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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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돌고래가 원고가 되는 세상 전 세계 기후소송이 2만2000건을 넘어섰다. 기후소송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을 방지하거나 이미 발생한 손실에 대해 책임을 묻는 소송으로, 최근에는 공공 과실 또는 국가 과실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가가 기후위기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에 근거해 과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달 23일 기후 헌법소원 변론이 열려,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미진해 헌법과 기본권을 침해하고 미래세대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며 정부에 항의했다. 2020년 3월 소송을 제기한 이후 4년 만에 청소년과 시민, 영유아, 법률가 등이 함께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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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나무가 성장을 멈추는 까닭 ‘정치적 견해가 달라도 기후위기 대응 공약이 마음에 들면 투표를 고려하겠다’는 유권자가 무려 60%다. 산업화가 시작되면 처음에는 경제발전만 우선시하다가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되면서 사회문제에 차차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경제발전 지수가 높다고 해서 선진국은 아니라는 뜻이다. 기후 유권자의 등장은 우리 사회가 이제 한 걸음 나아갔다는 방증이다. 친환경으로 포장한 그린워싱 정책들 사이에서 진짜 기후공약을 찾아내기 위해 기후 유권자들은 조금 더 까다로워져야 한다. 기후공약을 포함한 전체 공약에 대해 따지고 물어야 각 정당이 기후위기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진위를 분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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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우리가 얻은 것은 콘센트요 커피농장은 노예착취의 온상이었다. 브라질이 서반구 국가들 중 노예제 폐지가 가장 더디었던 이유도 커피 때문이었다. 1871년 ‘노예의 자식도 자유로운 신분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태아자유법이 선포되자 커피 재배자들과 정치인들은 노예제 폐지에 격렬히 반대했다. 1932년 엘살바도르에서는 잔혹한 노동환경을 견디지 못해 봉기가 일어났고 보복극으로 무차별 폭격 대학살이 벌어져 3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1933년 과테말라에서는 노조원, 학생, 정치 지도자를 총살하고 ‘커피와 바나나 농장주들이 일꾼들을 죽여도 처벌을 면제한다’는 법령을 공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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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스마트폰과 맞바꾼 목숨들 스마트폰은 뭘로 만들까? 플라스틱, 유리, 그리고 60여종의 금속이다. 볼리비아의 세로리코산은 무분별한 광물 채굴로 인해 무너져 내릴 위험에 처했다. 무너져 내릴 경우 시 전체가 없어질 거라고 한다. 노동자들은 규소폐증이라는 폐질환을 앓고 있는데, 평균수명이 40세에 불과하다. 공기가 희박한 해발 4600m 고도에서 어린아이들 3000명이 일한다. 아이들은 대부분 가장 좁고 깊은 곳으로 간다. 콜탄은 콩고민주공화국의 비지 광산에서 채굴하는데, 이 작업으로 인해 고릴라의 90%가 사라졌다. 이곳의 노동자들은 무장집단의 통제를 받으며 현대판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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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우리는 날씨의 미래다 2005년 북극 이누이트족의 실라 와트클라우티어는 미국을 상대로 인권침해 진정을 제기했다. “이누이트족의 삶의 방식을 망가뜨리고 경제·사회·문화·건강권을 해치는 기온과 날씨 패턴의 엄청난 변화로부터 보호될 권리, 문화적·경제적 독립성과 북극지방의 야생생물이 의존하고 있는 추위, 얼음, 동토를 지킬 수 있는 권리”를 주창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문제를 최초로 공론화한 사건이다. 녹아내린 북극의 빙하 중 4분의 1이 그린란드의 얼음이다. 기원전 2400년부터 이 지역에서 살아온 이누이트족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글루도 만들 수 없다. 단단하던 얼음이 갈라지자 그 위를 지나 이동해야 하는 일상이 무너지고, 사냥감이 없어 변경한 곡물 식단이 건강을 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