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
나는 정치를 포기할 수가 없다
신문사 칼럼 연재를 덜컥 수락했지만, 글쓰기는 언제나 내 길이 아니라고 느꼈다. 나는 글이나 말이 아닌 행동으로 표출하고자 했다. 번지르르한 글과 말이 필자·화자의 삶과 괴리된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 그렇다. 경험상 인간은 대체로 그렇고 나는 그런 인간이 되기 싫었다. 그래서 글과 말은 아껴야 한다. 글말과 삶이 상반된 것도 싫고, 글말만 뱉어 놓고 행동하지 않는 것도 싫다. 글말이 앞섰다가 실천하지 못한다면 나도 내가 싫어하는 유형의 인간이 된다. 그래서 나는 이미 실행한 일에 관해 쓰고 말하거나, 내가 꼭 해야 할 일에 대해 나를 다그치기 위해 배수진을 치는 심정으로 글말을 앞서 남긴다. 이런 규칙을 세워 놓아도 가끔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뱉기도 한다. 예컨대 기자회견에 초청받아 연대 발언을 할 때 종종 그렇다. 진심에서 우러난 말이지만 약속한 만큼 실천하지 못하면 내내 찜찜하다. 조심해도 그렇다.
경향신문ㅣ2022. 01. 25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