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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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메타뷰(VIEW) ① 요조 “능력자 돼야 한다는 강박에 저항할래요” 차가운 도시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서울 홍대 앞 길모퉁이의 오두막 같은 그곳에선 따스한 기운의 노란 불빛이 은은하게 내비치고 있었다. 모퉁이를 돌아 민트색 격자무늬 유리문을 열고 마주한 7~8평 정도의 아담한 공간은 서점이라기보다 예쁜 편집숍처럼 보였다. 음반과 LP가 진열된 벽면 아래 턴테이블에선 독일 밴드 콰드로 누에보의 보사노바 재즈곡 ‘MARE(바다)’가 흘러나왔다. 크고 작은 탁상시계들과 구형 TV 등 엔틱한 소품들도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했다. 여느 서점과 달리, 책의 종류와 수량은 많지 않았다. 오로지 책방 주인인 요조(41)가 큐레이션한 서적만 판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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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10년, 박수근의 붓과 한영수의 카메라는 같은 곳을 보았다 1945년 일본의 항복과 함께 찾아온 광복의 기쁨도 잠시, 정치적 혼란과 분단에 이어 발발한 한국전쟁은 참혹한 고통을 우리 민족에게 안겨줬다. 폐허가 된 서울은 광복 후 165만명으로 급증한 서울의 인구를 감당하느라 판자촌이 여기저기 생겼다. 도심도 예외가 아니었다. 2층, 3층으로 구성된 판잣집들이 청계천 2가와 3가의 천변부지에 즐비했다.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에는 현금이나 필요한 물품을 교환하려는 사람들이 난장을 펼쳤다. 음습한 전쟁의 폐허 위에서도 사람들은 일상을 영위했다. 희로애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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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창작의 자유?…'설강화' 논쟁 활활 ‘역사 왜곡이니 금지’해야 하나, ‘창작의 자유 침해’인가. 지난해 12월 18일 첫 전파를 탄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설강화>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방영 금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12월 29일 현재 34만명을 넘겼다. 뿐만 아니라 방영 첫날부터 사흘간 781건의 방송심의 민원이 접수됐다. 한 시민단체는 법원에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모두 민주화운동을 폄훼(역사 왜곡)하고 간첩과 안기부를 미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유난히 잦았던 역사 왜곡 논란 광고와 협찬을 한 기업들은 자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자 줄줄이 협찬을 중단했다. 이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의 KBS <UHD 역사스페셜> 출연까지 반대하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설강화>는 안기부 요원에게 쫓기던 남파간첩 임수호(정해인 분)를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한 여대생 은영로(지수 분)가 기숙사에 숨겨주면서 시작되는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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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몽, 흉몽은 없다”…꿈을 좇는 사람들 이권명희씨(교육컨설턴트·56) 가족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간밤에 꾼 꿈을 노트에 기록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아침을 먹는 자리에서 가족 간 꿈 이야기를 나눈다. 벌써 10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가족의 일상이다. 이권씨는 “상담을 공부하면서 꿈 공부를 하게 됐다”며 “십수년 전 ‘그룹 투사 꿈 작업’ 강좌를 들은 것을 계기로 남편·딸과 함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서로가 꾼 꿈에 대해 공유하며 대화를 한다”고 말했다. 요즘엔 특히 남편 안해용씨(목사·60)가 꿈을 통해 어린시절 자신의 상처와 만나는 중이다. 안씨는 “최근 여러차례 전쟁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하루는 꿈속에서 전쟁이 일어나 세 그룹으로 나눠 싸우기로 했는데 그가 속한 그룹의 역할은 후방 진지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안씨는 진지 구축을 위해 호미를 들었는데, 갑자기 요의가 느껴졌다. 화장실에 갔더니 너무 지저분했다. 그래도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장면이 바뀐다. 이어진 두 번째 꿈에서는 다이어트를 하는 자신이 오른쪽 허벅지 근육을 실로 잘라내는 장면이 등장했다. 그런 후 세 번째 꿈이 이어진다. 꿈속에서 안씨는 임대업자다. 스님에게 계약서를 쓰고 어느 공간을 임대하는데, 해당 공간에 가보니 똥도 있고 지저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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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속 연말연시, 어떻게 보내야 할까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다. 전 국민 70%가 백신을 접종하면 집단면역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진작에 어긋났다. 델타,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2월 18일부터 전국에서 사적모임을 최대 4명으로 제한하고 식당·카페 영업시간도 밤 9시까지 규제하는 등의 거리 두기 강화방안을 지난 16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이전이었다면 흥겹게 북적일 연말연시를 2년째 조용히 보내게 된 것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안도했던 기대가 실망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코로나 블루’(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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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남편 냄새 나갈까 10년간 창문도 잘 안 열었는데…이젠 매일 열어” 이달 30일이면 ‘민주주의자’ 김근태 의장(1947년 2월14일~2011년 12월30일)이 세상을 떠난 지 꼭 10년이 된다. 평생을 민주화운동과 정치개혁에 앞장서온 그가 남긴 족적은 크고 깊다.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지난 4일 서울 도봉구립 김근태기념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생전 고인이 자주 등산을 다녔던 도봉산 입구에 자리한 기념도서관은 ‘민주주의·인권 특화 도서관’이다. 김근태·민주주의 주제 전문 서가와 열람실, 전시실 등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서는 지금 10주기 추모전 ‘가야 할 미래, 김근태’(내년 1월30일까지)가 열리고 있다. 지난 10일 고 김근태 의장의 부인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68)과 딸 병민씨(39)를 김근태기념도서관에서 만났다. 병민씨는 김근태기념도서관의 기획위원이기도 하다. 인 의원이 수십년간 간직해오고 병민씨가 일목요연하게 분류한 고인의 유품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증거’가 되어 기념도서관에 보존돼 있다. 생전 여러 직을 거쳤던 고인을 이 인터뷰에서 의장으로 칭하는 이유는 전두환 독재정권의 폭압 속에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초대의장을 맡아 잔인한 ‘어둠의 시간’을 버텼고, 열린우리당 의장(2006년 6월~2007년 2월)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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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외국인도 좋아하는 ‘힙한 슈퍼푸드’ 김장철이다. 한국인에게 김장은 특별하다. 먹거리가 변변하지 않던 시절, 김치는 ‘겨우내 반식량’이었다. 짧게는 4~5개월, 길게는 1년 내내 먹어야 했기 때문에 집집마다 배추 수백포기, 무 수백개로 김장을 하는 것은 예사였다. 김장하는 날은 온 동네 잔칫날이었다. 이웃끼리 김장품앗이를 하며 정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그랬다. 김장보너스를 주는 회사도 적지 않았다.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등재된 정식 명칭은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Kimjang·Making and Sharing Kimchi)’다. 남한에 이어 2014년에는 북한의 ‘김치 담그기 전통’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김장문화와 김치가 한민족 고유의 음식문화임을 세계에 각인시킨 것이다. 이에 앞서 김치는 2001년 제24차 코덱스(Codex Alimentarius Commission·국제식품규격위원회) 총회에서 세계 각국의 절임류와 차별화된 채소 발효식품의 특성을 인정받아 국제 규격 기준으로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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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딸, 내 아들을 죽였나” 백신 피해자 가족 토요집회 토요일인 지난 11월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 LED 촛불 여러개가 켜졌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회원 100여명은 이날 ‘백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식’을 열고 백신 피해 진상규명과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길가 한쪽에는 백신 접종 후 사망한 피해자들의 영정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부터 지금까지 각급 병의원이 신고한 백신 접종 사망 의심 사례는 1110건이 넘는다. 이중 질병관리청이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은 단 2건. 중증 이상반응 사례의 경우에도 1200여건 중 단 5건에 대해서만 백신과의 인과성을 인정했다. 심지어 국과수 또는 의과대학병원 부검의가 백신 부작용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음에도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한 죽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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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지지도' 윤석열 43.9%·이재명 37.1% 오차범위 밖 우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주간경향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PNR이 지난 23일과 24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통령 선거 지지도 조사에서 윤 후보는 43.9%, 이 후보는 37.1%인 것으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지지율 차이는 6.8%p다. 그 뒤를 이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각각 3.8%로 동률을 나타냈고,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는 1.4%를 차지했다. 김동연 후보는 0.4%, 김재연 진보당 후보는 0.3%를 기록했다.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5.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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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한식에 빠져 젊을 때 금침 100개···X레이 찍으면 의사도 깜짝” 김치를 비롯한 발효식품은 물론이고 한국식 치킨, 국밥, 떡볶이 등 다양한 한국음식이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과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의 인기는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식계의 대모’ ‘스타 셰프들의 셰프’로 불리는 조희숙 셰프(63)는 반평생 넘게 한식을 연구하며 ‘한식 세계화’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궁중, 사찰, 반가, 향토 등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한식의 기본을 지키며, 세계인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롭게 재해석한 한식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벨기에 대표 미식 축제인 ‘잇!브뤼셀(eat!BRUSSELS)’을 비롯해 한식을 알릴 수 있는 국제행사 때마다 단골로 자문역을 맡아온 그는 오는 22일 열리는 ‘김치 마스터 셰프 선발대회’ 심사위원장을 2년 연속 맡고 있기도 하다. 미쉐린이 선정하는 ‘2020 아시아 최고의 여성 셰프’와 ‘2021 미쉐린 서울 멘토 셰프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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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이슬아 “금기 깬 자유? 외려 루틴하게 살아요” 그는 ‘펑키’하다. 독창적인 ‘이슬아스러움’이 있다. 독자들은 관행이나 관습적 틀 따위는 무시하는 그의 도발에, 솔직하고 자유로운 삶의 이야기에, 용기에 열광한다. 하지만 정작 그는 스스로를 “루틴하게 사는 진짜 지루한 사람”이라거나 “몸을 갈아서 일하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연재 노동자”라고 규정한다. 청년작가이자 뮤지션이자 헤엄출판사 사장이기도 한 이슬아씨(29) 얘기다. 2018년 구독형 에세이 ‘일간 이슬아’를 시작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후 에세이, 서간문, 인터뷰집 등 7권의 단행본을 펴낸 그가 최근 2권의 인터뷰집을 또 내놨다. <새 마음으로>와 <창작과 농담>(이상 헤엄)이다. ‘일간 이슬아’ 2021년 늦봄호에 연재된 인터뷰들을 엮은 책이다. 전자는 뉴스에도 없고, SNS에도 없고, 묵묵히 자신의 일에 열중하며 살아가는 중장년 노동자들이, 후자는 동료 예술인들이 화자로 등장한다. 지난 11월 10일 이 작가를 만났다. 빨강 목폴라니트 위에 갈색 가죽재킷을 걸치고 나타난 그가 표정과 몸짓을 바꿀 때마다, 그의 귓불에 걸린 빨강 귀고리가 야무지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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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자, 편견 갖고 만든 느낌 줘선 안 돼” <SNL 코리아> 총연출자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 TV 정치풍자 코미디의 기근 속에 tvN에서 쿠팡플레이로 자리를 옮긴 <SNL 코리아>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뜨겁다.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심상정 등 각 당의 대선후보들도 줄줄이 출연했다. <SNL 코리아>는 미국 NBC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Saturday Night Live·SNL)의 한국 버전이다. 총연출자인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52)이 CJ ENM 재직 때인 2011년부터 미국 NBC로부터 방송 포맷 사용권을 받아 이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했다. 날 선 ‘정치풍자’와 발칙한 ‘19금 개그’로 화제를 모았고, 그로 인해 청와대 외압논란도 일었다. 2017년 방송된 시즌9까지는 tvN에서 방송되다가 2021년 1월 안 본부장의 에이스토리 이적 후 쿠팡플레이를 통해 지난 9월 4일부터 리부트 시즌1이 방송 중이다. 11월 3일 서울 상암동 에이스토리 사무실에서 안 본부장을 만났다. 그는 “정치풍자는 작가들과 직접 대본을 짠다”며 “적절한 수위 조절을 위해 1·2차 수정 과정을 거치고 특정 진영 이슈에만 소재가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 유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