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정
서울 미양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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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안과 밖 그 많던 혁신학교는 어디 갔나 혁신학교가 무척 많았던 것처럼 제목을 붙였지만 실제로 그랬던 것은 아니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일부였다. 그중 성공한 혁신학교는 또 일부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일부의 일부에 불과했던 학교가 준 희망은 대단했다.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일들이 실현됐다. 성공한 혁신학교는 주입식·암기식·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선진국에서나 가능하다고 보았던 토론과 발표 위주의 수업을 학교 차원에서 실현했다. 강압적 생활지도에서 벗어나 학생을 존중하는 새로운 생활지도를 학교 차원에서 실현했다. 많은 사람들이 혁신학교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보았다. 그중의 한 명이 조정래 작가다. 그의 교육소설 <풀꽃도 꽃이다>에는 “여긴 지옥, 거긴 천국”이란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여기서 지옥은 일반학교, 천국은 혁신학교다. 물론 과장과 일반화가 좀 지나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정래의 소설은 어떤 사실 하나를 진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혁신학교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보았다는 그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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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안과 밖 수능 전 과목이 절대평가라면 올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가 절대평가다. 한국사는 이미 절대평가다. 다른 것들은 안 하나? 이왕 하는 것 내친김에 전부 하면 어떨까 싶다. 교육적으로 생각하면 수능은 절대평가제로 가는 것이 옳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입시는 현실이다. 수능 전체를 절대평가제로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대부분의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항상 그랬듯이 문제가 되는 것은 (최)상위권 대학입시다. 상위권 대학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입시란 결국 줄을 세우는 일이다. 줄을 세워야 합격자와 탈락자를 가릴 수 있다. 입시는 상대평가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더 냉혹한 상대평가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수능 전부가 절대평가여서 영역마다 1등급 동점자가 수만명 나오면 어떻게 될까? 줄 세우기가 어려워진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엔 수능을 활용한 학생선발 자체가 곤란해질 것이다. 상위권 대학은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대학별 본고사가 금지된 상황에서 어떤 대안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