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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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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고립 각오하고 나선 길…굽히지 않겠다, 윤석열 탄핵은 당위니까” 12·3 비상계엄 이후 그는 ‘투사’가 되었다. 마이크가 주어지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민주주의 파괴자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민의힘 초선 김상욱 의원(45·울산 남구갑) 얘기다.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 대통령의 탄핵을 지연 또는 저지하려는 당 지도부 입장에선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회유와 압박이 통하지 않으니 당연히 왕따 신세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세력으로부터 “배신자” “반역자”라며 욕설 항의 전화를 받는 일도 일상이 됐다. 사무실에 칼이 든 소포가 날아들기도 했다. 불상사에 대비해 옷 안에 방검복을 껴입고 다닌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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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지옥 같은 터널’ 빠져나와 ‘나를 닮은 너’와 걷습니다” 전날 내린 폭설에 이어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달 28일,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전국에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주거용 마약류 재활센터인 제주순오름치유센터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제주공항에 내려 리무진 버스를 타고 동광육거리에서 내리자 190㎝가 넘는 큰 키의 훤칠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하용준 제주순오름치유센터장(48)이다. 17여년 전만 해도 마약과 도박에 찌들어 교도소를 들락거렸던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제주순오름치유센터는 하씨와 한족인 중국인 아내 한문양씨(45)가 2013년부터 운영하던 펜션을 지난 4월 치유센터로 탈바꿈한 것이다. 2013년부터 교도소 봉사를 시작한 하씨는 마약중독자들의 회복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22년부터 1년간 매주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공부해 재활 강사·재활 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제가 마약과 도박에서 벗어나기까지 받은 은총을 갚기 위해서라도 다른 이들의 치유에 경험자로서 작은 보탬이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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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한국문학, 당당히 일본 대형서점 핫코너에…영미권 문학 넘어섰죠”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 후 출판사 직원들이 울고 웃으면서 제게 말하더라고요. 한강 작가가 노벨상 받는 거 보려고, 또 박경리 선생의 <토지> 전 20권 완역·완간을 마치려고 김상(キムさん·김승복씨)이 살았나 보다고요.” 지난 21일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만난 김승복 대표(55)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 도쿄 지요다구 진보초 고서점 거리에서 한국문학 전문 ‘쿠온출판사’와 서점 ‘책거리’를 운영하는 그는 2011년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20여종의 한국문학 작품을 번역·출판해왔다. 소설가 김중혁, 김영하, 김애란, 김연수, 김훈, 박성원, 은희경, 정세랑, 최은영, 편혜영, 황석영과 시인 김혜순, 김소연, 박준, 신경림, 오은, 장석의 작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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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의대 교육이 뭔지도 모르면서 자신있게 말하는 대통령, 이해할 수 없어”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7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6일 정부가 2025년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한 때부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62)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2026년부터 증원 규모를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정하자”고 주장해왔다. 용산과 의료계 만남도 주선했다. 하지만 양측의 양보 없는 기싸움에 결과적으로 환자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졌다. 21대 국회부터 세 번째 같은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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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법관은 통치권자의 위법한 권력 행사를 견제할 책임이 있다” “워낙 사건이 많고 업무 긴장도도 높다 보니, 거기서 풀려난 측면에선 속 시원합니다. 하하하….” 지난 8일 오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선수 전 대법관(63·사법연수원 17기)은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지난 1일 6년의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그는 1980년 이후 임명 제청된 대법관 중 첫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이다. 그는 판사나 검사를 거치지 않았다. 1988년부터 대법관으로 임명된 2018년까지 약 30년간 노동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노동지형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했다. 대법관 재임 기간에도 전문성을 발휘해 친노동·친인권 판결을 주도했다. 성과평가 대상에서 누락된 공기업 산하기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판결, 택시 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노사 간 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무효”라고 한 판결 등이다. 퇴임 2주 전이던 지난달 18일 동성 동반자의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의 주심도 그였다. 모두 동료 대법관들과의 치열한 토론과 설득의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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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급발진 이슈, 제조사·정부 한발 빼…방치 땐 한국차 이미지도 실추”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을 하다가 인도를 덮쳐 9명이 숨진 사고를 낸 운전자도 급발진을 주장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급발진 의심 사고 감정 건수는 지난해만 해도 117건. 하지만 국과수가 차량 결함을 인정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2020년 8월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을 인정한 첫 항소심 판결이 나왔지만,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다. 급발진 의심 사고는 왜 이렇게 빈번해진 것일까. 국과수 판단은 100% 신뢰할 수 있을까. 차량 결함을 소비자인 운전자가 입증해야 하는 한국의 현실에선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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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10·26 재판, 전두환이 관여하면서 비극 시작…한마디로 개판이었다”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김재규의 법정 최후진술) 1979년 10월26일 오후 7시40분경 서울 궁정동 대통령 안가(安家)에서 수 발의 총성이 울렸다. 중앙정보부장 김재규(53)가 연회 중이던 박정희 대통령(62)과 차지철 경호실장(45)을 총살했다. 박선호(45·중앙정보부 의전과장)·박흥주(39·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이기주(중앙정보부 경비원) 등 부하직원 다섯 명이 가담했다. 경비원 4명도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속전속결 재판을 거쳐 ‘내란목적살인’ ‘내란수괴미수’ 등 혐의로 이듬해 봄 모두 최종 사형선고를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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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소시민의 죽음과 다를까?···기업 총수 장례 기획하는 남자 “죽음은 우리 모두의 숙명이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 죽음이기 때문이다.”(스티브 잡스) 기업을 크게 일군 사람은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로 살아생전 부와 명예를 거머쥔다. 하지만 생명은 유한하다. 삶의 끝자락에서 누구나 평등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재벌을 포함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의 마지막 길을 기획·연출하는 남자가 있다. 이정훈 중앙의전기획 대표(47)다. 2008년 국내 최초로 ‘회사장(葬) 전문 기획사’를 설립한 이래 LS그룹 구태회 명예회장, E1 구평회 명예회장, 농심그룹 신춘호 명예회장, 코오롱그룹 이동찬 명예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남양유업 홍두영 회장, 한국야쿠르트 윤덕병 회장 등 기업을 일군 숱한 재벌 총수들의 장례 뒤에는 그가 있었다. 회사장은 전현직 최고경영자의 죽음을 공적 의례로 모시는 특별한 회사 의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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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 "공천과정, 복잡히 얽힌 정치 역학 몰랐다···하위 감점은 좀 완화해야" 지난 22일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4·10 총선이 본격화됐다. 공천 잡음은 선거 때마다 있지만, 올해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내홍은 깊은 상흔을 남겼다. 임종석의 컷오프(경선 배제), 하위 10% 감산 잣대가 적용된 박용진의 경선 탈락 때 갈등의 진폭이 컸고, 그 후에도 곳곳에서 ‘비명횡사 친명횡재’ 불만이 터져나왔다. 254개 지역구에 공천된 비명계는 4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 속에서 ‘이재명의 민주당’ 색깔은 한층 더 짙어졌다. 이 공천 실무 작업을 한 임혁백 민주당 총선 공천관리위원장(72·고려대 명예교수)을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오직 시스템에 의해 공천했다”면서도 “(혁신 공천에 대한 반발이 일면서) 막판에 전해철에게 경선 기회를 주고 이인영은 단수공천하는 등 비명 후보들을 많이 구제해줬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를 연구한 원로 정치학자 입장에서도 공천 과정이 공정했다고 자신하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스스로 선택한 공천 시스템”이라며 “불만이 있어도 일단 수용한 후 선거가 끝난 다음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한 태도”라고 답했다. 임 위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하위 10%, 20%에 대한 감점을 좀 완화하는 게 낫지 않겠나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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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대통령은 공수표, 한동훈은 헛공약…메가서울 혼란 누가 책임질 건가” 집권여당이 ‘메가시티 서울’ 공약을 내걸고 김포시 등의 서울 편입론으로 경기도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잇따라 김포와 의정부를 방문해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가 서울이 될 것”이라거나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서울 편입·경기 분도 원샷법을 발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작 핵심 공약으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2년 가까이 추진해온 김동연 경기지사(67)와는 전혀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다. ‘흙수저 신화’의 입지전적 인물로 잘 알려진 김 지사는 노무현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진영을 넘나들며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수립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직을 제안받고, 직접 후보로 나섰다가 중도 사퇴한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영입전쟁을 벌였을 만큼 진영논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이념’보다 ‘가치’와 ‘혁신’을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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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아동 생존권과 양육비 채무자 명예의 우선순위 비교는 어불성설”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0.72명(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사실상 세계 꼴찌로, 이 추세대로라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아이 하나하나가 국가의 존립을 지탱하는 귀한 생명줄인 셈이다. 그럼에도 아동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호막은 여전히 얇다. 여성가족부 ‘2021년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7%에 해당하는 한부모 가족의 80.7%가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못 받고 있고, 72.1%는 단 한 번도 양육비를 받은 적이 없다. 2021년 기준 국내 한부모 가구는 151만(통계청). 한부모 가구의 빈곤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속에서 최소 100만명의 아동 생존권이 위태롭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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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윤 대통령, 울산사건 이첩 지시 때 정치할 결심…총선서 폭주 막아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57)이 내년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2019년 11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제도권 정치를 떠났던 그는 자신을 다시 불러낸 것은 “윤석열 정부의 폭주”라고 말했다. “멈춰 세워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586 정치인의 상징적인 존재다. 1989년 3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으로 임수경의 평양 축전 참가 등을 주도했다. 학생 시절 반미·친북주의자로 불렸지만, 지금은 “진보적으로 생각하고 보수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내내 그는 참담함과 허탈함,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으로서 정권을 내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전 정부가 해온 많은 것들이 허물어지고 있는 데 대한 답답함이 커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