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민
논설위원
최신기사
-
여적 검찰총장 헌법 제89조에 ‘검찰총장’이란 단어가 나온다. ‘다음 사항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으로, 16항에 ‘검찰총장·합동참모의장·각군참모총장·국립대학교총장·대사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과 국영기업체 관리자의 임명’이라고 돼 있다. 이를 근거로 검찰총장이 헌법기관이고, 개헌 없이 검찰을 해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일부 헌법학자와 검찰론자들이 있다. 그러나 검찰은 법무부 외청에 불과할 뿐 헌법기관이 아니다. 검찰론자 주장대로면 합참의장·참모총장·국립대 총장도 헌법기관이다. -
여적 재판소원·법왜곡죄 1호 사건 재판을 하다 보면 시간과 돈은 물론 건강까지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도 송사를 멈추지 못하는 건 억울함 때문일 것이다. ‘4심제’ 논란의 재판소원제가 12일 시행됐다. 예상대로 헌법재판소에 사건이 쇄도하고 있다.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의 강제퇴거명령 취소 건이다. 청구인은 난민법상 ‘인도적 체류자 지위’를 받았던 시리아 국적 A씨다. 중고차 부품 판매업을 하던 A씨는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혐의로 2023년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정부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았다. A씨는 추방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1·2·3심 모두 패소했다. A씨는 “법원 결정으로 헌법상 생명권 및 신체의 자유를 침해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오창민 칼럼 대통령은 학교에 한번 가보시라 이재명 정부에서 교육과 청소년 문제는 뒷전인 듯하다. 특별히 눈에 띄는 정책도 없고, 이재명 대통령의 그 많은 SNS 메시지에서도 이와 관련한 언급은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선 고등학교 입학생이 화재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화재 발생과 교육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사교육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강남의 낡은 아파트에 이사와 참변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경기 김포에 사는 지인은 주말마다 대치동 학원까지 고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왕복 100㎞ 길을 운전한다. 주당 50시간 넘게 일해 월 300만원을 버는 또 다른 지인은 초등학교 6학년 아이의 영어·수학 과외 등으로 120만원을 쓰고 있다. 부모는 사교육비를 대느라 허리가 휘고, 아이들은 과도한 학습에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쳤다.
-
여적 판사 지귀연 법원이 19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유죄를 인정했다. 지당하고 상식적인 판단이다. 내란 공범이자 종범 격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앞서 유죄가 선고됐다. 그런데도 많은 시민이 가슴 졸이며 이날 재판을 지켜봤다. 재판장이 다름 아닌 지귀연 판사이기 때문이었다. 3200명이 넘는 대한민국 법관 가운데 지 판사만큼 유명한 사람이 있을까. 내란 사건 본류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재판장인 그는 공판 내내 구설과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 3월7일 지 판사는 윤석열의 구속 취소를 결정해 시민들을 공황 상태로 내몰았다. 구속 기간을 날짜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동원했다. 간난신고 끝에 윤석열을 체포해 구속기소한 지 40일 만이었다. 지 판사는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범위에 내란죄가 포함돼 있지 않고, 검찰에 신병을 이전하며 인치를 거치지 않아 수사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윤석열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
오창민 칼럼 판사들의 양심이 궁금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기소된 김건희씨 재판에서 우인성 판사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 보호를 위한 형사법의 대원칙이다. 그런데 주가조작에 사용된 계좌 주인이 김씨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가 시세조종 세력과 통화한 녹취도 있다. 김씨가 실제로 돈을 댔고, 김씨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뒀다. 그럼에도 우 판사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해당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
여적 위로부터의 내란 전직 총리 한덕수를 법정구속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2·3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규정했다. 국가 헌정질서를 문란케 하는 내란은 두 종류가 있다.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위로부터의 내란이다. 전자는 권력이 없는 자가 권력을 잡기 위해 일으킨 내란이다. 후자는 권력자가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벌인 내란으로 ‘친위 쿠데타’로 부른다. -
오창민 칼럼 ‘수도권 반도체론’이 말하지 않는 것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북 새만금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통령실이 “강제로 뽑아서 옮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표현도 썼다. ‘반도체 입지’ 논쟁이 수도권 반도체론자들의 승리로 기우는 듯하다.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대항전의 모습을 띠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거둔 경이로운 실적은 반도체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 필요성을 보여준다. 그런데 국가가 땅을 대고 국민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공장을 수도권에 짓는 게 최선인지 여전히 의문이다. 수도권 반도체론자들은 새만금의 단점과 용인의 비교 우위를 강조한다. 그러나 그들은 반도체 공장의 수도권 집중이 가져올 부작용과 수도권 입지 자체의 한계와 문제에 관해선 말하지 않는다. 경북이나 전남 등 다른 비수도권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도 않는다.
-
여적 ‘집값 조작’이라는 범죄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평생의 목표이자 재산 목록 1호다. 가족과 생활하는 안식처일 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평판까지 드러낸다. 사람들이 아파트를 사기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아파트 시장은 공정하지 않다. 중고차 시장처럼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매수자가 턱없이 불리하다. 파는 사람은 물건의 시세와 장단점 등을 속속들이 알지만 사는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
오창민 칼럼 영어학계의 수능 쿠데타 한국의 초·중등 교육은 200개 남짓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항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학 이론으로 보면 학교 수업(교육과정)이 몸통이고 수능(평가)은 꼬리지만, 교육 현실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사교육은 물론이고 공교육 자체가 수능 문제 풀이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얼마나 가르칠지 결정하는 교육과정 개편을 흔히 권력투쟁에 비유하지만, 수능에 무슨 과목을 어느 정도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지 정하는 일도 그 못지않다.
-
여적 “너 때문에 다 망쳤다” “너 때문에 다 망쳤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분노한 김건희가 윤석열에게 했다는 말이다. 김건희가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게 많았는데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모두 망가졌다는 취지라고 한다. 조은석 내란특검은 김건희의 비상계엄 연루 의혹을 부정했다. 그 근거 중 하나가 이 발언이다. 특검은 김건희가 계엄에 가담했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김건희는 그날 계엄과 관련된 모임에 참석한 사실도 없다고 한다. 성형외과에 가는 등 행적도 계엄과는 동떨어졌다. 박지영 특검보는 “김건희를 보좌한 행정관과 성형외과, 관저 모임에 참석한 군인들도 조사했으나 김건희가 계엄에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여적 ‘총알받이’ 평가원장 한국에서 대학 입시만큼 휘발성이 강한 소재도 없다. 대통령 등 권력자 입장에선 대입 관리가 엄청난 ‘리스크’이고, 잘해야 본전이다. 특히 대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공정성과 엄밀성, 예측 가능성이 생명이다. 단 한 명이라도 불합리하게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입으면 안 되고, 출제·채점 과정에 털끝만 한 오류도 있어선 안 된다. 그래서 정부는 수능을 ‘외주화’하고 있다. 대기업이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것과 비슷하다. 대입 정책을 총괄하고 제도를 운용하는 부처는 교육부지만, 수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관장한다. -
여적 징역 15년 구형된 ‘V0 김건희’ ‘V0 김건희’의 1심 결심 공판이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민중기 특별검사는 “헌법 질서 내에서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고 누구도 법 밖에 존재할 수 없는데 김건희만은 대한민국 법 밖에 존재해왔고 대한민국 법 위에 서 있었다”며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건희는 일반 국민은 상상하기 어려운 특권적 행태를 보여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