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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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정보, 먹는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이야기하는 맛있는 글을 전해드립니다. 매주 금요일에 보내드리는 '끼니로그'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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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반가워, 달콤한 것 찾지 않는 낯선 내 모습 안녕하세요. 상도동꿀벌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여러 차례 ‘내가 사랑한 한끼’ 코너를 통해 당을 예찬해온 제가 오늘은 당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꿀벌의 배신이 되겠네요. 꿀벌이란 별명 답게 디저트, 단 음식은 저의 오랜 낙이었어요. 남들은 가끔 즐기는 디저트를 저는 지난 수년간 거의 매일 먹어왔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아메리카노와 에그타르트를 한 개씩 사는 것이 습관이었어요. 재택근무를 주로 했던 2020년에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외로움을 디저트로 해소했습니다. 지도 어플에 집 근처 베이커리들을 저장해놓고 ‘도장 깨기’ 하듯 여러 디저트를 섭렵했고요. 그해 먹은 마카롱의 수를 세었다가 200개가 넘는다는 걸 깨닫고 기겁했다는 이야기를 이전 글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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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꺾기 일삼던 사장에 대한 소심한 복수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경향신문 기자들이 필명으로 씁니다. 살면서 내 몸 안의 당 수치가 가장 높았던 때는 아마도 2012년일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다디단 사탕을 씁쓸하게 씹어먹었다. ‘복수의 사탕’이었다. 당시 나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캐나다의 한 관광도시에서 일식당 서버로 일했다. 다운타운 끄트머리에 위치한 K 일식 레스토랑은 한 달여 간의 구직 활동 끝에 구한 첫 직장이었다. 2인용 테이블 8~9개 남짓의 작은 레스토랑은 마카오 출신 이민자인 사장 M이 운영했다. M은 30대 중후반의 남성으로 초밥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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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라면 먹을래요” 물었던 크리스마스 파리의 성인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경향신문 기자들이 필명으로 씁니다. 그해 크리스마스 직전 우리는 말 그대로 파리의 길바닥에 내쳐졌다. 돈을 좀 아껴보겠다고 한국인 유학생이 며칠 비운 집을 빌리기로 했는데 로마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몇 시간이나 연착해버렸다. 비행기가 수직으로 쭉쭉 떨어지는 게 몇 번이나 느껴진 험한 비행이었다. 옆자리에 혼자 탄 프랑스 청소년이 고개를 푹 숙이고 벌벌 떠는데, 안쓰러워 손이라도 잡아주고플 정도였으니. 우리의 연락을 기다리다 지친 유학생은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아는 동생에게 열쇠를 맡겨뒀는데 그걸 건네달라는 부탁을 자정이 지난 시각에 어떻게 하겠느냐며, 약속을 안 지킨 이들에게 집을 내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밤중에 이방인을 접촉해야 하는 지인의 처지도 안타깝지만 우리야말로 이역만리에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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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믹스너츠의 바다에 빠져 죽어도 좋다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경향신문 기자들이 필명으로 씁니다. 연못을 하나 파고 믹스너츠를 가득 쏟아부은 후 그 안에서 헤엄치고 싶다. 어차피 믹스너츠에는 방부제와 각종 MSG가 가득 들어가서 쉽게 썩을 일도 없을 거다. 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고 살아야 한다면 당연히 믹스너츠를 고른다. 몇 입 먹고 질려버려 후회할 게 분명하지만 좀 쉬었다가 먹으면 또 짜릿할걸. 모든 논리를 불식하는 얄팍하고 영악한 맛. 그치만 그 정도면 평생을 걸기에 충분하다. 믹스너츠가 사람이라면 한번 만나서 얘기라도 해 보고 싶은데. 이봐요 대체 나한테 왜 이러세요. 하지만 사랑합니다. 이런 걸 애증이라고 한다지. 내가 알기로 애증은 사랑보다 지독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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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커피는 꼭두 새벽 한 잔이 제맛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경향신문 기자들이 필명으로 씁니다. 유난히 일찍 자려고 노력하는 밤이 있다.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은 날이면 그렇다. 다음날 새벽같이 일어나야 한 시라도 빨리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카페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몸으로 변해버려 오후 2시가 넘어가면 수면에 영향을 미칠까 저어하게 됐다. 그래서 커피가 너무 고픈 밤이면 얼른 잠들어버린다. “커피 더블샷에 샷 추가 해주시고요. 얼음은 빼지 말고 톨 컵에 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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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음식을 참아야만 더 나은 내가 되는 걸까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경향신문 기자들이 필명으로 씁니다. 일요일 저녁 9시. 입이 궁금해 냉장고를 열었다. 식단관리를 하고 있어 칼로리 높은 음식을 먹긴 부담스러웠다. 점심때 먹은 결혼식 뷔페 음식 때문에 속도 좋지 않았다. 주말 저녁을 즐기면서도 살찔 걱정 없는 ‘적당히 건강한 음식’ 없을까. 그때 먹다 남은 표고버섯 3개가 눈에 들어왔다. 버터에 표고버섯을 구워 맥주 한 캔과 먹어볼까? 천잰데? 달궈진 프라이팬 위로 향긋하게 올라오는 버터 냄새에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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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초코소라빵 한 개, 오직 나만의 것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경향신문 기자들이 필명으로 씁니다. 붕어빵을 꼬리부터 무는 사람과 머리부터 무는 사람. 당신은 어느 쪽인가. 나는 항상 머리부터였는데 요즘은 가끔 꼬리부터 먹어본다. 소라빵은? 통통한 윗부분부터 시작할지 꼬리부터 베어 물지 매번 고민이 된다. 문제의 소라빵과는 여름 끝 무렵 처음 만났다. 지난해 고기를 끊은 데 이어 올 초부터 동물의 알과 젖까지 식단에서 덜어냈기 때문에 웬만한 빵집에선 살 게 거의 없다. 자연히 비건 빵집을 찾아 나서는 게 살림 목록에 추가됐다. 짬이 나면 여기저기 다녀보며 단골로 삼을 데를 물색했다. 그러다 집에서 멀지 않은 한 빵집을 발견했다. 식빵부터 피자빵, 크림빵까지 없는 게 없었다. 모두 우유와 버터, 계란을 쓰지 않고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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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전자레인지 없는 부엌 생활에 고별을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경향신문 기자들이 필명으로 씁니다. 나의 부엌엔 전자레인지가 없다. 이렇게 산지 올해로 4년째다. 기숙사와 셰어하우스를 거쳐 완전한 1인 생활을 시작하면서 집에 이것저것 사들였지만, 전자레인지만은 예외였다. 전자레인지가 집에 있으면 편의점 음식만으로 매 끼니를 때울 것만 같았다. 즉석밥도 쉽게 돌릴 수 있고 식은 음식을 다시 간편하게 데울 수 있지만, 자극적인 간편식의 유혹을 이길 자신이 없어서 강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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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어차피 네가 아는 그 맛’의 무서움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아는 맛’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관점이 존재한다. “어차피 아는 맛, 뭐하러 더 먹냐” 대 “아는 맛이 더 무섭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앞의 말은 2000년대 ‘다이어트의 화신’으로 불리는 연예인들이, 뒷 말은 2010년대 중후반 ‘먹방’ 바람과 함께 인기를 얻은, 덩치 큰 연예인들이 주로 하던 말이었다. 아는 맛에 대한 두 관점 중 후자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할 듯싶다. “이게 맛있는 걸 아는데 어떻게 참을 수가 있느냐”는 자기변호의 논거가 될 수도 있지만, “음식의 배경을 알고 먹을 때 느끼는 즐거움이 더 크다”로도 쓰일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요일에 여는 미식회나, 나이 지긋한 연예인이 한국인의 밥상을 찾아다니거나, 걸어서 세계속으로 가서 음식 먹는 TV프로그램 같은 걸 찾는 게 아닐까. ‘맛있는 녀석들’로 불린 개그맨들은 어쩌면 중의적인 ‘아는 맛’의 묘미를 잘 살린 덕분에 인기를 얻었다. 아는 맛은 맛에 대한 경험으로도, 맛에 대한 지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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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세상 근심 다 녹이던 화과자와 쌉쌀한 말차의 추억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누구나 그런 영상 하나쯤 있지 않나.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수많은 콘텐츠 중 왜인지 지나치지 못하고 매번 클릭하게 되는 마성의 영상 말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 JTBC 드라마 <꽃들의 전쟁> 속 ‘화과자’ 장면이 추천 영상으로 뜨는 날이면, 홀린 듯 20분 넘는 시간을 빼앗기고 만다. <꽃들의 전쟁>은 조선 후기 인조의 후궁인 소용 조씨(김현주 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궁중 암투를 다룬 드라마다. 소용 조씨를 비롯한 후궁들은 왕의 총애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들은 온갖 음해와 모략을 서슴지 않는데, 17세기 조선이 배경인 드라마에서 난데없이 일본 전통과자가 등장하는 것도 소용 조씨의 모략 때문이다. 조씨는 세도가인 친정을 통해 독이 든 화과자를 궁에 들여와 라이벌 후궁들에게 선물한다. 승은 상궁 이씨(연미주 분)은 조씨의 갑작스러운 호의를 의심하지만 곧 화과자의 달콤함에 넘어간다. “어찌 이리 달고 맛있을꼬”를 연발하며 한 상자를 모두 비운 그는 결국 유산을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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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나는 슬플 때 미역국을 끓여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올해로 딱 서른이 됐다. 한참 덜 자란 기분인데 벌써 서른이라니. 그래도 ‘나 좀 어른 된 것 같다’ 느끼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다음날 먹을 음식들을 미리 만들어둘 때다. 한번 마음 잡고 만들어 놓으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토마토 마리네이드, 깻잎장아찌 혹은 미역국 같은 음식들. 요리 실력은 내가 사회인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 발맞춰 성장했다. 서울에 있는 언론사에 취업하면서 본격적인 자취 생활이 시작됐다. 삼겹살과 소주, 회와 소주, 꼬리찜과 소주, 감자탕과 소주… 계속되는 회식에 저녁 메뉴 선택권과 퇴근 시간 결정권을 모두 빼앗겨버린 나는 ‘속 편한 집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전날 밤까지 빨갛고 기름진 술안주들을 밀어 넣다가, 다음 날 아침 빈속에 아메리카노를 때려 붓는 막돼먹은 식습관을 더는 지속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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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덕후’ 27년차 기자의 맛집 찾는 법 안녕하세요. 매주 금요일 오전 끼니로그를 보내드리는 도토리 에디터, 최미랑 기자입니다. 이번주 끼니로그에선 ‘맛집 찾는 법’을 다뤘습니다. 앞서 종교와 음식에 관한 교양서 <성스러운 한 끼> 저자인 박경은 기자를 팟캐스트 ‘먹을 것에 진심인 사람들’에 초대해 식당 고르는 법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요. 27년째 경향신문에서 일하는 박경은 기자는 어릴 적 책 속에 나오는 음식에 대한 열망 때문에 지리학자가 되어야 할 지, 탐험가가 되어야 할지 고민했다고 할 만큼 먹을 것에 진심인 분이에요. 네이버 블로그에 ‘맛집’만 검색하던 도토리 에디터와,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한 고영님은 이날 박경은 기자의 식당 찾기 비법을 듣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합니다. 여러분께 공유하고자 그 내용을 정리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