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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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국가 간 부의 차이를 연구해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다론 아제모을루·사이먼 존슨 교수, 시카고대 제임스 로빈슨 교수 3인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국가 번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정치·경제 등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고전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자유무역을 번영의 열쇠로 설명했다면, 이들은 제도가 부를 창출한다고 본다. -
여적 ‘정의로운 전환’과 실업 영국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인 잉글랜드 노팅엄셔의 랫클리프온소어 발전소가 지난달 30일 문을 닫았다. 1882년 세계 최초로 석탄발전소를 건설한 영국에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먼저 석탄 발전을 포기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2036년까지 전국의 석탄화력발전소 58기 가운데 28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키로 했다. 내년 충남 태안 1·2호기를 시작으로 석탄발전소가 줄지어 폐쇄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발전소 노동자들이다. 지역경제 타격도 불가피하다. -
여적 꿈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몸이 굉장히 좋아 보인다. 비결이 무엇인가.” 2022년 10월 ‘X(옛 트위터)’에 질문이 올라오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두 단어로 답했다. “단식. 그리고 위고비.” 후덕한 몸매였던 머스크가 13.6㎏을 감량했다고 밝히면서 위고비는 비만치료제로 명성을 얻었다.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모델 킴 카다시안 등도 이 약으로 감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
“거대한 왕조가 수십년 지배…축구협회, 고쳐쓰기엔 너무 늦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했다. 현재 서강대 교육대학원에서 미래의 체육선생님들을 가르치고 있다. 선수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멘털코치로도 활동한다. 스포츠 선수의 성폭력 문제를 다룬 논문 ‘한국에서 핸드볼 선수로 살아가기’를 발표한 바 있다. 2019년 스포츠계 미투 사태 이후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해 출범한 ‘스포츠혁신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다. 한국 사회 스포츠 분야 최초의 시민단체인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와 스포츠인권연구소 상임위원,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워크북 <스포츠 인권을 만나다>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
여적 어느 10대 여성의 죽음 친구를 배웅하고 귀가하던 밤이었다. 전남 순천시에서 여성이 3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모르는 사람이에요. 저 좀 살려주세요.’ 이 여성은 이 말을 남기고 의식을 잃었다. 그러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수능을 준비하던 여성이 그렇게 떠나고 말았다. 겨우 17세였다. 지난 26일 범행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엔 한 남성이 대로변을 걷는 여성을 빠른 걸음으로 따라잡더니 등 뒤에서 수차례 공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거리에서 배회하다 체포된 남성은 혼자 소주 4병을 마신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
여적 캣 레이디 로버트 앤슨 하인라인의 소설 <여름으로 가는 문>에는 고양이에 대한 재미있는 찬사가 있다. “고양이에 대한 의례는 외교 의전보다 더 까다롭다”는 것이다. 애묘인 하인라인은 인간이 고양이를 세심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대를 풍미한 작가나 예술가들 중 고양이를 각별히 사랑한 ‘캣 맨’은 이 밖에도 많다. 그러나 고양이 애호가가 많은 서양에서도 유독 ‘캣 레이디’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이 말은 보통 아이를 낳지 않고 고양이만 키우는 중년 독신 여성을 비하할 때 쓴다.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을 좋아한다면 종종 등장하는 ‘크레이지 캣 레이디’를 알고 있을 것이다. -
여적 ‘여권 통문의날’과 딥페이크 성착취 1898년 9월8일자 황성신문은 논설을 빼고 그 자리에 ‘별보(別報)’를 실었다. “하도 놀라고 신기하여 우리 논설을 빼고 아래에 기재하노라”라는 설명을 달았는데, 그 놀라운 일은 서울 북촌 양반 여성들의 ‘여학교설시통문(女學校設始通文)’(여권통문) 발표였다. 여성의 평등한 교육권과 경제 활동 참여권(직업권), 정치 참여권(참정권) 주장이 주된 내용이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윤 대통령, ‘대한민국 임시정부’ 공식 호칭 두고 왜 ‘상해 임정’이라 하나” 독립운동사·임시정부를 연구한 역사학자로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 백범 김구기념관 백범학술원 원장을 지냈다. 단국대 사학과 교수로 정년 퇴직한 뒤 2021년 제12대 독립기념관장을 맡아 이달 초 퇴임했다. 1993년 월봉저작상을 받은 <한국 광복군 연구>는 국내 학계에서 처음으로 광복군 출신 생존자 인터뷰와 미발굴 사료를 집대성해 광복군의 역사적 실체를 밝혀낸 역작으로 꼽힌다.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4월13일에서 11일로 바로잡는 데도 역할을 했다. 저서로는 <민족과 국가를 위해 살다간 지도자 김구> <역사농단-1948년 건국론과 건국절> 등이 있다. -
여적 위안부 기림의 날 “아무한테도 말 안 할 거야. 방직공장 다녀왔다 그래야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두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눈길>에서 영애는 종분에게 참혹한 과거를 알리는 대신 침묵하겠다고 한다. 혼자 살아남은 종분 역시 이 사실을 숨기고 사는 건 마찬가지다. 성폭력 사실을 수치스럽게 여기던 한국 문화에서 실제로 많은 생존 피해자들이 소리를 내지 못했다. -
여적 남북의 올림픽 셀카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경기장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의 오성홍기가 올라가고, 양옆으로 태극기와 인공기가 게양됐다. 중국·북한·한국의 혼합복식 선수들이 금·은·동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나란히 선 것이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다 같이 찍은 셀카였다. 한국 임종훈 선수가 스마트폰을 들고 신유빈, 중국 왕추친·쑨잉사, 북한 리정식·김금용 선수와 한 화면에 잡히도록 손을 뻗자 모두 휴대폰을 바라봤다. 쑨잉사의 제안으로 자리까지 바꿔가며 여러 번 촬영했다. 리정식은 다소 굳은 표정이었으나 김금용은 미소를 지었다. 그 뒤에 선 한국·중국 선수들의 환한 미소가 어우러지며 역사에 남을 멋진 한 컷이 만들어졌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교제폭력엔 명확한 전조 증상…‘강압적 통제’ 범죄로 처벌해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여성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여성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소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2017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을 거쳐 현재는 입법조사연구관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최근에는 ‘너 같은 피해자를 본 적이 없다’ ‘성폭력 피해자를 처벌하다’ 등 성폭력 무고를 연구하고 글을 썼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여성운동의 흐름과 역사를 담아 출간한 <누가 여성을 죽이는가> 공동 필자로 참여했다. -
여적 ‘초연결’이라는 위험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들의 화면이 파랗게 바뀌더니 이내 먹통으로 변했다. 세계 곳곳의 공항에서 PC와 연결된 체크인 카운터에 ‘블루스크린’이 뜨면서 발권과 탑승수속이 중단됐다. 금융기관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입출금과 결제가 불가능해졌고, 슈퍼마켓과 응급실까지 문을 닫는 등 일상 대부분에서 차질이 발생했다. 지난 19일 전 세계를 대혼란에 빠뜨린 ‘죽음의 블루스크린’ 사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