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증후군을 위로하는 따뜻한 뮤지컬 넘버 추천

올댓아트 강나윤 인턴 allthat_art@naver.com
입력2021.09.24 18:22

풍성한 한가위 보내셨나요? 이번 연휴, 어떻게 보내셨나요.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에 훈훈한 덕담이 오고 가는 즐거운 추석…이기만 하면 참 좋겠지만, 유독 명절은 10-30대에게 ‘곤란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몇 등 하니?’, ‘취업은 했니?’, ‘결혼은 언제 하니’ 등과 더불어 ‘라떼는 말이야’로 이어지는 잔소리에 힘이 쭉 빠지곤 하는데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계속된 비교와 평가 속에 어느새 작아진 자신을 발견하곤 하죠. 하지만 음악은 늘 힘이 되는 법. 올댓아트가 이번 명절로 스트레스 받은 이 시대의 청춘들을 위로합니다.

뮤지컬 <레드북>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유독 한국은 남의 눈치를 많이 봅니다. 여기저기서 ‘너답게 행동해!’라고 말하지만 정작 ‘나다운’ 모습을 보이면 거기에 얹어지는 이런저런 말들이 참 많죠. 추석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은 옷부터 나의 꿈까지, 내가 표현하는 나다운 방식에 여러 평가가 내려집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남들의 기준을 따라가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레드북>의 주인공 안나도 그랬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명확했으며 이 모든 걸 솔직하게 드러냈죠.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가 별나다고 조롱합니다. 그러나 결국 안나는 성장합니다. 당당하게 ‘야한 소설’을 써 내려가고 이를 출판까지 합니다. 계속되는 비난 속에서도 그는 넘버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을 선보입니다. 누가 말해도 ‘나’의 모습은 내가 정하는 것이며 자신을 1순위로 두겠다고 다짐하죠. 이곳저곳에서 날라오는 평가들 속에 혼란스러웠다면, 잠시 눈을 감고 이 넘버에 집중해 주세요. 마음속 어지러웠던 여러 질문들에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은 명확한 정답을 가져다줄 거예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 ‘나의 길’

잔소리에 답답한 마음을 위로해 줄 넘버,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 ‘나의 길’입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은 시조를 바탕으로 한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합니다. 하지만 소통의 창구로 여겨졌던 시조는 과거 일어난 역모 사건으로 인해 모두 금지되죠. 때문에 백성들 모두 엄격한 통제 속에서 억압된 생활을 이어나갑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도 있는 법. 시조를 다시 살리기 위해 ‘골빈당’이 활약합니다.

‘골빈당’의 일원인 진 또한 자유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하지만 늘 자신이 나아가야 하는 길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진의 아버지 ‘흥국’이 시조를 금지시킨 주축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신념을 좇기 위해서는 아버지에게 맞서야 하는 상황. 진은 ‘나의 길’을 부르며 자신이 나아가는 아픈 이 길도 결국 자신의 길임을 인정하죠. 자유로운 세상, 즉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노래해 관객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전합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A New Life’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가장 유명한 넘버는 단연 ‘지금 이 순간’입니다. 수많은 뮤지컬 넘버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곡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뮤덕’들에게 오랜 시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지킬앤하이드> 넘버가 또 있으니 바로 ‘A New Life’입니다.

길거리 여자로 처량한 삶을 살아온 루시는 지킬 박사에게 난생처음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차가운 시선과 조롱으로 가득했던 세상 속에서 자신이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중인격 하이드를 제어할 수 없게 된 지킬은 그런 루시에게 자신을 떠나라는 편지를 남깁니다. 이 편지를 읽고 난 후 루시는 자신의 대표 넘버 ‘A New Life’를 부릅니다. 처음으로 느꼈던 유일한 희망에게 또다시 배신을 당한 루시는 당연히 처음엔 실망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루시는 실망과 좌절만으로 이 넘버를 끝내지 않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온전한 삶을 찾겠다고 노래하죠. 처절하게만 들리던 루시의 노래는 끝내 희망을 넘어 단단한 감동까지 전해줍니다.

누구나 상처는 받습니다. 하지만 상처의 슬픔을 느낀 후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드물죠. 이번 추석 오고 가는 뾰족한 말들 속에 좌절감을 느꼈다면, 루시의 ‘A New Life’를 들으며 그 상처를 인정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뮤지컬 <헤드윅> ‘Midnight Radio’

<헤드윅> 넘버들은 늘 인기가 많습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최애’ 넘버들이 갈리죠. 하지만 공연 막바지, 모두가 손을 들고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대표 ‘힐링곡’이 있으니 바로 ‘Midnight Radio’입니다. 한 평생 자신의 반쪽을 찾아다닌 헤드윅. 무대 위에서 마주하는 그의 모습은 평범한 사람들과 살짝 다른 듯합니다. 화려한 가발을 쓰고 높은 구두를 신은 채 무대를 가로지르죠. 하지만 공연 내내 그의 이야기와 노래들을 듣다 보면 어느새 우리 모두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며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한 그의 여정은 우리의 삶과도 매우 닮아 있으니까요.

뮤지컬 <헤드윅> 공연 장면ㅣ쇼노트

공연의 마지막 부분, 헤드윅이 드디어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서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가발과 옷을 벗고 진정한 자신을 받아들이죠. 또한 더 이상 자신의 ‘반쪽 찾기’에 대해서 노래하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만으로도 완전한 ‘하나’를 만들 수 있다고 노래합니다. 헤드윅의 짙은 호소로 시작한 노래, 그의 마지막 가사 ‘모두 손을 들어’에 관객들은 실제 ‘손을 들어’ 그에게 응원을 보내고 또 동시에 각자의 삶을 위로받습니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 ‘You Will Be Found’

마지막 추천 넘버는 곧 뮤지컬 영화로도 찾아오는 <디어 에반 한센>의 ‘You Will Be Found’입니다. <디어 에반 한센>은 제71회 토니어워즈에서 6관왕을 기록한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인데요. 그 인기에 힘입어 영화 제작에 착수했으며 오는 9월 24일 많은 기대 속에서 개봉합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선 한 번도 공연하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겐 생소할 수 있는데요.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사회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한센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학교생활을 이어 나갑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데, 이 편지가 같은 학교에서 자살한 코너의 유서라는 오해를 받게 됩니다. 이 오해를 덮기 위해 한센은 거짓말을 시작하고, 작은 거짓말은 점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만 갑니다.

<디어 에반 한센>은 사랑과 성장을 배경으로 하는 힐링 스토리라는 점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좋은 넘버들로도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중 작품의 대표 넘버를 꼽자면 단연 ‘You Will Be Found’인데요. 영화 개봉 전, 뮤지컬과 영화에서 모두 주연을 맡은 밴 플랫이 해당 음원을 공개했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팝스타 샘 스미스와 서머 워커가 참여한 또 다른 버전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는데요. 비록 지금 힘들고 외롭더라도 절대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전 세계를 위로한 넘버 ‘You Will Be Found’를 여러 버전으로 감상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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