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부진도 벅찬데 오재원발 악재까지…두산, 산 넘어 산

잠실 | 심진용 기자

강요·협박에 후배 8명, 수면제 대리 처방해 전달…이승엽 “면목 없다”

시즌 초 부진도 벅찬데 오재원발 악재까지…두산, 산 넘어 산

시즌 초 부진에 허덕이는 두산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두산에서만 16시즌을 뛴 전 프로야구선수 오재원의 강요로 소속 현역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면제 대리 처방은 법적 처벌 대상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징역 5년 이하 징역형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까지 처할 수 있다.

구단은 향후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기소까지 된다면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KBO도 비슷한 입장이다.

두산 선수들은 23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외야 한편에서 둥글게 모여 분위기를 다잡는 모습이 포착됐다. 베테랑 선수 A는 “평소처럼 하자는 얘기를 했다. 짚을 건 짚어야 하겠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다를 것 없이 플레이를 해야 한다.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무거운 공기가 더그아웃에 감돌았다.

이승엽 감독(사진)은 경기 전 굳은 표정으로 “야구계에 이런 일이 벌어져 우선 안타깝다”며 “(박흥식) 수석코치 주도로 미팅을 했다. 이후 문제는 구단에서 수습할 것이고, 저희는 팬분들이 경기장에 오시는 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수면제 대리 처방 과정에서 오재원의 강요와 협박이 있었다는 데 대해 이 감독은 “모든 야구계 선배들의 잘못이다”라며 “선배의 잘못으로 후배들이 그렇게 됐다. 저 역시 야구계 선배이기 때문에 후배 선수들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야구 선배들의 잘못’이라는 이 감독의 말은 엄격한 선후배 관계가 작용하는 현실에서 연루된 선수들이 오재원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대리 처방에 연루된 선수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어떻게 취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선수 중 일부는 수십 차례에 걸쳐 대리 처방을 받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연루된 선수들 가운데 다수는 2군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연루된 선수 중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도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 “현재로선 자세히 알 수 없다. 경기를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는 아직 이야기를 들은 게 없다”고 답했다.

오재원은 2003 신인 드래프트 때 두산에 입단해 2021년까지 한 팀에서 뛰었다. 2015년과 2018~2021년 주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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