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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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또 하나의 라이브 최근 소수의 정해진 분들에게만 다다르는 강연을 했습니다. 매주 만들어진 강연이 1주일도 안 되는 빠른 기간에 편집되어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는 방식으로, 두 달 가까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공부해온 내용일지라도 새로운 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분주하게 정비하고 토요일마다 하루 종일을 투자하여 전달하는 일은 제게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전체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부터 강연을 들으신 분들로부터 후기를 통해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반가운 것은 ‘가족과 함께 보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회의 변화를 데이터를 통해 설명하는 내용이 있어 세대 간의 다름이 생기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어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였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압축 성장은 삶의 질을 빠르게 높여주었지만 그만큼 각자 살아온 환경이 상이한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가족을 보여줍니다. 작은 강연이 서로의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배움의 또 다른 혜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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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선명한 메아리 꾹꾹 눌러가며 원고지를 메꾸던 일은 한참 전부터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얀 종이를 앞에 놓고 세심하게 연필을 깎던 글쓰기 전 리추얼 역시 “글 쓸 때 좋은 음악” 정도의 플레이리스트를 찾는 것이 대신합니다. 준비가 되면 문단을 완성할 때마다 글자 수를 세어가며 조심스레 이야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나름의 주장을 담은 모여진 문장들이 네트워크를 타고 전해지면 그 이후의 몫은 읽는 분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쌓인 글들이 활자로 번듯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상상하면 소심한 성격에도 여간 흥분되는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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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길어지는 농한기, 다시 유목으로 바이러스의 시대를 버텨나가려면 용감히 다른 곳을 탐험하는 여행 유튜버들의 소식이 필수입니다. 최근 흥미를 끈 것은 파키스탄 여행 클립이었습니다. 포장 도로도 없는 벽지 마을은 동네 사람들끼리 친척처럼 보살피며 살아갑니다. 토마토부터 닭에 이르기까지 자급자족으로 먹거리를 준비해 어떤 것도 슈퍼마켓에서 사오지 않는다 합니다. 한두 달 노력해 집을 지으면 누구도 집세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설명에 유토피아가 떠올랐습니다. 태초의 사람들은 생존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을 터인데 누일 곳과 밥벌이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네 현실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을에선 일이 있으면 주중이고 없는 날은 주말과 같다 합니다. 그마저 4월에서 9월까지의 이야기고 10월에서 다음해 3월까지 6개월은 1m가 넘도록 쌓이는 눈 속에 갇혀 각자 집에서 쉰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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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홍보와 정보 사이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이 문장은 상쾌한 바닷바람과 푸른 하늘을 품고 있습니다. 뭍에 살고 있는 제게 제주도는 수십번을 간다 해도 설렘으로 평상심을 갖기 어렵게 만듭니다. 정해진 일정 후 구도심을 찾았습니다. 도시는 새로이 만들어져 번성하다 확장되어지며 옛 중심은 쇠락하고 맙니다. 오래전 정취를 담고 있지만 관심이 줄어들고 찾는 이가 드물어지면 쓸쓸한 느낌은 낡은 모습과 함께 애잔한 마음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다 없던 살림에 새것을 가지면 기쁘기만 하던 시대가 저물고 옛것을 신기해할 뿐 아니라 그 시절의 정서에 담긴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여유가 자리잡으며 구도심이 재발견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생활의 터전들이 갤러리, 카페 같은 트렌디한 장소로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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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영화를 보다 서울극장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OTT 서비스가 스트리밍으로 다가오고 바이러스는 한 곳으로 모이는 사람들을 위축시켜 그간의 오랜 영업을 종료한다는 이야기에 문득 예전 추억이 떠오릅니다. 어느 초겨울 바로 그 서울극장에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사랑과 영혼>의 표를 사러 갔습니다. 다음날 표를 구하려 눈까지 오는 날씨에 한 시간이 넘도록 덜덜 떨다 드디어 차례가 되었지만 막상 제가 선 줄은 당일표를 파는 곳이었습니다. 옆에 비어있던 창구에서 손쉽게 구매하고 허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지간히 주변머리가 없어 사람들에게 어떤 줄인지 묻지도 못하고 한참을 서 있었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그때의 아픈 기억은 무엇이건 몇 번이고 물어보는 오지랖을 내재화하게 만들어 지금 주위의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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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해피 버스데이 e메일함 속 온라인 쇼핑몰에서 보낸 생일 축하 할인 쿠폰이 저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생일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오히려 맞혔기 때문이지요. 태어난 지 삼개월이 다 되어 출생신고를 한 부모님 덕분에 주민등록상이 아닌 실제 생일을 알고 있는 분들은 가까운 이들밖에 없습니다. 이런 연유로 통상 가짜 생일에 축하 e메일을 받는 것에 익숙해진 터라 제대로 맞혀 놀란 것입니다. 상술이라 할지라도 제때 생일을 축하해주는 누군가 혹은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그래도 조금 위안이 됩니다. 늦게 등록된 호적 덕분에 평생을 몇개월이라도 어리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해를 넘기지는 않았기에 별달리 손해를 보진 않았습니다. 다음해 1월생 친구는 학창 시절 오뉴월 하루 볕이 어디냐는 말과 함께 항상 동생이라 놀림을 받았습니다. 띠는 음력이라 같다고 주장하는 친구의 항변도 애써 무시하던 그때의 악동들도 이제 나이가 한참 들었습니다. 정년은 물론이거니와 별로 명예롭지도 않은 조기 퇴직이 출생일로 기준되는, 급변하는 산업의 혁명시대를 보내게 되자 어릴 적 놀렸던 친구들은 1월생을 부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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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그곳에 가야 하는 이유 한 가지 일을 오래하다 보면 리듬처럼 반복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매년 새로운 수강생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청하는 강연은 연중 같은 시기에 이루어지는데 특히 작년과 올해에는 새로운 경험을 잔뜩 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초에는 팬데믹의 공포로 많은 과정들이 취소되었기에 아예 만나지 못했지만 점차 대안이 만들어지며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후엔 일부는 현장에서, 그리고 많은 분들은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복합적인 방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난달부터 점차 오프라인만으로 이루어지는 강연도 조금씩 늘기 시작하며 이제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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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맘놓고 웃길 수 있는 세계, 피식 유니버스 어버이날을 맞아 트로트 가수 홍자씨와 이택조 회장님이 발표한 컬래버 뮤직비디오 제목은 ‘[李택조의니뽕내뽕] 까딱없어요(feat.홍자) LIVE’로, 이 뮤직비디오는 무려 4K화질로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성씨를 한자로 쓰고 원테이크로 편집 없이 구성지게 불러내는 가창력과 걸쭉한 입담이 담긴 이 영상은 ‘피식대학’ 채널에 실렸고 팬들은 수천개의 댓글로 열광했습니다. 이 기획은 같은 채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최준의니곡내곡]의 변주입니다. ‘준며든다’는 새 표현을 만들어낸 최준은 코로나 시대의 <B대면 데이트> 속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커피가 좋아 에티오피아로 유학을 다녀왔다며 느끼한 말투와 부담스러운 유머를 구사합니다. 폴킴의 노래를 자신의 피글릿 발성으로 불러서 인기를 끈 후 본격적으로 수현, 정승환, 권정열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과 함께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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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여전히 주파수를 맞추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팔던 광석 라디오 키트엔 직접 내 손으로 라디오를 만들 수 있다는 엄청난 성취의 유혹이 상자 위에 선명했습니다. 전쟁이나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바깥소식을 들을 수 있는 도구라 참호라디오라고도 부릅니다. <15소년 표류기>와 <로빈슨 크루소>를 탐독하던 시절의 통과의례처럼 용돈을 모아 구입한 후 간단한 몇개의 부품을 조립하면 건전지를 넣지 않아도 가늘게 소리가 들리는 기적을 맛보게 해 주었습니다. 기억을 되짚어보니 ‘나만의’ 처음 미디어는 라디오였습니다. 납작한 모습에 위에는 스피커가 자리잡고 앞에는 디지털시계가 붙어 있던 빨간색 라디오는 공부방에 있던 유일한 전자기기였습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숙제의 지루함을 덜어주던 친구는 라디오 말고는 없었기에 뭔가 재미있는 것이 있으려나 다이얼을 돌리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빗소리처럼 치직거리는 소음 구간을 지나 선명한 음질의 음악이 들릴 때면 낚시를 해본적 없는 저에게도 손맛이 느껴졌습니다. 그토록 공부를 강요받던 10대 시절 누구의 말처럼 국가가 유일하게 허락한 마약은 다름 아닌 라디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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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미담홀릭 일상툰의 인기가 꾸준합니다. 거창한 나의 성취나 엄청난 우연의 체험이 아니라 개인의 진짜 일상과 감정, 그리고 생각들을 섬세하게 묘사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작품에 사람들은 힐링을 받았다며 댓글을 남깁니다. 잘 짜인 드라마 같은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작가의 실제 경험이 녹은 에피소드에 더욱 공감이 커진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좀처럼 우리 종과 떨어지려 하지 않는 바이러스와 1년이 넘도록 사투를 벌이고 있느라 팬데믹 이전의 평범한 삶이 까마득한 사람들은 그토록 동경하던 북유럽과 열대의 해변은 언감생심 꿈을 꾸지 못하더라도 예전 왁자지껄한 모임에서의 즐거움을 그리워하며 더욱 타인의 일상을 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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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말하다, 묻다, 답하다 오디오로만 소통하는 클럽하우스가 인기입니다. 특정 운영체제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초대장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기에 ‘인싸들의 SNS’라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개발사가 한 가지 운영체제로 개발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은 꽤 많았고 초대장 가입 방식은 구글의 G메일도 십수년도 전에 쓴 방식이며 성공한 SNS는 대부분 트렌디한 사용자들로 출발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관심을 끈 것은 아이언맨의 현실판이라 불리는 외국의 유명 CEO가 가입했다는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해외 주식 열풍에 그가 만든 회사의 주식을 잔뜩 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 애플리케이션이 알려진 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인들이 참여하며 가입자가 폭증하자 우리 사회에도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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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세상 좋은 중소기업을 찾습니다 최근 직장인들의 심금을 울린 콘텐츠로 회자된 것은 웹드라마 <좋좋소>입니다. 열악한 중소기업 직장인들의 경험과 제보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알려온 ‘중낳괴(중소기업이 낳은 괴물)’ 이과장 채널에서 새로 선보인 이 드라마를 총감독한 분은 여행 유튜버로 유명한 ‘빠니보틀’님입니다. “가난하고 힘들고 어렵고”를 기치로 오지와 험지를 여행해 총 조회수 1억을 넘긴 유튜버가 코로나 시대, 이 땅의 오지에서 하이퍼 리얼리즘 오피스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첫편은 “실제 사연을 각색한 내용입니다”라는 쉰들러 리스트급의 비장함으로 시작합니다. 당일 전화로 면접을 오라해 가본 회사에는 면접자가 올 것을 아는 사람도 제대로 없습니다. 사무실 한쪽 소파에서 시작한 면접은 취업 준비가 덜 된 지원자와 아예 면접을 볼 준비조차 안 한 면접관들 사이의 아무말 대잔치로 점철됩니다. 면접 중간 자신의 성공담을 늘어놓던 사장님이 이력서에 노래가 취미라는 것을 발견하고 면접자에게 노래를 시킵니다. 과장님이 전깃불을 껐다 켜며 만든 수동 사이키 조명 아래 무반주 열창이 끝나자 바로 ‘산지직송 합격통보’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