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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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앤디 버넘의 2파운드 지난 20일 앤디 버넘이 영국 총리로 취임했다. 첫 연설에서 그는 “영국 정치에서 40년 만에 가장 큰 변화의 순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장기적인 계획은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장 국민에게 ‘숨 쉴 틈’을 만들어주겠다며 생활 물가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맨체스터 시장이던 버넘을 단숨에 수도 런던으로 데려온 것은 버스였다. 물리적으로 그가 이용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시장으로 재임하며 마거릿 대처 정부 시절 민영화된 버스 시스템을 공공 통제 아래로 되돌린 업적을 말한다. 그는 버스 회사의 반발과 법적 대응을 이겨내고 지방정부가 버스 운영을 통제하는 ‘비 네트워크(Bee Network)’ 개혁을 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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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선관위는 무엇을 관리하는가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논의가 촉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헌을 통해 선관위를 해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비상임위원 중심으로 중앙선관위의 구조를 바꾸겠다는 주장도 나온다. 결함 있는 구조를 바꾸고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미명하에 방치돼온 행태를 바로잡을 필요도 있지만, 이 시점에서 선관위의 본질을 따져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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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다름이 아니라 틀림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행사 당일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국가폭력을 대놓고 희화화한 것도 충격적이고,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대중을 상대하는 브랜드가 이런 프로모션을 했다는 점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정용진 회장의 사과에도 사회적 공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식의 역사 왜곡과 조롱이 처음 벌어진 사건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어떤 임계점을 넘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국에서 스타벅스 브랜드 가치가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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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우리는 이래도 괜찮을까 초등학교 운동회를 둘러싼 소음 민원이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초등학교 운동회 관련 소음 민원은 2018년 77건에서 2024년 214건으로 크게 늘었다. 경찰청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국에서 학교 운동회와 관련해 접수된 민원은 350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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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최고의 레스토랑이 남긴 질문 파인 다이닝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확산되며 레스토랑이나 셰프가 추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식재료의 풍미를 극한까지 끌어올린 창의적 요리, 그림 같은 플레이팅,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섬세한 기술과 장인정신은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레스토랑 ‘노마’ 그리고 이를 이끈 셰프 레네 레제피는 그 정점에 오른 상징적 존재였다. 미쉐린 3스타를 획득했고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다섯 번이나 1위에 올랐다. 덴마크는 미식의 변방이었지만, 지역에서 조달한 농산물, 채집과 발효를 기반으로 그들이 선보인 ‘뉴 노르딕 요리’는 파인 다이닝의 흐름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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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체험의 언어들 모두가 예상했던 것처럼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유행은 금세 끝났다. 소셜미디어를 보면, 두쫀쿠가 한창 떠오를 때도 다들 한마디씩 얹었고, 두쫀쿠 열풍이 꺼지자 왜 지속 가능하지 않았는지 분석들을 했다. 우선 ‘먹어보지 않았지만’ 혹은 ‘앞으로도 먹을 생각은 없지만’으로 시작하는 글이 꽤 있다. 먹지 않을 것이라며 먹을 것에 대해 하는 얘기라니, 두쫀쿠가 두바이산도 아니고 쿠키도 아닌 것만큼 이상하다. 젊은층이 쓰는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나 같은 아저씨들이 주로 수요 없는 긴 글을 공급하는 어느 소셜미디어라 그럴지 모르겠다. 두쫀쿠를 핑계로 유행에 관한 본인의 가치관을 설파하고 싶었으리라 이해하며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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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국가의 범죄에 대한 판단 법치주의 국가의 기초를 구성하는 원칙 중 하나는 사적 제재의 금지와 국가의 형벌권 독점이다. 그런데 국가 자체가 범죄를 하는 경우, 범죄자들이 국가 권력을 장악해 국가 조직을 범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어려운 문제가 생긴다. 막강한 공권력을 보유한 국가의 범죄는 사인의 범죄와 국면이 다르다. 사인의 범죄로 피해자의 삶에 지울 수 없는 상흔이 남는 경우도 있고 전보다 사회가 덜 안전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개인이 살면서 심각한 범죄 피해를 당할 확률보다는 그러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 범죄 문제에서 피해자 탓을 하면 안 되지만, 예컨대 소매치기 같은 잡범의 경우 개인이 주의를 기울이면 회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국가가 국민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다르다. 개인이 어떻게 해도 빠져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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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경쟁과 패자 최근 노래와 요리로 영역은 다르지만 경연 방식으로 진행되는 예능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노래는 <싱어게인 4>, 요리는 <흑백요리사 2>다. 경연인 만큼 라운드마다 생존자와 탈락자가 가려진다. 참가자들은 경연에서 이기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해 최선을 다한다. 패배해서 도전을 멈추게 되는 가수 또는 셰프는 웃으면서 경쟁자에게 축하를 보내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음이 쓰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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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위법성의 인식, 악의 평범성 작년 12월3일 비상계엄의 밤에 국회가 모든 절차를 지키면서도 지체 없이 계엄 해제를 의결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 것이다. 국회를 장악하려는 군과 경찰에 맞서 국회의사당을 사수한 보좌관과 직원들, 계엄 선포 소식을 듣자마자 여의도로 달려가 국회를 지킨 시민들이 없었다면, 계엄 해제 의결을 하기 전에 국회의원들이 끌려 나갔을지 모른다. 알지도 못하는 분들에게 큰 빚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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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어느 법무부 장관의 뒷모습 1981년부터 1986년까지 프랑스의 법무장관을 지낸 로베르 바댕테르가 10월9일 파리에 있는 판테온에 안장되었다. 그의 안장식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스 정계의 전현직 주요 인사가 모두 참석한 국가적 행사로 엄수되고 프랑스 전역에 생중계되었다. 한국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댕테르는 프랑스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한 역사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변호사로 활동하며 교도소 인질 사건을 벌인 피고인을 변호했는데, 최선을 다한 변호에도 불구하고 그 의뢰인은 1972년 사형이 확정되어 집행되었다. 이 사건의 경험으로 인해 그는 사형 위기에 처한 피고인을 변호하는 일과 사형제도 폐지 운동에 앞장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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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보통 사람들에게 설명해라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한다. 사법권의 독립 혹은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표현이 헌법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나 그 개념에 관한 논란은 접어두자. 사법개혁 논의와 관련해 지난 9월24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접견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사법부의 독립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재판이 독립돼 있어야만 국민 모두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지켜지고 또 그래야 판결의 신뢰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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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근대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원칙이다. 프랑스는 헌법 제1조에서 ‘라이시테’ 즉 비종교성을 규정한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는 국교 금지와 종교의 자유를 규정한다. 전자의 경우 종교를 사적 신앙으로 한정해 공적 영역에 대한 침투를 금지하는 데 초점이 있다면, 후자의 경우 종교의 자유에 좀 더 강조점이 있다. 예컨대 무슬림의 신념에 따른 히잡 착용이 프랑스에서는 법적 규제 대상이 되지만 미국에서는 개인의 종교적 표현이니 규제할 문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