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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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법관은 통치권자의 위법한 권력 행사를 견제할 책임이 있다” “워낙 사건이 많고 업무 긴장도도 높다 보니, 거기서 풀려난 측면에선 속 시원합니다. 하하하….” 지난 8일 오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선수 전 대법관(63·사법연수원 17기)은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지난 1일 6년의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그는 1980년 이후 임명 제청된 대법관 중 첫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이다. 그는 판사나 검사를 거치지 않았다. 1988년부터 대법관으로 임명된 2018년까지 약 30년간 노동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노동지형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했다. 대법관 재임 기간에도 전문성을 발휘해 친노동·친인권 판결을 주도했다. 성과평가 대상에서 누락된 공기업 산하기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판결, 택시 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노사 간 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무효”라고 한 판결 등이다. 퇴임 2주 전이던 지난달 18일 동성 동반자의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의 주심도 그였다. 모두 동료 대법관들과의 치열한 토론과 설득의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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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급발진 이슈, 제조사·정부 한발 빼…방치 땐 한국차 이미지도 실추”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을 하다가 인도를 덮쳐 9명이 숨진 사고를 낸 운전자도 급발진을 주장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급발진 의심 사고 감정 건수는 지난해만 해도 117건. 하지만 국과수가 차량 결함을 인정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2020년 8월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을 인정한 첫 항소심 판결이 나왔지만,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다. 급발진 의심 사고는 왜 이렇게 빈번해진 것일까. 국과수 판단은 100% 신뢰할 수 있을까. 차량 결함을 소비자인 운전자가 입증해야 하는 한국의 현실에선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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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10·26 재판, 전두환이 관여하면서 비극 시작…한마디로 개판이었다”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김재규의 법정 최후진술) 1979년 10월26일 오후 7시40분경 서울 궁정동 대통령 안가(安家)에서 수 발의 총성이 울렸다. 중앙정보부장 김재규(53)가 연회 중이던 박정희 대통령(62)과 차지철 경호실장(45)을 총살했다. 박선호(45·중앙정보부 의전과장)·박흥주(39·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이기주(중앙정보부 경비원) 등 부하직원 다섯 명이 가담했다. 경비원 4명도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속전속결 재판을 거쳐 ‘내란목적살인’ ‘내란수괴미수’ 등 혐의로 이듬해 봄 모두 최종 사형선고를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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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소시민의 죽음과 다를까?···기업 총수 장례 기획하는 남자 “죽음은 우리 모두의 숙명이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 죽음이기 때문이다.”(스티브 잡스) 기업을 크게 일군 사람은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로 살아생전 부와 명예를 거머쥔다. 하지만 생명은 유한하다. 삶의 끝자락에서 누구나 평등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재벌을 포함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의 마지막 길을 기획·연출하는 남자가 있다. 이정훈 중앙의전기획 대표(47)다. 2008년 국내 최초로 ‘회사장(葬) 전문 기획사’를 설립한 이래 LS그룹 구태회 명예회장, E1 구평회 명예회장, 농심그룹 신춘호 명예회장, 코오롱그룹 이동찬 명예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남양유업 홍두영 회장, 한국야쿠르트 윤덕병 회장 등 기업을 일군 숱한 재벌 총수들의 장례 뒤에는 그가 있었다. 회사장은 전현직 최고경영자의 죽음을 공적 의례로 모시는 특별한 회사 의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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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 "공천과정, 복잡히 얽힌 정치 역학 몰랐다···하위 감점은 좀 완화해야" 지난 22일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4·10 총선이 본격화됐다. 공천 잡음은 선거 때마다 있지만, 올해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내홍은 깊은 상흔을 남겼다. 임종석의 컷오프(경선 배제), 하위 10% 감산 잣대가 적용된 박용진의 경선 탈락 때 갈등의 진폭이 컸고, 그 후에도 곳곳에서 ‘비명횡사 친명횡재’ 불만이 터져나왔다. 254개 지역구에 공천된 비명계는 4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 속에서 ‘이재명의 민주당’ 색깔은 한층 더 짙어졌다. 이 공천 실무 작업을 한 임혁백 민주당 총선 공천관리위원장(72·고려대 명예교수)을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오직 시스템에 의해 공천했다”면서도 “(혁신 공천에 대한 반발이 일면서) 막판에 전해철에게 경선 기회를 주고 이인영은 단수공천하는 등 비명 후보들을 많이 구제해줬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를 연구한 원로 정치학자 입장에서도 공천 과정이 공정했다고 자신하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스스로 선택한 공천 시스템”이라며 “불만이 있어도 일단 수용한 후 선거가 끝난 다음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한 태도”라고 답했다. 임 위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하위 10%, 20%에 대한 감점을 좀 완화하는 게 낫지 않겠나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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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대통령은 공수표, 한동훈은 헛공약…메가서울 혼란 누가 책임질 건가” 집권여당이 ‘메가시티 서울’ 공약을 내걸고 김포시 등의 서울 편입론으로 경기도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잇따라 김포와 의정부를 방문해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가 서울이 될 것”이라거나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서울 편입·경기 분도 원샷법을 발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작 핵심 공약으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2년 가까이 추진해온 김동연 경기지사(67)와는 전혀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다. ‘흙수저 신화’의 입지전적 인물로 잘 알려진 김 지사는 노무현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진영을 넘나들며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수립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직을 제안받고, 직접 후보로 나섰다가 중도 사퇴한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영입전쟁을 벌였을 만큼 진영논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이념’보다 ‘가치’와 ‘혁신’을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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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아동 생존권과 양육비 채무자 명예의 우선순위 비교는 어불성설”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0.72명(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사실상 세계 꼴찌로, 이 추세대로라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아이 하나하나가 국가의 존립을 지탱하는 귀한 생명줄인 셈이다. 그럼에도 아동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호막은 여전히 얇다. 여성가족부 ‘2021년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7%에 해당하는 한부모 가족의 80.7%가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못 받고 있고, 72.1%는 단 한 번도 양육비를 받은 적이 없다. 2021년 기준 국내 한부모 가구는 151만(통계청). 한부모 가구의 빈곤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속에서 최소 100만명의 아동 생존권이 위태롭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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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윤 대통령, 울산사건 이첩 지시 때 정치할 결심…총선서 폭주 막아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57)이 내년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2019년 11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제도권 정치를 떠났던 그는 자신을 다시 불러낸 것은 “윤석열 정부의 폭주”라고 말했다. “멈춰 세워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586 정치인의 상징적인 존재다. 1989년 3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으로 임수경의 평양 축전 참가 등을 주도했다. 학생 시절 반미·친북주의자로 불렸지만, 지금은 “진보적으로 생각하고 보수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내내 그는 참담함과 허탈함,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으로서 정권을 내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전 정부가 해온 많은 것들이 허물어지고 있는 데 대한 답답함이 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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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아랫사람 말문 막는 정치 안 돼…오세훈표 도시정책으로 집값 잡겠다” 롤러코스터 인생이다. 2011년 8월 오세훈 서울시장(62)이 스스로 내건 승부수(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문에 서울시 청사를 떠났을 때, 그의 정치인생도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10년의 와신상담. 그리고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극적으로 부활했다.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승리하면서 최초의 4선 서울시장 기록도 갖게 됐다. 그는 차기 대권 주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념전쟁을 벌이며 ‘극단적 우클릭’ 행보를 이어갈수록 그의 중도 이미지는 중도층과 온건 보수층에 가점 요소가 되고 있다. 오 시장이 내세운 서울시 주요 슬로건도 ‘약자와의 동행’이다. 사법, 입법, 행정을 모두 경험한 것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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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깡패들 전화선 끊고 난입 때, 관상대 핫라인으로 동아일보 사태 알려” 우리 선조들은 ‘음식 맛은 장맛’이라고 했다. 그만큼 장(醬)을 정성껏 담그고 관리했다. 각종 인스턴트 장들이 식탁에 오르는 요즘, 무첨가 자연발효로 항아리 숙성을 고집하는 업체가 있다. 경북 영주의 ‘만포농산’이다. 숲속에 자리한 이곳 1000여개의 항아리 속에서 우리 전통의 방식으로 빚은 간장, 된장, 고추장이 익어가고 있다. 먹는 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상품명을 무량수(無量壽·영원한 생명)로 지었다. 일반 가정은 물론, 국내 유일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모수’를 비롯해 2스타 ‘주옥’ 등 유명 식당 셰프들이 식재료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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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정치권 남 탓에 국민 고개 돌려…이승만기념관에 정부 나서지 말라” “나한테 들을 이야기가 뭐가 있다고. 하하하….” 지난 18일 인천 중구 새얼문화재단 집무실에서 만난 지용택 이사장(86)은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처음에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지인들까지 동원해 “올해로 창간 30년을 맞은 계간 ‘황해문화’와 죽산 조봉암 선생(1898년 10월29일~1959년 7월31일)의 이야기를 누가 하겠는가”라고 설득한 후에야, 겨우 수락했다. 겸양이 몸에 밴 듯했다. 그는 한국 노동운동사에 굵직한 자취를 남겼다. 최초의 ‘준법투쟁’을 선보였고, 운수노동자들의 퇴직금 제도를 정착시켰다. 1975년 노동자 자녀를 돕기 위해 ‘새얼장학회’도 만들었다. 1983년 ‘시민의 힘으로 운영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새얼문화재단’으로 확대했다. 인천 토박이인 그가 지역운동·문화운동으로 눈을 돌린 시기다. ‘새얼아침대화’ ‘가곡과 아리아의 밤’ ‘국악의 밤’ ‘새얼백일장’ ‘계간 황해문화 발행’ 등을 수십년째 빠짐없이 이어오고 있다. 죽산 조봉암 선생을 기리는 사업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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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이재오 “대통령, 민주유공자법 거부 말아야…586 정치인도 반성할 점 있다” “이사장 된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그만두게 하는 거 아니야? 하하하….”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 오피스텔에서 만난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78)은 윤석열 정부를 화두 삼자 너털웃음부터 지었다. 그는 그간 윤 대통령과 여당 비판을 서슴지 않아 ‘미스터 쓴소리’로 통했다. 하지만 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되고선 다소 포용적인 말투로 바뀌었다. 정부·여당 대표는 올해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기념사업회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 구호를 내건 행사를 후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기념사업회는 사전에 몰랐고, ‘퇴진’ 구호 확인 즉시 지원 취소 결정을 내렸지만, 정부는 그 후 기념사업회 특별감사를 한 달 가까이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