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정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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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직설 ‘3시 STOP!’ 캠페인의 메시지 2016년 10월24일 오후 2시38분. 여성 수천명이 아이슬란드의 거리로 뛰쳐나왔다. 남성에 비해 평균 14~18% 적은 임금을 받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임금격차로 보자면 여성들은 매일 2시38분 이후부터는 공짜로 일하고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이어서 11월7일 오후 4시34분에는 프랑스 여성들이 손에서 일을 내려놓았다. 성별임금격차 15.5%를 기준으로 봤을 때, 여성들은 이날, 이 시간부터 연말까지 무급 노동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항변이었다. ‘이퀄 페이 데이(Equal Pay Day·동일임금의 날)’로 불리는 이 시위는 같은 해 11월10일 영국으로도 이어졌다. 이뿐 아니다. 호주의 한 대학 여성 모임은 ‘페미니스트 주간’을 맞아 임금격차분을 반영하여 남성에게는 컵케이크를 더 비싸게 파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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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직설 영화계 ‘남성 카르텔’을 부숴라 얼마 전 영화계에서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15세 관람가로 알고 출연을 결정한 여배우 ㄱ은 부부강간 장면을 촬영하면서 상대역인 남배우 ㄴ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남배우 ㄴ은 “표정연기 등을 통해 강간상황을 암시한다”는 합의된 수위를 넘어 여배우 ㄱ의 상의와 속옷을 찢고 어깨를 주먹으로 가격했으며, 여러 신체 부위를 더듬었다. 여배우 ㄱ은 이를 신고했고, 검찰은 남배우 ㄴ을 강제추행치상으로 기소했다. 그런데 법원은 그가 연기에 “과몰입”한 것뿐이라며 무죄를 선고한다. 더 문제적인 것은 감독이 여배우 ㄱ 몰래 남배우 ㄴ에게 “미친놈 같은” 강간 연기를 지시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여배우가 영화 현장에서 어떻게 대상화되고 도구화되는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