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환경단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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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치솟는 한국 수소경제 위상 제러미 리프킨의 <수소혁명>을 읽은 지 언제였던가. 환경재단 창립 초기였으니 근 20년 전의 일이다. 그때는 참 담대한 공상이라 생각했는데 어제 발족한 수소경제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참석해보니 눈앞의 현실이 돼 있었다. 게다가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사가 지난 6월4일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완성차 한 대 없고 매출도 미미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25조원에 달해 포드나 현대차를 앞질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앞으로 어떤 놀라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어제 회의에서 발표한 정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2019년 1월17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수립한 이후 1년간 정책 역량을 집중해 온 결과, 우리나라 수소경제의 글로벌 위상이 빠르게 부상 중이다. 예컨대 수소차는 일본 등 경쟁국을 제치고 2019년 최초로 글로벌 판매 1위를 했고, 충전소도 작년 한 해 20곳에 구축하여 독일, 미국, 일본을 앞서 세계 최다 구축 국가가 되었다. 작년 말 연료전지 발전량은 전 세계 보급량의 40%인 408㎿에 달해 세계 최대의 발전시장을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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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그린 뉴딜’의 선행 조건들 포스트 코로나와 그린 뉴딜. 뜨겁고 무서운 주제다. 포스트까지 생각할 겨를 없이 코로나19 와중에 모두 어렵다. 그럼에도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에 “그린 뉴딜이 포함돼야 한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이후 그린 뉴딜이 회자되고 있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과연 그 정의가 무엇인지, 대통령의 수사로 끝나지 않게 제대로 이행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통상 뉴딜은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으로 쓰이는데 현재와 같은 경제구조 속에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생산활동을 줄이는 건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후위기도 막고 생산활동도 높이는 묘안이란 게 존재할 수 있을까? 특히 정부의 그린 뉴딜 목소리에 어정쩡한 입장에 있는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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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기후재난 대비 없는 뉴딜 마을엔 교황 특사로 알타미라노 추기경이 도착한다. 추기경의 임무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간 영토분쟁을 잘 중재해 교황청의 권위를 지키는 것. 양국 경계선에 사는 과라니족과 예수회 선교 사제들을 철수시켜야 했다. 각국 장수들과 추기경은 테이블 위에 지도를 놓고 머리를 맞대 경계선을 완성했고 만족한 듯 박수 친다. 영화의 다음 장면은 침략자들에게 학살당하는 원주민들의 참혹한 광경. 영화 <미션>의 이 장면은 음악과 함께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담론이 한창이다. 정부도 기업도 시민사회도 팬데믹의 아픔을 잊지 않고 전환점으로 삼으려고 안간힘이다. 특히 정부는 대규모 재정투자와 제도개선 병행을 통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해 융·복합 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왕적인 권위하에 짓눌려 살아와서 그런지, 관이 민을 보살펴 주겠다고 하고 앞장서서 혁신하겠다고 하는데, 이 당연한 것들이 아직은 어색하고 낯설다. 해외동포들에게도 구호품이 전달되고, 한국계 입양인들에게까지 도움의 손길이 전해졌다고 하니 안도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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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코로나19와 가치사슬 밸류체인, 즉 가치사슬이란 용어는 기업에서 익숙하다. 기업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 노동력, 자본 등의 자원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을 가치사슬이라는 모델로 정립하였다. 어떤 기업도 독자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해 낼 수 없을 정도로 세계화된 지금, 가치사슬은 글로벌 가치사슬과 동의어처럼 쓰인다. 기업은 경영 여건, 지리적 특성, 인재확보, 원자재 수급, 유통 등 생산과 관련된 요소들을 총체적으로 감안해 비교우위를 결정하여 더 많은 가치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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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기후위기 외면하는 거대 정당 날마다 살얼음판이다. 이 전쟁의 주범은 누구인가? 박쥐인가 우한인가 신천지인가. 과거 전 세계를 떨게 했던 에볼라 바이러스, 탄저병 그리고 코로나19 등등 각종 전염병엔 공통점이 있다. 2007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고 폴 엡스타인 박사는 2011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 <기후가 사람을 공격한다(Changing planet, changing health)>에서 지금 우리를 떨게 하는 코로나19 같은 역병의 주범이 무엇인가를 방대한 연구와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의 풍토병인데 주로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지구가 더워지면서 모기가 급증했고 결국 남미 지역까지 확산되었다. 인간에게 1도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기와 해충의 세계에서는 0.1도도 엄청난 변화라서 기후변화 때문에 모기가 ‘좀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박멸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많아진 탓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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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지구집에 관한 두서없는 통찰 작년 말부터 올해 초 몇 달 사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브라질 아마존 밀림에서부터 타오르던 불길은 캘리포니아 호화주택까지 태워 간담을 서늘케 만들더니, 털이 그을린 코알라며 캥거루들로 눈시울을 적시게 한 호주 산불이 잦아들기도 전에 코로나19로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이 와중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얼어붙은 마음이 환호로 뒤바뀌는 중이다. 숨차다. 심장이 널뛰는 가운데 몇 가지 두서없는 통찰이 있었다. 첫째, 사람도 동물이구나. 그런데 대체로 망각하고 산다. 코로나19는 동물을 매개로 전염되었고, 이는 메르스, 사스 등 대규모 전염병들의 공통점이다. 사람과 동물의 감염병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것은 사람, 동물, 생태계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는데 나 혼자 건강할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왜 자꾸 잊게 되는 걸까? 긴급구호전문가이자 작가인 한비야는 지구촌이 아니라 ‘지구집’이라고 강조한다. 나도 박쥐도 젖소도 소나무도 한집에 사는 식구라는 걸 바이러스에게 새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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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정치여, 기후위기를 보라 8894글자 중 겨우 56자였다. 조금 더하자면 174개 글자다. 합해도 230글자, 전체 글 중 2.6%에 불과하다. 취임 3주년이 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를 언급한 글자의 개수다. 글자 숫자만 가지고 중요도를 다루기엔 무리가 있지만 빈약한 건 사실이다. 더 놀라운 건 신년 기자회견 당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물은 기자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새삼스러운가! 기후위기는 정치 지도자의 어젠다다. 그저 급작스러운 날씨문제가 아니다. 예컨대 2010년 기후위기로 러시아에서 밀 생산량이 25% 줄어 수출이 중단되었다. 이웃 시리아에서 수입의 대부분을 밀값으로 지출하던 서민층이 폭동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했고, 그 결과 대거 난민과 이슬람국가(IS)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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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친환경 ‘배달의민족’ 기대한다 연말에는 어쩐지 조금씩 푸근해진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을 약 4조7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한국·독일 회사가 아시아 음식배달 시장 평정에 나선다니 기뻤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숙제를 마쳐서 그런지 하마터면 성스러워질 뻔했다. 파타야 코란섬 바위틈마다 폐비닐이 쌓이면서 섬 한가운데엔 5만t의 쓰레기 산이 생겼다. 인도양·남태평양 섬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통에서 못 빠져 나온 소라게 57만마리가 폐사했다. 스코틀랜드 해안에 쓸려온 죽은 고래 배 속에서는 밧줄·그물·플라스틱 컵·장갑이 100㎏ 넘게 나왔다. 태국의 야생 사슴 배 속에서 나온 쓰레기들은 플라스틱만 7㎏에 달한다. 겨우 지난 한 달간 일어난 일들이다. 남의 나라만의 이야기일까. 작년 7월 쓰레기 대란으로 불법 수출된 한국산 쓰레기산이 필리핀에서 매일 밤 연기를 뿜어내며 타오르고 있다. 지난 4월 정부는 490억원을 들여서 전국에 산재한 쓰레기 산을 없애겠다 했지만 아무리 치워도 계속 쌓이는 ‘쓰레기산’들은 지자체 세금을 좀먹는 밑 빠진 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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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기후변화에 맞서는 길 여성복업계 상품기획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과거 데이터가 안 통하기 때문이란다. 최근 2년간 기존 틀과 전년 인기상품 데이터에 의지하는 기획이 시장에서 더 이상 안 먹혀 난리란다. 연간 사업계획대로 움직이기엔 변수도 많고 시즌 구분도 불분명해져서 지금 당장 필요한 아이템을 발굴하느라 매월 분주하다고 한다. 비단 여성복 업계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2006년도 겨울 무렵 공영방송 9시 뉴스 기자와 인터뷰를 했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구가 더워져 물에 잠기고 태풍 같은 재난도 많아진다는데, 과연 사실인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지난 20세기 동안 4배 증가한 인구가 20세기 100년 동안 사용한 에너지의 총량은 그 이전 1000년 동안 사용했던 에너지의 10배나 증가했다. 문명은 에너지 소비와 동의어다. 소비의 와중에 20세기에 환경은 집중적으로 파괴됐다고 J R 맥닐의 <20세기 환경의 역사>를 인용해 답했다. 기자의 얼굴엔 짜증이 묻어났다. “석유석탄 에너지의 부산물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지구를 더 덥게 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소나무가 한반도에서 사라지고, 바닷속은 아열대 어종으로 바뀌어서 밥상이…”라고 열을 내며 이야기하는데 기자가 마이크를 껐다. 기자는 “그만합시다. 아니 환경운동이 중요하긴 한데 그렇게까지 과장해가지고 현실성이 있겠냐”며 언성을 높였다. 그날 뉴스엔 온난화로 재난이 많아진다는 짧은 멘트만 방송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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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환경교육, 빠를수록 좋다 콘라트 로렌츠(1903~1989)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1973년 행동연구가 최초로 노벨상(의학 부문)을 수상했다. 회색기러기가 부화한 후 처음 만난 대상을 어미로 알고 특정 행동을 따라하는 행동, 즉 각인(Imprinting) 학습 현상을 밝혔기 때문이다. 로렌츠 덕분에 탄생 직후 특정한 시기(critical period)에 익힌 행동은 성장 후의 행동양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는 걸 과학적으로 입증한 셈이다. 주로 종(種)의 생존과 관련된 중요한 행동양식들이 이때 최초의 양육자를 통해 전수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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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아이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 가히 내전(內戰)이다. 50일 넘게 세상 시끄러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모임에서나 사이버 공간에서나 일단 아군과 적군을 나누고 의견이 다르면 집중포화가 시작된다. 싸움이 싫은 사람은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싸울 때는 싸워야겠지만 싸움에도 경중이 있다. 작금에 가장 우선순위 높게 싸울 일은 무엇인가? 지난 23일 뉴욕에서 유엔기후정상회의가 열렸다. 파리협약을 통해 지구온도가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약속했건만 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은 줄지 않고, 2015~2019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1~2015년 사이 배출량보다 무려 20% 이상 증가한 상태여서 위기감에 소집된 회의다. 지난 6월 유럽의 기온이 46도까지 오르고, 미국은 9월 초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도리언’으로 비상사태까지 선포할 지경이니 이 기후재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각국의 정상이 해결책을 갖고 모였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38년까지 탈석탄국이 되겠다”고 선언했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국가들과는 무역거래를 하지 않겠다”고까지 하였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가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삶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지금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파리협약에서 탈퇴했고 중국도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아 예상대로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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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쪼그라드는 환경교육 요즘 부쩍 떠오르는 구절이 있다. 스티븐 코비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 두 번째,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Begin with the end in mind)이다. 1996년 스티븐 코비사의 한국 파트너 회사에 입사하느라 무심히 읽다가 내 인생을 처음으로 되돌아보게 한 전환의 책이었다. 1994년 출간 당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초베스트셀러이다. 이 책이 25년이 지난 지금도 읽히고 있는 걸 보면, 저자가 언급한 습관은 여전히 유효한가 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전국이 들끓고 있다. 좌우 정권을 떠나 이런 장면을 너무 많이 보다 보니 의문이 든다. 변호사가 되려면 로스쿨에 가고 변호사시험을 준비한다. 의사가 되려면 의사자격시험을 봐야 한다. 공무원도 다르지 않다. 다 필수과목이 있다. 비록 유한하긴 하나 어마어마한 예산과 법을 정하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정치인의 필수과목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