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영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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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김성태, 진정 계약직의 눈물을 알았다면 2018년 11월9일, 김성태 의원은 노동조합의 고용 세습을 근절하자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당시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의 고용 세습 논란이 있었고 그가 제안한 법안은 노동조합원의 친·인척을 우선 채용하는 것을 금지하자는 내용이었다. 고용의 ‘민주성’과 ‘공정성’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 법안 발의 동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공동 발의자 110인 중에는 현재 강원랜드 채용 비리로 수사를 받은 권성동 의원도 있다. 그리고 2019년 7월30일, 김성태 의원은 KT 채용 비리와 관련한 기자회견장에서 ‘딸에게 파견 계약직을 권하는 아버지가 몇이나 있냐’며 부정(父情)을 호소했지만 채용 청탁은 부정(否定)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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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권성동을 단죄하고 청탁금지법 개정하라 권성동을 잡아가라. 권성동에게 청탁을 받아 부정하게 채용을 실행한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렇다면 이를 부탁한 권성동이야말로 구속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권성동이 무죄를 받아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관철하고 싶다면 사법부는 자기 쇄신할 능력이 애초부터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인정하기 싫다면 권성동을 잡아가라. 그리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는 약속으로 증명하라. 더 이상 당신들의 무능력을 탓하는 것만으로 이 사건을 끝내지 않을 것이다. 다수의 청탁과 조직적인 명단 관리, 광범위한 점수 조작으로 인해 자기 실력으로 지원한 사람은 합격이 불가능할 정도였다는 내용이 1심 판결문에 적혀 있음에도 권성동은 무죄다. 공정 사회의 원칙을 무너뜨렸다거나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우습게 알고 있다는 식의 말로 채용 비리를 설명해보았자 청년을 팔아 감성을 자극하기만 하는 구호로 쓰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취업을 준비했던 청년 당사자의 입으로 채용 비리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블라인드 채용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피해자 구제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마냥 구는 태도에 지친 지 오래다. 그들에게는 사회의 원칙과 누군가의 삶을 헤집어놓았다는 사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을 알아버렸다. 이젠 청탁금지법으로 현직 의원을 구속할 수 있는지, 단순한 징계 이상의 처벌이 가능한지, 오·남용되는 지역구 의원의 권력을 어떻게 감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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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채용비리는 정경유착이 쓴 장편서사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2016년도 발언이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잠잠해질 겁니다.” 2015년에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의 대사이다. 2015년은 <베테랑>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해이기도 하다. 영화가 과장된 줄 알았더니 현실을 그대로 고증한 셈이었다는 시민들의 냉소와, 부패한 권력에 정의감 하나로 맞선 형사가 승리하는 이야기에 열광한 관객의 쾌감 사이에는 선명한 교집합이 있다. 우리는 부패한 권력이 일상적으로 부정을 저지르는 일에 익숙해져 있지만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기에 그들이 언젠가 충분한 징벌을 받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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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이제는 다르게 살아도 괜찮다 한 커뮤니티에 노인은 젊을 때가 좋았다고, 퇴사를 한 중년은 일할 때가 좋았다고, 일하는 청년은 학생일 때가 좋았다고 이야기한다며 당신의 인생은 언제나 좋은 때에 있다고 응원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감동을 받았다거나 위로가 된다는 호응의 물결을 기대했겠지만 댓글은 냉소로 가득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인생은 힘들어진다는 거잖아요’라는 역설적인 댓글에 수많은 추천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 저 말이 맞다고 낄낄댔지만 자조적인 웃음 속에선 정곡을 찔려 아픈 내색만 보일 뿐이었다. 갑작스러운 고백이지만 요즘 무너져가는 일상을 오롯이 느끼고 있다. 하나뿐인 집을 팔아 전세를 들어 살 집을 구해야 하고, 생계를 책임지게 되어 일을 그만두려던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자연스레 복학을 예정했던 학교에 돌아갈 수 없게 됐다. 삶이 조금 버거워졌다고 느낄 때마다 하나씩 다가올 예정된 불행이 떠올라 모든 의욕이 꺾이고야 말았다. 그럴 때면 타인의 불행과 비교해가며 내 처지를 위로하진 말겠다는 다짐도 무너졌다. 고작 이런 불행 앞에서도 힘들어 죽겠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다들 어떻게 참고 살아가는지 모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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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청년들에 좌절감 심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 힘들다는 사람을 앞에 두고 흔히 저지르는 무례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듯하다. 첫째, ‘네가 그런 일로 힘들면 나는 얼마나 힘들 것 같니’로 시작되는 불행 겨루기 대결. 한마디도 지지 않으려 온 힘을 다해 나의 처지를 설명하고 나면 승자는 온데간데없고 미심쩍은 패배감만 느껴질 뿐이다. 둘째,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지나면 별일 아니더라고’로 끝나는 꼰대적 냉소주의. 그의 가르침에 따르면 모든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주기 때문에 고민할수록 자괴감만 느껴질 뿐이다. 마지막으로 ‘나도 다 이해하는데 네가 조금만 참아보면 안될까’로 어르고 달래는 게 끝이라 생각하는 상대까지 만나고 나면 우리는 영영 서로의 고통을 나눌 수 없겠구나 하는 무력감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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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건강 양극화로 이어지는 노동 양극화 처음에는 재수 없게 땀띠와 감기몸살이 함께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허리께에서 시작된 수포와 통증이 온몸으로 번지고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며칠 아침을 울면서 출근했고, 퇴근해서는 울면서 잠들었다. 그제야 내가 대상포진에 걸렸음을 알았다. 병원에서는 한 달을 먹고 자기만 하며 쉬라 권고했지만 회사에 병가를 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새 일터에 출근한 지 한 달 만의 일이었고, 나는 인사고과에 따라 3개월마다 재계약되는 파견직 노동자였다. 제때 쉬지 못해 후유증으로 신경통이 남았다. 자칫 재계약이 되지 않을까 싶은 불안함에 아파도 출근을 선택해야만 했던 것의 대가였다. 이런 불안정한 고용 형태는 개인에게 아픔을 감내하는 것만이 아닌 죽음을 감내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김모군과 컨베이어벨트를 청소하던 김용균씨가 죽었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던 위험한 작업장은 동시에 정규직 전환이란 희망의 갈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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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학생이 대학의 돈줄인가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여느 때와 다름없는 똑같은 하루인데도 잘 보내고 싶은 마음에 괜히 조급해진다. 일년을 마무리하는 특별한 의식을 치러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지난 364일을 빠짐없이 기록해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런 사람이 있는 반면에 벌써 2019년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 대표들이다. 대학가는 얼마 전 총학생회 선거를 마무리 짓자마자 2019년도 등록금 산정을 위해 각개전투에 돌입했다. 등심위는 학생으로부터 받는 등록금을 비롯한 기타 수익 등을 어떤 사업에 지출할지를 의결한다. 1년의 사업틀을 만들 뿐만 아니라 교육 주체들의 이해를 나누고 교육권의 방향까지 논의할 수 있는 회의체이기도 하다. 학교와 총학생회 사이의 온도차가 느껴지기도 한다. 학우들에게 보고할 첫 활동이다보니 당선의 기쁨도 즐기지 못한 채 등록금 인상 여부를 두고 팽팽한 긴장감에 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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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레진코믹스의 제로섬을 멈춰라 시간은 비는데 할 일이 딱히 생각나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웹툰을 찾아본다. 2시간 동안 약 70회의 웹툰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한 회 분량의 만화를 그리는 데에 작가는 몇 시간을 공들일까. 몇십 시간에 걸쳐 완성해도 독자가 정독하는 데에는 2분 남짓이 걸릴 뿐이다. 엄지손가락으로 무심히 스크롤을 내리는 독자를 보며 작가가 느끼는 보람이란 무엇인 걸까. 한때 만화가를 꿈꿨던 내가 감히 예상하건대 재미있었다거나 다음회가 기대된다는 댓글이 달렸을 때, 높은 평점을 받을 때, 본인이 의도한 대로 작품이 흘러갈 때, 무엇보다 ‘나의 작품’을 무사히 완결지었을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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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적반하장 판결’에 유감 지금 바로 여기, 한국의 법 테두리 안에서 채용비리를 저지른 국회의원은 무죄, 그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청년 활동가는 유죄를 받는다. 2013년 중소기업진흥공단 공채가 있었다. 36명의 신입사원을 뽑는 시험에 45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공공기관이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시대에 125 대 1이란 경쟁률은 놀랄 일도 아니지만 2299등을 하던 황모씨가 합격 발표 전날 36등으로 순위가 조정되어 합격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충분히 놀라울 만했다. 결국 꼬리가 밟혔다. 황씨의 점수를 무리하게 조정하고 외부위원의 반발에도 최종 합격시킨 정황이 드러났다. 법정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던 중진공 박철규 전 이사장은 최경환 의원의 채용 청탁이 사실임을 진술했다. 최종 합격 발표 전날 최 의원과의 독대에서 ‘황씨는 불합격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도 최 의원은 ‘내가 결혼도 시킨 아이인데 그냥 채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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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진짜 ‘반값 등록금’을 위하여 솔직하게 적겠다. 2945만4432원. 필자의 대학 생활 영수증의 총액이다. 세부 내용을 공개하면 이렇다. 8학기 중 학자금 대출을 받은 6학기의 등록금과 생활비 대출 총액은 2953만9000원으로, 국가장학금으로 받은 150만9071원을 제하고 나면 2802만9929원의 원금이 남는다. 여기에 142만4503원의 이자를 더하면 3000만원에서 54만5568원 모자란 2945만4432원이다. 또 하나, 든든학자금은 상환기준소득(2018년 기준 2013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원금 상환 의무는 없어도 이자가 계속 쌓인다. 그러니 내게도 3000만원이라는 고지가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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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공존 못하는 우리의 ‘공정성과 평등’ “요즘 청년들이 힘들다지만 우리 중년들도 똑같이 힘들거든요.” 부모님 세대 앞에서 청년 문제에 대해 강연할 때 받았던 질문은 이렇게 시작됐다. 양극화된 소득과 지속가능하지 않은 일자리, 적은 소득에 비해 과하게 지출되는 집세와 대출금, 제도권 정치 안에서 과소 대표되어 발언권조차 없는 현실, 젠더 불평등과 수도권 밖에서 살아가는 지역 청년의 한계까지…. 이쯤이면 충분히 얘기했다 싶었던 강연의 끝에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이 부단히 힘들다 넋두리를 한 21세기 청년과 21세기에는 중년이 되어버린 20세기 청년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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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연대’라는 보험 익숙한 고독이 자리 잡는 새벽,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보려던 영화로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선택한 것은 크나큰 실수였다. 영화는 비극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다니엘은 심장병으로 인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어 질병 수당을 신청하지만 자신의 병세를 제대로 증명하지 못해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장의 생활비가 급하기에 구직 수당을 신청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탓에 신청서를 작성하는 일은 너무나도 어렵고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몸을 이끌고 구직 활동을 증명하는 일은 너무나도 위험하다. 결국 그는 질병 수당 재심사 소송을 앞두고 심장병으로 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