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인
경향신문 기자
경향신문 이혜인 기자입니다. 큰 행복보다 작은 즐거움이 많은 삶을 추구합니다. 일하는 여성이 겪는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신기사
-
남·북·미 외교에 대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5년 동안 있었던 외교 안보 관련 주요 정책에 대한 생각을 밝힌 첫 회고록이 출간된다. 김영사는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18일 출간한다고 8일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대부분을 보좌했던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이 질문을 던지고 문 전 대통령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책은 문재인 정부 시기 외교, 안보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도보다리 회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남·북·미 판문점 회동 등 외교사적으로 중차대한 사건들이 대화 주제에 올랐다. 중재자이자 협상가 역할을 맡았던 문 전 대통령의 생생한 육성을 담았다.
-
“갈등이 옥죄는 사회, 소통과 숙론 필요” 숙론이란 여럿이 특정 문제에 관해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의논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찾는 과정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소통과 숙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신간 <숙론>(김영사)을 출간했다. 우리 사회의 난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숙론을 이끌었던 여러 사례와 경험을 담아냈다. 집필에만 9년이 걸렸다. 최 교수는 7일 서울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숙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인터뷰 “중독·고립 부르는 AI 디자인, 디자이너가 고민해야할 ‘딜레마’” 사진촬영 애플리케이션의 ‘뷰티 필터’ 기능은 얼굴의 주름살을 펴주고 턱선이 갸름해 보이도록 만들어준다. 화장을 하지 않고도 정돈된 느낌의 사진을 SNS에 올릴 수 있게 해주는 편리한 기능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뷰티필터에 너무 의존하는 바람에 자신이 가진 원래 외모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심한 경우 외모의 미미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집착하게 되는 신체이형장애, 성형중독, 우울증을 겪게 된다고 한다. 사용자에게 편리함, 효율, 즐거움, 위로와 같은 중요한 가치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디자인의 부작용을 어떻게 다뤄야할까. 홍익대 디자인학부 윤재영 교수는 최근 출간된 <디자인 딜레마>에서 질문을 던진다. <디자인 딜레마>에서는 뷰티 필터 외에도 인공지능을 의인화해 몰입감을 높인 대화형 AI, 온라인 서비스 결제와 구매를 유도하는 다크패턴 디자인, 끊임없이 짧은 영상을 보게 하는 SNS 디자인 등을 사례로 소개한다. 편리하고 기발해보이는 UX 디자인 이면에 있는 윤리적 문제를 제시하면서 이 딜레마 상황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한다.
-
책과 삶 운명적 사랑의 상대부터 정치적 성향까지 유전자가 결정한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1976년)가 출간된 후로 약 50년이 흘렀다. <이기적 유전자>는 인간이 인간 스스로를 바라보는 관점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왔다. 찰스 다윈은 앞서 <종의 기원>을 통해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는 지위에서 끌어내렸고, <이기적 유전자>는 인간이 다른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유전자의 번식을 위해 진화를 거듭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렸다. 타인을 위해 발휘하는 숭고한 이타심은 파고들어보면 유전자가 대를 이어 번식하기 위한 ‘이기적 본능’에서 발현된 것이다.
-
금요일의 문장 “어린이는 다 다르지만 어른은 공통점만 찾는다” 유은실 작가가 쓴 유년동화 시리즈의 제목은 다소 반항적이다. <나도 편식할 거야> <나도 예민할 거야> <나는 망설일 거야> 등이다. 주인공 정이는 허약하고 반찬 투정하는 오빠에게만 엄마가 장조림을 주는 걸 보고 ‘나도 이제 편식할 거야’라고 생각한다. 정이는 엄마가 ‘아무거나 잘 먹는’ 자신에게는 장조림을 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울음을 터뜨린다. 아동문학 평론가인 김유진 작가는 <구체적인 어린이>에서 이처럼 우리가 잘 몰랐던 어린이의 모습을 소개한다. 그는 “아동문학에서 만나는 어린이가 늘 같다면 그건 가짜 어린이일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어린이는 다 다르다”며, 심지어 “한 어린이에게도 다양한 특성과 마음이 있다”고 강조한다.
-
책과 삶 팔자 좋은 양반? 먹고사는 데 진심이었다 양반과 선비 정진영 지음|산처럼 1권 368쪽·2권 328쪽|1권 2만4000원, 2권 2만원 우리는 일상에서 ‘양반’이라는 단어를 상찬으로, 욕으로, 때로는 ‘저기요’처럼 누군가를 부르는 중립적 호칭으로 다양하게 사용한다. 양반은 고려시대의 문반, 무반을 지칭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조선시대에는 점차 문반, 무반에 소속된 사람과 그 후손, 인척 등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양반과 통용돼 쓰이는 ‘선비’라는 단어는 비슷하게 느껴지나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 선비는 공자, 맹자로부터 유래된 말로, <맹자>에서 선비는 “떳떳한 생업이 없으면서도 떳떳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자”라고 설명된다. 선비는 학문에 정진해야 하는, 인(仁)과 의(義)로 무장한 전문 지식인 집단이었다.
-
수필 ‘현이의 연극’ 저자이자 ‘백남준 소꿉친구’··· 수필가 이경희 별세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유치원 친구’로 잘 알려져있고,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현이의 연극’의 저자인 수필가 이경희씨가 24일 낮 12시 별세했다. 향년 91세. 이씨는 1932년 12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숙명여고,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2학년 때인 1953년에 서울중앙방송국(현 KBS) 라디오 퀴즈 프로그램 ‘스무고개’와 ‘재치문답’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퀴즈의 답을 잘 맞춰 ‘이경희 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씨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불혹을 앞둔 1970년에 첫 수필집 ‘산귀래’를 펴냈다. 그가 1973년에 발표한 수필 ‘현이의 연극’은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다. 학예회 연극의 작은 배역에 충실한 딸의 모습을 보며 반성하는 엄마 이야기가 담담하게 쓰였다. 이 수필은 피천득, 김현 등 기라성같은 수필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는 ‘월간 춤’에 꾸준히 기행 수필을 연재했으며, 2020년 ‘백남준의 드로잉 편지’까지 10여권의 책을 썼다.
-
‘삼체’ 인기에 책 ‘침묵의 봄’판매량 급증··· OTT 효과 탄 ‘드라마셀러’ 류츠신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 1화에는 ‘불온서적’ 한 권이 나온다. 중국 문화대혁명 때 아버지를 잃고 농촌으로 하방돼 벌목작업을 하던 예원제(로절린드 차오)에게 한 인민 청년이 영어 원서 한 권을 건넨다. 책의 제목은 <침묵의 봄>(The Silent Spring). 청년은 “서구에서 영향력이 큰 책으로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폐해를 기술했다”며 “우리가 이렇게 계속해서 자연을 파괴한다면 우리의 미래가 어떨지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당시 영어원서는 금지돼 있었고, 예원제는 밤중에 손전등을 켜고 이 불온서적을 몰래 읽는다. 예원제는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인류 문명 발전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데, <침묵의 봄>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기존의 시각을 더 굳힌다.
-
쓰레기는 가장 낮고 가난한 곳으로 흘러 ‘쓰레기 산업’을 만든다 우리는 플라스틱 빨대 없이 커피를 마시고, 재활용이 편하도록 상표가 붙어 있지 않은 생수병을 구매한다.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을 들고, 친구에게 일회용컵 대신 쓰라며 텀블러를 선물하기도 한다. 빨대가 목에 걸린 갈매기나 비닐이 위장에서 발견된 물고기의 이미지를 강조하지 않아도 ‘제로 웨이스트’(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삶의 형태)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이 작은 노력이 얼마나 쓸모 있을까? 영국의 저널리스트 올리버 프랭클린-월리스는 다 먹고 비운 요거트 통을 분리배출 통에 넣기 전에 물에 씻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는 자신이 버리는 쓰레기가 어디로 가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온전히 재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웨이스트 랜드>는 그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폐기물 처리장이나 거래현장을 발로 누비며 쓴 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도의 ‘쓰레기 산’인 가지푸르 쓰레기 매립장, 영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패스트패션으로 몸살을 앓는 아프리카의 중고 시장부터 핵폐기물 처리장까지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쓰레기가 더 낮고 가난한 이들을 향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거대한 폐기물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
흑백논리 지배하던 한국 사회에 ‘관용’을 일깨우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한국에 잘 알려진 대중작가이자 지식인, 사회운동가인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이 18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유족들에 따르면 그는 이날 낮 12시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 왔다. 1947년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서 태어난 그는 경기중·경기고를 거쳐 1966년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들어갔다. 이듬해 자퇴하고, 1969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인 1972년에 ‘민주수호선언문’ 사건으로 제적됐다가, 복학해 8년 만인 1977년에 졸업했다.
-
금요일의 문장 “한국 사회는 개인주의자를 가만히 보지 못한다” 사회학자이자 작가인 정수복은 개인주의라는 말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2007년에 개인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책을 썼다.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생각의나무)이라는 책에서 그는 “개인이 존중되지 않는 한 한국사회에서 집단의 논리 앞에 개인을 줄 세우는 오래된 문법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14년 후, 정 작가는 <이타적 개인주의자>에서 다시 한번 개인주의에 대해 논한다.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다르다. “개인주의자는 전통과 관습을 무비판적으로 따르지 않고 대세나 다른 사람의 생각에 쉽사리 동조하지 않는다.” “독자적으로 사유하는 생각의 주체”이자 “자기 자신과의 진실한 관계를 중시”하는 존재들이다.
-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쓴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 별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자>로 한국에 잘 알려진 대중작가이자 지식인, 사회운동가인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이 18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유족에 따르면 그는 이날 낮 12시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 왔다. 1947년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서 태어난 그는 경기중·경기고를 거쳐 1966년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들어갔다. 이듬해 자퇴하고, 1969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서울대 재학시절인 1972년에 ‘민주수호선언문’사건으로 제적됐다가, 복학해 8년만인 1977년에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