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민
경향신문 기자
조망하되, 내려다보지 않겠습니다. 사회를 바꿀 제보부터 기사 오탈자 지적까지 겸허히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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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트가 전시한 죽음을 눈앞에…베일 벗은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 죽음이 전시되고 있다. 데이미언 허스트(61)는 포름알데히드 수용액이 가득 담긴 투명 수조에 상어를 담갔고(‘살아 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1991)), 백금으로 만든 두개골에 다이아몬드 8601개를 붙였으며(‘신의 사랑을 위하여’(2007)), 알약이 잔뜩 들어찬 찬장(‘무한을 위한 원형’(1998)), 죽은 소의 머리를 향해 달려들다 전기 퇴치기에 파리가 실시간으로 감전되는 모습(‘천 년’(1990))을 작품으로 선보였다. 인간이라면 필연적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때로는 노골적으로 전시하며 현대미술사에 큰 파장을 남겼다. -
법적 발굴조사 안 끝났는데…종묘 앞에 구멍 뚫은 SH공사 고발한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 사업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를 경찰에 고발했다. 세운4구역이 법적으로 매장유산 발굴조사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시추를 해 법을 위반했다는 게 이유다. 국가유산청은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SH가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매장유산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서울 헤화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
‘변화’와 ‘실천’이 변화의 도시 광주에서…16회 광주비엔날레가 온다 “1980년, 세상의 질서를 바꾸고자 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상처 입고 슬픔에도 잠겼지만 버텨내고 변화해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광주에서 변화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역사입니다.” 오는 9월5일 개막하는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주제를 발표하며 호추니엔 예술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13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16회 광주비엔날레 주제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공개했다. -
책과 삶 ‘한국 최초 만화가’ 수식어에 가려진…근대미술 설계자 이도영 한국 시사만화계 최고 권위 상인 ‘이도영 시사만화상’은 ‘한국 최초의 만화가’ 이도영(1884~1933)의 이름을 땄다. 그러나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인 저자는 “이도영은 더 이상 ‘한국 최초의 만화가’라는 수식어에 가둘 수 없는 미술가”라며 “만화는 이도영이 개창(開創)한 많은 것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고 소개한다. 이도영은 ‘대한민보’에 일제 권력자를 비판하는 시사만화를 그렸고, 교과서에도 삽화를 그렸다. 핼리 혜성의 꼬리가 지구를 통과한다며 난리가 났던 1910년 5월, 대한민보 20일자에는 혜성과 태양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그림이 있었다. 이도영이 교과서 삽화를 바탕으로 신문에까지 서구 과학지식을 전달하며 대중 계몽에 힘쓴 증거다. -
IT 메카가 된 서울 서남권에 문 연 뉴미디어 특화 공공 미술관 의류 제조업 중심의 구로공단은 어느덧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기업이 들어선 구로·가산디지털단지로 바뀌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최신 기술의 장으로 변화해 간 서울 서남권에 뉴미디어 예술에 특화된 공공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은 12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연면적 7186㎡ 규모로 공식 개관했다. 지하 2층·지상 1층인 서서울미술관은 2015년 건립 준비를 시작한 이래 10년여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서울시립미술관의 7번째 분관으로, 서서울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서울시립미술관이 세우려 한 본·분관 네트워크 체계가 완성됐다. 서울 서남권의 첫 공립미술관이자, 뉴미디어에 특화된 서울시 첫 공공미술관이기도 하다. 다수의 건축상을 받은 건축가 김찬중이 설계한 미술관은 가까운 금나래중앙공원과 경계를 최소화해 시민이 쉽게 미술관을 방문하고 뉴미디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세워졌다. -
재료와 작가가 하나 될 때, 그림과 조각이 하나 될 때, 작품이 태어난다 “나무는, 바로 나에요. 나이가 들어서는, 나의 예술이 내가 돼서, 이 속에서 어떻게 표현이 나올까. 하나가 돼서 (작품이) 나오는 거고… 그게 (젊을 때와) 다른 거 같아요.” 조각가 김윤신(91)은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11일 열린 회고전 ‘합이합일 분이분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1983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큰 나무를 전기톱으로 깎아가며 작품을 만든 김윤신은 1955년 홍익대 조각과에 입학한 이래 70년 넘게 활동한, 한국 여성 조각의 선구자다. 오랜 기간 남긴 작품이 1500여점에 이르는 데도, 새 전시에 어울리는 신작을 만들어야 한다고 서두르는 현역 작가이기도 하다. -
서울 도심에서 또다시 ‘연극적 전시’ 연 박신양 “생소하긴 할 겁니다. 불편할지, 즐거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불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배우 박신양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막한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한국 최초 연극적 전시’를 표방한 전시의 기자간담회를 연 박신양은 “연극적 시도가 특별히 대단하지는 않다”면서도 “제가 연극을 했기 때문에, 연극적 전시가 왜 좋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다. 어떤 효과를 줘서 흥미를 유발하고, 평면적이지 않은 느낌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
코 없는 코끼리가 남긴 보푸라기, 작품으로 감각하게 만들다 2023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엄정순(65)은 ‘코 없는 코끼리’를 선보였다. 전시장에 우뚝 선 높이 약 3m 대형 코끼리 조각은 보는 이가 직접 만져볼 수도 있었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엄정순은 1996년부터 사단법인 ‘우리들의 눈’을 설립하고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미술교육을 해 오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의 갤러리 학고재에서는 ‘코 없는 코끼리’의 뒷이야기 격인 엄정순의 개인전 ‘보푸라기-촉각적 사건’이 열리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에서 ‘코 없는 코끼리’를 만졌던 관객 약 50만명이 조각의 양모 부분을 만질 때 보푸라기가 묻어 나왔다. 엄정순은 이 보푸라기를 모아 세척한 뒤 색을 입히고 종이나 캔버스에 붙여 ‘무늬 없는 리듬’ 연작으로 만들었다. -
“교활한 왜적 두들겨 팰 수 있을 것”···일제 본토 침공 불사한 항일 비밀결사단 총재의 편지 “한 번 북을 울림에 교활한 왜적의 견고한 갑옷과 예리한 무기를 두들겨 팰 수가 있을 것이고…세 번 북을 울림에 동경만(東京灣·도쿄만)에서 말에게 물을 먹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항일 비밀결사 단체 조선민족대동단 총재인 김가진(1846~1922)이 대동단의 무정부장이던 박용만(1881~1928)에게 1920년 3월12일자로 보낸 편지의 일부다. 1919년 결성된 대동단은 그해 고종의 아들 의친왕 이강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참여시키려 시도했고, 제2의 독립선언서로 불리는 ‘대동단 선언’을 같은 해 11월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제 본토 침공을 꿈꾸기도 했다. -
책과 삶 매국노 이완용 ‘명필설’, 실제는? ‘매국노’ 이완용이 ‘명필’이었다는 설이 있었다. 이완용의 글씨를 “진지하게 분석하고 ‘명필’인지 아닌지 평가하는 이마저도 드문” 게 현실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하는 저자는 이완용이 “근대 한국 예술계에 끼친 영향이 적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관련 연구를 책으로 펴냈다. 이완용 전기 <일당기사>에 따르면 이완용은 1873년부터 이용희에게서 글씨를 배웠다. 이용희는 추사 김정희에게 ‘세한도’를 받은 것으로 유명한 역관 이상적의 사위로 추정된다. 이완용도 “김정희로부터 시작하는 조선 말기 서예사의 계보 안에 위치”한 것이다. 다만 저자는 이완용의 글씨가 고평가된 이유가 “이완용의 정치적·사회적 위상이 높았기 때문”이며 “이완용의 글씨를 가지거나, 그의 글씨로 된 현판을 걸 수 있었다는 것은 상당한 위세를 보증하는 징표이기도 했을 터”라고 했다. 저자는 “이완용이 글씨를 잘 쓴다는 평가가 일제강점기 이전 사료에서는 잘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한다. -
순천 송광사 침계루 등 조선 사찰누각 3건 보물 지정 전남 순천 송광사 침계루 등 조선시대 사찰누각 3건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26일 송광사 침계루와 경북 안동 봉정사 덕휘루, 경기 화성 용주사 천보루를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사찰누각은 각 사찰의 중심 불전 앞에 위치한 건물로, 신도가 모여 예불과 설법 등 행사를 진행하는 공간이다. 그만큼 중요한 공간이지만 현존하는 사찰누각 중 보물로 지정된 것은 전북 완주 화엄사 우화루 등 그간 4건에 불과했다. -
사진과 영상으로 남지 않는 몸짓이 로댕의 조각과 어울릴 때 미술관이 몸짓으로 가득 찼다. 입구에서는 미술관 직원처럼 정장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박자에 맞춰 춤추며 외친다. “This is so contemporary(이건 너무 현대적이야).” 로비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아카펠라처럼 제각기 소리를 내더니 별안간 일어나 짝을 지어 춤추듯 움직인다. 오귀스트 로댕의 청동 조각 14점 앞에서는 두 남녀가 몸짓으로 사랑을 나누며 키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