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신한은행 WM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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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원·달러 환율의 ‘Higher for Longer’ 다시 한번 ‘3고(高)’가 돌아왔다. 미국의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미국 금리 인하와 함께 달러는 약세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은 지난해 4분기에 기승을 부렸던 3고 현상을 완화시켰다. 그러나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은 다시금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었고, 재차 달러화를 자극하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3고가 처음 언급됐을 때가 2022년 상반기였다. 2년 동안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3고 현상에 금융시장 역시 피로감을 느끼는 듯하다. 특히 3고 중에서도 원·달러 환율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재차 장중 1400원을 넘어서는 등 원·달러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원·달러 환율은 1050~1250원에서 장기 박스권을 형성하였고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될 때에도 1300원 선으로 쉽게 오르진 않았기에 1300원을 훌쩍 넘어 1400원을 건드리자 국내 경제 펀더멘털에 관한 우려까지 함께 제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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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무난했던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난 19일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폐지, -0.1%였던 기준금리를 0~0.1%로 전환했다. 아울러 10년 국채 금리가 1.0% 수준을 상회하는 것을 제어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던 YCC(Yield Curve Control) 역시 철회하며 아베노믹스 이후 진행돼오던 초완화 정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정상화의 첫걸음을 떼었다. 8년 만의 마이너스 금리 폐지이자, 200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이었던 만큼 일본은행이 느끼는 부담은 상당했을 것이다. 이외에도 일본은행에는 과거 통화 정책 정상화 실패라는 무게 역시 부담이었을 것이다. 버블 붕괴 이후 제로 금리를 유지하던 일본은행은 2000년 8월 경기 회복의 징후와 함께 물가 상승 시그널이 나타나자 전격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의 닷컴 버블 붕괴와 9·11테러 등으로 인해 진행된 경기 침체의 파고 속에서 수개월 내 제로 금리로 되돌려야 했다. 2007년 2월 금리 인상 이후 불과 1년 후에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쳐오면서 일본은행은 다시금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대규모 완화 정책으로도 부족, 언급되었던 마이너스 금리와 YCC까지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 ‘성급한 출구 전략의 실패’의 교과서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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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과 변동성 최근 투자자들과 환율에 관한 대화를 하다보면 지난해와는 다소 달라진 점을 발견한다. 지난해 질문이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될 것 같나요?”였다면, 올해는 “환율이 언제쯤 내려올까요?”가 대부분이다. 전자는 환율의 오르내림, 즉 방향성을 특정하고 있지 않다. 반면 후자는 환율의 하락을 전제하고 그 시기를 묻는 질문이다. 질문이 바뀐 이유는 가시권에 들어온 미국의 금리 인하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달러 보유 시 얻을 수 있는 이자 보상을 의미하는데, 금리가 인하되면 달러 보유 매력이 낮아지며 달러 약세의 개연성을 높인다. 그렇지만 단순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만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기정사실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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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두 가지 목표(dual mandate)를 갖고 있다. 문제는 이 두 가지 목표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고용이 강해져서 임금이 오르게 되면 물가를 자극하게 된다. 물가를 제어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실물 경제가 둔화되어 실업률이 높아지기에 고용 시장을 냉각시키게 된다. 이론적으로 모순으로 보이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만큼 연준의 통화 정책에는 상당한 신중함이 묻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1월 초 댈러스 연준의 로리 로건 총재는 현재 연준이 진행하고 있는 긴축 프로그램 중 하나인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고자 연준이 진행했던 대표적 돈 풀기 프로그램인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의 반대 개념으로 당시에 풀렸던 자금을 매월 950억달러씩 회수하던 현재의 페이스를 줄여나가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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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더욱 강해진 동상이몽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시장에 상당한 서프라이즈를 던져주었다. 2022년 3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 연준은 FOMC에서 단 한차례도 기준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내비친 적이 없었는데, 지난 12월 FOMC에서 현재와 같은 물가 안정세가 이어진다면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그리고 향후 금리 인하 플랜을 담는 점 도표(Dot Plot)에서 2024년 말까지 3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예시하며 이제 금리 인하 사이클로의 태세 전환, 즉 피벗(pivot·금리 방향 전환)의 가능성을 높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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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연준이 직면한 신뢰의 문제 지난 11월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주식시장은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한때 5%를 넘어서며 시장의 우려를 낳았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큰 폭으로 주저앉으며 4.3%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 역시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 130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판단한 시장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투자에 기인한다. 11월 FOMC에서 연준은 5.0%에 육박하는 국채 금리가 실물경제에 긴축 효과를 강화한다는 점을 근거로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함을 강조한다.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시그널을 읽어낸 시장 참여자들은 수일 후 둔화돼가는 미국의 고용시장과 소비자물가지수를 만나게 된다. 신중한 연준과 둔화되는 성장, 그리고 약해지는 인플레이션의 조합을 보면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끝났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그렇다면 지난 2~3년간 금융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물가와 고금리는 끝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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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연준이 풀어야 하는 고차방정식 최근 “금리가 이렇게 높아졌으니 상당한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요?”와 같은 질문을 종종 받게 된다. 금리가 높아지게 되면 이자부담이 높아지면서 소비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경제 주체들에게는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금리가 급격하게,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레벨까지 오르게 된 경우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금리가 올라서 이자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경제의 성장이 강하다면, 그리고 경제 주체들이 더욱 많은 소득을 만들어내고 있다면 높은 금리 레벨도 견뎌낼 수 있는 내성이 생겨나게 된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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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미국 연준과 금융시장의 ‘동상이몽’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5.25~5.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시기에 기준금리 동결이라면 금융시장 입장에선 한결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호재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지난 9월 FOMC에서 연준은 향후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몇 가지 시그널을 던져주었다. FOMC는 연간 8차례 열리는데, 그중 3, 6, 9, 12월 회의에서는 ‘경제전망요약(SEP)’을 발표한다. 말 그대로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요약이 나오는 것인데, 연준 위원들이 보는 향후 성장·물가·기준금리 등에 대한 전망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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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지금 미국 금리는 높은 수준인가 최근 투자자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상당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머지않아 기준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금의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이어서 실물경제를 둔화시키고, 재정 적자가 엄청난 정부의 부채 부담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미국 금융시장에서도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연준이 금리 인하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전망은 현재 5%가 넘는 미국 기준금리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데서 기인한다. 여기서 본질적인 질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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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경계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을 나타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2% 상승)에 바짝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빠른 속도로 안정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 이전에 목표치에 이를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기대감을 확대 해석하며 “인플레이션이 사실상 끝났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물가 상승 국면이 거의 종료된 만큼 이제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연준이 적극적인 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지며 자산시장에 열기를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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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출렁이는 외환시장, 언제 잠잠해지나 최근 외환시장을 보면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흐름들이 자주 나타나곤 한다. 장중 한때 900원을 밑돌면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원·엔 환율, 달러당 7.2위안을 훌쩍 넘어선 채 상당기간 이어지고 있는 위안화의 약세 등이 대표적이다. 엔화와 위안화 이상으로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원·달러 환율인데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양쪽 방향으로 수시로 흔들리는 이른바 ‘변동성 높은’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달러당 1440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초 122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4월에는 달러당 1340원 수준을 노크하다가 재차 1270원으로 하락하는 등 1300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흔들린다는 것은 환율의 상승과 하락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상승과 하락 요인을 하나씩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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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아직 끝나지 않은 금리 인상 사이클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2022년 3월 0%를 시작으로 2022년 6월 5~5.25%까지 기준금리 레벨을 끌어올렸다.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이며, 금리 인상의 속도는 1980년대 이후 가장 빨랐다. 과거 대비 높은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었고, 속도 역시 빨라진 만큼 예상치 못한 충격이 가해졌다. 이에 연준은 속도 조절뿐 아니라 기준금리의 정점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그 일환으로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이번 금리 동결을 실제로 멈춰서기 위한 ‘동결(Pause)’로 봐야 하는지, 한 차례 쉬고 이후 추가 인상을 이어가기 위한 ‘동결(Skip)’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왜 같은 금리 동결을 두고 “이제는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Pause’와 추가 인상을 하기 위한 일시 정지라는 ‘Skip’으로 나뉘는 것일까? 연준 내부에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매파’와 추가 인상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비둘기파’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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