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은중
음식칼럼니스트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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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작은 계란이 ‘거인’ 트럼프 발목 잡을까 미국 트럼프 정부가 계란 파동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미국의 계란 부족은 2022년부터 번진 조류인플루엔자가 원인이다. 미국은 2022년부터 조류인플루엔자 방제를 위해 지금까지 무려 1억6000만마리의 산란계를 살처분해 계란 수급이 어려워졌다. 계란 가격은 2020년에 견줘 240% 올랐고 올해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인이 체감하는 계란 가격은 훨씬 높다. 대도시에서는 12알 가격이 10달러(약 1만4500원)를 넘어섰다. 이마저 구입이 어렵다. 그래서 계란을 실은 차가 탈취되거나 식료품점과 카페에서 계란만 훔쳐가는 절도 사건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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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혜자로움에서 지혜로움으로 ‘혜자롭다’는 편의점 도시락에 붙는 최고 수식어다. 이 형용사는 2010년쯤 배우 김혜자씨가 광고모델을 했던 한 편의점 도시락이 가성비가 뛰어나다며 누리꾼들이 만든 신조어다. 그런데 ‘혜자로운 도시락’을 실제 보면, 고기 반찬이 많다. 백종원씨가 광고모델인 다른 편의점 도시락도 비슷하다. 더 많은 고기 반찬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래서 편의점 도시락은 늘 “영양이 불균형하고 나트륨이 과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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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트럼프 2.0 시대 식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패스트푸드 사랑은 유별나다. 지난 20일 취임 첫날 그의 백악관 집무실엔 콜라버튼이 4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그는 첫 임기 때도 이 버튼을 눌러 늘 즐기던 다이어트 콜라를 마셨다. 트럼프는 하루에 다이어트 콜라 12개를 마신다. 그는 지난해 10월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 맥도널드 한 지점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감자튀김을 조리하며 “나는 맥도널드를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트럼프가 첫번째 임기에 통밀곡식과 샐러드를 강조하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학교 급식을 냉동식품과 육류로 바꾼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잔반을 줄이고 아들에게 상식적 음식을 주기로 했다”는 게 트럼프 정부 해명이었다. 트럼프 1.0 시대 식탁의 민낯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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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무알코올 와인을 따며 지난해 말 처음으로 무알코올 와인을 주문해봤다. 무알코올 와인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지만, 작년 말 뒤숭숭한 정국에도 송년 모임이 줄지 않아 몸과 마음이 피곤했기 때문이다. 연말 모임에서 주목도 받고 술도 적게 마셔볼 요량으로 무알코올 와인을 선택했던 것이다. 무알코올이어서 전자상거래를 이용해 와인을 집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어 좋았다. 기존 와인과는 다른 편리함이었다. 내가 주로 구매했던 무알코올 와인은 미국에서 만든 스파클링 로제였다. 미국 언론이 추천한 무알코올 리스트에 자주 올랐던 와인이어서 궁금하기도 했다. 가격도 1만원대로 합리적이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신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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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2025년 음식 트렌드 ‘사워도, 단백질 워터, 마이크로 레스토랑, 인공지능(AI) 요리.’ 내년에 우리 식탁에서 일어날 변화의 핵심 키워드다. ‘2025년 음식 트렌드’ 관련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내년 음식 트렌드는 개인 선택과 취향이 강조된 개별화와 음식 산업에서의 AI 적용 확대로 요약된다. 먼저 미국 최대 유기농업체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이 최근 발표한 ‘2025년 푸드 트렌드’는 지속 가능성과 건강·영양을 열쇠말로 꼽았다. 홀푸드마켓이 매년 말 공개하는 ‘푸드 트렌드’는 글로벌 식음료 업계에 영향력이 큰 보고서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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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티라미수와 쌈장 티라미수는 ‘미식천국’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저트의 하나다. 티라미수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끼얹은 과자 위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크림치즈를 올리고 코코아 가루를 뿌린 케이크다. 치즈와 코코아 가루가 만드는 대비가 세련된 데다 달콤 씁쓸한 이율배반적인 맛을 가졌다. 게다가 티라미수는 요리에 숙련되지 않은 사람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도 필요 없다. 맛도 좋고 조리법도 쉬워 전 세계 이탈리아 레스토랑뿐 아니라 카페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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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간장게장 맛의 방정식 곰삭은 향의 젓갈, 매력적인 신맛인 묵은지, 짭조름한 보리굴비. 우리 식탁의 대표적 ‘밥도둑’이다. 하지만 간장게장을 능가할 밥도둑은 없다. 특히 주황색 알(사실은 난소, 게가 진짜 알을 품은 7월은 금어기다) 품은 암꽃게로 담근 양념게장은 밥도둑을 넘어 유혹적이기까지 하다. 바다향 품은 달큰한 꽃게살과 채소·과일맛 품은 간장의 상큼함이 이루는 맛의 중첩은 간장게장을 단순한 저장음식이 아니라 미식의 범주로까지 끌어올린다. 게장 맛의 원천은 감칠맛이다. 콩이 발효되면서 나오는 아미노산과 게살의 단백질에서 나오는 아미노산이 더해진 것이다. 발효의 노련미와 갑각류 살의 신선미 조화도 뛰어나다. 간장게장은 감각적인 주황색 알뿐 아니라 치밀한 맛의 방정식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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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도쿄 장어덮밥과 연탄불고기 흔히 명품관을 백화점의 얼굴로 여긴다. 하지만 백화점 입장에서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기에 식음료 매장만 한 것이 없다. 지역별 구매력을 감안하면 전국 모든 백화점에 해외 명품 매장이 입점하긴 어렵다. F&B 매장은 이런 점에서 명품 매장보다 효율적이다. 게다가 백화점 식품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핵심 콘텐츠인 트렌디한 음식을 취급한다. 입소문을 타면 사람이 몰려 식품관은 물론 백화점 전체 매출을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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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마라탕·탕후루가 떡볶이에 큰절하는 까닭 우리나라 소비자는 까다롭다. 유행에 민감하며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전파하는 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와이파이와 SNS 강국이다. 대한민국이 패션, 영화, 자동차, 정보기술(IT) 제품의 유행을 미리 점검하는 세계적 테스트베드로 떠오른 까닭이다. 음식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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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파스타에 한식의 길을 묻다 지난 16일 나는 서울 강남의 한 식품기업에서 열린 이탈리아 파스타 기업의 ‘2024년 아시아·태평양 경연대회’ 한국 최종 예선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4월에 시작한 이 대회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8개국에서 현직 셰프 대상으로 국가별 예선을 진행했다. 각국 예선 우승자는 오는 10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결선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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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완숙 토마토 여름 ‘로튼 토마토’란 웹사이트가 있다. 영화에 대한 비평과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1998년 설립됐다. 사이트 이름은 관객들이 공연을 보다 실망스러우면 ‘썩은 토마토’를 던졌던 예전 관습에서 따왔다. 원래 토마토는 잘 썩는다. 껍질이 얇고 수분이 많기도 하지만 딴 뒤에도 계속해 숙성되는 후숙과일인 까닭도 있다. 후숙과일은 과체가 최대로 커지면서 호흡량이 급증한다. 호흡량 증가란 ‘숙성된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후숙과일이 토마토를 비롯해 사과, 배, 감, 바나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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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미래 식탁의 뉴노멀, ‘금값’ 농수산물 ‘토마토, 배추, 사과, 귤, 양배추, 김.’ 작년 7월부터 올해 5월 현재까지 가격 변동폭이 컸던 농수산물들이다. 재배 기술이 발달한 요즘 농수산물의 가격이 출렁이는 것은 대부분 이상기후 때문이다. 작년 7월 말까지 지속된 장마로 서울 근교 채소 농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토마토는 그중 하나였다. 생활협동조합의 완숙 토마토와 채소로 아침을 해결해온 나는 9월 초까지 대체품을 못 찾아 고생했다. 토마토와 채소가 아예 매대에 없는 날도 많았다. 작년 장마는 일평균 강수량 역대 1위, 누적 강수량 역대 3위 기록을 남겼다. 서울에는 20일 내내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내가 경험한 최악의 장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