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진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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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억지·혐오·허구에 기댄 ‘사회주택 반대’ 시작은 약간의 오해를 담은 한 기사에서 비롯되었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이미 같은 서울 서대문구 가좌동에 여러 채의 청년주택을 마련하여 공급해온 터였다. 서울, 부천, 전주에 걸쳐 총 12채의 주택을 마련하였고, 154명의 조합원에게 안정된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연희동에 있는 빈집을 재건축하면 13번째 주택이 생기고 수십명의 청년에게 고시원 같은 열악한 거처를 벗어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한 언론에 기사가 하나 실렸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서 성소수자도 배제되지 않는 주택이 성소수자를 위한 주택으로 소개되었다. 그렇더라도 무엇이 문제인가? 이미 옆 동네 망원동에는 ‘무지개집’ 사례도 있다. 하지만 ‘성소수자가 입주한다’는 보도를 계기로 인근 주민들이 구청과 의회에 집단민원을 넣었다. “성소수자를 위해 분양한다는 그 집은 50m도 안되는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는 어린이 보호구역이다” “동성애가 합법화되지 않은 나라에서 남남 커플이 껴안고 돌아다니는 걸 뭐라고 교육할 것이냐” “초등학교 옆이든 아니든 퀴어하우스 자체를 반대한다”며 차별과 혐오가 난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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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마을활동에 대한 ‘인정과 존중’ 오전 5시.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킨다. 아이의 아침, 도시락, 준비물 등을 챙겨야 한다. 쉽게 이부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와 실랑이를 하여 깨우고 먹이고 학교에 보내고 난 뒤 밀린 집안일을 부리나케 끝내고 9시 즈음 집을 나선다. 도서관까지 걸으며 다음주 그림책축제 참석자 섭외, 도서관 업무협의, 아이 담임선생님과의 상담 등으로 통화를 멈출 새가 없다. 도서관에 도착하면 숨 돌릴 틈도 없이 도서관 운영회의를 해야 한다. 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은 보조금사업의 정산과 다음달부터 3개월간 진행할 3기 교육프로그램의 기획안 작성이 급하다. 3개월 뒤에 도서관 임대계약을 갱신해야 하는데 보증금과 월세가 많이 오를 것 같아서 걱정이다. 운영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그림책축제 진행과 관련된 점검회의를 연다. 2시간여의 회의가 끝난 뒤 곧장 구청으로 이동해야 한다. 2시 약속이라 점심 먹을 틈도 없어서 김밥으로 요기를 한다. 구청에서 도서관 지원사업과 관련된 협의를 마친 후 축제 물품을 구매하러 움직인다. 이동하면서 모레 진행할 교육강좌의 강사와 통화한다. 물품 구매가 끝나니 어느덧 오후 4시. 도서관으로 이동하며 남편에게 아이 하교를 챙겨달라 부탁한다. 곧바로 2주 후 진행할 청소년 교육프로그램 참가자 학부모와 통화하여 상담 일정을 정했다. 구매한 물품을 도서관에 두고 바삐 집으로 이동한다. 저녁 챙겨주고 7시까지 다시 도서관으로 와서 저녁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지원사업 결산보고서 작성도 마무리해야 하고 새로운 사업의 제안서도 작성해야 한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오전 2시. 잠깐 눈을 붙이고 5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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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광장이 불편한 지식인들 높은 언덕 위 아크로폴리스에서 국정을 돌보는 높은 분들이 저 멀리 시장 한가운데 넓은 공간을 보며 저마다 입장에 따라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고 옅은 미소를 띠기도 한다. 그곳 아고라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사회와 정치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플라톤은 아고라에 모인 시민들이 못마땅했다. 그들은 어디서 이상한 소문만 듣고는 다소 까칠한 지식인을 탄핵하기도 하는 등 불세출의 철학자가 보기에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했다. 반면에 이웃 스파르타는 혹독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과두정을 펼치고 정예군을 형성하여 그리스의 패권을 잡았다. 플라톤은 이처럼 우중(愚衆)에 좌우되지 않는 철인(哲人)의 정치가 이상적이라 생각했다. 그저 이상론이었음은 역사가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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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시간차 단독’보다 심층 기사를 원한다 요즘 유난히 ‘단독’이란 단어를 많이 접한다. 언론 종사자에게는 의미가 큰 것 같지만, 단독이라는 머리를 한 기사가 특별하게 느껴진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포털이 모든 뉴스를 한곳에 모으는 상황에서 단독이라는 제목이 무슨 소용인지도 궁금하다. 곧이곧대로 풀어보면, 단독기사는 기자가 누구보다 열심히 취재하여 다른 언론사에서 인지하지 못한 사실을 밝힌 보도일 것이다. 그러함에도 단독기사가 특별하다고 느껴지지 않으니 의아한데, 아마도 단독이 붙은 기사의 충분성이나 짜임새가 부족하여 그런 것 같다. 예를 들어, 경향신문에 게재된 ‘[단독]검 “정경심 교수 남매, 이면계약서 통해 코링크 돈 횡령” 판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살펴보면 “검찰의 말에 따르면 이면계약서를 통해 10억여원을 불법적으로 횡령했다. 지분 0.99%를 얻은 후 매달 800만원을 받았다. 허위계약으로 매월 2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가 주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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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가짜뉴스로 인한 상처 요즘 언론 기사를 살펴보면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되지 않은 걸 찾기 어렵다. 그동안 쏟아낸 기사가 수십만건에 이른다는 얘기도 있다.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도 많고, 추측기사도 적지 않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신상털기나 가짜뉴스와 다를 바 없는 ‘카더라’ ‘아님 말고’ 식의 기사들을 읽고 나면 피곤과 짜증이 밀려온다. 언론을 신뢰할 수 있다면 이런 소동들이 소위 ‘알권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례를 살펴보면, 어떤 언론사는 의도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들어낸다는 의심을 거두기 어려울 정도이다. 요즘 시국에 별 관심은 얻지 못하겠지만 한 경제전문지의 이상한 기사에 대해 짚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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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마을공동체 활성화’ 자율과 간섭 사이 중고차는 왜 고장이 잦을까? 조지 애컬로프는 1970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시장에서 질이 나쁜 물건 위주로 거래된다고 결론지었다. 판매자와 달리 구매자는 차의 특성이나 성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판매자가 매긴 가격이 합당한지 확인할 방도가 없어서 ‘뽑기 운’에 기대야 하는 구매자는 평균 가격 정도를 지불하려 할 것이다. 그 가격에 좋은 차를 팔 수는 없지만 나쁜 차를 파는 걸 마다할 이유가 없으니 결국 나쁜 차만 거래된다. 이처럼 정보의 불균형이 존재하므로 합리적인 시장이 형성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연구하는 분야를 정보경제학이라고 하며, 이를 집대성한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2001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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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연대의 힘, 주택시장의 폭리를 멈추다 얼마 전, 2018년 10월23일 스톡홀름에서 열린 스웨덴의 주거 문제를 다룬 세미나 자료를 접하였다. 이웃 나라의 사례에서 서민을 위한 저렴주택을 유지하고 늘려가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 스웨덴의 대도시에서도 저렴한 주택이 부족하여 저소득층과 청년층의 경우에는 최저기준의 주택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신자유주의가 휩쓸고 간 후유증 중 하나이다. 덴마크의 사례가 흥미로웠다. 1991년 이후 건축된 주택의 ‘첫’ 임대료만 시장임대료를 인정하고, 그 외에는 임대가치 또는 합리적 유지관리비용 중 하나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임대료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면 조정을 신청할 수 있으나 허용될 수 있는 ‘합리적’인 임대료를 매우 낮게 평가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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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평가의 의미 ‘의미 없는 전공 2위’라는 말을 들었을 때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공이 2위라는 표현은 전공 성적이 2위라는 말인가? 2등이나 했는데 의미가 없다고?’ 등과 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검색을 해보고 나서 눈살이 찌푸려졌다. 미국의 한 언론이 가장 ‘쓸모없는 전공 10위’를 소개하고 있었다. 인류학 및 고고학, 영화·비디오 및 사진, 미술, 철학 및 종교, 음악, 체육, 역사, 영어영문 등이 불명예를 안았다. 실업률이 높고 연봉이 낮다는 이유였다. 반면에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은 전공은 경영학, 컴퓨터 및 정보과학, 공학, 의학, 수학 및 통계학 등이었다. 이학, 인문학, 문예의 토대 위에 실용과학이 의미가 있다는 건 좀 살아보면 깨달을 수 있는 상식이다. 잘못된 기준을 두고 평가하거나 평가를 위한 평가가 얼마나 의미 없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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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사회주택 조례에 관한 몇 가지 제안 책상 위에는 시의회에서 발주한 연구용역의 제안요청서가 놓여 있었다. 미션은 ‘사회적 경제 주체가 청년층의 주거빈곤을 개선할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청년의 주거와 빈곤만 다뤄야 할 이유가 잘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이 기회를 잘 활용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을 강조하되 전반적인 주거빈곤을 다룬다고 문제 삼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사회적 경제를 강조하는 새 시장이 당선된 것도 좋은 기회였다. 아주 단순하게 보면 주거빈곤은 소득이 주거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즉 주거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서 발생한다. 주거비용을 높이는 유력한 용의자는 주택에 끼어있는 불로소득이다. 불로소득을 걷어낸 비영리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면 문제의 호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적 경제와 비영리는 궁합이 잘 맞는 한 쌍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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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표적이 되기 시작한 사회주택 “○○일보는 전담팀까지 만들어서 다룬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얼마 전 한 지인으로부터 사회주택 비판 기사를 내기 위해 유력 보수언론이 움직인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언론을 중심으로 사회주택에 반대하려는 조직적 대응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지난 3월8일 모 경제일간지가 탐사리포트라는 형식으로 인터넷에 게재한 두 꼭지의 기사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각각 “시세 80%로 취약계층 위한다는 ‘사회주택’…달동네로 떠밀린 ‘깡통 사회주택’만 속출” “사회주택 먼저 도입한 유럽 각국, 취약계층 주거 보조금으로 선회”라는 제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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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주거문제 해결 위한 바보 같은 노력 얼마 전 이 지면을 빌려 쓴 ‘사회주택, 개미지옥에 맞서는 바보 같은 노력’이라는 글이 엉뚱하게 읽혀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가까운 지인은 개미지옥이나 바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쓸 필요가 있냐는 핀잔을 놓았다. 의도와 다른 반응이 있을 때마다 글쓰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일각에서는 불편하겠지만, 현재의 주택시장에 대해 개미지옥이라는 비판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그런데 ‘바보 같은’이라는 제목만 보였는지, 사회주택을 비판하는 글이라고 정반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어서 당혹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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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사회주택, 개미지옥에 맞서는 바보 같은 노력 몇 년 전부터 서울시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회주택 사업자에게 서울시의 토지를 빌려주는 사업이다.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여 장기간 운영하는 것이 조건이다. 얼핏 저렴한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을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서울시가 정한 조건으로는 토지를 임대하는 게 구입하는 것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 토지를 임대할 때와 구입할 때의 비용을 비교하려면 크게 토지임대료, 시장금리, 보유세, 시세차익을 검토하여야 한다. 임대하는 경우에는 토지임대료가 비용이 되며, 구입하는 경우에는 시장금리, 보유세가 비용이 되고 지가변동에 따른 시세차익이 수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