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리
경향신문 기자
가장 보통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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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동자’로 인정받는 데, 무려 12년이나 걸렸다 [주간경향] “노동자는 잘못되지 않았다.” 이것을 확인받는 데 12년이 걸렸다. 지난 6월 12일 오전 11시, 박병준씨(51)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을 찾았다. 박씨는 삼성전자 전자제품을 수리하는 기사로 일했다. 협력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이었다. 2013년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 고용해야 하는 노동자임을 확인해달라고 청구한 것이다. 이날은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선고하는 날이었다. -
취재 후 ‘영혼 없는 공무원’의 기준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8월 22일 새 정부 첫 업무보고에서 “공직자는 국민과 함께 깨어 있는 존재가 돼야지, 그저 정권의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정권의 위법한 지시를 따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런데 정권의 지시가 위법한지 아닌지 그 기준은 누가, 어떻게 정할까. 맹점은 여기에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같은 경우는 비교적 법 위반임이 명료했다. 문화예술인을 정치적 성향에 따라 나누고 지원을 배제하는 것은 정책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공무원 조직에서 일반적인 상급자 지시가 위법한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책은 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모든 사안이 다 법에 정해져 있지는 않다. 법 바깥에서 협의하고 토론해야 할 일도 많다. 어느 정부든 집권 초반 국정과제 추진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강한 정책 추진력과 위법이라는 잣대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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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따져 물었다, 원전 왜 멈추냐고 2020년 11월 5일, 검찰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명분은 원자력발전소(원전)인 월성1호기의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 감사원 감사에 이어 검찰까지 문재인 정부의 대표 국정과제였던 탈원전 정책을 겨냥해 수사에 나서면서 정국은 소용돌이쳤다.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검찰이 정부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 “정치적 목적의 과잉수사”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원전 정책의 당부(옳고 그름)에 관한 수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청와대와 산업부 공무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언론은 수사상황을 실시간 중계했고, 문재인 정부는 크게 흔들렸다.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그는 나중에 대선에 출마하면서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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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왜 멈추냐” 따진 검찰…피의자가 된 국정과제 [주간경향] 2020년 11월 5일, 검찰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명분은 원자력발전소(원전)인 월성1호기의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 감사원 감사에 이어 검찰까지 문재인 정부의 대표 국정과제였던 탈원전 정책을 겨냥해 수사에 나서면서 정국은 소용돌이쳤다.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검찰이 정부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 “정치적 목적의 과잉수사”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원전 정책의 당부(옳고 그름)에 관한 수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청와대와 산업부 공무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언론은 수사상황을 실시간 중계했고, 문재인 정부는 크게 흔들렸다.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그는 나중에 대선에 출마하면서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이라고 했다. -
민정수석실, 검찰개혁 이끌까 대통령 로펌 될까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은 정권 때마다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경찰·국가정보원·국세청 같은 사정기관을 관할하고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도맡는 등 권한이 막강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기관들을 장악해 정권 보위에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민정수석실에서 촉발된 사건들로 정권이 휘청거리기도 했고, 민정수석실 인사가 줄줄이 수사·재판에 넘겨지며 ‘존속이냐, 폐지냐’ 말도 많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민정수석실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실제 폐지했다가 2년 만에 부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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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이끌까, 대통령 로펌 될까…다시 힘 받는 민정수석실 [주간경향]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은 정권 때마다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경찰·국가정보원·국세청 같은 사정기관을 관할하고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도맡는 등 권한이 막강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기관들을 장악해 정권 보위에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민정수석실에서 촉발된 사건들로 정권이 휘청거리기도 했고, 민정수석실 인사가 줄줄이 수사·재판에 넘겨지며 ‘존속이냐, 폐지냐’ 말도 많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민정수석실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실제 폐지했다가 2년 만에 부활시켰다. -
누군가의 양심은 여전히 유죄랍니다 “양심적 병역거부 ‘죄’를 벗다.” 2018년 11월 2일자 경향신문 1면 톱 기사의 제목이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해선 안 된다는 판결을 했다. 같은 해 6월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국가안보 못지않게 헌법상 양심의 자유 보장, 소수자의 목소리와 다양성 존중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죄가 아닌 ‘권리’로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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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제 시행 5년 반…여전히 누군가의 양심은 유죄다 [주간경향] “양심적 병역거부 ‘죄’를 벗다.” 2018년 11월 2일자 경향신문 1면 톱 기사의 제목이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해선 안 된다는 판결을 했다. 같은 해 6월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국가안보 못지않게 헌법상 양심의 자유 보장, 소수자의 목소리와 다양성 존중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죄가 아닌 ‘권리’로 인정한 것이다. -
이준석, 결국 혐오 정치로 무너졌다 21대 대선에서 누가 당선됐는지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것은 2030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이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남성의 37.2%, 30대 남성의 25.8%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를 뽑았다고 답변했다. 다른 세대, 성별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높은 수치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합치면 20대 남성의 74.1%, 30대 남성의 60.3%가 보수진영 후보를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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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남성표 얻었지만…이준석, 결국 혐오 정치로 무너졌다 [주간경향] 21대 대선에서 누가 당선됐는지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것은 2030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이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남성의 37.2%, 30대 남성의 25.8%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를 뽑았다고 답변했다. 다른 세대, 성별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높은 수치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합치면 20대 남성의 74.1%, 30대 남성의 60.3%가 보수진영 후보를 뽑았다. -
취재 후 ‘정치 판사’라는 오명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5월 1일 ‘이재명 판결’을 선고한 뒤 법원 내부통신망에 판사들의 글이 올라왔다. 대선을 앞둔 시점 대법원의 전례 없이 신속했던 절차 진행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글의 수도 많았지만, 비판의 수위도 높았다. 한 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은 직에서 물러나라”고 했고, 다른 판사는 “이러고도 당신이 대법관이냐”고 했다. 글을 읽으며 ‘판사들이 이렇게 분노할 정도로 대법원 판결이 문제적이었구나’ 싶었다가, 새삼 ‘법원이란 무엇인가’ 곱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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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걸린 서민의 발···서울시-마을버스 갈등 왜? 지난 5월 27일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5번 출구로 나와 370m를 걸었다. 주유소를 돌아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자 저 멀리 높은 고개 위로 아파트가 보였다. 서울 관악구 행운동 까치산 언덕에 있는 관악파크푸르지오 아파트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쭉 이어졌다. 25도의 더운 날씨에 급경사 길을 걸어오르자 땀이 흐르고 숨이 찼다. 경사 길을 하나 지나니 또 다른 경사 길이 나왔다. 등산하는 것처럼 530m가량을 걸어오른 끝에 아파트단지에 도착했다. 이곳 아파트에선 가까운 지하철역인 낙성대역과 서울대입구역,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는 대로변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없다. 주민들은 매번 이렇게 걸어서 왔다 갔다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