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권
전 국립외교원 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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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중산랑’ 고사에 비춰본 남북관계 최근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청으로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것이다. 남북관계의 개선을 바라던 현 정부에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이어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한·미연합훈련 관련 담화 발표로 한국 내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의 논쟁이 한·미연합훈련의 연기 또는 규모에 집중되어 있는데 북한이 변화를 만든 원인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해 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이는 다발도 아닌 장미 한 송이를 받으면서도 미처 보지 못한 가시에 찔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김정일이 사망하고 아들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 통치자로 등극했다. 당시 한국 내 일각에서는 스위스 유학생활로 서구 제도와 문화를 경험한 김정은이 아버지와는 다른 정책을 택할 것이란 분석과 논쟁이 분분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2012년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장거리 로켓인 ‘은하 3호’의 발사 실험을 단행하고 결국 성공했다. 이어 2013년 2월에는 세 번째 핵실험을 실행했다. 국제사회는 각각 유엔안보리 결의 2087 및 2094호를 통해 비판과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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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미·중 사이 미소 짓는 EU와 러시아 근년 들어 미·중 전략적 경쟁에 대한 현황과 전망, 그리고 한국의 대응 방안 찾기는 관련 학계와 전문가 집단에서 주요 화두가 되어왔다. 물론 현재 한국 사회는 부동산 문제를 필두로 코로나19 방역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정책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걸린 첨단산업의 국제표준과 규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안착, 나아가 역내 군사·안보적 지각 변화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칠 미·중의 경쟁도 결코 작은 주제는 아니기에 이에 대한 논의 또한 뜨거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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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미·중 사이 한국외교 ‘시험대’ G7회의 영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G7과 더불어 초청된 한국의 참석은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와 선진국의 위상을 확인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반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현안별 요구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또 다른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G7에서는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것이다. 이 현안들은 다음달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둔 시진핑 지도부에도 정치적 및 국가안보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G7의 결과에 따라 한·중관계의 도전요인들에 대한 한국의 관리 능력이 다시금 시험받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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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중국과 미얀마 사이 한국의 ‘가치’ 기준 지난 11일로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지 100일이 되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800명 가까운 시민이 사망하는 유혈탄압이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세계은행은 사실상 내전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미얀마의 국내총생산이 올해 -10%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미얀마 국민들의 생활은 쿠데타로 인해 파탄으로 치닫고 있다. 반면 지난 9일 미얀마 군부는 마치 중국이 자신들을 옹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증명하듯, 중국이 주도하는 약 25억달러 규모의 미 린 자잉 LNG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28억달러(약 3조1200억원) 규모의 15개 사업을 승인했다. 실제로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한 비판이 증가하는 가운데 ‘내정간섭’ 반대를 이유로 러시아와 함께 미얀마 사태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막아왔다. 미얀마 정세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미·중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며 강대국들이 공조된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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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트럼프와 다른 바이든의 ‘동맹 역할’ 근래에 한국이 대외적으로 마주한 여러 가지 상황들을 연구하며 전망하다 보면 많은 사안에서 다양한 고민과 우려가 쌓이게 된다. 미래의 국가 운명이 좌우될 현재의 현안들과 관련하여 주변의 강대국들은 국익이 충돌하고 이로 인해 힘겨루기와 편 가르기가 한창이다. 속칭 주변 4강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물론이고, 미·중 전략적 경쟁 구도하에서 유럽연합(EU) 및 아세안(ASEAN) 국가들,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쟁하는 미·중을 바라보며 이들 공동체와 국가들은 먼저 자신들의 가치와 국익을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적·군사안보적·정치적 주요 현안들에서 각각의 입장과 미·중 사이의 위치를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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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미·중 충돌에 가려진 한국의 국익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한 지 이제 막 두 달이 되었다. 미국의 정치시스템에 비추어 본다면 아직 각 분야에서 구체적인 정부정책의 수립 과정이 끝나지 않았을 시기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국 견제와 압박에서는 비교적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과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보여준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압박의 의지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대선 승리 및 의회의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대중정책의 방향성은 크게 세 가지로 특징지을 수 있다. 첫째,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독단적이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에 대한 계획이 없는 무모한’ 대중정책에는 반대하지만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중 압박정책의 필요성에는 동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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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중국 중화민족주의에 어떻게 대응할까 최근 인터넷상에서 한·중 사이에 문화유산에 대한 논란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작년 말에 한국의 전통의상인 한복과 고유의 음식인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하였다는 중국 내 일부 누리꾼들의 주장에 대해 한국 누리꾼들이 이를 바로잡으려는 대응이 나타났다. 그런데 올해 1월에는 중국의 사법 및 공안을 담당하는 권력기구인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의 SNS 공식 계정에 한국이 김치와 관련, 사사건건 논쟁을 벌이는 이유가 자신감 결여에 기인한다는 글이 게재되었다. 지난 16일에는 중국의 대표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윤동주 시인을, 위키피디아 중문판에서는 세종대왕·김구·김연아·이영애 등 한국인이 존경하고 자랑하는 인물들을 중국 조선족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국의 기성세대들은 학창 시절 윤동주 시인의 ‘서시(序詩)’를 듣고 ‘별 헤는 밤’을 외우며 별 하나하나에 추억, 사랑, 쓸쓸함, 동경, 시, 그리고 어머니를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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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결국은 미국이 필요한 김정은체제 최근의 한반도 정세는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관련 소식이 대내외적으로 많은 관심과 화제를 만들었다. 알려진 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아버지 김정일의 직위였던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되었다. 반면 동생 김여정은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제외되었다. 당 중앙위 위원 명단에는 여전히 이름이 올라있다. 하지만 당 직책이 종전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이 확인된 것도 많은 이야기를 낳았다. 이번 북한 노동당의 주요 당직 인사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본 점은 북한 외교의 미국통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통인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은 당 국제부장으로 승진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 북한이 대미 외교라인에게 핵 협상의 정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동시에 실익을 얻어내기 어려운 미국보다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해석이 많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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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양안관계에 비춰본 남북관계 한·중관계의 현안을 생각하다 벽에 부딪힐 때면 가끔씩 시각을 바꾸어 국제사회는 한국과 중국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했다. 그때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이 통일과 민족주의 사이의 모순 같은 연계성이었다. 지구촌에는 아직 두 곳의 분단국이 존재한다. 하나는 한반도에 위치한 한국과 북한이고, 다른 하나는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중국(中華人民共和國)과 대만(中華民國)이다. 물론 차이도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1971년 10월에 유엔에서 중화민국을 대신하여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국가로 인정받고 정식 회원국은 물론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지위까지 차지했다. 반면 한국과 북한은 1991년 9월18일에 개최된 제46차 유엔 총회에서 각각 별개의 의석을 가진 회원국으로 동시 가입하였다.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엄밀히 본다면 중국은 아직 완전한 통일을 이루지 못했고 한국은 분단국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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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RCEP의 출범과 한국의 원칙 세계 최대 규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지난 15일 한국을 포함한 15개국이 서명함으로써 역사적인 출범을 알렸다. RCEP는 한국에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한국의 철강, 자동차 및 부품업체 등의 수출에 청신호를 켰다. 또한 미·중의 전략적 경쟁의 심화와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새로이 부상하는 지역 공급망 형성에 대한 적절한 대응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 정책에도 힘을 더하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향후 한 가지 더 강조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한국의 이번 RCEP의 서명이 ‘다자간 개방적 자유무역주의’라는 우리의 ‘원칙’에 입각한 결정이었다는 점이다. 나날이 격화되는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하에서 한국은 국민들과 합의된 원칙과 이를 기반으로 정부가 정책적 방향성과 함께 유연한 입장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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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중국이 바라보는 ‘약한 고리’의 한국 미국과 치열한 전략적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동맹국들 중 한국을 ‘약한 고리’로 인식하는 것 같아 보인다. 이러한 시각이 중국의 학계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은 중국의 대표적인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인 옌쉐퉁(閻學通) 칭화대학교 당대국제관계연구원장이 2013년에 발표한 <역사적 관성(歷史的慣性)>을 통해서이다. 옌 소장은 부상하는 중국이 종합국력에서 미국에 근접 또는 추월하려는 시기엔 결국 미국과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의 글엔 군사력에서 미국에 약세를 보이는 중국의 현실에 관한 우려가 곳곳에 나타났다. 미국은 중국에 비해 압도적 군사력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 동맹국과 군사 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비동맹 원칙을 견지하는 중국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하였다. 따라서 그는 중국이 비동맹 원칙을 버리고 미국의 동맹국들 중 중국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깊은 한국과 태국에 접근해 미국과 ‘맹우(盟友)’관계를 공유하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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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되돌아본 덩샤오핑의 지혜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연구의 석학인 에즈라 보걸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그의 저서 <덩샤오핑 평전>에서 일본을 방문해 깊은 인상을 준 외국 지도자가 3명 있었다고 언급했다. 한 명은 1960년에 방문했던 로버트 케네디 법무장관(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이고, 다른 한 명은 1978년 방일했던 덩샤오핑이며, 나머지 한 명은 1998년 방문했던 김대중 대통령이다. 이들 중 일본에 가장 저자세였던 사람은 덩샤오핑이다. 중국 역사상 최고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일왕을 만났던 덩은 중국을 하루빨리 문화대혁명의 그늘에서 건져내고 개혁·개방 정책으로 이끌고 싶었다. 따라서 그는 일본과의 협력 강화를 원했다. 이를 통해 일본이 중국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기술과 기업 관리 분야에서 교류 및 협력 증진을 얻어내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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