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식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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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말 없이도 통하는 음악적 파트너”···‘현악 자매’ 최하영·최송하 “연주할 때 매번 다른 아이디어를 다 받아주는, 음악적으로 잘 맞는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최하영) “‘이런 아이디어를 던지면 어떨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받고 있어요.”(최송하) 자매 사이인 첼리스트 최하영(27)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25)가 오는 4월3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다. 두 사람은 해외에서는 여러 차례 듀오 무대를 가졌지만 국내에서 함께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1부에서는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인 최하영이 바흐와 펜데레츠키 등을 솔로로 연주하고, 2부에서는 자매가 듀오 무대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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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서 서울까지···봄날 수놓을 클래식 음악 축제 시절은 어수선해도 음악은 흐른다. 3월 말부터 4월까지 경남 통영과 서울의 봄밤은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로 물들 예정이다. 통영에서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내면으로의 여행’(Journey Inwards)을 주제로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린다. 28일 개막공연에선 프랑스 출신 지휘자 파비앵 가벨이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윤이상의 ‘서곡’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은 임윤찬이 협연한다. 여름 음악 축제로 명성이 높은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상주악단인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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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에 수령 900년 경남 기념물 은행나무도 피해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는 가운데 수령이 900년에 이르는 은행나무도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국가유산청과 경남 하동군 등에 따르면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하동 옥종면 일부로 확산하면서 경상남도 기념물인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가 불에 탔다. 중간 가지 일부는 남아 있으나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두양리의 은행나무는 고려시대 강민첨 장군(963∼1021)이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민첨은 진주향교에서 공부하다가 하동으로 와서 조상의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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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계’ 반세기 만에 복간…내달 재창간 1호 발간 1950∼60년대 한국 지식인 사회의 담론을 선도했던 잡지 ‘사상계’(思想界)가 반세기 만에 재창간한다. 사상계 재창간을 준비 중인 ‘사상계를 만드는 사람들’(사만사)은 다음달 1일 창간 72주년 기념 특대호 겸 재창간 1호를 발간한다고 24일 밝혔다. 1970년 5월 통권 205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된 지 약 55년 만이다. 사만사 측은 “다음달 ‘응답하라 2025!’를 주제로 한 재창간 1호를 펴낼 예정”이라며 “지식층 종합지에서 문명 전환 종합지로 55년 만에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계는 독립운동가 출신 민주화 운동가 장준하(1918-1975)가 1953년 4월 창간한 잡지다. 당대 지식인들이 민족, 분단, 민주주의 등 첨예한 화두를 놓고 논쟁하는 공론장 구실을 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학, 철학, 예술 등 다방면에 걸친 글을 실었으나 1970년 5월호에 김지하의 시 ‘오적’(五賊)을 실었다는 이유로 강제 폐간됐다. 그 동안 몇 차례 복간 시도가 있었으나 재정난과 준비 부족 등으로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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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산불에 전국노래자랑 방영 취소···촬영지 울주군엔 4개 마을 대피령 전국 곳곳에서 이틀째 대형 산불이 이어지면서 울산 울주군에서 촬영한 <전국노래자랑> 방영이 취소됐다. 23일 오후 12시10분 KBS 1TV에서 방영 예정이던 <전국노래자랑-울산광역시 울주군> 편은 결방됐다. 대신 KBS 뉴스특보와 전날 저녁 방영된 시사교양 프로그램 <동행>이 대체 편성됐다. 이날 방영분이 촬영된 울주군은 전날부터 24시간 넘게 산불이 이어지면서 4개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울주군 내 170ha(헥타르)가 산불로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진화대, 공무원, 경찰, 소방 등 2331명과 헬기 12대가 동원돼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산불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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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깜빡했네? 정상입니다···생존 위한 뇌의 작동법 2023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불가리아 소설가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소설 <타임 셸터>에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위해 옛 시대를 완벽히 재현한 클리닉이 등장한다. 환자들은 과거의 기억에 빠져 현실의 고통을 잊는다. 소설의 화자는 말한다. “우리는 시간을 먹고 과거를 생산한다.” 기억은 인간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기억이 우리를 서로 다른 개인으로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한 모든 것을 기억하지 않는다. 기억에 새겨진 것조차 있는 그대로는 아니다. 우리는 왜 어떤 것은 기억하고 어떤 것은 잊어버릴까. 왜 기억에는 왜곡이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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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문장 디지털은 촉각적 리듬을 재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도서관을 파괴하려는 시도는 셀 수 없이 많았다. 바빌로니아 왕은 아시리아의 왕궁 도서관을 불태웠다. 최근에는 전자책이 도서관을 관 속에 넣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장서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책과 만나는 놀라운 경험은 도서관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도서관의 역사> 필자들은 말한다. “도서관이 다양한 생각을 품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돌아다니고, 책을 읽다가 내킬 때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장소로 남을 수 있는 이유는 책의 무작위성과 사람들 취향과 호기심의 무작위성이 어울리기 때문이다. 도서관을 다른 공공 공간과 구별하는 점도 이 무작위성이다. 도서관은 사람들이 무얼 바라든지 간에, 그 바람을 북돋우는 모든 것을 마음껏 탐색할 수 있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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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살아 있는 지구를 떠받치는 기둥···80억명 노력으로 기후변화 중단시킬 수 있어” 숲은 지구의 허파이자 생명체의 보금자리다. 1㏊의 숲은 연간 168㎏의 대기오염 물질을 흡착한다. 숲은 지구상 생물종 80%의 서식지다. 이처럼 소중한 숲은 그러나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 사이에 한반도 면적의 약 8배에 달하는 산림이 사라졌다. 경향신문은 ‘세계 숲의 날’(3월21일)을 맞아 세계적 식물학자 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81)와의 인터뷰를 싣는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캐나다로 이주한 베리스퍼드-크로거는 ‘나무의 제인 구달’로 불린다. BBC는 지난 1월 국내에 번역된 그의 책 <세계숲>(아를)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 비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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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내 분노는 ‘정당’ 타인의 분노는 ‘망상’이란 착각 분노 중독 조시 코언 지음 | 노승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380쪽 | 1만8500원 거리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분노가 들끓고 있다. 한국만의 현상도 아니다. 2023년 프랑스에선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경찰과 거세게 충돌했다. 앞서 2016년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치르면서 심각한 분열을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폭력과 증오를 선동하고 있는 미국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분노 중독>은 영국의 영문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조시 코언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분노라는 감정을 정신분석학의 프리즘으로 들여다본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실제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분노의 기원과 양상, 분노의 정치·사회적 함의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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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일람 樂書一覽 점쟁이·의사·발명가…이게 모두 마술사의 일 요한 게오르크 파우스트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작품 <파우스트>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인물이다. 1541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파우스트의 직업은 ‘마구스’였다. 마구스란 이 시기에 활약했던 학구적인 마술사를 가리킨다. ‘학구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이들이 마술을 행하는 데서 그친 것이 아니라 마술에 대한 지식을 당시 소수 지식인들만 구사할 수 있었던 라틴어로 써서 책을 펴냈기 때문이다. <15-16세기 유럽의 마술사들>은 마구스들의 기예와 경험을 다룬 책이다. 마구스들의 ‘마술’이란 무엇이었을까. 당시에는 별자리를 보고 운명을 예언하는 점성술, 연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묘약, 질병과 마음을 치료하는 방법,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암호 기술, 유압장치와 자동장치에 대한 지식도 마술에 속했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점쟁이, 의사, 심리상담가, 암호학자, 발명가의 역할을 겸하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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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윤여일 교수 저서 “표절 아님” 결론 지난해 10월 표절 의혹이 제기됐던 윤여일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교수의 저서에 대해 표절이 아니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출판사 돌베개에 따르면, 2023년 출간된 윤 교수의 저서 <모든 현재의 시작, 1990년대>(돌베개)의 표절 의혹을 조사한 제주대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지난 1월14일 “표절에 해당하지 않음”으로 판정했다. 앞서 지난해 10월15일 오창은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교수의 해당 저서에서 2015년 ‘한국학논집’ 59집에 실린 김영찬의 논문과 2018년 ‘상허학보’ 54집에 실린 류진희의 논문을 출처 표시 없이 표절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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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급 현악사중주단 두 팀이 합작하는 실내악의 진수···벨체아·에벤 내한 공연 현악사중주는 클래식 음악 팬에게도 진입 장벽이 비교적 높은 장르에 속한다. 다채로운 악기군이 펼치는 드라마가 청자를 압도하는 대규모 관현악이나 독주자의 카리스마가 빛나는 피아노 리사이틀과 비교하면, 바이올린족 현악기 네 대의 소리만으로 음악을 빚어내는 현악사중주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곡의 핵심을 정확히 끄집어내 전달하는 수준 높은 현악사중주단의 존재가 소중한 이유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현악사중주단으로 꼽히는 벨체아 콰르텟과 에벤 콰르텟이 오는 4월 초 나란히 한국을 찾아 현악사중주와 현악팔중주 등 실내악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보기 드문 합동 공연이 두 차례나 예정돼 있어 실내악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