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유튜브? 진화하는 뮤지컬 제작사 유튜브 채널

올댓아트 강나윤 인턴 allthat_art@naver.com
입력2021.03.26 01:02 입력시간 보기
수정2021.03.26 01:04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실시한 ‘2020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이용률이 응답자의 66.2%로 2018년 33.6%, 2019년 47.1%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한 추세다. 그중 이용자의 98.6%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유튜브의 파급력을 실감케한다. 국내 여러 개의 뮤지컬 제작사들 또한 유튜브 플랫폼을 오랜 기간 이용해왔다. 그동안 뮤지컬 제작사 유튜브의 주된 콘텐츠는 작품의 주요 넘버 뮤직비디오와 티저 영상이었다. 개막을 앞둔 배우들의 소감을 담은 인터뷰 영상을 업로드하는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튜브ㅣ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유튜브 이용자의 추세로 국내 뮤지컬 제작사들도 발 빠른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콘텐츠 외에도 색다른 유형의 영상들을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 및 뮤지컬 장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가 눈에 띈다. 오늘은 국내 여러 뮤지컬 제작사들의 유튜브 채널 중 기존과는 다른 신선한 콘텐츠들로 유튜브 이용자들을 만나고 있는 영상들을 함께 알아보자.

EMK MUSICAL

EMK뮤지컬컴퍼니에서 운영하는 ‘EMK MUSICAL’은 무려 5만 명이 넘는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인기 동영상으로는 배우 박강현·민경아가 부른 <웃는남자>의 ‘나무 위에 천사’에 이어 옥주현이 부른 <엘리자벳>의 ‘나는 나만의 것’과 엄기준, 오소연의 <레베카> 속 ‘하루 또 하루’ 뮤직비디오가 뒤따른다. 높은 조회수를 자랑하는 대부분의 동영상은 모두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으로 해당 뮤지컬 넘버 또는 작품을 그리워하는 관객들이 조회수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EMK 채널은 어떤 신선한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을까?

영화, 드라마, 음악방송, 예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모두 방영 전후로 촬영 비하인드, 메이킹필름, 신선한 콘텐츠를 가미한 인터뷰 등의 영상을 공개한다. 이는 기존에 있던 시청자들에겐 프로그램을 더 적극적으로 소비하게끔 장려하며 신규 시청자들에겐 유입 경로가 되기 때문이다. EMK를 포함한 다수의 뮤지컬 제작사 모두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간단한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진 인터뷰 영상보다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신선한 인터뷰를 선보이는 제작사들이 많다. EMK는 대외적인 자리에서 사용하는 존댓말 대신 모든 인터뷰를 ‘반말’로 진행하는 ‘반말터뷰’와 짧은 시간 내에 답해야 하는 ‘10초 시리즈(타임어택)’를 꾸준히 진행 중에 있다. 기존의 딱딱하고 진지한 인터뷰 현장 대신 친근한 배우들의 모습과 편한 현장에서 나오는 솔직한 답변들로 차별점을 뒀다.

예능형으로 기획한 콘텐츠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유행한 ‘밸런스 게임’과 보드게임의 일종인 ‘펭귄게임’을 하는 <팬텀>과 <몬테크리스토> 배우들의 모습이 EMK 유튜브 채널에 공개됐다. 무대 위 또는 연습 현장에서의 배우들 모습 외에도 자연스러운 현장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또한 EMK는 특정 배우들이 카메라를 들고 직접 연습 현장을 찾는 형식의 영상을 꾸준하게 올리고 있다.

씨뮤

4만명 이상의 구독자 수를 기록한 CJ ENM의 채널 ‘씨뮤’ 또한 빠질 수 없다. 특히 2019년 구독자수 1.7만 명에서 2020년엔 3.7만 명으로 무려 2.2배 증가했으며 올해 2021년엔 4만 명을 돌파했다. 구독자수 증가에 따른 연간 조회수도 상승세다. 2019년엔 180만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2020년엔 880만으로 4.8배 올라간 수치다. 인기 동영상으론 2019년 시즌 <시라노>의 ‘거인을 데려와’ 뮤직비디오, ‘씨뮤 다시보기’ 형태로 올라온 배우 전미도와 엄기준의 2015 시즌 <베르테르> 속 ‘우리는’ 공연 영상, 그리고 강홍석이 선보이는 <킹키부츠>의 ‘Land of Lola’공연 영상 등이 있다. 특히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10개의 영상 중 절반 이상이 최근 1년 사이에 업로드한 콘텐츠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최근 유튜브 맞춤 영상에서 ‘브이로그(VLOG)’ 형태만큼 자주 볼 수 있는 영상이 ‘플레이리스트’ 영상들이다. 계절, 장소, 감정 등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노래를 유튜버가 직접 선곡해 모아놓는 형식이다. 때문에 유튜브 이용자들은 손쉽게 본인의 취향에 걸맞은 플레이리스트를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씨뮤’채널에서 꾸준하게 업로드하는 ‘#씨뮤플레이리스트’가 이를 차용한 형태다. 현재까지 8개의 플레이리스트가 올라왔으며 ‘2020 연말결산, 씨뮤와 함께 올 한해 뮤지컬 라인업 돌아보기’, ‘동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상큼발랄 뮤지컬 노래모음’, ‘출근길도 즐겁게 만들어 줄만큼 흥나는 뮤지컬 노래모음’등이 있다. 여러 개의 작품 속 넘버들을 상황과 감정에 맞게 선별해 하나의 영상으로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유튜브 내에선 하나의 곡을 여러 번 반복 재생하는 리스너들을 위한 영상 콘텐츠도 존재한다. 번거롭게 ‘다시보기’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노래를 다시 감상할 수 있도록 영상 길이가 대부분 1시간에서 10시간까지 상이하다. ‘씨:뮤한재생’ 또한 이 형태를 가져와 하나의 넘버를 무한반복해서 들을 수 있도록 편집했다.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5시간까지 뮤지컬 작품 속 인기 있는 넘버를 계속해서 들을 수 있게 했다. 대표적으론 <시라노>의 ‘거인을 데려와’, <킹키부츠>의 ‘Raise You Up’,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 등의 100회 재생 영상이 있다.

‘플레이리스트’ 형식 외에도 ‘씨뮤’는 지난 2020년 화제작 뮤지컬 <킹키부츠>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여러 번 업로드했다. <킹키부츠> 속 드랙퀸을 연기하며 공연의 활기를 책임지는 ‘엔젤’들의 ‘자아분열 인터뷰’는 작품 속 캐릭터와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을 뚜렷하게 구분해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적극적인 소통을 목적으로 관객들의 사연을 받아 진행하는 <킹키부츠>의 ‘엔젤 흥신소’ 또한 빠질 수 없다.

OD COMPANY

‘OD COMPANY’ 채널은 국내 여러 대작들을 선보인 만큼 3.25만 명의 구독자수를 확보했다. 조회수 기준 상위 3개의 영상 모두 뮤직비디오 형태로, 뮤지컬 <드라큘라>의 ‘Loving You Keeps Me Alive’와 ‘Please Don’t Make Me Love You’ 그리고 <맨오브라만차>의 ‘둘시네아’가 차지했다. 3개의 영상 모두 차례대로 배우 김준수와 정선아, 조정은, 그리고 홍광호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로 국내 대표 뮤지컬 배우들의 위력을 보여준다. 또한 ‘씨뮤’와 달리 다수의 인기 동영상이 6-8년 전 게시한 콘텐츠로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한 누적 조회수를 쌓아올린 영상들이다.

대부분의 제작사 채널이 ‘넘버’와 ‘배우’에 집중했다면 오디컴퍼니 채널은 작품 자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생산했다. 지난 2020년 9월에 시작한 ‘오디세이’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다. 공연문화에 관련한 기본적인 상식과 공연 중인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전문가의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한다. 첫 번째 오디세이 시리즈는 <맨오브라만차>의 기획 영상으로 김영하 작가가 함께했다. <맨오브라만차>의 원작인 소설 ‘돈키호테’와 뮤지컬 속 극중극의 독특한 구조의 쉬운 해설로 공연의 이해를 돕는다. 두 번째 시리즈에는 손미나 작가가 출연해 <맨오브라만차>의 무대인 스페인의 역사적 배경과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지역을 다룬다.

SEENSEE COMPANY

신시컴퍼니가 운영하는 ‘SEENSEE COMPANY’는 1.13만명의 구독자수를 보유 중이다. 가장 높은 조회수는 <마틸다TV> 시리즈의 언어 수업편이 차지했다. <마틸다TV>는 2018년 <마틸다> 국내 초연 당시 신시컴퍼니가 활용했던 마케팅 목적의 콘텐츠 중 하나다. 장기간의 오디션을 걸쳐 발탁된 아역배우들에 대한 높은 화제성을 중심으로 이들이 공연 연습 중 받는 전문적인 뮤지컬 수업 과정들을 모두 담아냈다. 특히 어른 못지않게 전문적인 태도로 수업에 임하는 아역배우들의 모습과 체계적으로 나뉜 수업 시간표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전 <빌리 엘리어트> 공연 당시 진행한 <빌리엘리어트TV> 또한 뮤지컬 영상 콘텐츠 활용의 선례로 뽑힌다.

배우들의 일상 모습과 연습 현장을 ‘브이로그(VLOG)’ 형태로 공개하는 곳도 있다. 신시컴퍼니는 2019년 <아이다> 때부터 꾸준하게 배우들의 출근, 연습, 그리고 백스테이지에서의 모습을 브이로그로 업로드하고 있다. 특히 <고스트>에서 샘 위트 역에 새롭게 합류한 배우 김진욱의 연습 과정과, 한국을 방문한 해외 스태프들의 자가격리 과정을 브이로그 형태로 담아 시의성을 띄는 콘텐츠로 호평을 받았다. 이 외에도 배우들의 MBTI 테스트 진행, 관객들에게 전달할 폴라로이드 사진 꾸미기 등의 콘텐츠를 신시컴퍼니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작품 속 명대사를 선보이는 신시컴퍼니의 <시카고> 기획 영상도 화제를 모았다. ‘<시카고> 미리보기’ 형태로 작품 속 주요 인물인 벨마, 록시, 그리고 빌리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출연해 각자 다른 대사와 함께 짧지만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2021 시즌 <시카고>에서 록시를 연기하는 배우들인 티파니 영, 민경아, 아이비의 대사 티저 영상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공개한지 약 일주일 만에 모두 조회수 20만을 돌파해 신시컴퍼니 채널 내 인기 동영상 6,8, 그리고 9위에 자리 잡았다. 관능적인 대사로 작품의 스토리라인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낸다는 것이 이 영상의 주요 포인트다.

이 외로 뮤지컬 제작사 채널은 아니지만 지난 2020년 12월로 휴간한 국내 유일의 뮤지컬 잡지 ‘더뮤지컬’의 채널 또한 주목할 만하다. 2021년부터 종이 잡지라는 플랫폼을 벗어나 영상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뮤지컬 배우들의 학창 시절 키워드를 활용해 연기 인생 일대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높은 퀄리티의 영상들이 유튜브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면을 벗어나 트렌드가 반영된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 현재 대한민국 공연계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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