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발레’ 할 수 있어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 매튜 본 ‘백조의 호수’

올댓아트 정다윤·송지인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입력2021.11.22 11:32 입력시간 보기
수정2021.11.22 11:35

※ 아래 본문은 영화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발레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난 그냥 발레를 하고 싶을 뿐이에요!”

많은 발레 팬과 영화 애호가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아시나요? <빌리 엘리어트>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발레’에 푹 빠진 영국 탄광촌 소년 빌리 엘리어트가 진짜 발레리노가 되어 날아오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2001년 국내 개봉 당시에는 3만 명 정도의 관객 수에 그쳤지만, 해외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죠.

이 영화는 영화의 시대적 배경에 따른 등장인물의 탁월한 심리 묘사, 주조연 배우의 연기력, 연출력과 작품성 등을 인정받아 제5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명작 특집>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발레’를 소재로 한 명작 영화를 말할 때 언제나 빠지지 않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정식 개봉 후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이 영화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영국 탄광촌 소년, ‘발레리노’가 될 수 있을까?
영화 <빌리 엘리어트>


영국 북부 탄광촌에 사는 11살 소년 빌리는 아버지 재키와 형 토니, 알츠하이머에 걸린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거칠고 전투적인 것만이 남자다운 것이라 믿는 빌리의 아버지 재키는 빌리를 권투를 가르치는 체육관에 보내는데요. 스포츠를 싫어하는 빌리는 우연히 체육관을 임시 교습실로 사용하는 발레 선생님의 수업을 보고, 권투가 아니라 발레에 빠지게 됩니다. 수업을 듣는 여자아이들 뒤에서 발레 동작을 따라 하는 빌리의 재능을 발견한 발레 선생님 윌킨슨은 빌리에게 영국 로얄 발레스쿨의 오디션을 볼 것을 권유하죠.

이후 아버지 몰래 발레 수업을 듣던 빌리는 어느 날 갑자기 체육관에 찾아온 재키에게 혼쭐이 납니다. 재키는 “발레는 여자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빌리의 발레 수업 수강을 강하게 반대하는데요. 빌리는 재키에게 들킨 후에도 윌킨슨 선생님의 도움으로 계속 수업을 받습니다. 재키는 분노하지만, 체육관에서 춤추는 빌리를 보고 아들에게 진정으로 재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죠. 빌리의 오디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파업을 포기하려던 재키에게 동료 광부들과 이웃들이 돈을 모아주고, 빌리 어머니의 보석까지 전당포에 파는 등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빌리는 재키와 함께 오디션을 보러 런던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오디션 날 긴장과 좌절감을 느낀 데다 다른 소년을 때리기까지 한 빌리는 심사위원들에게 질책을 받습니다. 오디션을 망쳤다는 실망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죠. 그런데 기적처럼 탄광촌 파업이 끝날 때쯤, 빌리에게 영국 로얄 발레스쿨에서 합격 통지서가 날아옵니다. 집을 떠나 런던으로 간 빌리는 25살이 되던 해, 가족들과 친구들, 관객들의 앞에서 <백조의 호수> 주역 발레리노로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전 세계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영화 <빌리 엘리어트>는 5년 후 뮤지컬로 만들어집니다. 국내에서도 내년 2월까지 공연이 예정되어 있죠. 온라인으로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LG U+모바일TV와 IPTV의 U+스테이지에서 만 10세 나이로 ‘최연소 빌리’ 타이틀을 얻었던 엘리엇 한나가 빌리로 출연하는 2014년 런던 공연 <빌리 엘리어트 라이브> 실황 영상, 리암 모어와 톰 홀랜드를 비롯해 역대 빌리들이 출연하는 스페셜 피날레 공연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25살이 된 빌리가 무대에서 날아오르는 모습, 기억하시나요? ‘남성 백조’가 등장하는 이 장면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이기도 한데요. 오늘은 공연 실황 영상을 감상하기 전, 알아두면 좋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와 발레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감상 포인트를 아래에 소개합니다.

스크린에서 무대로, 재탄생한 명작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 2014 Universal City Studios LLC. ALL RIGHTS RESERVED.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는 감독 스티븐 달드리, 대본을 쓴 리 홀, 안무가 피터 달링까지 영화의 주요 제작진이 그대로 참여했습니다. 여기에 엘튼 존이 작곡으로 참여하면서 최강의 창작진이 완성됐습니다. 대중들에게는 팝의 황제로 알려져 있는 엘튼 존이지만, 사실 그는 <라이온킹>, <아이다> 등 유명 뮤지컬에서도 작곡가로 활약했습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무척 감명 깊게 봤던 그는 뮤지컬화에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엘튼 존 또한 음악가의 길을 반대했던 아버지와 갈등을 경험했기 때문에 영화 속 빌리에게 깊이 공감했다고 하네요.

영화의 창작진이 대부분 그대로 참여한 덕에 뮤지컬 또한 영화의 감동을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특히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 전에 무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던 스티븐 달드리 감독은 영화의 내용을 무대의 문법에 맞게 구현하는 데 성공합니다. 영화가 건조하고 정적인 톤으로 1980년대 영국 탄광촌의 분위기를 담아냈다면, 뮤지컬은 보다 역동적이고 감정의 고저가 확실합니다. 신나는 장면에선 확실하게 흥을 내고, 감동적인 장면에선 확실하게 관객들을 울리는 거죠. 2005년 런던에서 개막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이듬해 영국 공연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로렌스 올리비에 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에서 수상을 거둡니다. 2008년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해 토니상 10개 부문을 수상했죠.

ⓒ 2014 Universal City Studios LLC. ALL RIGHTS RESERVED.

아무리 훌륭한 창작진이 참여했다 하더라도, 빌리를 연기한 소년들이 없이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감동은 완성되지 못했을 겁니다. 빌리 역은 모든 뮤지컬을 통틀어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배역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고난도의 발레와 탭댄스, 아크로바틱 등의 춤을 소화하는 동시에 노래와 연기까지 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웬만한 성인도 소화하기 힘든 이 배역을 10~13살 사이의 어린이 배우가 3시간 동안 라이브로 연기해야 하니, 얼마나 힘들지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역할이기 때문에 보통 3~5명의 배우들이 주 8회 공연을 나누어 맡습니다. 빌리를 연기할 소년들을 선발하는 과정도 굉장히 길고 복잡한데요. 오디션은 공연 1~2년 전부터 시작됩니다. 그런데 독특한 점은 일반 오디션처럼 오디션장에서 선보인 춤과 노래만으로 배우를 선발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잠재력이 보이는 후보들을 선발한 뒤 수개월에 걸쳐 트레이닝을 진행하며 최종 후보를 추려나가죠. 이렇게 최종 선발된 배우들은 ‘빌리 스쿨’에서 발레, 탭댄스, 아크로바틱, 노래, 연기 등 빌리가 되기 위한 훈련 과정을 밟습니다.

이처럼 고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작품 속 빌리 못지않게 열정과 인내심을 가진 어린이들만이 빌리가 될 수 있는데요. 그 뜨거운 진심이 객석으로 전달될 때 비로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감동은 완성됩니다.

ⓒ 2014 Universal City Studios LLC. ALL RIGHTS RESERVED.

초연된 지 벌써 16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많은 역대 빌리들이 어엿한 성인이 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배우는 런던 초대 빌리 중 한 명이었던 리암 모어인데요. 그는 <빌리 엘리어트>로 만 13세에 로렌스 올리비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연소 수상자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발레리노가 되어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에도 출연했죠. 영화 속 빌리와 똑같은 행보를 보인 그의 성장에 많은 관객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는 2016년엔 매튜 본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로 내한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톰 홀랜드 역시 빌리 출신입니다. 그는 런던 공연에서 2008년부터 약 2년간 빌리를 연기했죠.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선보인 그의 화려한 몸놀림은 <빌리 엘리어트>에서 다져진 것이었습니다.

<빌리 엘리어트>는 우리나라에선 2010년 초연됐습니다. 김세용·박준형·이지명·임선우·정진호 다섯 명의 소년이 ‘1대 빌리’로 활약했는데요. 이제는 다들 어엿한 성인이 되어 각자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세용은 폴란드 우쯔 발레단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고, 임선우는 국내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약 중이죠. 박준형과 이지명은 뮤지컬 배우로 성장했습니다. 박준형은 뮤지컬 <뉴시즈>, <타이타닉>에, 이지명은 뮤지컬 <창업>에 출연했습니다.

2021년 8월엔 우리나라 ‘3대 빌리’들의 무대가 개막했는데요. 김시훈·이우진·전강혁·주현준 네 명의 소년이 선보이는 감동의 무대는 2022년 2월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뮤지컬만의 묘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속 명장면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명작인 이유는 영화를 그대로 무대에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무대에서만 가능한 상상력 가득한 연출로 영화의 감동을 재해석했기 때문인데요. 뮤지컬만의 매력이 돋보이는 명장면 4개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Solidarity

ⓒ 2014 Universal City Studios LLC. ALL RIGHTS RESERVED.

우연히 접한 발레에 매력을 느낀 빌리. 아빠 몰래 윌킨슨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발레를 배우기 시작하는데요. 한편 교실 밖에서는 파업 중인 광부들과 경찰들의 격렬한 대치가 매일 이어집니다. ‘연대’를 뜻하는 ‘Solidarity’는 폭력적인 어른들의 싸움과 평화로운 발레 교실을 교차시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 한 곡을 통해 관객들은 빌리의 마을이 처한 복잡한 상황과 점차 성장해가는 빌리의 발레 실력을 한눈에 볼 수 있죠. 빌리가 ‘피루엣’ 동작을 완성시키면서 곡이 끝나는데요. 작품 초반 관객들의 박수가 가장 많이 쏟아지는 장면입니다.

Angry Dance

ⓒ 2014 Universal City Studios LLC. ALL RIGHTS RESERVED.

빌리의 재능을 알아본 윌킨슨 선생님은 빌리에게 로얄 발레스쿨 오디션을 제안합니다. 빌리는 아빠 몰래 밤마다 윌킨슨 선생님과 함께 오디션 준비에 몰두하죠. 그러나 정작 오디션 당일 아침,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빠와 형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오디션장에 가지 못하는데요. 이때 빌리의 슬픔과 분노를 격렬한 탭댄스로 표현한 장면이 바로 ‘Angry Dance’입니다. 10대 초반 소년의 몸에서 나온다고 믿기 힘든 강렬한 에너지와 격렬한 안무가 관객들을 압도하는 장면입니다. 빌리 역의 배우들이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장면으로 꼽는 장면이기도 하죠.

Dream Ballet

ⓒ 2014 Universal City Studios LLC. ALL RIGHTS RESERVED.

오디션이 좌절되고 몇 달 뒤,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나고 마을회관에 혼자 남은 빌리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백조의 호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Dream Ballet’라는 제목처럼, 빌리는 그토록 꿈꾸던 발레리노가 된 자기 자신과 춤을 춥니다. 성인 발레리노와 어린이 배우의 파드되(2인무)가 인상적인 장면인데요. 특히 마지막에 빌리가 와이어를 달고 하늘을 자는 장면은 <빌리 엘리어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출로 손꼽힙니다. 이 모습을 본 빌리의 아빠는 아들의 재능에 압도되어 빌리를 전격 지원해 줘야겠다고 결심합니다.

Electricity

ⓒ 2014 Universal City Studios LLC. ALL RIGHTS RESERVED.

온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발레스쿨 오디션을 볼 수 있게 된 빌리. 그러나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뾰로통하게 오디션장을 떠나려 하는데요. 그때 한 심사위원이 빌리에게 ‘춤출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묻습니다. 영화에서는 이 장면을 빌리의 대사로만 표현하지만, 뮤지컬에서는 차마 말로 그 기분을 다 표현할 수 없는 빌리가 춤으로 설명을 대신합니다. 고전 발레뿐만 아니라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장르를 엮어 빌리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안무가 인상적인 명장면입니다.

충격! 파격!
발레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25살의 빌리 역을 맡아 영화 속 <백조의 호수> 무대에서 날아올랐던 이 남자, 기억하시나요? 그의 이름은 아담 쿠퍼로, 많은 이들이 그를 배우로 알고 있지만 쿠퍼는 원래 실제 영국 로얄 발레단의 발레리노입니다. 그는 클래식 발레 작품 <백조의 호수>를 재해석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의 초연에서 주인공 ‘백조’ 역을 맡았던 스타 발레리노인데요. 이 작품에서 쿠퍼가 ‘백조’로 날아오르는 장면이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마지막 장면에 인용되면서 더 유명해졌습니다. 쿠퍼가 매튜 본의 작품에 출연한 것은 영화 <빌리 엘리어트>가 개봉하기 6년 전이었죠.

쿠퍼가 초연에서 ‘백조’를 열연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현대 무용계 최고의 히트작이자, 모던 발레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발레’ 하면 떠오르는 가녀린 여성 백조 대신 근육질의 남성 백조를 등장시킨 이 작품은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롱런’한 무용 작품인데요. 줄거리도 기존 <백조의 호수> 작품과는 전혀 다릅니다. 아래에서 잠깐 살펴볼까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중 무도회에서 여성을 만난 ‘왕자’, 축배를 드는 ‘왕’| 자료제공 : LGU+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속 주인공은 연약한 왕자입니다. 강인한 카리스마와 고혹적인 매력을 가진 어머니(왕)는 왕자가 왕위에 오를 만큼 강하게 자라기를 바라지만, 왕자는 그의 기대를 채우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도회에서 한 여성을 만난 왕자는 그를 사랑하게 되는데요. 왕은 이 사랑마저 반대합니다. 여성의 기품 없는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왕자는 술에 취해 술집을 찾았다가, 여성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라 비서의 계략에 의해 자신에게 접근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왕자는 자살을 결심합니다. 유서를 남기고 호수로 향한 그는 박력 있고 강한 ‘백조’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에게서 위로를 받고는 다시 왕궁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후 열린 왕실 무도회에서 왕자는 다시 백조를 발견하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백조의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백조와 똑같이 생긴 남자를 만나게 된 거죠. 심지어 그 남자는 어머니인 왕을 유혹하는 듯했습니다. 남자와 왕은 아찔한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남자, 즉 백조가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 생각한 왕자는 충격에 어머니에게 총까지 겨누고, 이후 병에 걸려 앓다가 결국 죽게 됩니다. 왕자의 죽음을 목격한 왕이 그를 끌어안고 슬퍼하며 공연은 막을 내립니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중 ‘백조’의 등장, ‘왕자’의 죽음을 알고 슬퍼하는 ‘왕’| 자료제공 : LGU+

국내에서는 2003년 초연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2005년, 2007년, 2010년 재연으로 총 8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무용 공연에서는 압도적인 숫자입니다. 이후 9년 만인 지난 2019년 LG아트센터에서 다시 한번 내한공연을 열었는데요. 당시에도 LG아트센터에서의 16회 공연 동안만 1만 5천 명이라는 놀라운 관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떴다’하면 매진 행렬, 현대 무용계 최고의 화제작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역시 U+스테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영상의 감상 포인트와 비하인드스토리를 아래에 소개합니다.

‘남자 백조’가 다가 아니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감상 포인트 & 비하인드스토리


달빛 아래 남성 백조들의 군무 신으로 워낙 유명한 작품이지만, 그 외에도 이 작품에는 기억해야 할 감상 포인트와 이런저런 재미있는 비하인드스토리가 많은데요. 영상을 감상하기 전 알아두면 좋은 이야기들을 준비해보았습니다.

매튜 본은 누구?

1987년 자신의 댄스 컴퍼니를 창단한 매튜 본은 <백조의 호수>뿐만 아니라 <호두까기 인형>, <가위손>, <레드 슈즈>, <로미오와 줄리엣> 등 고전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온 ‘이 분야 1인자’입니다. 2016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무용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현대무용가로서는 최초로 기사 작위까지 수여받았습니다. 본은 자신의 작품이 ‘무용은 어렵다’는 편견을 깬다는 데에 큰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무용가입니다. 그는 지난 2019년 내한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백조의 호수>는 현재 출연하는 젊은 무용수들을 포함해 많은 젊은 관객들에게 공연계, 특히 무용계에서 일할 수 있도록 고무시켰다”,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영감을 준다는 점이 우리가 이 작품을 계속 공연하는 이유”라며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파격은 속도전이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중 ‘백조’와 ‘왕’의 파드되| 자료제공 : LGU+

<백조의 호수>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역사가 깊은 클래식 발레 명작을 재해석하려면, 일반적인 무용 작품의 안무를 하나 창작하는 것만큼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매튜 본처럼 아예 줄거리와 안무를 모두 바꾸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한데요. 매튜 본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만큼 창작의 속도도 빨랐습니다. 그가 <백조의 호수>를 남성 백조 버전으로 현대화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것은 1995년, 그리고 이 작품이 영국 새들러스 웰스 극장에서 초연된 것은 같은 해인 1995년 11월의 일이었습니다.

관객 탈주+야유에서 기립 박수+환호로

1995년 초연 당시 관객의 반응은 쉽게 예상 가능하듯 ‘극과 극’이었습니다. 달빛 아래에서 깃털로 장식된 바지를 입은 근육질의 남성 무용수들이 등장하자, 일부 관객들은 “우~” 야유를 쏟아내며 공연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이라이트 장면이 끝난 후 남은 관객들은 기립박수까지 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냈고, 언론 역시 호평 일색이었다고 하죠. 이후 이 작품은 뉴욕 닐 사이먼 시어터에서 공연 횟수만 무려 124회,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 무용 공연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1999년 토니 어워드에서는 최우수 연출가상, 최우수 안무가상, 최우수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했죠.

하이라이트 장면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중 하이라이트인 백조들의 화려한 군무 장면, ‘왕자’와 ‘백조’가 함께 춤추고 있다| 자료제공 : LGU+

상의는 완전 탈의, 깃털 바지만 입은 채 백조로 분장해 춤추는 15명 남성 백조들의 화려한 군무가 단연 최고의 명장면입니다. 보름달이 비추는 호숫가에서 펼쳐지는 남성 무용수들의 관능적인 춤은 그야말로 압권인데요. 맨몸 상체에 흐르는 땀과 역동적인 춤 끝에 내뱉는 호흡은 관객들로 하여금 오직 몸 하나로 보여주는 원초적 예술 ‘춤’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백조와 왕의, 백조와 왕자의 파드되도 주요 장면입니다. 손가락 끝의 움직임 하나까지 섬세하게 추면서도, 사랑과 자유를 갈망하는 내면의 연기까지 춤에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죠.

새 버전, 어떻게 달라졌을까?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중 ‘백조’와 ‘왕’(오른쪽)의 모습에 혼란스러운 ‘왕자’(왼쪽)| 자료제공 : LGU+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2014년 세계 투어 후 잠시 공연을 중단했습니다. 매튜 본은 초연 후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작품을 ‘리프레시’하고 싶었다고 밝혔죠. 매튜 본은 이 작품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2019년 한국 공연에서 백조/남자 역을 맡았던 윌 보우지어, 맥스 웨스트웰과, 왕자 역을 맡은 도미닉 노스, 제임스 러벨을 비롯해 새로운 무용수를 대거 영입했습니다. 무대뿐만 아니라 조명과 의상에도 최근의 기술을 활용해 더 화려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더했습니다.

네이버 공연전시 에디터가 추천하고, 9월의 큐레이터 [발레리노 임선우]가 소개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 발레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공연 실황을 보고 싶다면? U+IPTV 또는 U+모바일TV(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에서 U+스테이지 콘텐츠를 확인해 보세요!

사진·자료|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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