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작가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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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 따로 또 같이 혼밥과 혼술이 보편화됐다. 서울의 뜨는 동네들은 대규모 연회석보다는 1~2명을 상대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예 ‘혼술 환영’을 내건 가게들도 종종 보인다. 20대의 17%, 30대는 18%가 1인 가구다. 30대도 지난 나 또한 1인 가구다. 언젠가 생각을 해봤다. 이대로 혼자 살아도 괜찮을까? 일상적인 부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살림 같은 건 충분히 가능하다. 쇼핑도 마찬가지다. 외로움을 거의 타지 않는 편인 데다가 누구 눈치도 보지 않기에 혼자서 밥도 잘 먹고 자잘한 살림도 싫지 않다. 여전히 혼자 사는 친구들도 많으니 밤이 외롭지도 않다. 유효 기간이 언제일지는 몰라도 연애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가정을 이룬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여행도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물론 이건 프리랜서의 특권이기도 하지만. 어느 나이가 되면 대학을 가야 하고 또 어느 나이가 되면 취직을 해야 하고 그리고 어느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해야 하고 결국 어느 나이가 되면 부모가 되어야 하는, 당연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당연하지 않은 인생의 매뉴얼북만 집어 던질 준비가 되어 있다면 혼자 산다는 건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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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 생활이 음악에 녹아들 때 오랜 시간 음악인들과 어울려 살며 지키는 나름의 불문율이 있다. “생활은 어떻게 하세요?”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음악만으로 먹고살 수 있는 이가 거의 없기에, 압도적으로 대다수가 다른 일을 한다.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회사를 다니거나 한다. 가르칠 수 있는 재주가 있어 레슨이나 출강을 하면 다행이다. 이런저런 사정을 들춰내는 것이 듣는 사람이나 묻는 사람이나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굳이 묻지 않는 편이다. 어느 음악인에게 그런 질문을 한 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라는 답을 들은 이후였던 것 같다. 그게 10여년 전 일이다. 그때에 비해 지금의 상황은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자신의 음악을 꿈꾸는 이들이 시장에서 설 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기획사에 들어가 아이돌이 되거나,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전해 심사위원들의 구미에 맞는 음악을 하거나 모두 스스로를 수동형으로 만든다. ‘꿈’ 같은 고상한 단어를 실천에 옮기는 순간 그의 현실에는 고행의 길이 펼쳐진다. 그게 어디 음악인만의 문제겠냐만 아무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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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 경험의 확장 ‘포켓몬고’ 연휴를 앞두고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가 한국에도 상륙했다. 지난해 여름 출시된 후 한국에서는 속초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했던 게임을 전국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거리의 풍경이 달라졌다. 연휴 첫날 동대문에서 약속을 잡았다. 1차가 끝나고 나니 주변에 갈 곳이 없었다. 날이 날이니만큼 택시도 안 잡혔다. 20분 가까이 걸어 종로3가까지 갔다. 꽤 추운 날이었다. 일행들의 불만이 없을 수가 없다. 그런데 다들 조용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긴 이동 시간 동안 포켓몬 사냥에 여념이 없었던 거다. 시내 중심가다보니 포켓몬도 꽤 많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