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건영
신한은행 WM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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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급격한 환율 상승이 부담스러운 이유 새해 경제 전망에 대한 질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환율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워낙 환율의 상승세가 가파르고, 대내외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불확실하다 보니 외환위기, 혹은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들도 함께 받곤 한다. 최근의 국내 경제 여건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1997년이나,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급격한 위기의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이다. 우선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국내 금융기관의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한국은행은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단기 유동성 공급을 원활하게 유지,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데 목적을 둔다. 4150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외환보유액과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무역흑자는 달러 유동성 위기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그러나 언급한 것처럼 급격한 경제위기의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은 상당한 불안 요인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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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1기 때와 달라진 트럼프의 관세 정책 지난 11월6일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1개월여가 지났다. 그동안 하나둘씩 트럼프 캠프 측에서 구상하고 있는 각종 정책안들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다. 지난 11월 말경 트럼프는 취임 직후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에 해당되는 국가들, 즉 미국을 제외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불법 이민과 마약 밀수를 빌미로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관세를 앞세워 미국의 마약 및 이민 문제를 다른 국가에서 해결할 것을 압박했다. 이에 캐나다와 멕시코 모두 전향적으로 해당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고율 관세의 부담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 1기에 무역 적자의 완화를 위해 관세가 활용되었다면 이번에는 마약, 이민 등 일견 관련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이슈 해결에 관세가 중요한 레버리지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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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높은 환율 변동을 보는 시각 지난 9월 달러당 1300원 선 초반까지 큰 폭 하락했던 달러화가 재차 고개를 들면서 미국 대선 직후에는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서는 등 재차 강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달러 보유 매력을 낮춰 약달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영향으로 9월 미국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의 빅컷을 단행한 직후 원·달러 환율은 큰 폭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11월 FOMC에서 0.25%포인트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큰 폭으로 뛰어오르면서 9월 기준금리 인하 이전 때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무엇이 환율의 이런 높은 변동성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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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중국 부양책을 바라보는 시각 코로나19 사태라는 경제 암흑기를 지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역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보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강한 봉쇄를 진행하였고, 그로 인해 중국 경기는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과거부터 중국은 경기가 부진한 시기에 대규모 부채를 일으키며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지원, 난국을 극복해왔다. 그러나 주거용 부동산 버블 및 지방 정부의 과도한 부채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확산되며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부진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부양 스탠스로 일관해왔다. 과거 일본은 급격한 부동산 버블 및 부채의 팽창을 용인했다가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30년’을 겪었던 바 있는데, 중국 역시 일본과 같은 행보를 이어가는 데 대한 우려가 상당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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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한국은행의 딜레마 “금리 인하 사이클의 도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조기에 안정된 스위스를 필두로 해서 캐나다, 스웨덴, 유럽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했고, 미국 연준 역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이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고려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물가 상승률이 있다. 지금 한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를 기록하며 한국은행이 목표로 한 2%에 다다른 상황이다. 물론 명절을 전후해 나타날 수 있는 신선식품 가격의 상승이나 예기치 못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물가 상승률이 소폭 높아지는 경우를 감안하더라도 과거 금리 인상기에 비해 국내 물가 압력이 완화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에 한국은행 총재 역시 물가를 감안한다면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때가 되었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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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블랙 먼데이가 남긴 것 지난 8월5일 월요일,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기록적인 충격이 찾아왔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는데, 일본 엔화는 이례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100엔당 965원 수준까지 치솟았고, 기록적인 강세를 이어가던 일본 주식시장은 하루에 12% 이상 폭락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하루에 6% 이상 급락하면서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서킷브레이커까지 걸리는 등 그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이에 언론에서는 이를 “블랙 먼데이”로 기록했다. 무엇이 이런 거대한 충격을 몰고 왔던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를 주목하고 있다. 단어가 다소 생소한데, 가운데에 있는 캐리라는 표현은 채권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자 수익을 말한다. 채권 투자의 기본 중 하나는 저금리에 돈을 빌려 고금리에 투자하는 것이다. 일본은 초저금리 국가의 대표 격인데, 일본에서 끊임없이 저금리에 공급되는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 특히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한 미국과 같은 국가에 투자하면 상당한 금리의 차이를 이익으로 얻을 수 있다. 그런 저금리인 엔화로 돈을 조달해 이자 차익을 얻기 위해 거래를 하는 것, 이를 엔 캐리 트레이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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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금융시장에서 항상 들어맞는 법칙 “지금 금융시장을 볼 때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무엇인가요?”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다보면 흔하게 받는 질문이다.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때그때 다르다”고 대답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금융시장의 환경과 이벤트가 계속해서 바뀌는데 항구적으로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존재할 수 없다. 참고로 코로나19가 창궐하던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특히 미국의 확진자 수)가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누구도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후에는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이 이슈였던 만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관심을 받았고, 최근에는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실업률이 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결국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가장 중요한 지표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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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다이먼 회장의 인사이트 최근 한 세미나에서 JP모건 CEO인 제이미 다이먼의 인터뷰 내용에 대한 나의 의견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다이먼 회장은 미국 (시장)금리가 8%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질문이었다. 실제 다이먼 회장이 인터뷰에서 8%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정확하게는 향후 미국 금리가 2~8%의 넓은 범위 안에 위치할 수 있고, 이에 JP모건은 이런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말하고 있었다. 제이미 다이먼은 미래의 특정 금리를 예측해서 이에 맞춰 기업을 이끄는 인물이 아니라 다양한 리스크 시나리오들을 감안, 신중한 경영을 하는 인물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그리고 지난해 은행위기 당시에도 현명한 위기 대응과 부실 금융기관 인수 등을 통해 JP모건의 위상을 높여왔는데, 이런 다양한 리스크를 시나리오별로 사전에 준비하는 그의 인사이트가 빛을 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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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인플레이션 고착화가 무서운 이유 5월 중순에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분기 내내 금융 시장의 우려를 모았던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는 데 있어서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 중 가장 입김이 세다고 알려진 월러 이사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해 C+라는 학점을 부여하며 “나쁘지는 않지만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그 이전 3개월 연속 이어진 물가 우려에 비해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4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끈적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그대로 묻어났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여러 가지 항목을 담고 있는데, 크게는 상품 물가, 주거비 물가, 그리고 서비스 물가라는 세 가지 대분류로 접근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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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원·달러 환율의 ‘Higher for Longer’ 다시 한번 ‘3고(高)’가 돌아왔다. 미국의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미국 금리 인하와 함께 달러는 약세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은 지난해 4분기에 기승을 부렸던 3고 현상을 완화시켰다. 그러나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은 다시금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었고, 재차 달러화를 자극하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3고가 처음 언급됐을 때가 2022년 상반기였다. 2년 동안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3고 현상에 금융시장 역시 피로감을 느끼는 듯하다. 특히 3고 중에서도 원·달러 환율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재차 장중 1400원을 넘어서는 등 원·달러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원·달러 환율은 1050~1250원에서 장기 박스권을 형성하였고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될 때에도 1300원 선으로 쉽게 오르진 않았기에 1300원을 훌쩍 넘어 1400원을 건드리자 국내 경제 펀더멘털에 관한 우려까지 함께 제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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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무난했던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난 19일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폐지, -0.1%였던 기준금리를 0~0.1%로 전환했다. 아울러 10년 국채 금리가 1.0% 수준을 상회하는 것을 제어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던 YCC(Yield Curve Control) 역시 철회하며 아베노믹스 이후 진행돼오던 초완화 정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정상화의 첫걸음을 떼었다. 8년 만의 마이너스 금리 폐지이자, 200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이었던 만큼 일본은행이 느끼는 부담은 상당했을 것이다. 이외에도 일본은행에는 과거 통화 정책 정상화 실패라는 무게 역시 부담이었을 것이다. 버블 붕괴 이후 제로 금리를 유지하던 일본은행은 2000년 8월 경기 회복의 징후와 함께 물가 상승 시그널이 나타나자 전격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의 닷컴 버블 붕괴와 9·11테러 등으로 인해 진행된 경기 침체의 파고 속에서 수개월 내 제로 금리로 되돌려야 했다. 2007년 2월 금리 인상 이후 불과 1년 후에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쳐오면서 일본은행은 다시금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대규모 완화 정책으로도 부족, 언급되었던 마이너스 금리와 YCC까지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 ‘성급한 출구 전략의 실패’의 교과서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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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의 경제읽기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과 변동성 최근 투자자들과 환율에 관한 대화를 하다보면 지난해와는 다소 달라진 점을 발견한다. 지난해 질문이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될 것 같나요?”였다면, 올해는 “환율이 언제쯤 내려올까요?”가 대부분이다. 전자는 환율의 오르내림, 즉 방향성을 특정하고 있지 않다. 반면 후자는 환율의 하락을 전제하고 그 시기를 묻는 질문이다. 질문이 바뀐 이유는 가시권에 들어온 미국의 금리 인하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달러 보유 시 얻을 수 있는 이자 보상을 의미하는데, 금리가 인하되면 달러 보유 매력이 낮아지며 달러 약세의 개연성을 높인다. 그렇지만 단순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만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기정사실화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