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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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오늘 사이비 헌터 국내 사이비 종교 연구의 개척자였던 고 탁명환 소장은 영화 <사바하>의 모티브가 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생교, 천부교, 아가동산, 통일교, 신천지, JMS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온 신흥종교들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던 그에게는 늘 위협의 그림자가 따라다녔다. 그중에는 1985년의 사제폭탄 테러, 1992년의 흉기 테러 등 치명적인 사건도 여럿 있었고, 대개는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1994년 2월18일, 탁 소장은 또 한 번의 흉기 테러를 당하고 끝내 목숨을 잃는다. 이번엔 범인이 붙잡혔다. 하지만 정말 그의 단독범행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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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오늘 청춘 호러의 새 얼굴 1998년, 영화 <여고괴담>이 처음 관객을 만났다. 겉으로는 지극히 안전해 보이는 ‘학교’라는 공간, 그 이면에 감춰진 부조리한 폭력과 10대들의 불안을 호러의 새 동력으로 삼은 이 작품은 한국 공포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봉 이후 30년 동안, 많은 호러물이 <여고괴담>의 후예를 자처했으나 세대교체라고 할 만한 혁신작은 아직 크게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독보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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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오늘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여성 캐릭터 가상의 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삼은 국내 최초의 드라마는 2006년 방영된 MBC <궁>이다. 박소희 작가의 동명만화를 영상화한 이 작품은 낯선 소재와 장르를 향한 우려에도,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성취했다. <궁>의 성공 이후 속편 격인 <궁s>(MBC·2007)를 비롯해 <더킹 투하츠>(MBC·2012), <황후의 품격>(SBS·2018), <더킹: 영원의 군주>(SBS·2020) 등 여러 편의 입헌군주제 배경 드라마가 등장했지만, 이 장르의 대표작은 변함없이 <궁>으로 기억될 정도로 그 첫 기억은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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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오늘 K컬처팬의 새로운 시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드라마월드>라는 흥미로운 작품 하나가 세상에 공개됐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라쿠텐 비키가 공개한 이 한·중·미 합작 시리즈는 출생의 비밀, 불치병, 기억상실 등 이른바 K드라마의 단골 소재와 관련 클리셰를 재치있게 비틀면서 해외 한류팬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작품은, K드라마 시청이 유일한 낙인 주인공 클레어(리브 휴슨)가 우연히 신비한 힘에 이끌려 ‘드라마월드’라는 판타지 세계로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평소 즐겨보던 K드라마의 세계관을 그대로 옮겨놓은 ‘드라마월드’가 위기에 빠진 것을 깨달은 클레어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주요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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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오늘 ‘방과후 태리쌤’ 속 공동체의 오늘 경북 문경시 용흥초등학교는 소백산맥의 수려한 산줄기에 둘러싸여 있다. 학생들 역시 학교의 자랑거리로, 빼어난 자연 풍광을 첫손에 꼽는다. 아이들 말마따나 ‘차원이 다른 단풍’이 절정에 이른 가을, 이 학교에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생겼다. 톱배우 김태리의 연극 수업에 참여하게 된 학생들이 학예회 공연까지 올리게 된 것이다. 지난 22일 방영을 시작한 tvN <방과후 태리쌤>은 바로 이 과정을 담아낸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아름다운 시골 마을, 순수한 아이들, 진정성 넘치는 출연자들 등 얼핏 봐도 ‘힐링 예능’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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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오늘 보편적 언어를 향한 여정 로맨스 장르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가장 해독하기 어려운 마음의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로맨스의 이 같은 성격을 정확히 보여준다. 남주인공 주호진(김선호)은 무려 6개 국어를 하는 다중언어 통역사임에도, ‘사랑하는 사람의 언어가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호진이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의 주인공 차무희(고윤정)는 그에게 애정을 말하면서도 결정적 순간에 숨어버리는 혼돈의 존재다. 물론 무희에게도 사정은 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분열된 무희의 마음은, 호진을 향해 다가가면서도 두려움에 주저한다. 드라마는 그렇게 자주 엇갈리는 두 남녀가 그럼에도 서로의 마음을 끊임없이 해독하려 노력하는, 로맨스의 근본적 여정을 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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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의 드라마토피아 ‘오늘’ 당신의 안부를 묻는 드라마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는 우울증을 앓는 주인공에게 그의 소꿉친구가 열심히 드라마 내용을 알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정신건강의학과 간호사인 주인공 정다은(박보영)은 가까운 환자를 자살로 떠나보내고 자신도 자살 충동에 시달리다 정신병동에 입원한 상태였다. 친구 유찬(장동윤)은 다은이 좋아하는 드라마들을 챙겨보고 면회 갈 때마다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쩌면 다은이 “다음 화가 궁금해서라도 살고 싶어질지”도 모르니까. -
김선영의 드라마토피아 진일보한 의학 윤리 국내 최초의 정신건강 의학드라마는 2014년 SBS에서 방영된 <괜찮아, 사랑이야>다. ‘위로의 대가’ 노희경 작가가 극본을 쓴 <괜찮아, 사랑이야>는 의학드라마로서 차별화된 소재를 내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정신질환을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마음의 감기”로 그려내며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에 기여했다. 주인공인 정신건강의학전문의 지해수(공효진)부터가 불안증세와 관계기피증을 지닌 인물이다. 드라마는 해수가 근무하는 병원뿐 아니라 그가 거주하는 셰어하우스에도 여러 정신질환을 지닌 인물들을 배치해 병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은 세계를 담아냈다. 소위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해체된 다양성의 세계다. -
김선영의 드라마토피아 수동적 생존에서 능동의 삶으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사진)에서 제일 먼저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당연하게도 제목이다. 역동적인 ‘액션’이 아니라 일반적인 움직임을 의미하는 단어를 택한 것은 이 작품의 비범함을 말해준다. 이 드라마는 다양한 능력을 지닌 초인들이 대거 등장하는 이야기임에도, 전형적인 슈퍼히어로물과는 거리가 있다. <무빙>의 ‘움직임’은 능력자들의 ‘배틀 액션’이라기보다 보통 사람들의 생존형 분투로 그려지며, 더 나아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버텨내는 삶 그 자체에 가깝다. -
김선영의 드라마토피아 ‘연인’이 병자호란의 역사를 그리는 방식 1636년(인조 14년) 겨울, 평화로운 마을 능군리에 첫눈이 내린다. 마을 최고령 부부의 회혼례가 열리는 날이었다. 풍악 소리의 흥겨움이 절정에 이를 무렵, 누군가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혼인 잔치가 중단되고 만다. “오랑캐가 쳐들어왔소! 오랑캐가 임금을 가두었소!” 과거 전란의 비극으로 정신을 놓아버린 듯한 백발노인은 연신 고함을 지르며 마을을 돌아다닌다. “오랑캐가 쳐들어왔으니 나라가 망했구나. 사직이 무너지겠구나. 문을 닫아라. 여인들은 낯을 감추고 사내들은 쇠를 들어라!” -
김선영의 드라마토피아 과잉 서사 시대에 재확인한 단막극 가치 매체 다변화 시대에 단막극도 변화를 모색 중이다. 가령 지상파의 유일한 단막극 시리즈인 KBS <드라마 스페셜>은 2021년부터 TV 시네마 부문을 신설하고, 극장 상영과 OTT 선공개 등 새로운 공개 방식을 선보였다. 2017년부터 꾸준히 단막극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tvN도 변화에 합류했다. 지난해 기존의 단막극 프로젝트 브랜드명이었던 <드라마 스테이지>를 <O’PENing>(이하 <오프닝>)으로 변경한 tvN은 1부작 단막극 외에도 쇼트폼과 2~4부작 등의 형식적 변화를 꾀한 바 있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오프닝 2023>에서는 TV 방영 외에도 OTT 티빙을 통해 전편을 동시 공개한 방식의 변화가 눈에 띈다. OTT로 한 작품을 접한 시청자들이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다면 바로 다른 작품을 잇따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
김선영의 드라마토피아 ‘명품 선망’이라는 시대정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매체 특성상 공생관계일 수밖에 없는 ‘인플루언서’ 소재 콘텐츠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인플루언서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2010년대 후반, 패리스 힐턴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타들의 명암을 조명했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밈>(2019), 유명 사진작가의 인스타그램 피드 하나로 ‘깜짝 스타’가 된 무명배우의 성장통을 그린 오리지널 일본 드라마 <팔로워들>(2020)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