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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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태아 성감별 1990년은 ‘백말띠’ 해였다. 말띠 여아는 팔자가 드세다는 근거 없는 속설이 기승을 부렸다. 1980년만 해도 여아 100명당 남아 105.3명으로 자연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105명)에 가깝던 신생아 성비가 1990년 116.5명으로 뛰었다. 둘째·셋째 아이로 갈수록 성비는 더 올라갔다. 둘째 아이 117.1명, 셋째 아이 193.7명이었다. 대구·경북 지역은 공포 그 자체였다. 셋째 아이 이상 성비가 대구 392.2명, 경북은 294.4명이었다. 그해 태어난 남아가 34만9617명, 여아가 30만121명이었다. 자연성비를 고려하면 1990년 한 해에만 3만명 이상의 여아가 태어나지 못한 셈이다. -
경향의 눈 숫자 너머 사람을 보라 통계청의 ‘2023년 연간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내구재(0.2%)는 소폭 늘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나 의복 같은 준내구재(-2.6%) 판매는 급감했다.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자영업자는 전년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개인사업자의 저축은행 대출 연체율은 2022년 4분기 3.31%에서 지난해 3분기 7.49%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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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한국판 우생학 부영그룹에 이어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IMM도 억대 출산장려금을 직원들에게 주기로 했다. 앞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심각한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자녀 70명 모두에게 현금 1억원을 지원하는 출산장려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연년생 자녀를 출산한 직원, 쌍둥이를 출산한 직원에게는 2억원씩 지급했다. -
경향의 눈 전두환의 교육개혁 조직에서 성과를 내는 방법의 하나는 상관과의 협력이다. 상관의 관심사를 파악해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보고서를 적절한 시점에 들이미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독재자 전두환의 영향력을 가장 잘 이용한 사람은 일군의 교육학자와 관료가 아닐까 싶다.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 학살로 주권을 찬탈했지만 전두환과 신군부 세력은 불안했다. 정국을 안정시키고 국민의 환심을 사려면 뭐든 해야 했다. 당시에도 학부모들은 자녀 과외비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 “과외만 잡아라, 그러면 대통령도 시켜준다”는 게 민심이었다. 군인들은 무지막지했다. 전 국민 과외금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고교 수준을 넘어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모든 대학을 평준화하는 방안까지 구상했다. 교육개혁을 꿈꾸는 학자와 관료에겐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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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서지현 검사의 ‘미투’ 서지현(전 검사)이 졌다. 형사도 지고 민사도 졌다.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성추행 가해자 안태근(전 검사장)은 1·2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으나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결국 무죄가 확정됐다. 형사와 별도로 서지현은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해 손해를 입었다며 안태근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21일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성추행 사건은 시효가 지났고, 안태근의 직권남용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
여적 합계출산율 0.65명 문제가 뭔지 알고 그 해답도 아는데, 해결을 못하고 상황만 더 나빠지는 사안이 있다. 우리 사회의 인구 감소 문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암울한 소식이 쏟아지더니 또 하나의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에 따르면 50년 뒤인 2072년에 태어나는 아기는 16만명이 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아기가 태어난 해는 1971년 102만4773명이다. 1972년에는 95만2780명이 태어났다. 통계청 추계대로라면 100년 사이에 신생아 출생이 5분의 1 아래로 줄어드는 셈이다. 한 명의 여성이 생애 동안 낳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내년 0.7명 밑으로 내려가고, 2025년에는 0.65명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수명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인구수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명이다. -
경향의 눈 한국의 ‘대입 배치표’ 전 세계에서 ‘대입 배치표’가 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X축엔 대학, Y축엔 커트라인. 이 단순한 사각 행렬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학벌 폐습을 응축해 보여준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50만 수험생을 한 줄로 세운다면, 배치표는 197개 대학 1만3000여 학과를 서열화한다. 국내 6개 대형 입시업체는 연중 5~6명의 실무진을 배치표 발간에 투입한다. 수능이 끝나면 난도를 예측해 원점수 기준으로 배치표를 선보이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 원점수를 표준점수로 환산하는 등 기존 자료를 보완해 최종판을 내놓는다. 제작 과정은 얼추 다음과 같다. 대학들이 공개한 성적 자료에 자체 데이터를 조합하고, 여기에 학생들의 선호도와 사회의 평판 등을 종합해 대학 순위를 정한다. 최고점이 450점 안팎인 표준점수를 1점 단위까지 세분화하고 대학별 수능 과목 반영 비율 등을 고려해 학과별 예상 합격점을 정한다. 근사하게 표현하면 ‘통계의 예술’이지만 주관적 판단은 물론이고, 업체의 이해관계도 섞여 있어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다. 왜 A대학이 B대학보다 위에 있는지, 왜 C대학 내에선 물리학과가 수학과보다 우월한지 근거가 박약하다. 근본적으로 대학과 학과의 순서를 매긴다는 게 가당한 일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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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고단한 40대 인생의 대차대조표는 간단하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지만 나이를 X축, 호주머니 사정을 Y축으로 하면 ‘적자→흑자→적자’ 흐름을 보인다. 유아기나 유년기엔 돈을 벌지 못하지만 쓰기만 하므로 적자다. 노년에도 고정 수입이 없으면 자녀의 도움을 받아야 하므로 적자다. 경제 활동을 하는 중장년 시기는 소득이 소비보다 많으므로 전체적으로 흑자를 보인다. -
여적 폴리코노미 내년엔 전 세계에서 유독 선거가 많다. 투표에 참여하는 인원이 총 40억명에 이른다고 한다. 1월엔 대만 총통 선거가 있고, 2월엔 인도네시아 대선과 총선이 있다. 3월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선이 있다. 4월엔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5월엔 인도 총선, 6월엔 유럽의회 선거, 10월엔 브라질 지방선거가 있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미국 대선은 1월15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막이 올라 11월5일 투표가 이뤄진다. -
경향의 눈 공익과 거리 먼 ‘공익의 대표자’ 이선경의 <21세기에 새로 쓴 인간불평등사>를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일반적인 처벌의 형태는 ‘2인칭’이다. 피해를 입었거나 입었다고 생각하는 당사자가 가해자에게 직접 보복을 가하는 방식이다. 2인칭 처벌은 단점이 있다. 강자에게 유리하고, 불평등과 착취를 초래한다. 개인 차원을 넘어 친·인척이나 집단이 가세하면 공동체 전체가 갈등에 휩싸이고 불행에 빠져들 수 있다. 과잉 대응과 피의 보복이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명사회일수록 ‘3인칭’ 처벌이 발달한다. 당사자 아닌 제3자가 처벌하는 시스템이다. 분노 등 감정의 영향을 당사자보다 덜 받으므로 절제되고 객관적인 처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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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생태법인’ 제주남방큰돌고래 2003년 지율 스님과 환경단체가 도롱뇽을 원고로 내세워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 중지 소송을 냈다. 이른바 ‘도롱뇽 소송’이다. 멸종위기종이자 1급수 환경지표종인 도롱뇽의 서식지 천성산을 보호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법원은 소송 당사자로서 도롱뇽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건과 재판을 수행할 능력이 없는 자연물이라는 이유였다. 2018년엔 문화재청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반대하는 산양들이 소송을 냈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패소했다. 도롱뇽이나 산양에 법인격을 부여하고 재판을 진행할 수는 없었을까. -
여적 치솟는 금값 노란 빛깔의 고체. 원자번호는 79, 원소기호는 Au. 전성(두들겨 펴기 쉬운 성질)과 연성(잡아 늘이기 쉬운 성질)이 매우 크면서도 화학 반응성은 유난히 작아 공기나 물에 부식되지 않는 금속. 고대 이집트인들이 태양의 상징으로 여기고, 최영 장군이 돌같이 여기라고 했던 것. 다름 아닌 금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은 아주 특별한 금속이다. 부와 권력의 상징이고, 가치 저장의 수단이자 안정적인 투자의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