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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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이준석의 ‘허망한 승리’ 지난해 5~6월 ‘이준석 돌풍’이 불었을 때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크게 당황했다. 곰팡내 나던 국민의힘에 새 바람이라도 불었다간 큰일 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5월31일 이준석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하자 민주당의 상근부대변인은 이준석을 향해 “히틀러의 향기가 난다”는 극언을 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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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윤석열, ‘부정적 당파성’의 약발이 떨어졌다 “집값이 너무 심하게 올랐어요. 내 집 마련은 평생 불가능할 것 같네요.” “아니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게 문재인 정권 탓이란 말이에요? 이번에 서울시장으로 오세훈 뽑겠네요.” “아이고 그런 뜻이 아닌데, 쓸데없는 말을 해 죄송합니다.” “이미 기분이 상했으니, 당장 그만두고 환불해주세요.” 2021년 3월 서울의 어느 네일숍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경향신문(2021년 4월1일)에 실린 <“한국사회, 무조건 자기편만 지지” 82%>(류인하 기자)라는 제목의 기사에 소개된 에피소드를 내가 조금 각색해 소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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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이준석을 덮친 ‘성공의 저주’ 2021년 5월31일 36세의 젊은 이준석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하자 세상은 깜짝 놀랐다. 모두 다 어림도 없는 도전이라고 비웃었으니, 놀라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황했다. 이준석을 히틀러에 비유하면서 비난하는 무리수까지 나왔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굳이 히틀러까지 동원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만큼 당혹스럽고 두렵다는 뜻이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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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한류의 주역’ X세대에 경의를 표한다 “김은희, 김태호, 나영석, 박진영, 방시혁, 서태지, 싸이, 양현석, 연상호, 황동혁.” 위 10인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면, 우선 대중문화 종사자라는 답이 나올 게다. 그다음엔? 이 질문엔 생각이 좀 필요하겠지만, 대중문화 애호가라면 ‘X세대(1970년대생)’라는 답을 내놓을지도 모르겠다. 1990년대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X세대 열풍’을 기억하실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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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다양성에 대한 집단적 위선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다양성은 유전적 ‘보험증서’ 같은 기능을 한다.”(레베카 코스타) “다양성을 수용하려는 의지가 약할수록 진정한 자기 인식 능력도 떨어진다.”(마이클 린치) “너무 유사한 집단은 새로운 정보를 논의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렵다.”(제임스 마치) “동질성이 강한 집단은 다양성이 강한 집단에 비해 더 쉽게 결집하며, 응집력이 높아질수록 외부 의견과 고립되고 집단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해진다. 그 결과 집단의 판단이 옳을 수밖에 없다고 확신하게 된다.”(제임스 서로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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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복합쇼핑몰은 ‘광주 정신’을 훼손하는가? 지난 대선 기간 중 광주에서 복합쇼핑몰 유치가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었을 때 나는 착잡했다. 5년 전인 2017년 내가 사는 전주에서 비슷한 논란이 벌어졌을 때 나는 그간 내가 갖고 있던 복합쇼핑몰 반대 입장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내 주변엔 찬성파가 더 많았다. 나는 젊은 대학생들의 생각은 좀 다를까 싶어 수업 중에, 그리고 개인적으로 학생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놀랍게도, 아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쇼핑몰 유치에 반대하는 학생보다는 찬성하는 학생이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그들은 쇼핑몰을 소비공간인 동시에 문화공간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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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확신은 ‘잔인한 사고방식’이다 “양비론은 양측을 똑같이 비판함으로써 누구의 과실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리기 어렵게 한다. 찬성과 반대를 분명히 가리거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찬반의 대립구조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중도적인 입장으로 양측을 모두 존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과실이 더 큰 쪽을 유리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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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언론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을 맞아 하루 전까지만 해도 신문사 편집국장과 논설위원 등으로 일하면서 ‘정치 중립’ ‘공정 보도’를 부르짖었던 중견 언론인들이 바로 다음날 대선 주자 캠프로 출근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폴리페서’처럼 정치(politics)와 언론인(journalist)의 의미를 합친 ‘폴리널리스트’란 이름을 붙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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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경제’를 대선에 이용하지 말라 “선진국 가운데 지난 2년간 가장 높은 평균 성장률”,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위상을 굳건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무역 강국, 수출 강국으로”, “우리 정부에서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연 데 이어… 4만달러 시대를 바라보게”, “세계를 선도해 나가는 신산업 분야가 날로 늘어나고”, “문화콘텐츠 산업까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 “소득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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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갈라파고스 정당’이 만든 ‘김종인 현상’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김종인이 4번째 선거지휘를 맡았다. 여야를 넘나들면서 선거지휘를 하고, 선거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나면 사실상 배신을 당하거나 갈등을 빚어 퇴장한 그의 이력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긍정적 평가 못지않게 부정적 평가가 많은 탓인가? 지난 6일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성인이 경향신문에 쓴 칼럼의 제목이 ‘김종인을 위한 변명’이다. 변명? 김종인이 이번엔 국민의힘을 지휘하는 탓에 불편하게 생각할 경향신문 독자들의 기분을 고려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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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법조 공화국’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 한국은 민관 합동으로 세운 ‘법조 공화국’이다. 고소·고발과 ‘정치의 사법화’가 왕성하게 일어나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나라가 아닌가. 법을 사랑하지 않으면 대통령 되기도 힘들다. 지난 6월 중앙일보는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의 상위권을 법과대학 출신 정치인이 싹쓸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이재명, 이낙연, 홍준표, 추미애, 최재형이 그러하며, 이외에도 정세균, 이광재, 원희룡, 황교안 등 죄다 법대 출신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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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의전’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 지난 8월27일에 일어난 ‘무릎 꿇고 우산 씌워주기’ 사건은 이미 흘러간 역사가 되었지만, 되짚어 볼 점은 있다. 이 사건은 처음엔 ‘과잉 의전’으로 비난을 받았지만,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한 취재진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빚어진 일이라는 반론이 나오면서 비난의 강도는 좀 수그러들었다. ‘언론 탓’은 일리는 있지만 전적으로 타당하진 않다. 공무원들은 언론의 요구에 무조건 복종하는 게 당연하다는 전제를 수용할 경우에만 타당할 뿐이다. ‘무릎 꿇고 우산 씌워주기’가 8분 이상 지속되었음에도 주변에 있던 간부급 공무원들이 이걸 그대로 방치한 무감각마저 ‘언론 탓’으로 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