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
교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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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의 불편한 진실 국가의 귀환 주주자본주의 발흥으로 한국에서 모험적 장기 투자 주체는‘국가’밖에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그럼 국가의 전략적 투자 결정은 어느 조직에서 담당할까? 신설될 기획예산처가 감당하기는 어렵다차라리 국회 산하에 경제기획원이나 국가투자자문회의를 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국가는 그런 걸 하면 안 됩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5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규모 토론에 참여한 적이 있다. 발제자는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알려진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였고, 앞줄에는 나중에 문재인 정부에서 차례로 청와대 정책실장이 된 장하성 교수와 김상조 교수가 있었다. 나는 발제와 토론 과정을 보면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다들 한국 경제의 주요 이슈를 두루 짚으면서도,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 특히 ‘산업정책’을 빼먹고 있었다. 나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앞으로 내연기관을 전기차로 바꾸고 재생에너지 전환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 장하성 교수의 답변은 이런 것이었다. 산업정책은 ‘관치’이자 ‘개발독재’의 일부이며, 국가는 앞으로 특정 산업을 끌고 가거나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김상조 교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줄세우기’와 ‘능력주의’는 나쁜 것인가 수능이 치러질 때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상투적 비판을 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다들 수능이 한국 교육의 핵심적인 병폐라는 지적을 쏟아낸다. 특히 진보 지식인들은 거의 하나같이 수능을 ‘줄세우기’와 ‘능력주의’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비판하곤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은 혼란스러운 개념 사용, 그리고 대학의 학생 선발 구조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엇보다 ‘정량평가’ ‘성적순 선발’ ‘상대평가’가 모두 다른 의미인데 이를 도매금으로 취급한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문명의 보루’로서의 대한민국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는 리박스쿨, 트루스포럼 등 극우 세력의 숙주가 되었다이들에 대한 대응이 ‘혐오하니 극우’나 ‘어디는 쓰레기’라는 피상적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핵심은 과학을 포함한 학술 논쟁을 복기하고 재구성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극우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독일·프랑스·영국에서 극우 정당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이탈리아에서는 이미 2022년에 중도우파와 연정을 맺은 극우 정당이 집권에 성공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들어 점입가경이다. 파시즘을 연구해온 정치학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1기까지는 ‘파시즘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주류였으나 2기 들어서는 ‘파시즘이 맞다’고 동의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서구 문명 전체가 파시즘 내지 극우 권위주의로 기울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새판을 짜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인공지능 학습 시스템을새롭게 구성한다면‘숙제’에 우선 도입하고‘수업’에는 조심스럽게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아울러 개별 교사에 의한자율적 수업 설계 가능하게적절한 도구 제공해야 한다 이재명표 AIDT는역설적이게도 AIDT가아니어야 한다인공지능과 디지털은살리되교과서란 제약서 해방되어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이재명 정부, 고교학점제부터 챙겨야 출결 관리, 출석 등록용 앱·기기로 해결 가능…의무교육 벗어난 최소성취 보장은 무의미 세분화된 교육과정 대폭 정리하고 교사에게 담당 학년·교과 준비할 수 있게 충분한 시간 제공을 내신 상대평가는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하지만 그러려면 지역별 비례선발제 병행 필요 교육부에 장관이 없고, 대통령실에 교육비서관이 없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 2개월이 지났지만 교육정책의 핵심 자리들이 공석이다. 그 와중에 교육부의 ‘3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의대생 집단휴학,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고교학점제 가운데 두 가지는 가닥이 잡혀간다. 의대생들은 학업에 복귀하고 있고, AIDT는 법적 지위가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격하됐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오리무중이다.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은데, 장관도 비서관도 없으니 정부가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의대 문제나 AIDT처럼 ‘윤석열 정부 탓’을 하기도 곤란하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책임자가 부재중이고 야당 탓만 하기도 어려우니, 적당히 분칠하고 문제를 덮는 미봉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이대남 혐오’를 멈춰라 노동시장 이슈를 제외하면병역 문제는 물론결혼 준비과정에서경제적 부담 차이는쉽게 확인된다 특히 이들이 가장 격앙된 건사법 차별이다나는 무고로 인해유죄 판결받는 남성은소수일 것이라고 본다하지만 무고 피해에남성들은 공포감이 높다 그렇다면 이를적극 포용해야 하지 않을까병역과 사법을 중심으로젠더 이슈에민주당이 나서길 바란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경계선 지능을 위한 고교학점제 고교학점제 혼란을 보완하려면 우선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중3까지로 한정해야 한다 또한 선택과목을 대거 통폐합하는 한편 필수과목의 선택과목화도 필요하다 아울러 경계선 지능 학생들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수준별 이동수업을 복원해야 한다 ‘경계선 지능’이란 아이큐(IQ) 71에서 84 사이를 의미한다. ‘지적 장애’는 아이큐가 70 이하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경계선 지능은 공식적으로 장애가 아니다. 하지만 학습이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곤 한다. 그 숫자는 인구의 14%로서 700만명에 달한다. 참고로 나라마다 경계선 지능의 아이큐 범위가 다르게 설정돼 있다. 14%라는 비율은 한국의 경우 그렇다는 뜻이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사교육을 인수분해 해보니 사교육 없이는수업을 따라가기어렵다는 의견이 많다경쟁적 사교육 이외에보완적 사교육 수요가적지 않다는 뜻이다 대입제도를 통해사교육을 억제하는 것은어느 정도 가능하지만한국처럼경쟁 압력이 심한 상황서수능을 축소하거나 없애고내신 위주로선발한다고 해서사교육이 줄어들지는미지수다 불평등, 경쟁, 사교육은 연관이 있기는 하지만 서로 바꿔 쓸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불평등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처럼 대학교육을 상향 평준화시키려는 정책에 대해 냉소적인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이들의 관심이 ‘경쟁’이 아니라 ‘불평등’이기 때문이다. 정량적 연구에 의하면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 계층 간 이동이 원활한 편이고, 2010년대 이후 한국의 소득불평등(지니계수)은 줄곧 감소하고 있다. 통념과 다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언제까지 ‘대입 미신’에 빠져 있을 것인가 수능은 악이고, 내신은 선이라는 믿음은 매우 독특한 것이며 보편화될 수 없다 물론 한국 수능에는 문제가 있다. 선진국 중 객관식 대입시험 영향력이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그게 문제라면 미국 수능처럼 고교 교육으로부터 분리시키거나, 유럽 주요국처럼 논술형 시험으로 대체해야 바람직한 대입제도는 무엇인가? 내신성적 반영률을 높이고, 대입시험(수능) 비중을 낮추고, 학생에 대한 교사의 정성적 서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믿음은 우물 안 개구리의 것이다. 대표적인 반례가 세계 최고의 교육 선진국으로 알려진 핀란드이다. 핀란드는 내신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 대학은 전공별 지원자들 가운데 합격자를 순전히 대입시험 성적순으로 가려낸다.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서 응시 첫해 대학에 진학하는 지원자는 절반이 안 된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1980년대와 2020년대의 반체제운동 1980년대 반체제운동은운이 나빴다동구권의 ‘권력 붕괴’와한국전쟁 ‘팩트 체크’란이중 충격에 혁명신념을버릴 수밖에 없었다 2020년대의 반체제운동은1980년대보다 오래갈 듯개신교의 동조와 응원에‘권력 붕괴’가 어렵고‘팩트 체크’ 하는 것도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팩트 체크’에 충실한평균적 이대남이 대선서결정적 그룹이 될 것 같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김상곤 쇼크’를 되돌아보며 진보교육계의 입장을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는 것은 사회운동과 대중정치 사이에 큰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7년 전의 ‘김상곤 쇼크’를 새삼 언급하는 이유는, 이 같은 문제가 다시 반복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진보교육계는 정치를 배워야 한다. ‘욕 안 먹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말이다 난데없이 조만간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선거 직전이 되면 민감한 얘기를 칼럼에 쓰기 어려워진다. 억측과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기 전에 나의 과거 대선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 차별금지법 괴담, 팩트 체크해보니 남성이 성별을 바꾸고여성용 사우나 이용하거나남성적 근육 유지한 채여성 운동경기 출전이문제라는 것이차별금지법 반대 측에서내세우는 주된 논리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차별금지법 때문일까는논리상 납득하기 어렵다차별금지법은이런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제정되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자연주의를 활용하고행복추구권을적극적으로 어필하면차별금지법 추진에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