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전 대우증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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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2020년의 위치감각 올해 경제는 작년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이유는 전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상황을 맞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쓸 계획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선을 앞둔 미국은 경제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중 무역전쟁을 잠시 유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의 도움으로 러시아, 브라질 등 혼란에 빠져있던 개도국들도 다소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경기회복 전망의 핵심은 투자와 수요가 늘었다기보다는, 약발이 빠른 재정 투입으로 경기부양을 시도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디플레이션 원인이 해소된 것이 아니라 단기 땜질식 처방이라는 의미다. 이렇게 올해 세계 경기 회복을 다소 폄하하는 이유는 지금이 바로 세상의 구조적 흐름이 바뀌는 전환기이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와 한국이 위치한 곳은 과거 어떤 시기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낯선 지점이다. 세상을 구성하는 기본 가정이 파괴되고 있지만, 종결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 도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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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연말 인사 관전법 연말이 다가오면서 신문의 인사 동정란 크기가 커지고 있다. 신규로 선임되는 기업 임원들에 대한 특징과 임명 배경 등이 자세히 보도되고 있다. 올해는 경기 부진에 따른 영업실적 악화와 세대교체 분위기 등으로 인사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위기는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해결하니 위기에 처한 기업이 사람을 교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관성적으로 시행되던 연말 인사를 지양하고 이제는 과거와 다른 잣대로 접근해야 할 듯하다.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새로운 리더를 골라야 하는 이유를 되짚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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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기업들은 구조적 변화를 수용하라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기업들은 다음 해 사업계획을 수립한다. 사업계획은 국내외 경제연구소의 거시 경제 전망과 기업이 속한 산업 연구소의 전망, 그리고 기업의 여건과 경영 노하우, 경쟁 기업 동향 등을 종합해 사업 목표와 실행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요즘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과 실천계획을 짜는데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경제성장률 등 거시경제 전망은 예측 기관별로 시각 차가 크고, 산업별 전망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올해 경영 실적이 대부분 악화되었기 때문에 공세적 계획을 세우기 어려울 듯한데, 해당 산업의 기초 골격마저 완전히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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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금융은 문화다! 요즘 금융시장에 두 가지 핫 이슈가 발생했다. 국내 헤지펀드 업계 1위 라임자산운용의 메자닌 헤지펀드가 고객의 환매 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못하면서 미상환 잔액이 무려 2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두 번째 이슈는 은행권에서 판매한 독일 등 주요국 국채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고다. 투자자금 전액이 거의 날아갔거나 날아갈 예정으로 투자가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전혀 무관해 보이는 이 두 사건은 한국의 낮은 금융투자문화를 보여준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미상환 문제와 유사한 많은 사건이 IMF 외환위기 때에도 발생했다. 불법 파킹 거래, 돌려막기를 통한 수익률 평준화 등은 1990년대 국내 투자신탁사들이 흔히 저지른 불법 거래인데 이번에도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 1997년 국내 증권사와 일반 기업 등이 인도네시아 국채에 투자했던 다이아몬드펀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동남아시아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그러나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발생했던 키코(KIKO) 통화옵션계약도 문제가 되고 있는 DLF와 유사한 상품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상품들의 공통점은 외국계 투자은행의 위험은 일정 규모로 제한하고, 상대방(한국 투자가)의 손실규모를 무제한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OTC) 거래였다. 장외파생상품은 거래소가 아닌 시장 밖에서 거래 당사자 간의 사적 계약 형태로 감독이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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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경기 위기, 일본이 반면교사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물가가 하락하면서 일본형 장기 불황이나 D의 공포(디플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물가가 내리면 저금리가 정착되는 동시에 경제성장률이 하락한다. 돈을 쓰지 않고, 빌려서 투자하지도 않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런 상황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일본, 독일,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등 선진국은 물가가 하락하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에 빠졌다. 스위스는 거액 예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은행이 보관료를 받을 정도로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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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글로벌 전국시대, 원팀으로 가자 기원전 8세기에서 진나라가 통일 제국을 이룬 기원전 3세기까지 중국에서는 수많은 제후국이 전쟁을 벌인 춘추전국시대가 있었다. 일본에서도 15세기부터 임진왜란 무렵까지 100여년에 걸쳐 치열한 전쟁의 시대가 있었다. 전국시대는 말 그대로 모든 권력 집단이 생존을 놓고 싸우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 상시화되었던 시기다. 길게 보면 통일국가를 향하는 전쟁이었지만, 전쟁에 참여한 제후국들은 패배할 경우 생존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모든 전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총력전 양상을 띠었다. 중국과 일본의 전국시대는 참혹한 전쟁과 더불어 정치, 경제, 사회 구조 등 모든 것이 변하는 대 전환의 시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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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세계는 울퉁불퉁해지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제한 조치로 위기감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의 국내 정치용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좀 더 거시적 시각으로 보면 보호주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21세기의 새로운 환경으로 이해해야 한다. 냉전 종식 후 지난 30여년간의 세계는 국가 간의 장벽이 사라지는 ‘신자유주의 기반의 세계화’라는 틀 속에서 살아왔다. 자유무역이 기초환경이 되었고, 국가 간 분업체계가 활발히 진행되어 역사상 유례없는 고성장을 이어왔다. 이 시대를 찬양한 책이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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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미래 고려하지 않으면 포퓰리즘이다 저축을 하는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고 더 잘살기 위해서다. 공부를 하는 것도, 투자를 하는 것 모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국가나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성장을 위해 고민하는 것 역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애플과 같이 혁신적인 기업들은 미래의 변화만 연구하는 전담 조직이 있다. 이 조직은 5~10년 후 세상을 고민한다. 스마트폰 생산기업을 사례로 살펴보자. 이 회사의 미래 연구 조직은 2019년 현재, 5년 후인 2024년의 스마트폰에 대해 연구하고 있을 것이다. 2024년이 되면 배터리 성능이 충전 후 10일은 지속되고, 크기는 현재의 절반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가정해 보자. 개발책임자는 배터리 제조기업의 연구원, 경영자 등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연구한다. 그렇게 1년쯤 지나서 2020년이 되면 배터리 담당 연구원이 바라보는 미래는 1년이 추가된다. 2020년의 5년 후인 2025년의 관점에서 기존 연구를 보완한다. 당연히 배터리 크기는 더 줄어들고 성능도 좋아져야 한다. 이 회사는 부품별로 미래를 분해해서 유동화한 후, 다시 조립해서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에 살고 있지만, 실제 삶은 5년 후 타임머신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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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구조적 변화 외면하는 헛다리 경제학 최근 한국의 경제학계는 치열한 논쟁에 빠져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반대하는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노동소득 증가가 경제성장률과 비슷하게 증가해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현 정부의 시각을 대변하는 진보학계에서는 소득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으니 소득주도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은 어떤 통계를 어떻게 적용하느냐는 문제로 좁아진다. 자영업자의 소득을 노동소득으로 보면 소득분배가 악화된 것으로 나오고, 반대로 자영업자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보면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하지 않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이들의 논쟁을 단순화하면 ‘결국 자영업의 위기가 구조적인지? 아니면 정책실패에 따른 것인지?’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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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수축사회의 화두, 금리와 구조 전환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대해 한국의 인식은 상당히 우호적이다. 그러나 이면을 살펴보면 큰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일본은 1990년 버블이 붕괴되면서 수축사회에 진입한 이후 초저금리와 국가의 재정 투하로 경기를 부양해오고 있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의 85%인 440조엔의 돈을 작년까지 풀었다. 주가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주식을 매입해서 이미 시가총액의 4.6%(29조엔)나 보유하고 있다. 물론 시중금리는 여전히 제로(0) 수준이다. 일본의 조치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해 보면 약 1500조원을 시중에 풀고, 주식시장에도 77조원을 공급한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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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공유경제, 이제 갈등의 시작이다 최근 미국 금융시장의 관심은 약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Lyft)의 기업 공개에 쏠려있다(현지시간 3월28일). 리프트는 북미에서 차량 예약을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 기업으로, 잘 알려진 우버(Uber)의 경쟁 업체다. 이번에 리프트는 약 20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다. 우버와 리프트의 급성장으로 공유경제는 이제 예상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나 공유경제 성공의 이면에는 엄청난 갈등과 아픔도 있다. 뉴욕시의 택시면허 가격은 2014년 대비 80%나 하락했다. (그래프 참조)이 과정에서 기존 택시업계와 차량공유 업체 간 갈등으로 택시 기사 8명이 자살하기도 했다. 결국 뉴욕시는 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차량 업체들의 신규 면허 발급을 당분간 중단하고 다양한 규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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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일’이 없는데 ‘일자리’가 늘까 일자리논쟁은 이제 경제문제를 넘어 이데올로기, 양극화, 세대 갈등 등 경제 이상의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21세기 들어 역대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내걸었지만, 늘기는커녕 실질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왜 그럴까? 소비 패턴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우리는 어느 곳을 가든지 스마트폰으로 주변 맛집을 찾는다. 그리고 줄을 선 후 그 유명 맛집에서 식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옷뿐만 아니라 가구, 가전제품, 화장품, 서적의 온라인 구매 비율은 이미 20%를 넘고 있다. 최근에는 음식료품의 온라인 구매 비율이 급증하면서 가정간편식(HMR)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 등 많은 식당에서는 기계가 주문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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