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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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한·미 관세 합의 그 이후 필자에게 2025년은 트럼프의 한국 경제 침탈에 저항하는 진보적 사회운동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오늘날 변화된 제국주의와 노동자 민중의 대안적 질서를 주제로 한 필자의 글과 말 또한 그와 같은 실천의 일환이었다. 공동 팩트시트와 양해각서로 모습을 드러낸 한·미 관세 합의 결과는 기실 충격적인 것이었다. 가령 미국이 지정한 1년짜리 사업에 한국이 100억달러를 투자한다면 이자율이 5%일 때 일차적인 회수 대상 원리금인 ‘간주배분액’은 원금 200억달러에 이자 10억달러를 더한 금액으로 정의된다. 이 210억달러가 전액 회수될 때까지 한국과 미국의 몫은 5 대 5다. 합계 2000억달러 규모의 한국 정부 투자에서 세후 현금흐름이 두 배 넘게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한국으로서는 원금조차 건질 수 없는 구조다. 그런데 이런 중대한 진실이 제대로 알려져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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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한·미 투자 양해각서의 함정 지난달 14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미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공정한 내용”이 없고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주무장관의 이런 언급에도 불구, 대세는 국익을 지켰다는 상찬이다. 이 사달을 초래한 원흉 미국에 화가 나지만, 매판 세력 국민의힘에 행여 공격의 빌미를 줄까 걱정하는 시민들의 마음에 필자도 공감한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기엔 한·미 양해각서의 내용이 너무 비극적이다. 진정으로 제4기 민주정부의 성공을 위하는 길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지면에 비해 양해각서의 문제점이 많아 현금흐름 사례 분석으로 확인되는 일부 사항만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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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차악을 윤허받아 기쁜가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민주당은 명비어천가를 부르고, 국민의힘은 아무 말 대잔치다. 내란 잔당의 정부 비난은 너무 저열해서 “한국의 우익에게는 이념이나 사상이 없다”던 어느 학자의 수년 전 비평이 새삼 떠오를 정도다. 전문성도 수권 능력도 남아 있지 않은 구체제 세력이 지금이라도 트럼프 반대 투쟁에 나선다면 최소한의 일관성은 인정해줄 만하다. 분명한 사실은, 이 말도 안 되는 120년 만의 을사국치 협상은 트럼프 제국주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최악 대신 차악을 ‘윤허’받고 기뻐하는 민주당의 자화자찬은 위선이다. ‘노 딜’이 낫다며 권력 주위를 맴돌다가, 선방했다며 태세 전환한 소위 전문가들은 참혹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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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마스가 지원법은 미국 예속법이다 이언주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12인이 발의한 ‘한·미 간 조선산업의 협력 증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일명 마스가 지원법은 겉으로는 협력을 말하지만 실제 내용은 국민 세금과 국유 자산을 미국의 군수산업 재건을 위해 일방적으로 바치도록 설계된 미국 예속법이다. 법안을 살펴보면 새 정부가 강조하는 국민주권의 원리를 훼손하며 국가의 정치적·경제적 자주성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조항들이 다수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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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경제동맹의 덫 트럼프 관세의 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은 아직은 전면적이지 않다. 관세 부과 유예와 협상 지연이 다반사였고, 물가 상승을 내다본 업체들이 미리 재고를 확보해둔 덕이다. 관세의 영향은 그 인상분이 수출 가격으로 얼마나 전가될 수 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법인데, 그동안은 수출업체들이 해외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가격을 올리는 대신 국내 공급체계 내에서 손실을 흡수해온 사정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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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관리되는 자유무역과 진보적 통상 질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초기 브레턴우즈 체제를 규율했던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은 자유무역을 지향했다. 수차례 협상을 거치며 관세 장벽은 점차 낮아졌다. 하지만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를 주도했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영향으로 당시만 해도 무역은 국가적 규제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자국의 여건과 발전 모델을 기준으로 최적의 통상 정책 조합을 찾는 과제를 중시했다. 대공황과 파시즘, 세계대전을 초래했던 20세기 초의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면서도, 개별 국민국가의 자율적인 정책 선택의 공간을 확보하려던 의도였다. 케인스가 끝내 관철시킨 자본 통제가 아니었더라면 그와 같은 관리된 자유무역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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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트럼프 관세 압박과 노동조합의 대응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7월9일에서 8월1일로 연기되었다. 트럼프는 한국 대통령 앞으로 보낸 7월7일 서한에서 “불행히도 양국 간 관계가 ‘호혜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한 속 호혜성은 국제통상 개념으로는 틀림없이 등가 교환 같은 것을 염두에 둔 용어일 터이다. 그것은 경제인류학자 마셜 살린스가 1972년 저작에서 구분한 호혜성의 유형에 따른다면 ‘균형적 호혜성’에 가깝다. 그렇다면 서한의 그 지적만큼은 타당한 듯하다. 돌아보면 한·미관계는 균형적이지 않았다. 미국이 안보와 고율 관세를 연계한 노골적 협박으로 군사적 종속국에 대해 경제적 자율성마저 앗아가려는 오늘만 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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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광장 민중은 트럼프에 반대한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막바지로 치닫던 작년 8월,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 숀 페인은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제소했다. 트럼프가 공개석상에서 파업 노동자를 해고한다고 협박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에서는 2017년 이후 젊은 세대의 노동조합 가입이 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교사 파업이 공화당 우위 지역을 휩쓰는 등 수십만 노동자들이 파업 물결에 참여했다. 지금 미국 노동운동은 쇠퇴의 기억을 뒤로하고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조직 노동에 적대적인 입장을 밝혀온 트럼프의 귀환이 미국 노동운동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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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트럼프 관세와 제국의 욕망 지난 주말 중국과 미국이 상호관세 장벽을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중·미 관세전쟁의 향방에 다시 이목이 쏠린다. 무역 금지령이나 다름없던 양국 간 엄포용 관세율은 유동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향후 트럼프 1기 수준을 기준으로 조정될 수 있어 보인다. 트럼프 2기의 급발진이 중국산 제품에 의존해온 미국 소기업들에 타격을 입히면서 민생고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그간 소비시장과 안보우산을 제공했으니 고율 관세로 값을 치르라던 동맹국들에 대한 협박도 개별 협상이 진행되면서 나라마다 양상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중·미 간에 공급사슬이 분리되는 시나리오보다는 첨단 분야의 전략적 경쟁과 기타 분야의 협업 공존이라는 낙관적 시나리오 쪽으로 기울어온 기존 인식의 재검토 필요성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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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트럼프 관세와 상호주의, 다자주의 미국 건국의 아버지 알렉산더 해밀턴의 추종자였던 19세기 경제학자 헨리 캐리는 당시 영국이 자유무역을 앞세워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관세 인상을 부르짖었다. 캐리의 주장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에 의해 연방 정책으로 채택됐다. 남북전쟁은 노예 해방이라는 허울로 장식됐지만 실상은 면화 수출에 의존하던 남부 농장주들의 반발에 따른 관세 내전이었다. 20세기 초에도 미국의 통상정책은 고립주의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공황을 심화시킨 1930년 스무트 홀리 고관세도 그 자장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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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12·3 계엄과 87년 체제 한국전쟁의 오랜 그늘에 갇혀온 한국 사회에서 군부 파시즘의 억압이 극에 달하자 민중은 6월 항쟁과 그해 7·8·9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저항했다. 그 과정의 세력 관계 변화를 배경으로 87년 체제가 등장했다. 87년 체제로의 이행은 구체제의 이완을 낳았다. 힘에 밀린 구체제 세력은 제도 정치 영역에서 민주당 계열의 집권을 허용하는 절충을 택했다. 불가능해 보였던 정권 교체는 1997년 외환위기 사태를 계기로 현실이 됐고 이후 10년간 절차적 민주주의의 진전과 남북 간 긴장 완화로 87년 체제는 안착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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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재정 개혁과 광장의 요구 지난 10일 공개된 2024년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 국세수입 실적치는 본예산 세입 전망을 30조원 넘게 하회했다. 재작년에 이은 역대급 세수 결손이었다. 2021년부터 4년간 세수 오차는 평균적으로 세입 결산 대비 15%를 넘어섰다. 이 정도면 전문가들에 의한 전망 결과라고 밝히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올해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양상을 보면 큰 규모의 세수 결손이 벌써부터 점쳐진다. 정상적으로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다면 이 정권은 결국 재정운영에 있어 역사상 가장 무책임했던 정부로 기록될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