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환경단체 대표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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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기후변화 보도에 유감 아침마다 기후환경 뉴스 클리핑을 하고 있다. 환경재단 주요 후원자께 보내드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들과 나누고 있다. 2016년 5월26일부터 시작한 게 오늘 아침자로 755호가 되었다. 깜찍한 속셈은 후원자께 일 년에 한두 번 얼굴 비치면서 돈 달라고 하기 민망해서 매일 아침 인사 겸 환경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가져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오전 5시쯤 일어나서 인터넷 검색을 시작하는데 6시30분이면 발송했던 문자를 요새는 7시 넘어서야 겨우 완성한다. 극단적인 재난 상황일 때만 반짝 보도되고 기후환경 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뉴스가 없어도 너무 없어서 그렇다. 뉴스가 없다고 기후 문제가 없냐 하면 그렇지 않은 게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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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폭염도 재난이다 불지옥(inferno). 스페인 공영방송(RTVE)의 기상캐스터는 단테의 ‘신곡’, 지옥편의 이름으로 유럽의 때 이른 6월 폭염 소식을 트윗으로 전했다.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에서 연일 40도를 오르내리며 ‘폭염경보’가 발령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주말에는 스페인 북동부와 프랑스 남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45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고되었다. 만일 이 온도가 현실이 된다면 프랑스에서 역대 최고 기록인 2003년 8월12일 44.1도를 경신하는 것이다. 알다시피 그해에 프랑스인 1만5000명을 포함, 유럽에서 7만명이 사망하였다. 대부분 대책 없이 더위를 견뎌야 했던 노약자와 빈곤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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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말뿐인 ‘1회용품 줄이기’ 날씨가 심상찮다. 더위도 안 타고 자연에 순응하자 주의라 평생 에어컨 없이 살았는데 작년엔 쪄죽을 것 같은 공포심에 한 대 들여놓고야 말았다. 올해는 5월 초부터 햇살이 예사롭지 않더니 첫 폭염주의보가 5월15일 광주에서 울렸다.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폭염주의보는 7월15일에 발령되었건만 올해는 두 달이나 빨라졌다. 그새 광주에는 두 번째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다.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 조지아주 등도 섭씨 40도에 육박하여 역대 5월 기온의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26일 일본 홋카이도 사로마에서도 기온이 39.5도까지 올라 역대 5월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을 포함, 국내외 과학자들도 올해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록이 한번 깨지면 우연이지만 매번 깨지면 변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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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플라스틱 중독 승리의 ‘타오르는 태양(버닝썬)’은 손님과 종업원 간의 폭력시비에서 시작돼 마약과 성폭력 가해 연예인 구속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람을 태우고 사그라들게 할 기세다. 전혀 모르는 세계를 관전하며 배우 지망생인 아들이 행여 어두운(?) 세계에 발을 디딜까 하여 두려움에 떨었다. 한번 맛보면 영원히 헤어나지 못한다는 그 약물의 세계란 무엇일까. 심리학에서 반대과정이론(opponent-process theory)으로 그 기제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본능이 있다. 그래서 외부 자극에 의해 처음 만들어지는 반응이 끝나면 그것과 상반된 다른 반응 상태가 나타나 균형을 잡아준다. 유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자극은 이후 혐오적 느낌에 의해 대립되고, 처음에 혐오감을 준 자극은 유쾌한 느낌으로 대립된다. 예컨대 매운 고추를 먹게 되면 우리 뇌는 그것을 통증으로 자각한다. 그리고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 일종의 아편물질이 분비되는데 그 때문에 매운 걸 먹고 상쾌함을 느끼게 된다. 아찔한 놀이기구를 돈 내고 타는 이유도 극도의 공포 이후 극도의 쾌함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약물에 의존해 쾌락을 맛본 이후엔 그에 대립하는 극도의 불쾌감을 경험하기에 끊을 수 없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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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국민 마음 ‘1’도 모르는 환경정책 기업체 다니다 NGO에 들어와 일한 지 17년째 되었다. 어느 해나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요즘엔 옷을 찢고 녹색괴물 헐크가 될 것 같은 때가 종종 있다. 점점 잦아지고 있다. 한 달 전에 환경부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국민의 불안이 하늘을 찌르고 있을 때였다. 회의 주제는 생활용품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 규제에 관한 것이었다. 환경부 담당자와 산하 연구기관 그리고 외부 연구기관과 생필품 제조사 측에서 참여했다. 장황하게들 이야기했지만 결론은 이랬다. 환경부는 규제를 만들고 싶지만 EU에서 제시하는 미세플라스틱 관련 기준이 없기 때문에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야겠다는 공복의 자세는커녕 절실함이 1도 안 느껴지는 회의였다. 우리가 언제부터 EU의 기준을 그토록 열심히 따랐다는 것인지…. 내 안의 헐크가 튀어나올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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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정치인 ‘환경인지 감수성’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요한복음 1장 1절). 사회변화를 이끈 시작에도 항상 언어가 있었다. 30여년 전에 ‘환경’을 말할 땐 다들 어리둥절했지만 지금은 상식이 되었다. 최근 인구에 회자된 말씀이 있었으니 바로 ‘성인지 감수성’이다. 전도유망했던 정치인의 재판에서 1심을 뒤집고 법정 구속시킨 근거가 될 만큼 ‘성별 간의 차이로 인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차별과 유불리함 또는 불균형을 인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인지 감수성은 확장성이 있는 개념이라 ‘환경인지 감수성’으로 응용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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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기후변화 대응, 청년에 맡겨라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이 핫하다. 지난달 10일부터 고교생들이 ‘기후를 위한 낙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럽연합 본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학생과 어른들도 가세하여 이 시위는 매주 목요일 4주째 계속되고 있다. ‘기후를 위한 젊은이들’로 이름 붙여진 시위대답게 “우리는 기후보다 더 뜨겁다” “나의 미래를 불태우지 마라” “공룡도 멸종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 “학교 빼먹기? 미래를 위해 싸우기!”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기후변화를 늦추자고 외친다. 지난해 12월2일부터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기후변화 당사국총회가 맥없이 끝난 뒤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로 시작된 일이다. 올 초 다보스포럼에 스웨덴 고교생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구온난화를 막자고 연설한 것도 독일, 스위스 등으로 시위가 확산되는 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이 기세가 한반도에 도달하지 못할 것은 확실하다. ‘스카이캐슬’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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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고양이 손이라도 잡아라 아이들은 자란다. 몸만 크는 게 아니라 뇌의 기능도 성장한다. 피아제 인지발달론에 따르면 엄마가 눈앞에 없어도 사라진 게 아니란 걸 알려면 24개월쯤 지나야 한다. 호모 사피엔스에게 고유한 상상과 추론 능력은 13세 전후에 발달되는데 이때쯤 되면 체험 없이도 결과를 추론하거나 현재 사건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연역적 사고가 가능하게 된다. 성숙해진다는 건 아마도 현실 저 아래 거대한 뿌리를 볼 줄 아는 능력이 아닐까. 지난 4일 삼성전자가 미세먼지연구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일 듯한데 반가운 일이다. 초대 연구소장을 맡은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부원장은 “이번 미세먼지연구소 설립으로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사회적 역량을 결집하는 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 역량을 결집’한다는 대목에 눈길이 갔다. 역량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조직심리학자 매클랜드 교수는 역량이란 기량, 지식, 태도로 구성되는 잠재적이고 종합적인 능력이라고 했다. 기량과 지식은 측정과 훈련이 가능하지만 태도는 개인의 기질이나 동기처럼 내면화된 것이라 필설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큰 사고를 겪거나 죽음을 앞두지 않고는 변화하기 어렵다. 미세먼지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역량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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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늘 거기서 거기인 ‘환경예산’ 사건공화국엔 부끄러운 사건들이 참으로 다양하게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 관세당국은 지난 7월21일과 10월20일 한국발 수입 컨테이너 안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6500t을 적발하였다. 모두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한국이 불법 수출한 폐기물인 이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있는 수입업체 베르데소코의 쓰레기 하치장에 5100t, 나머지 1400t은 미사미스 오리엔탈 터미널에 있는 컨테이너 51개에 분산, 보관되어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공개한, 필리핀 현지에 쌓여 있는 사진과 영상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국 상표가 선명한 생활쓰레기가 그야말로 곤죽 상태가 되어 축구장 6배 넓이의 부지에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불과 20m 떨어진 지역에는 민간인들이 살고 있다. 이들의 고통은 어떠할까. 고온다습 기온에 쓰레기 부패까지 겹친 일상은 한폭의 지옥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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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암울한 플라스틱시대 인간은 약 450만년 전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자유롭게 된 두 손을 사용해 도구를 만들고 문명을 일궈냈다. 우리는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를 기준으로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으로 인류문명사를 구분하고 있다. 그렇다면 후세의 사람들은 지금의 시대를 ‘플라스틱 시대’로 명명하지 않을까. 넘쳐나는 플라스틱과 쓰레기로 남은 그 잔해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드는 우울한 생각이다. 지난 19일 오후 인도네시아 와카토비 국립공원 안의 카포타섬 해변 인근에서 몸길이가 9.5m에 달하는 향유고래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 놀랍게도 고래 뱃속에서 나온 것은 플라스틱컵 115개를 비롯해 하드 플라스틱 19개(140g), 플라스틱병 4개(150g), 샌들 2개(270g), 플라스틱백 25개(260g), 나일론 가방 1개, 기타 플라스틱 1000여 개로 무려 6㎏에 달했다. 쓰레기 하치장이 된 고래의 위장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우리 바다라고 예외가 아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의 자료에 의하면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아귀의 뱃속에서는 500㎖짜리 빈 플라스틱 생수병이 나왔다. 어민들은 평소에도 물고기 뱃속에서 플라스틱 소주 컵과 비닐봉지 등 각종 환경 쓰레기를 발견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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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나는 걷는다 변심한 애인처럼 불친절했다. 이화여대 후문을 나서 금화터널을 지나 독립문 쪽으로 갈 참이었는데 당최 터널입구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모처럼 연휴에 친정 나들이를 걸어서 가자고 가족들과 나선 길인데 터널을 앞두고 의견이 갈려 우왕좌왕했다. 우선 차도 옆 흰줄표시 길을 따라갔더니 길 끝이 뾰족하게 꼭짓점처럼 끝나버렸다. 터널입구로 질주하는 차량들과 마주 본 상태로 마음 졸이며 되돌아왔다. 그다음엔 인도를 따라 언덕 위로 올라갔다. 터널 위를 지나 다시 언덕 아래로 내려오니 왼쪽에 잡초가 무성한 좁은 길이 있고, 그 길 끝에 금화터널의 인도가 붙어있었다. 터널까지 걸어가는 길은 짧았지만 자동차들의 소음과 위세에 눌려 심히 위축되었다. 이화여대 후문쯤 어딘가에 금화터널로 걸어가려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고 알려주는 표식이라도 있었다면 조금은 편히 갔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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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공무원이란 우리에게 무엇인가 학교 공부는 시원찮아도 아침에 때맞춰 등교해주면 그것만으로도 신통해서 괜히 엉덩이를 토닥이는 아들바보. 달랑거리며 신나게 뛰거나 편안하게 잠든 아이 모습을 볼 때면 가슴께가 시큰해진다. 잠깐 행복해서 콧방울이 움찔하다가 우리 아이 또래의 그때 그 아이들을 떠올린다. 그때마다 깊은 한숨이 따라 나온다. 2014년 4월16일의 세월호는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로운 정부를 세울 만큼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준 대참사였다. 불과 4년여 지났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 개시도 하기 전인데 벌써 잊히고 있는 것 같다. 생명과 안전? 그때 그 약속들은 누가 물어갔는지 추석 연휴에 상도유치원 사고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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