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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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대통령학과 촛불을 다시 생각한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지금처럼 아마겟돈 위기에 직면한 적이 없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을 사용해 인류가 핵전쟁으로 멸망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에도 북한의 핵무장과 연이은 미사일 실험, 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반응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를 바라보며 문득 떠오른 것이 1960~1970년대 미국에서 부상한 ‘대통령학’이다. 대통령학의 등장은 두 가지 때문이다. 냉전, 그리고 쿠바 미사일 위기로 상징되는 핵경쟁·핵전쟁 시대를 맞아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나아가 대통령을 평가할 때 올바른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지적 능력과 리더십에 주목하던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미국 대통령이란 자리가 지구를 파멸로 이끌 핵무기 사용 여부를 불안정한 정보에 기초해 짧은 시간 내에 결정해야 하기에,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대통령의 성격과 정서적 안정성, 성장과정 등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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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제3당복’조차 없다! 언론에 글을 쓰다 보니 가끔 독자로부터 논평을 받는다. 최근 ‘여야의 기이한 복주기 경쟁’(8월23일자)을 쓴 뒤 충격적인 논평을 받았다. 이 글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야당복이 있더니 정권을 내주고 나자 윤석열 정부가 죽을 쑤고 있어 여당복이 있고, 민주당도 여당에 복주기 경쟁을 하고 있으니, 국민 입장에서는 여당복도, 야당복도 없다는 내용이었다. 한 후배 학자가 이를 읽고 보낸 답을 보고 망치로 머리를 두드려 맞은 기분이었다. 그 내용이 “우리는 여당복, 야당복만이 아니라 제3당복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어쩌면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여당복이 없는 것도, 야당복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들을 대체할 만한, 최소한 이들에게 위기의식을 느끼고 정신을 차리게 할 ‘제3당의 복’조차 없는 것인지 모른다. 이는 현재만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도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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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한국정치는 3김시대로 후퇴하는가 한국 현대정치사를 두 시기로 나누라면 언제를 나눠야 할까? 당연히 1987년이다. 그 이전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독재시대고, 그 이후는 민주정부시대다. 1987년 이후를 두 시기로 나눈다면 언제를 나눠야 할까? 한국 정치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가 일어난 1998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2003년이라고 생각한다. 2002년까지가 민주화 1기라면 그 이후는 민주화 2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민주화에 관한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그것은 ‘대통령의 탈권위주의화’ ‘탈사당정치’이다. 그 이전 시기는 민주화가 됐다고 하지만, 제왕적 대통령에 사당정치가 기승을 부렸다. 한마디로 그 이전은 지역주의와 함께 사당정치가 지배했던 ‘3김정치’시대였다. 군사독재세력인 김종필은 논외로 하고, ‘민주투사’였던 김영삼, 김대중이라는 양김은, 특히 3당통합으로 군사독재와 손을 잡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달리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줄곧 민주세력과 같이했고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지만, 당을 세습만 하지 않았지 사유화했다는 점에서 정당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지도자였다. 즉 밖으로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안으로는 ‘사조직’같이 운영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사당정치와 과감하게 결별했다. 주목할 것은 ‘민주야당’에 관한 한, 사당정치의 전통은 양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당내 민주주의가 활발했다는 사실이다. 양김이 ‘40대 기수론’을 들고나와 한국 정치를 완전히 바꿔놓은 1970년대 초에도 유진산 신민당 대표는 자신이 2선으로 물러나고 이들의 판을 만들어줬다. 나아가 1971년 대선 경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승리하자 김영삼은 탈당한 것이 아니라 김 후보를 위해 유세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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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여야의 기이한 ‘복 주기’ 경쟁 ‘야당복.’ 문재인 정부가, 아니 국민의힘이 한국 정치에 기여한 새 용어 중 하나다. 문재인 정부가 실정을 할 때마다 국민의힘이 더 죽을 쒀서 살려줬기 때문이다. 나는 2020년 초에 쓴 ‘야당복? 야당독!’이란 칼럼에서 이 같은 국민의힘의 죽 쑤기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현실에 안주하게 만들고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사실은 야당복이 아니라 ‘야당독’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나의 우려대로 야당복에 안주한 민주당은 수많은 국민들이 거리로 달려 나와 성공시킨 촛불항쟁을 5년 동안 다 말아먹고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을 내주는 역사적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시중에는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이 ‘하나님’ 수준이 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죽은 사람(나사로)을 다시 살린 것은 하나님이 유일한데, 이들이 촛불항쟁과 박근혜 탄핵으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국민의힘을 실정과 내로남불 등을 통해 5년 만에 소생시켰다는 비아냥이다. 그리고 이어진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하고 말았다. 나의 우려대로, 국민의힘의 죽 쑤기는 단기적으로는 야당복이었는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야당독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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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팬덤정당과 대중정당 “민주당을 팬덤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지현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긴급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소수 지지자들이 특정 정치인을 광적으로 지지해 일반당원 나아가 대중과 갈등을 일으키는 ‘팬덤정치’란 인터넷시대, 그리고 ‘탈진실시대’에 나타난 최근의 현상이다. 그러나 소수 열정적 활동가들과 일반당원·유권자 간의 갈등과 긴장은 선거민주주의가 자리 잡은 20세기 이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왔다. 현대정치는 핵심에 대중정치인이 있고 그를 중심으로 열정적 활동가·지지자들이, 그 밖에 일반당원, 그리고 제일 밖에 유권자들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대중적 정치인으로부터 일반유권자까지 네 개의 동심원이 있다. 정당과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 넷이 서로를 ‘교육’시키고 강화하는 ‘상호작용의 선순환’을 해야 한다. 그러나 때때로 이 같은 선순환이 깨어지고 긴장을 일으키는가 하면 파국으로 치닫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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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민심과 역사 한 정권이 심각한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표가 있다. 대통령이 여론을 무시하고 ‘역사와 대화’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여론에 연연하지 않으며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는 ‘소명주의’에 빠지면 자기정정의 기회가 사라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3김 이후 대통령들은 지지율이 떨어지면 모두 그랬던 것 같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때는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통령은 21세기인데 국민은 독재시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며 ‘낙후한 국민’을 탓하기도 했다. 물론 여론만 따라가고 지지율에 연연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잘못된 인기정책을 추구하는 ‘나쁜 의미의 포퓰리즘’은 문제가 많다. 안철수 의원이 2012년 처음 정치에 나서며 국민들의 정치혐오 정서에 편승해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이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 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정권 초기 국민연금을 ‘더 많이 내고, 더 많이 받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많았지만, 더 내라고 하면 여론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논의를 끌고 가지 않았다. 최근 밝혀졌듯이, 문재인 정부가 인기만 생각해 한전이 요구한 전기요금 인상을 계속 거부해 전기료 폭탄을 다음 정권에 미룬 것 역시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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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윤석열 정치실험’은 실패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업무를 시작한 뒤 이제 한 달 남짓 지났다. 임기 60분의 1밖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감히 ‘윤석열 정치실험은 이미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윤 대통령은 유례없이 정치입문 9개월 만에 대선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그간의 그의 행적은 1년 전 그가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와의 갈등 속에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정치에 나서면서 내세웠던 생각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중순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을 떠나 정치에 나서며 대변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은 ‘압도적 정권교체’이며,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대선에서 보수와 중도, 이탈한 진보세력까지 아울러 승리해야 집권 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바른 소리를 하다가 민주당에서 밀려난 금태섭 전 의원, 조국사태 이후 민주당 비판에 앞장섰던 진보논객 등과 교감하는 등 이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시간이 흐르며, 윤 대통령은 이 같은 중도세력, 이탈 진보세력과는 결별하고 냉전적 보수세력에 올인했다. 그 결과, 압도적 정권교체가 아니라 역사상 가장 작은 표차인 0.73%로밖에 이기지 못했다. 대선에서는 이겼는지 모르지만, ‘보수와 중도, 이탈한 진보세력까지 어우르려던 윤석열 정치실험’은 실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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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차라리 지역구를 없애자 ‘욕속부달(欲速不達).’ 제자 자하가 한 고을 장관이 된 뒤 찾아와 정치하는 법을 묻자 공자가 준 답이다. ‘어떤 일이고 급하게 서두르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뜻으로 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서두르지 말라는 충고였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보고 있자니 이 말이 떠오른다. 대선 패배 후에는 자숙하며 와신상담하는 관행과 달리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패배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송영길의 지역구 인천 계양에 출마했다. 명분은 지방선거를 총지휘한다는 것이었지만, 여론조사들은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간첩조작 사건으로 징계받은 검사, 국정교과서 불법 추진으로 징계 대상이 된 자, 성추행 관련 인사조치자 등 이런 ‘문제인물’들만 모으기도 어려운 윤석열 정부의 ‘인사 참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헛발질과 혁신 부족으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가볍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인천 계양까지도 박빙을 유지하고 있어 잘못하다가는 이 후보가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며 한 읍소처럼 이 후보의 “정치생명이 끝장”날 위기에 처해 있다. 여권에서 비판하듯이, 대장동 사건 등으로 ‘방탄’ 신분이 절실하게 필요했는지 모르지만, 정도와 거리가 먼 조기 출마 결정은 공자가 경고한 욕속부달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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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독선 경쟁과 ‘0.73%의 저주’ ‘덜 악한 놈을 찍어야 한다.’ 한국 선거를 지배해온 차악론이다. 이에 따르면 정의당과 같은 진보정당은 영원히 지지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주 싫어한다. 하지만 굳이 비교를 한다면, 1987년 민주화를 기준으로, 민주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어져온 ‘자유주의정당’이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민정당으로부터 국민의힘으로 이어져온 ‘냉전적 보수정당’보다는 나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유주의세력이 냉전적 보수세력보다 못한 것이 있다. 그것은 자기혁신이다. 2002년 노무현 정부 초기 이회창 후보의 불법 대선 정치자금인 ‘차떼기 사건’이 터지자, 보수세력은 당을 천막당사로 옮기는 극약처방으로 자기혁신의 모습을 보여줬고 2007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2012년 대선에서도 박근혜는 김종인을 영입해 ‘경제민주화’라는 진보적 선거공약을 제시해 승리했다. 2017년 보수세력은 박근혜가 탄핵을 당하는 등 치명타를 맞고 당분간 재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내로남불’ 등으로 촛불을 다 말아먹은 데다가 파격적으로 30대 원외 정치인인 이준석을 당대표로 선출하고, 박근혜·이명박 사법처리의 주역인 ‘철천지원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로 뽑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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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정의당은 어디로 유일한 원내진보정당인 정의당이 위기다. 대선 득표율이 지난 대선의 절반 이하로, 권영길 때보다도 떨어졌다. 위기는 드루킹 사건에서 시작됐다. 불똥이 엉뚱하게 노회찬 의원에게 튀고 말았다. 그의 죽음으로 당의 한 축의 상실을 넘어 심상정 의원을 견제할 균형추가 사라졌다. 득표만큼 의석을 갖게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키기 위해 조국 문제에 침묵한 것은 결정적 패착이었다. 대중의 신뢰를 잃었을 뿐 아니라 실리도 못 챙겼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과 함께 위성정당을 만들어 이들 독점은 오히려 심화됐고 정의당은 10% 득표에도 불구하고 의석의 2%인 6석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의 사악함을 과소평가함으로써 명분과 실리 모두 잃고 만 것이다. 대선에서 심 의원이 완주해 이재명이 졌다는 비판은 위성정당을 만들어 민주대연합을 먼저 깬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적반하장식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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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좌표 찍기와 ‘자유주의적 전체주의’ “나는 당신 생각에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목숨을 걸고 당신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할 것이다.” 자유주의사상을 가장 잘 표현한 것으로 많이 인용되는 문장이다.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가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 볼테르 연구자가 그의 ‘관용’사상을 응축해 만든 표현이 볼테르의 말로 잘못 알려진 것이다. 이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이건, 이 말처럼 자유주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다양성이며 이를 보장하기 위한 사상, 표현, 언론의 자유 같은 자유권이다. 우리가 흔히 ‘독재’라고 부르는 ‘권위주의’체제는 자유주의와 달리 다양성과 사상, 표현,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 같은 87년 민주화 이전 정권들이 그러했다. 그러나 자유주의, 그 진화된 형태인 자유민주주의의 정반대에 서 있는 사상과 체제는 ‘전체주의’다. 파시즘이나 과거 사회주의, 북한 같은 체제를 가리키는 전체주의의 핵심은 다양성을 부정하는 획일성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전체주의에 가까웠던 체제는 유신이다. 유신체제는 단순히 사상, 표현,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머리 길이, 치마 길이까지 통제했다. 국가의 억압도구는 경찰봉이나 전기고문만이 아니라 자와 가위였다. 경찰은 자와 가위를 가지고 다니며 치마 길이와 머리 길이를 쟀고 정부 기준보다 긴 머리는 가위로 잘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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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칼럼 세 개의 대한민국, 이제 공생이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다. 그것은 내일이면 지겹고 역겨운 대선이 드디어 끝난다는 소식이다. 내일 누가 웃을지 모르지만, 대선 과정은 절망 그 자체였다. 이처럼 저질이고 네거티브가 난무한 선거는 없었다. 이렇게 된 구조적 원인은 문재인 정부가 제공했다. 역사적인 촛불항쟁 덕으로 집권했고 촛불연정이 시대적 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실력도 없으면서 권력욕에 눈이 멀어 승자독식으로 나아갔다가 5년 만에 촛불항쟁을 다 말아먹고, 정권심판론과 정권교체론이 다수가 되도록 만들었다. 국민의힘이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왔지만, 윤석열을 키운 것은 국민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