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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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지방을 더 이상 ‘식민지’로 묶어 두지 말라 “원정대의 지휘권을 평범한 능력을 가진 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출중한 두 사람에게 반씩 나누어 맡기는 것보다 더 낫다.” 500년 전 마키아벨리가 한 말이다. 이후 상식처럼 통용된 이 원칙이 새만금에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5인 공동위원장’ 체제와 이에 따른 ‘컨트롤타워 부재’가 새만금 잼버리 대회 파행 및 부실 운영의 최대 이유가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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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윤석열·김건희, 왜 직언을 탄압하는가 리투아니아 매체 “스타일 아이콘 김건희, 쇼핑 안 빼먹어” 민주당 “김건희, 호객 행위로 5개 매장서 예정 없던 쇼핑? 대통령실 입장 밝혀라” 박지원 “김건희 여사 명품점 ‘호객’ 행위? 닭 머리 가진 자도 이런 말 못해” 김건희 명품 쇼핑에 “문화 탐방… 하나의 외교” 국힘 쪽 망언 김건희 여사 쇼핑의 또 다른 논란, ‘과잉 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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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방송의 비정규직 착취, 이젠 끝장내자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다. 눈뜨는 게 힘들고 괴롭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억울해 미치겠다.” 3년여 전인 2020년 2월4일 청주방송에서 14년간 일했던 이재학 PD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말, 아니 한(恨)이다. 그는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고, 근로자 지위확인소송 과정에서 회사와 동료들로부터 거짓증언 등 부당한 일을 당하던 중 1심 패소 직후 “억울해 미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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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대화에 열려 있는 팬덤은 가능한가 한국은 정당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다. 양적 규모로만 보면 그렇다. 2021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각 정당이 보고한 ‘2021년도 정당의 활동개황 및 회계보고’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485만여명, 국민의힘 407만여명, 정의당 5만여명 등 전체 당원 수는 1042만여명에 달했다. 대중 정당의 역사가 100년이 훨씬 넘는 영국·독일 등은 당원이 100만명이 안 되고 감소 추세인데 한국은 1000만 당원으로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당원인 나라가 되었으니, 이 어찌 놀랄 일이 아니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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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정당은 ‘증오·혐오를 선동하는 공장’인가 “서울시가를 걸어가려면 무질서하게 나붙은 광고탑과 횡막수막(橫幕垂幕)에 숨이 막힐 것 같다. 조그마한 건물에 어울리지 않는 큰 간판이 즐비하게 늘어섰는가 하면 4, 5층의 큰 건물에는 으레 무슨 무슨 강조 주간이라는 현수막이 매달려 있다.” “시민들이 거리에 울긋불긋 무질서하고 난잡하게 붙어 있는 광고 때문에 광고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다. 건물 전면을 뒤덮다시피 해놓아 서울은 마치 ‘간판도시’처럼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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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중도’가 실패하는 7가지 이유 ①“개혁 과제가 산적한 나라에서 ‘중도화’ 운운은 결국 수구의 길이다.”(남재희, 2015) ②“중도주의란 가치노선을 모호하게 만들고, 수구적 보수의 가치노선에 대해 선명한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을 말한다.”(고원, 2015) ③“중도는 사회조사나 여론조사에만 존재하는 어떤 사회적인 환상이지 실제는 아니다.”(이해영, 2017) ④“중도라는 개념은 보수언론이 만든 프레임의 산물이다.”(이재명, 2017) ⑤“ ‘막말’이 정치생명 연장에 도움이 되니까 ‘막말’을 한다. 저쪽 욕을 먹어도 대세에 지장 없다. 지지자들이 환호한다. 온건·중도파가 되는 것은 정치적 자살 행위다.”(김환영, 2017) ⑥“정치에서, 특히 대통령제 아래서 ‘중도’는 신기루일 뿐이다.”(박찬수, 2017) ⑦“보수와 진보 진영을 극단으로 몰아붙이는 중도 노선은 정치평론가가 할 일이지 현실 정치인의 영역은 아니다.”(정연욱,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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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왜 이준석은 그런 오판을 했을까? “편견을 세탁한다면 인간의 지성이 훨씬 향상될 것이다.”(프랜시스 베이컨) “계몽은 편견으로부터의 해방이다.”(이마누엘 칸트) “편견을 조심하라. 편견은 쥐와 같고, 인간의 정신은 덫과 같다. 편견은 그 덫에 쉽게 들어가지만 빠져나가긴 어렵다.”(프랜시스 제프리)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은 악령, 그것도 최악의 악령에 사로잡힌 것과 같다. 편견은 진실을 차단하고 자주 파멸적 과오로 인도하기 때문이다.”(트라이언 에드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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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바보야, 문제는 스타일이야 한겨레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2022년 12월26~27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윤석열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41.5%, 부정평가는 54.9%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건 긍정과 부정의 이유였다. 긍정평가 이유로는 ‘결단력이 있어서’가 40.3%로 가장 많았고, 부정평가 이유로는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어서’가 33.9%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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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공영방송 전쟁’의 종전선언을 위하여 지난해 4월27일 더불어민주당이 KBS·방송문화진흥회(MBC)·EBS 이사회와 사장 선출 방식을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11월에 수정된 개정안에 따르면, 핵심 내용은 이사 21명 추천권을 국회가 5명, 시청자위원회가 4명,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가 6명, 직능단체가 6명(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각 2인)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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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공무원의 영혼 보호법’이 필요한가 “간단한 불복종, 예컨대 단순히 관습에 무릎꿇기를 거부하는 것도 하나의 의무이다.”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다. 그는 반대자와 이단자를 옹호하며, “희생물에 일제히 달려드는 떼거리에 대한 증오”를 표명했다. 그러나 세상은 밀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았다. 20세기의 세상은 오히려 정반대의 방향으로 치닫기도 했다. 절대적 복종을 요구하면서 획일화를 찬양한 파시즘 체제의 등장은 인간이 군집행동을 하는 동물과 크게 다를 게 없으며, 훨씬 더 잔인한 동물이기도 하다는 걸 웅변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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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증오의 광기’가 들끓는 대한민국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사랑에 빠진 사람의 광기가 최고로 행복한 상태라고 했다지만, 보답받지 못한 사랑의 광기는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일 수도 있다. 앞의 광기와 뒤의 광기는 어떻게 다른 걸까? 고대 로마의 스토아학파 철학자 세네카는 “약간의 광기를 띠지 않은 위대한 천재란 없다”고 했다지만, 이런 종류의 광기는 사실상 세네카의 목숨을 앗아간 폭군 네로의 광기와는 어떻게 다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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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왜 정치인들은 성찰에 인색할까 “민주주의에서 정치인을 비판하는 것은 우리 자신들을 비판하는 것과 같다는 점을 기억하자. 우리의 수준이 곧 우리 정치인들의 수준이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말이다. 내심 이 말에 동의할 사람들은 많겠지만, 동의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사람은 드물 게다. 매우 위험한 말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는 주장을 떠올려 보시기 바란다. 삼성 회장 이건희가 27년 전에 한 말이다. 이 발언이 당시 김영삼 정권을 화나게 만들어 삼성이 한동안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는 말이 돌기도 했지만, 일반 시민들 중엔 동의하는 이들이 많았다. 아마 지금 물어봐도 동의하는 사람들이 다수가 아닐까 싶다. 일반 시민이나 언론인이나 지식인이 “정치는 4류”라고 말하는 건 전혀 위험하지 않다. 정치가 늘 우리를 실망시키고 화나게 만드는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수준이 곧 우리 정치인들의 수준이라는 이유로 “국민은 4류”라는 말을 보탠다고 생각해보라. 돌 맞기 십상이다. 국민은 성역이다. 물론 유권자도 성역이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유권자들이 정치인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조차 유권자 탓은 하지 못한 채 정치인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이상한 게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