀 무대를 꽉 채운 앙상블의 합창이 장엄한 감동을 선사하는 콘서트 실황입니다. 국내에서는 DVD를 통해 감상 가능합니다.

<레미제라블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17명의 장발장 배우들이 부른 ‘Do You Hear The People Sing?’|유튜브

■<레미제라블: 25주년 특별 콘서트(Les Miserables in Concert: The 25th Anniversary)>(2010)

<레미제라블: 25주년 특별 콘서트>의 ‘One Day More’|유튜브

지난 10년간 <레미제라블>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영상물은 바로 이 콘서트 실황이 아닐까 싶은데요. <레미제라블> 런던 초연 25주년을 기념해 2만 석 규모의 영국 O2 아레나에서 열린 콘서트입니다. 지금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뮤지컬 스타들로 꽉꽉 채운 알찬 캐스트를 자랑하죠.

자동차 정비공에서 세계적인 테너로 성공한 알피 보가 장발장을, 뮤지컬 <인어공주> <스위니토드> <오페라의 유령> 등에서 활약한 배우 놈 루이스가 자베르를 맡았습니다. 10주년 기념 공연에선 에포닌을 연기했던 레아 살롱가가 25주년 공연에선 판틴으로 더욱 깊어진 연기를 선보였고요. 에포닌은 영화 <레미제라블>(2012)에도 같은 역으로 출연한 배우 사만다 바크스가 연기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공연의 ‘유령’ 역으로 출연해 전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리게 된 라민 카림루의 비교적 풋풋한(?) 시절도 이 실황에서 볼 수 있는데요. 앙졸라스 역으로 분해 ‘Red and Black’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열창하는 그의 ‘강철 성대’는 이 콘서트의 중요한 감상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그밖에 영국의 인기 코미디언 맷 루카스가 테나르디에를, 미국 보이밴드 조나스 브라더스의 멤버인 닉 조나스가 마리우스를 연기했습니다.

커튼콜에선 오리지널 장발장인 콤 윌킨슨을 비롯해 존 오웬 존스, 사이먼 보먼, 알피 보까지, 4명의 장발장이 4중창으로 부르는 ‘Bring Him Home’까지 들을 수 있는 알찬 공연인데요. 네이버 시리즈ON이나 구글 무비를 통해 감상할 수 있습니다.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Les Miserables: The Staged Concert)>(2019)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의 배우들|유니버설 픽쳐스

이번에 극장 개봉한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는 2019년 10월부터 12월까지 16주간 공연된 콘서트 버전 공연의 실황입니다. 대형 콘서트홀에서 공연됐던 이전 콘서트 실황과는 달리, 1000여 석 규모의 길거드 극장에서 공연됐는데요. 극장 전경을 자주 비추는 카메라 덕에 실제 웨스트엔드 극장에 앉아 공연을 보는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25주년 콘서트에서 장발장을 맡았던 알피 보가 다시 한번 장발장으로 분해 더 깊어진 감정 연기를 선보입니다. 10주년 콘서트에도 출연했던 오리지널 마리우스, 마이클 볼은 이번에는 자베르 경감 역을 맡았는데요. <레미제라블>이란 작품이 거쳐 온 세월이 느껴지는 캐스팅이죠. 판틴은 배우 캐리 호프 플레처가 맡았는데요. <레미제라블> 에포닌의 어린 시절과 성인 역을 모두 연기한 유일한 영국 배우로도 유명합니다. 2020년 말에 초연될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뮤지컬 <신데렐라>의 주인공으로도 낙점된 배우죠. 테나르디에로는 25주년 콘서트에 이어 맷 루카스가 다시 한번 익살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 스틸 이미지|유니버설 픽쳐스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 역시 특별한 커튼콜을 선보였는데요. 자베르를 연기한 배우 마이클 볼은 이 콘서트의 앙졸라스이자 앞으로의 런던 공연에서 자베르를 맡게 될 젊은 배우 브래들리 제이든에게 자베르의 코트를 건네주며 함께 ‘Stars’를 듀엣으로 선보였습니다. 마이클 볼 역시 젊은 시절 마리우스를 연기했다가 중년이 되어 자베르를 맡게 된 만큼, 작품의 역사와 함께 성장한 배우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무대였습니다.

그 뒤로는 5명의 역대 장발장 배우들이 함께 부른 ‘Bring Him Home’,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와 작곡가 클로드 미셸 쇤베르그의 무대인사가 이어졌는데요. 코로나19로 웨스트엔드 극장가 전체가 락다운되어 <레미제라블> 공연도 중단된 지금 보니 더욱 애틋하고 각별하게 느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는 전국 영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의 ‘One Day More’|유니버설 픽쳐스

<올댓아트 정다윤 에디터 allthat_art@nva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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