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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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학교가기 두려운 중국인 유학생들 12·3 불법 계엄 사태를 계기로 대학가에서 번지는 혐중 정서가 심상치 않다. 대통령 윤석열 측이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들고 나온 ‘부정 선거 의혹’과 ‘중국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황당무계한 음모론이 결합하면서 혐중 정서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탄핵 반대 서명운동 동참해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중국인 부정선거 개입설’ ‘중국인 간첩설’ 등이 담겼다. 지난달 26일 이화여대 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극우 유튜버들이 학생들에게 ‘너 중국인이지’ ‘간첩이 곳곳에 있다’ 등 혐오 발언을 내뱉었다. 윤석열 지지자들의 ‘마녀사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
여적 미-우 정상의 ‘난투 외교’ 니키타 흐루쇼프 구 소련 공산당 서기장(1894∼1971)에겐 전설적인 일화가 따라다닌다. 흐루쇼프는 1960년 10월12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다 구두를 벗어들고 연단을 두들기는 해프닝을 벌였다. 필리핀 대표가 소련 강제수용소를 비난하자 흥분해서 그랬다지만, 그의 행동은 무례한 소련 외교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훗날 ‘구두’ 사진이 조작된 것으로 판명났고, 신뢰할 만한 증언도 없다. 변하지 않는 건 흐루쇼프가 외교 무대에서 충분히 무례했다는 점이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백강혁 같은 의사 만들기 힘든 현실…혼자가 아닌 팀을 길러야죠” 골절 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과장을 맡고 있다. 골절·만성골수염 등을 진료한다. 대한골절학회장과 국제골절치료연구학회 아시아·태평양 교육위원회 의장 등 국내외 주요 학회 임원으로 활동했다. 독자 개발한 경골 고평부 후외측 골절 수술법으로 2021년 미국정형외과학회 골절 분야 ‘최우수 수술술기 비디오상’을 수상했다. 직접 고안한 대퇴골 근위부 골절 치료법은 국제골절치료연구학회 표준수술법으로 채택됐다. 2014년 ‘고려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설립을 주도했고, 지금까지 국내 외상 전문의를 육성하고 있다. -
여적 비동의 강간죄 ‘노 민스 노 룰’은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표했는데도 성관계가 이뤄졌다면 성범죄로 간주해야 한다는 규범이다. 더 나아가 ‘예스 민스 예스 룰’은 상대방의 ‘동의’가 있어야만 합의된 성관계로 본다. 미국 일부 주와 캐나다·유럽 등에선 이 룰을 성폭력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 1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예스 민스 예스’ 원칙을 적용해 성범죄를 처벌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졌다. 비록 ‘9시간의 촌극’으로 끝나긴 했지만, 여성가족부도 2023년 1월 ‘비동의강간죄’를 추진하려고 하긴 했다. -
여적 길원옥 할머니의 ‘희망’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는 열세 살에 중국 만주 위안소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해방을 맞은 후 조선으로 돌아왔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강제로 불임 시술을 당해 아기도 가질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누구에게도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지 못했던 길 할머니는 일흔한 살이 돼서야 용기를 냈다. 과거 자신이 겪은 참혹한 실상을 알리기로 한 것이다. 그는 1998년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로 신고한 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알리는 활동에 힘을 쏟았다. 수요시위와 일본 순회 집회에서 수차례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2012년에는 김복동 할머니 등과 함께 세계 전쟁피해 여성을 돕기 위한 ‘나비기금’을 만들었다. 길 할머니가 어렵게 꺼내놓은 증언들은 음악과 책이 됐다. 2017년 ‘길원옥의 평화’라는 음반이 나왔고, 이듬해 그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라는 소설이 출간되기도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요시모토 하나코, 군인들이 나를 그렇게 불렀어”라며 그 이름이 안 잊힌다고 했다. -
여적 ‘비정규직 백화점’ 방송사 “사는 게 너무너무 피곤합니다.”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가 지난해 9월 세상을 등지면서 남긴 말이다. 오씨는 휴대전화에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유족이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담긴 유서를 발견하고, 동료 직원을 상대로 소송을 낸 사실이 보도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오씨는 2021년 5월 MBC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다. 이듬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기상캐스터 편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즈음 오씨와 그의 동기를 뺀 ‘MBC 기상캐스터 4인 단톡방’이 생겼고, 괴롭힘이 이어졌다는 게 유족의 주장이다. -
여적 복종과 불복종 #“증언하지 않겠다.”(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시키는 거 다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명단을 보니까 그거는 안 되겠더라.”(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선포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이 전 장관은 증인선서도 거부하고, 대부분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고도의 통치행위”라면서 국민 억장을 무너지게 할 때와는 딴판이었다. 계엄에 반기를 들었던 홍 전 차장은 달랐다. 그의 증언에 다들 속이 뚫리지 않았을까 싶다. -
여적 도둑맞은 ‘저항권’ 대통령 윤석열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 때 ‘국민 저항권’이란 말이 돌았다. 이들은 저항권이랍시고 법원을 무법천지로 만들었다. 지난 19일 이들이 “이젠 전쟁이야. 국민 저항권이야”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유튜브에 생중계됐다. 극우세력 집회에서도 같은 말이 나왔다. 전광훈 목사는 “국민 저항권이 발동됐기 때문에 우리가 윤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
여적 기술산업복합체 한국전쟁을 정전으로 이끈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퇴임을 앞둔 1961년 1월17일 고별 연설을 했다.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거대하고 음험한 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그 위협은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라고 지적했다. 군산복합체란 정부와 군, 군수업체, 학계의 상호의존 체계를 말한다. 그는 군산복합체의 부당한 영향력에 맞서려면 미국의 군사력이 세계 평화에만 쓰이도록 국민이 감시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광장 밝힌 2030 여성들…그들은 말합니다, 우린 늘 여기 있었다고”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총선시민연대에 참여하면서 시민운동에 첫발을 들였다.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촉구하는 이 운동은 당시 ‘바꿔!’ 열풍을 불러오며 반향을 일으켰다. 이듬해 참여연대에 들어가 정치개혁·국회감시·검찰감시·사법개혁 등 권력감시 활동을 했고, 2022년 사무처장에 임명됐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전까지는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위원장으로, 매주 탄핵 촉구 집회 기획·준비에 힘을 보태고 있다. -
여적 김건희 논문 표절 “돋보이려 한 욕심.” “그것도 죄라면 죄.” 2021년 12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는 ‘허위 이력’ 의혹을 인정했지만, 결혼 전 일까지 검증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가짜 이력으로 대학 겸임교수를 한 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가. 그런데도 윤 후보는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라는 말로 부인을 감쌌다. 혹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이듯, 해명은 황당했고 의혹은 커졌다. -
여적 건강수명 9년 격차 조선 실학자 이익이 <성호사설>에 ‘노인십요’(老人十拗)라는 글을 썼다. 그가 묘사한 노인이 겪는 열 가지 좌절은 이렇다. 대낮에 꾸벅꾸벅 졸음이 오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으며, 울 때는 눈물이 없고, 웃을 때는 눈물이 흐른다. 30년 전 일은 기억해도 눈앞의 일은 문득 잊어버리며, 고기를 먹으면 뱃속에 들어가는 것이 없어도 모두 이 사이에 낀다. 흰 얼굴은 도리어 검어지고 검은 머리는 도리어 희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