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음악, 들리는 몸짓…장애인 특성화 축제 ‘라라미 댄스 페스티벌’ 개막

올댓아트 변혜령 인턴 allthat_art@naver.com
입력2021.08.21 20:36 입력시간 보기
수정2021.08.27 10:31

2021 라라미 댄스 페스티벌 포스터 | 한국장애인무용협회

<라라미 댄스 페스티벌>(이하 라라미 페스티벌)이 두 번째 축제를 개최합니다. 2020년 제1회 페스티벌을 통해 시작된 <라라미 페스티벌>은 장애인 특성화 무용 축제로, 한국장애인무용협회가 주최합니다. 장애인의 문화 향유 및 예술 접근성을 확대하고, 장애인 예술 단체들과의 상생을 위해 기획됐습니다.

2018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발표한 장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약 6천 명의 장애인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재활과 복지, 체험의 수준을 넘어 깊은 예술적 완성도와 가치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과 예술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지요.

올해 페스티벌은 ‘보이는 음악, 들리는 춤짓’이라는 주제로 9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강동아트센터에서 진행됩니다. 시각과 청각 장애를 중심으로 다른 유형의 장애 예술가들이 협력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는데요. 댄스컴퍼니 미디우스, 관현맹인전통예술단, 서정춤세상, 한빛예술단, 케이휠댄스페스티벌, 더 블라인드 밴드, 케인앤무브먼트, P.A.R.O.T, 하늘나무무용단 등 다양한 장애·비장애 단체들의 공연과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눈에 띕니다.

■‘보이는 음악, 들리는 춤짓’ 2021 라라미 댄스 페스티벌 라인업

■ 개막식 <향연>

전통의 재해석, 현대춤 <그날의 기억으로>

장르를 초월한 손짓과 몸짓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댄스컴퍼니 미디우스의 대표 이광석이 축제의 문을 엽니다. 한국 전통춤 중 승무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날의 기억으로>가 무대에 오릅니다. 망자의 넋을 기리고 평안을 기원하는 의식무로, 장삼 자락을 통해 표현되는 절제된 감정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무용가 이광석 | 한국장애인무용협회

세종대왕이 사랑한 궁중악사 ‘관현맹인’

600년 전, 조선시대에는 시각장애인들이 ‘관현맹인’이라는 제도를 통해 궁중의 악사로 재직하며 녹봉을 받아 자립할 수 있었습니다. 근대에 이르러 잊힌 ‘관현맹인’을 재현하고자, 2011년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을 창단했습니다.

이번 축제의 개막식에서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거문고 독주 <출강>, 생황 독주 <풍향>, 북을 위한 산조 합주 <공감, 울림>, 태평소를 위한 설장구 합주 <동고동락> 등을 공연합니다. 합주곡을 통해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던 세종대왕의 뜻처럼,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열정과 서로를 향한 믿음과 소통을 노래할 예정입니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과 서정춤세상의 <풍향> | 한국장애인무용협회

국악과 우리춤의 향연 ‘서정춤세상’

한국무용단체 서정춤세상은 한국춤의 계승과 발전, 현대화를 비전으로 2001년 창단됐습니다. 2011년 홍은예술창작센터(현 서울무용센터) 입주단체, 2012년 전국무용제 최우수상(강원) 수상, 크리틱스 초이스 선정, 2016년 한불 수교 130주년 콘서트 등 전통무용을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서정춤세상은 개막식에서 <화무>, 산조 <청풍명월>, <한량무>, <진도북춤>을 선보입니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노래에 맞춰 선보이는 <화무>, 장애·비장애 무용수들이 함께 하는 한국 전통춤을 선보일 예정으로 기대감을 모읍니다.

■ 둘째 날 ‘상상’

2020 라라미 댄스 페스티벌 현장 사진 | 한국장애인무용협회

희망을 노래하는 노래 ‘Seeing a Song’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진행되는 둘째 날 공연은 ‘상상’이라는 부제 아래 진행됩니다. 한빛예술단 단원 이아름과 김지호가 이적의 ‘같이 걸을까’, <미녀와 야수>OST ‘Beauty and the Beast’, 뮤지컬 <엘리자벳>의 ‘나는 나만의 것’을 선보입니다. 시각장애인 뮤직컴퍼니 한빛예술단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페스티벌 초청공연, 워싱턴 D.C. 케네디센터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패럴림픽 개·폐막식 초청 공연 등 세계를 무대로, 장애 인식 개선과 함양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한빛예술단 단원 이아름은 2007 전국장애학생 음악콩쿠르 성악 부문 금상 수상, 2014 소치 패럴림픽 폐막식 ‘평창의 꿈’ 공연, 브로콜리너마저 정규앨범 <속물들> 객원 보컬 등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단원 김지호는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옥주현, 박정현과의 컬래버 공연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실력을 입증받은 보컬입니다.

한빛예술단 단원 이아름이 출연한 소치 패럴림픽 폐막식 ‘평창의 꿈’ | YouTube

신나는 청춘 콘서트 ‘더 블라인드’

남성 3인조 싱어송라이터 그룹 더 블라인드도 무대에 오릅니다. 2014년 데뷔한 더 블라인드는 <히든싱어>, <슈퍼스타K>, <스타킹>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으며, 2016년 영 아티스트 어워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GOD의 ‘촛불 하나’, 노을의 ‘러브송’, 울랄라세션의 ‘너와 함께’ 등을 선보입니다.

상상 속 움직임 ‘3D Play’

무용단 케인앤무브먼트가 선보이는 ‘3D Play’는 교육 워크숍을 통해 만난 장애인 예술가들과 함께 만든 작품입니다. 2개월간 진행된 교육 워크숍은 시각, 청각 장애인을 중심으로 뇌병변 장애, 발달장애인이 참여했습니다. 춤(Dance)을 디자인(Design)해 꿈(Dream)을 꾸고, 춤을 통해 세상과 진솔하게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심규철, 조윤서, 이로와, 이건, 이강, 이한, 장태호, 권민상, 황은재, 김수진, 이태헌, 홍영훈, 이현정, 이윤, 윤병인, 강다혜, 홍예은이 출연합니다.

케인앤무브먼트 공연 사진| 한국장애인무용협회

■ 폐막식 ‘몸소리, 꽃으로 피어나다’

<끝…시작을 부르다!!>

(사)룩스빛아트컴퍼니의 <끝…시작을 부르다!!>가 폐막식에서 공연됩니다. 룩스빛아트컴퍼니는 시각장애인 무용 단체로,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전맹 시각장애인도 무용예술가로 활동할 수 있게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세상에 나가기까지의 두려움과 망설임, 희망을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하늘 구름 사이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하늘나무 무용단이 <하늘 구름 사이로>를 통해 치유를 이야기합니다. 지친 일상과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자연과 춤, 치유를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꾸미지 않은 춤과 무용수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서 오는 감동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2020 라라미 댄스 페스티벌 현장 사진 | 한국장애인무용협회

<살풀이춤>

한국무용가 이우선이 출연해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이매방류 살풀이춤을 선보입니다. 살풀이춤은 고도로 다듬어진 전형적인 기방 예술로서, 한과 신명을 동시에 추어내는 춤입니다. 단아한 멋과 함께 정과 한이 서린 비장미가 돋보입니다. 이우선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국립국악원 온나라 전통춤 경연대회 금상, 전국 국악 경연대회 대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달, 너를 품으며 2>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장애인 무용단 P.A.R.O.T이 피날레를 장식합니다. 2009년 창단한 P.A.R.O.T은 다양한 유형과 장애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의 공존을 통해 ‘다름을 통한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합니다. 작품 <달, 너를 품으며 2>를 통해 뜨거운 태양을 품어주는 달처럼, 서로의 아픔을 마주할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춤을 이야기합니다.

※ 축제의 마지막 날에는 서원대학교 홍혜전 교수의 사회로 <지금 여기! 장애인 무용예술의 혁신과 발전> 포럼이 개최됩니다. 장애예술인 지원법과 향후 발전 방향, 무용 교육, 무용단체 운영 등 다양한 내용을 통해 장애인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봅니다.

2020 라라미 댄스 페스티벌 포럼 현장 | 한국장애인무용협회

■2021 라라미 댄스 페스티벌
2021. 9. 9 ~ 11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소극장 드림, 스튜디오 1
7세 이상 관람가능
*날짜별 출연진 및 프로그램 상이

자료|한국장애인무용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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