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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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왜 알자지라 방송을 금지하는가 지난 4월1일 이스라엘 의회는 일명 ‘알자지라법’을 제정하여 가결했다. 이는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치는 외국 언론사의 취재, 보고를 정부가 강제로 금지할 수 있는 법으로, 외국 방송사의 방송을 중단시키고 웹사이트 접속 차단과 지국 폐쇄를 명령할 수 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알자지라 방송을 하마스의 대변인 방송이자, 테러범의 채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알자지라 방송은 이와 같은 결정을 비난하며 성명을 통해 “대담하고 전문적인 보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이와 같은 알자지라에 대한 표적 법안이 이스라엘에서 가결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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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얽히고설킨 화약고, 홍해 이스라엘·하마스 사이의 분쟁이 해를 넘기며 계속되는 가운데, 홍해가 작년부터 또 다른 위기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홍해는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의 좁고 긴 바다로, 지중해 수에즈 운하와 인도양을 연결하는 해상 통행의 요충지이다.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상품 무역량의 12%가 홍해를 지나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홍해의 물동량은 더욱 늘어났으며, 러시아의 원유 교역량은 전쟁 전보다 14배 이상 늘어났다. 예멘 후티 반군은 2023년 11월 영국 회사 소유의 화물선을 나포한 것을 시작으로 이스라엘과 서방 선박을 겨냥한 위협을 최근까지도 계속하고 있다. 올해 2월 말까지 후티 반군은 이 지역에 주둔한 약 50척의 상선과 소수의 군함을 공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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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지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7개 토후국 중 가장 큰 지역이자 수도인 아부다비에는 그랜드 모스크라 불리는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비롯해 루브르 아부다비 등 세계 최대의 문화자산들이 모여 있다. 2023년 3월 이곳 아부다비 문화지구에 새로운 문화복합단지가 완공되었다. 바로 ‘아브라함 가족의 집’이다. 아브라함 가족의 집은 아브라함 종교라는 같은 뿌리를 가진 이슬람, 가톨릭, 유대교의 예배당인 모스크, 성당, 시너고그가 디자인은 다르지만, 같은 면적에 동일한 재질의 건축물로 이루어져 있다. 평화적 공존과 종교 간 이해를 상징하는 아브라함 가족의 집 프로젝트는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UAE 방문 당시 아부다비 왕세제, 두바이 통치자, 그랜드 이맘이 함께 주춧돌에 서명하면서 시작되었다. 2020년에는 UAE, 이스라엘 양 국가 간의 아브라함 협정 체결을 이끌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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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노벨 평화상 시상식 빈 의자 지난 10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2023년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란의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올해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불법 시위 혐의로 10년9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그는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다. 시상식에는 8년째 어머니를 만나지 못한 17세 쌍둥이 자녀가 대리 수상자로 참석했다. 그리고 자녀들 사이에는 빈 의자가 놓여 있었다. 모하마디를 위한 자리였다. 모하마디는 옥중에서 이란 정권을 ‘폭압적이며 반여성적 종교 정부’라 비판하며 중동에서의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을 “풍성한 문명의 중심에 있었던 여성이지만 지금은 전쟁, 테러리즘, 극단주의의 불 가운데 있는 종교 출신”으로 규정하며, 이란 국민에게 장애물과 폭정에 맞서 투쟁할 것을 촉구했다.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는 이란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활동해온, 이란에서 망명하거나 이주한 여성 영화배우, 운동선수, 변호사를 비롯해 현재 조국에서는 공연을 할 수 없는 여성 가수 마흐사 바흐다트가 ‘희망의 반짝임’이라는 곡을 선사했다. 그 자리에 있는,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은 기쁨의 눈물을 함께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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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아이들 죽음’ 정녕 외면할 건가 이스라엘과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새 두 달을 향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자지구 당국은 10월7일 하마스 공격으로 인한 개전 이래,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약 1만3300명이고 그중 아동 사망자는 5600명이라고 밝혔다. 1800여명의 어린이가 파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실종되었고, 대다수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아동 사망자 수는 기존의 다른 전쟁과 비교해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1월6일 연설에서 “가자는 어린이들의 묘지가 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고, 이웃 아랍 국가들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이 학살 수준’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천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죽음을 세계 전체가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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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이란은 이·팔 분쟁에 개입할까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2주를 넘기고 있다. 기습적인 공격을 감행한 하마스의 배후에는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있다고 중동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번 공격의 직접적인 개입을 부정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이 재앙의 책임은 시온주의 정권의 행동에 있다”며 하마스의 공격에 처음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연일 “미국과 그 대리인인 이스라엘에 경고한다”며 만약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중단하지 않으면, ‘이 지역은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이번 전쟁은 미국을 대신해 이스라엘이 수행한 대리전이라며 이란 정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하마스뿐만 아니라 이란과 더불어 이란의 지원을 받고 국경을 마주하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개입 역시 위협적이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되는 이란은 과연 전쟁에 개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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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위협받는 사우디의 SNS 활동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여고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범을 지지하는 글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18년형을 선고받았다고 중동 매체인 ‘미들이스트 모니터’가 보도했다. 사우디의 인권 침해를 보고하는 영국 기반의 인권단체 ALQST도 “마날 알가피리라는 여학생이 SNS에 정치범을 지지하는 트윗을 올렸다가 17세 때 체포됐고, 사우디 전문 형사재판소가 18세가 된 그에게 가혹한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방영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는 여러모로 화제가 됐다. 한국 언론들은 주로 빈살만 왕세자의 이스라엘과의 관계 및 이란 핵 문제에 대한 견해,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한 언급 등에 주목했다. 해외 인권단체들은 이 인터뷰에서 또 다른 중요한 이슈에 주목했다. 게시물을 올렸다가 지난 7월 사형을 선고받은 한 퇴직 교사에 관한 내용이었다. 퇴직 교사인 모하메드 알 감디는 인권 탄압과 부패를 비판하는 트윗을 올리고 유튜브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사우디 법원으로부터 사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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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중동 한류, 언제든 꺾일 수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2021년 12월 기준으로 ‘메나(MENA)’로 불리는 북아프리카·중동 지역 한류 팬이 10년 사이 130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동에서 한류는 2008~2009년 한국 드라마를 시작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며, 현재 K팝을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한국 문화 콘텐츠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거나 사우디 국부펀드를 통해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한류를 상품적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 동시에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개최 등 사우디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한류 수용으로 대중의 한류에 대한 호감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의 한류 열풍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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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제2 아랍의 봄’과 기후위기 지난 주말 이란 테헤란은 39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44도, 이라크 바그다드는 45도를 기록했다. 올해 7월17일 이란 남부 페르시안걸프 국제공항의 기온이 66.7도를 기록하면서, 최대 더위 지수를 넘어선 초고온을 보이고 있다. 중동의 뜨거운 여름 날씨는 악명 높지만, 최근 몇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감지된 이상기후로 인한 이상고온으로 중동 국가들 대부분이 일상적인 삶을 위협받고 있다. 중동의 기후변화는 단순히 인도주의적 위기를 넘어 정치·경제적 위기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아랍의 봄 당시 시리아 내전을 촉발한 원인이 가뭄 등 기후변화였다는 분석은 꽤 설득력을 갖는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동에서 기후 온난화 현상은 앞으로 ‘제2의 아랍의 봄’이 일어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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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이스라엘의 프라이드 퍼레이드 세계 일부 지역에서 매년 6월은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라 불리며,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상기시키는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진다. 성소수자들의 인권 문제는 전 지구적으로 문제시되고 있지만, 특히 중동 국가들에서 성소수자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억압이 가장 심각하다고 여겨진다. 일부 중동, 이슬람 국가에서는 동성애가 처벌 조항에 명시되어 있거나 동성 간 성관계가 문화적 논쟁을 넘어 최대 사형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예멘 등 샤리아(이슬람법) 혹은 샤리아에 토대를 둔 형법에 따라 동성과 성교한 이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국가 대다수가 이슬람 문화권에 속한다. 이라크는 요르단, 바레인과 함께 중동에서 동성애를 범죄화하지 않은 아랍 국가 중 하나였지만, 2022년 7월 동성애를 전면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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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레바논, 달러화 통용의 그늘 레바논 베이루트의 5월은 무척 아름다웠다. 지리적으로는 중동과 지중해가 만나고, 문명적으로는 페니키아 문명부터 로마·오스만 제국과 프랑스 문화의 영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적 경관들이 공존했다. 아름다운 해변에서 담소를 나누는 히잡을 쓴 여성들 옆으로 브라톱을 입은 여성들이 자유롭게 조깅하는 모습이 평화로운 경관을 보여주었다. 베이루트 거리마다 선명한 색들의 꽃나무가 즐비했고, 달콤한 재스민 향이 거리 곳곳을 메웠다. 하지만 그 진한 꽃향기 사이로 쓰레기와 오물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의회 주변 거리의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고, 2020년 베이루트항 폭발 사고로 파손된 건물들이 방치돼 있었다. 하루에도 3~4차례 짧은 정전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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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위협받는 수단 여성 혁명 2019년 우연히 인터넷에서 한 장의 인상적인 사진을 보게 되었다. 흰옷을 입고 베일을 쓴 한 젊은 여성이 자동차 위에 올라가 손을 높이 들고 노래하듯 연설하는 모습이었다. 그 이미지는 몇 개월째 시민 불복종운동과 시위가 계속됐던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이 한 장의 사진과 영상으로 대학생 알라 살라는 수단 혁명의 상징이 되었고,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알라 살라는 “총알은 죽이지 않는다.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바로 침묵”이라며 수단 민중들의 동참을 촉구했고, 이 구호는 수단 혁명을 이끈 상징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