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우
이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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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왜 국가는 외할아버지를 살해했나? 자라면서 외할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고 외할머니도 어릴 적에 돌아가셨으니 그 존재에 관해 물을 기회가 없었다. 외삼촌과 외할머니를 제외하면 외가 쪽 친척들과 관계가 거의 없었고, 돌아가신 분들 이름 짚으며 족보 따지기 좋아하던 아버지도 외할아버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워낙 가부장적인 집안이라 그런가보다 생각하며 무심한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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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지방재정 대란과 절반의 분권 중앙정부가 2024년도 지방교부금을 11조6000억원 이상 삭감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신호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앙정부에 의존하던 비수도권 지자체의 세입이 줄면 매년 증가하던 지자체의 예산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내가 사는 곳도 지방자치 실시 이후 최초로 전년 대비 본예산안 규모가 줄어서 올해 당초 예산보다 244억원이나 줄어든 예산안이 편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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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좋은 삶과 메가도시 나는 인구 300만명의 도시에서 태어나 1000만명의 도시에서 공부했고 100만명의 도시에서 아이를 기르며 일하다 5만명의 농촌으로 이주했다. 단독주택으로 이사한 첫날 우리 집 어린이는 “이제 뛰어도 돼? 소리 질러도 돼?” 물으며 집 안을 달렸다. 그때 떠나지 않고 전세 살던 아파트를 샀으면 벌써 몇억원을 벌었을 거라 타박하는 이들도 있다. 지금은 팔아도 서울 전셋집조차 구하기 어려울 가격의 집에 살지만 재테크가 이주의 이유는 아니었으니 그 말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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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금융사기 피해를 개인이 책임져야 할까 지난 추석 때 가족들이 모인 김에 집안일에 쓸 모임통장을 하나 만들었다. 연구소 계좌로 이용하던 인터넷은행에 계좌를 하나 더 만들고, 두 명에게 계좌번호를 공유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모르는 사람에게서 3만원이 입금되더니 다음날엔 또 다른 입금자명으로 50만원이 입금되고 두 시간 뒤에는 전기통신 금융사기 이용계좌로 신고돼 지급정지가 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일요일이라 다음날 아침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더니 메시지는 사실이고, 은행은 내게 다른 은행 출금도 제한될 것이라 ‘통보’했다. 영문을 알 수 없으나 나도 피해자인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결정될 수 있냐고 주장했지만, 은행은 보이스피싱 범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은행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계좌가 해킹되었을 거라 말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다른 해킹 피해가 없는데 계좌번호는 어떻게 유출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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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소설 ‘1984’를 닮아가는 한국 현실 지난 5일 참여연대는 21대 국회가 규명해야 할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대통령실의 해병대 수사 축소·외압 의혹 진상규명’, ‘관저 이전 의혹 진상규명 및 대통령실 투명성 검증’, ‘감사원·사무총장 권한 남용 진상규명’, ‘대통령 일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후속 조치 점검’, ‘일본 핵 오염수 투기 중단 요구 계획’, ‘캠프 데이비드 선언 검증·국회 동의 요구’, ‘누더기가 된 전세사기 지원대책 점검’, ‘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건 책임규명·재발 방지 대책 마련’, ‘삼성물산 불법 합병으로 인한 정부와 국민연금의 손해배상 책임 추궁’ 등이다. 국회가 풀어야 할 정치의 숙제들이 엄청나게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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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지방의 실패는 누가 책임지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끝났다. 이제 그 과정에서 드러났던 문제들을 진지하게 따져봐야 할 텐데,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런 실패가 처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파행을 거듭했던 전라남도의 포뮬러1(F1) 경기, 1000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린 경상남도의 마산로봇랜드, 수천억원을 들였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경상북도의 3대 문화권(유교·가야·신라)사업, 채권시장을 뒤흔들었던 강원도의 레고랜드 등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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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누구를 위한 관료제인가 국가공무원법 제1조는 공무원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행정의 민주적이며 능률적인 운영’을 기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실제로 공무원이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 믿는 시민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공무원이 자기 자신이나 소수의 이익에 봉사하며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일한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더 많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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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낭만이 사라진 2023년의 지방의회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의 악역들 중 한 명은 외상센터 지원예산을 결정하는 도의원이다. 이 도의원은 교통사고를 당한 아들이 병원에서 죽자 예산을 빌미로 협박하고, 이후 사고현장과 병원에서도 구급대원과 의료진을 괴롭히는 악역을 맡았다. 그리고 외상센터보다 관광지 건설사업을 추진해서 자신의 정치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까지 드러내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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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정치개혁에 필요한 건 선거제도만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여러 지역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기후위기시대 시민의 역할을 논하는 자리부터 시민권, 청소년 정치학교까지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주제는 각기 달랐지만 토론과 뒤풀이 시간에는 어김없이 현실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감과 무기력감이 토로됐다. 정치의 변화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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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정말 쌀이 문제인가 지난주에 언제까지 밥심으로 살 거냐고 묻는 다른 신문의 칼럼을 읽었다. 그 칼럼은 논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하고 그 양이 항공산업에 맞먹으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쌀 생산을 줄이자고 주장했다. 그리고 쌀 소비량이 줄어드니 생산량도 줄어야 하는데 그 조절을 시장에 맡기지 않고 정부가 수매해서 쌀 생산이 줄지 않는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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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꿀벌은 정말 실종된 걸까 작년부터 꿀벌 실종에 관한 기사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작년 3월에는 꿀벌이 70억마리 이상 사라졌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고, 올해에도 꿀벌 실종이라는 키워드로 기사를 검색하면 매우 많은 양을 볼 수 있다. 작년에 이어 양봉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기사들도 많다. 꿀벌이 줄어도 큰 피해 없다는 정부 우리 동네에서도 양봉농가의 72%가 피해를 입었고, 개체수가 절반 정도로 줄었다는 농가도 나왔다. 꿀벌의 수가 줄어들면서 과채류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꽃가루를 매개할 방법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20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양봉 꿀벌 개체 감소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정부는 피해의 조기 회복과 재발 방지에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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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무능을 적대로 감춰온 정치 이태원 참사에서 형제자매를 잃은 유가족 10인의 공동호소문 영상을 우연히 접했다. 당황스럽게도 그 호소문은 소로의 시민불복종에 실린 문장으로 시작되었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운동에서나 나올 법한 말을 사고에 희생당한 유가족의 입에서 들으니 놀라웠다. 어쩌다 유가족이 불복종을 말하게 되었을까? 유가족의 의도는 일방적으로 애도와 망각을 강요하는 정부에 맞서겠다는 것이겠지만 내 느낌으로는 더 깊은 부분을 건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