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진용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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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올 KT는 올라온다. 감독은 5월을 바라본다. 올라올 KT는 올라온다. 지난 2년간 이 명제는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지난 시즌 KT는 51경기를 치른 6월 6일까지도 3할대 승률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 전 시즌도 7월이 다되도록 승률 5할 아래에서 허덕였다. 그러나 KT는 거짓말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리그 2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2022시즌도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KT는 올해 역시 혹독한 봄을 보내는 중이다. 개막 4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며 일주일 만에 최하위로 추락했다. 24일에야 간신히 9위로 올라섰지만, 언제 다시 내려갈 지 모른다. 선발들이 고전 중이고, 불펜은 화약고가 됐다. 부상 선수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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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100승 도전 알았지만 내게도 갚을 빚이 있었다” 오늘도 8이닝, 개인 최다 11K 완벽투 KT 벤자민 KT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타이인 11삼진을 뽑아내며 24일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지난달 31일 3이닝 11실점으로 난타를 당한 한화가 상대라 더 의미 있는 승리였다. 24일 만에 완벽한 설욕에 성공한 셈. 벤자민은 이날 수원 한화전 선발로 나서 8이닝 2피안타(1홈런)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1회 첫 이닝 요나단 페라자에게 선제 1점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단 한 차례 이렇다 할 위기도 없이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지난 한화전 워낙 난타를 당한 탓에 벤자민도 남다른 각오로 이날 마운드 위에 올랐다. 벤자민은 “다시 한화를 만나기 전에 많이 노력 했고, 계획도 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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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홀린 듯 수비 실수 끝없이 이어진 악몽의 4회, 류현진이 무너졌다··· 100승 도전 오늘도 불발 불안한 수비를 등에 지고 마운드 위에서 외로이 공을 던지던 12년 전 한화 류현진을 보는 듯했다. 수준 이하의 수비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류현진도 한화도 한순간 무너졌다. 류현진의 100승 도전도 다시 미뤄졌다. 류현진이 24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실점(5자책)하고 교체됐다. 1-7로 뒤진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와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첫 2이닝 투구는 완벽했다. 삼진 2개를 곁들여 주자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손쉽게 아웃 카운트 6개를 잡았다. 요나단 페라자가 1회초 선제 1점 홈런까지 터뜨리는 등 KBO 리그 통산 100승을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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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승 도전 류현진 만나는 KT 이강철 “상대 투수는 타자들이 알아서 치는 것” 류현진의 KBO리그 100승 도전이 걸린 24일 수원KT위즈파크, 취재진이 몰려들며 KT 더그아웃도 북적였다. KT 입장에선 당연히 류현진의 100승을 막아내고, 연승을 이어가야 할 경기다. KT는 전날 한화와 접전을 벌이다 9-6으로 이겼다. 이강철 KT 감독은 ‘류현진 공략법’을 묻는 말에 “다른 팀 투수는 잘 모른다. 타자들이 알아서 치는 것”이라고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너무 힘들다”고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에이스 고영표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불펜 주축들이 고전 중이다. 마운드가 무너지며 아직 10위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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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 짧게 쥐고, 머리 자르고··· 국대 유격수의 부진 탈출 안간힘,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번 시즌 NC 김주원(22)은 부진하다. 23일까지 25경기에서 75타수 13안타, 타율 0.173에 OPS 0.601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 기준 타율이 리그 최하위, OPS는 뒤에서 5번째다. 사사구 15개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2배에 가까운 28개다. 지난해 8월 이후 13.9%까지 내려갔던 타석당 삼진율(K%)이 올 시즌엔 30.1%로 다시 올라왔다.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포스트시즌 때도 공수에서 활약하며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진 NC 돌풍을 이끌었다. 올해로 데뷔 4년 차,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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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위기, 절실했던 승리··· 그래서 더 빛났던 두산의 집중력 수면제 대리처방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감독도 선수들도 입을 모아 “경기에는 영향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그럼에도 심리적 동요를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승리가 더 절실했다. 23일 잠실 NC전, 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앞서 두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모두 파울 라인 바깥으로 벗어나 아쉬움이 남았던 주장 양석환이 6회 세 번째 타석에선 기술적인 타격으로 역전타를 때렸다. 리그 대표적인 풀히터(pull hitter·잡아당기는 타자)인 그가 바깥쪽 공을 툭 밀어서 상대 수비를 넘겼다. “평소처럼 경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중견수 정수빈은 평소와 다름없는 호수비로 상대 기를 꺾었다. NC 서호철의 잘 때린 공을 연신 걷어내며 선발 등판한 신인 최준호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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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한 달 동안 써본 투수만 10명··· 실패 거듭한 두산의 선발 실험, 이제야 희망 찾았다 두산은 지금 우울하다. 소속 선수 8명이 연루된 오재원발 수면제 대리 처방이라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성적도 신통찮다. 5할 승률을 밑돈다. 이제 시즌 초반이고 반등의 기회도 충분하지만, 더 근본적인 고민이 있다. 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당초 두산 선발진은 리그에서도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팀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다. 그래서 선발 부진이 더 뼈아팠다. · 시즌 첫 27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산은 선발 투수만 10명을 기용했다. 기존 선발들의 부진과 부상이 이어지며 수도 없이 대체 선발 실험을 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선발 돌려막기의 1번 주자로 나섰던 이영하가 지난 13일 LG전 3.1이닝 볼넷 5개를 내주고 다음날 엔트리 말소됐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지난 16, 17일 삼성전에 급하게 선발 등판했던 박소준과 김호준도 대량 실점하며 조기 강판했다. 박소준이 4이닝 5실점, 김호준이 1.2이닝 5실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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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70% 껑충…불난 마운드 왜? KBO리그 각 구단 불펜이 봄부터 휘청이고 있다. 홈런포가 쏟아져 나오면서 투수들이 쉽사리 버텨내질 못한다. 22일 현재까지 KBO 10개 구단은 도합 124경기에서 240홈런을 때려냈다. 경기당 1.94개다. 지난해 이맘때 각 구단은 125경기에서 145홈런을 쳤다. 경기당 1.16개다. 지난해 대비 올 시즌 70% 가까이 홈런이 늘었다. 홈런포가 늘어난 데 대한 다양한 해석이 이어진다. 일단은 공인구 반발력이다. 지난달 22일 KBO가 발표한 1차 수시검사 결과를 보면 공인구 평균 반발계수는 0.4208로 지난해 0.4175에 비해 소폭 올랐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이야기도 나온다. 일관된 스트라이크존에 타자들이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ABS존에 맞춰 투수들이 높은 코스 비중을 늘린 것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높은쪽 공은 조금만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도 홈런 치기 좋은 실투가 되고 만다. 예년보다 다소 이른 개막이 투수들의 시즌 초반 컨디션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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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m 대형홈런 맞고 바로 직구 승부, 20세 신인 첫 선발 맞나··· “누구한테 홈런 맞은지도 몰랐다. 상대 타자 이름도 안봤다” 스무 살 신인의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 상대는 ‘역대급’ 교타자들이 줄 잇는 NC 타선. 경기 전부터 한쪽으로 승부가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 투구가 나왔다. 두산 최준호(20)가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선발 첫 등판에서 대호투했다. 최준호는 23일 열린 잠실 NC전에 선발로 나와 5이닝 동안 1실점만 했다. 2회초 박건우에게 맞은 1점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결과도 좋았지만, 내용은 더 좋았다. 1회 박민우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출발했고, 손아섭을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며 3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후로도 위력적인 투구가 이어졌다. 박건우에게 한가운데 직구를 던졌다가 비거리 120m 대형 홈런을 맞았지만 주눅들지 않았다. 방금 직구를 던져 홈런을 맞은 신인 투수가 바로 뒷타자에게 초구부터 직구를 꽂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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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 부진도 벅찬데 오재원발 악재까지…두산, 산 넘어 산 시즌 초 부진에 허덕이는 두산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두산에서만 16시즌을 뛴 전 프로야구선수 오재원의 강요로 소속 현역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면제 대리 처방은 법적 처벌 대상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징역 5년 이하 징역형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까지 처할 수 있다. 구단은 향후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기소까지 된다면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KBO도 비슷한 입장이다. 두산 선수들은 23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외야 한편에서 둥글게 모여 분위기를 다잡는 모습이 포착됐다. 베테랑 선수 A는 “평소처럼 하자는 얘기를 했다. 짚을 건 짚어야 하겠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다를 것 없이 플레이를 해야 한다.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무거운 공기가 더그아웃에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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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더그아웃에서도 ABS 수신기 쓴다··· NC 강인권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부분, 다시는 그런 일 없어야” 23일 경기부터 KBO 각 구단은 더그아웃에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수신기를 사용한다. 지난 14일 대구 NC-삼성전에서 벌어진 초유의 ‘ABS 오심 은폐’ 사건이 발단이 됐다. NC는 당시 사태의 직접적인 피해자다. 강인권 NC 감독은 당시 현장에서 강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강 감독은 “수신기를 쓰면 아무래도 더 빠르게 수신이 될 테니 아무래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아쉬움은 다 털어냈다. 다만 미연에 방지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그렇게 되지 않았던 게 조금은 아쉽다”고 말했다. 구단마다 차이는 있지만 NC는 데이터팀에서 수신기를 착용하기로 했다. 경기 상황에 집중해야 하는 현장의 코치가 수신기까지 신경쓰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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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의 이승엽 “후배들에게 면목 없다··· 팬들 앞에서서 경기하는 데는 문제 없도록 해야 이승엽 두산 감독이 수면제 대리 처방 논란에 대해 “야구계 선배로서 후배 선수들 볼 면목이 없다”며 고개 숙였다. 이 감독은 23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모든 게 야구 선배들의 잘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두산 현역 선수 8명이 은퇴한 선배 오재원의 강요로 수면제 대리처방을 받아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구단과 KBO는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대리 처방을 받아 준 선수들은 오재원의 강요와 협박 등을 이기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이 감독은 관련 질문에 “후배 입장에서 제가 후배라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야구 선배들의 잘못’이라는 이 감독의 말은 엄격한 선·후배 관계가 작용하는 현실에서 연루된 선수들이 오재원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