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철
경향신문 독자위원장·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신기사
-
미디어세상 공영방송 정상화, 독립성·지속 가능성이 과제 지난해 개정한 방송 관련법에 따라 공영방송사 거버넌스 변화가 가속하고 있다. 13명 정원인 방송문화진흥회 및 EBS 이사회는 국민의힘 몫 이사 2인씩을 제외하고 각각 11명이 임명된 상태다. 방문진은 곧 새 MBC 사장 선임 절차를 시작한다. 15명 정원인 KBS 이사회는 임직원과 시청자위원회 추천 몫 5명의 선임 절차가 지연되고, 국민의힘도 추천을 미뤄 현 재적은 8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KBS 이사회는 지난주 임시 이사장을 호선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신규 이사들이 정원의 과반수가 임명된 후 이사회를 운영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
미디어세상 10대 극우·혐오 문화, 방치할 건가 최근 고등학교 야구 경기에서 한 서울팀이 광주의 상대 팀을 조롱하며 광주 민주항쟁을 비하하는 응원을 해 문제가 됐다. 결국, 이들은 6개월간 경기 출전 금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개인이나 개별 조직의 일탈로 처벌했다고 끝나지 않을 것이다. 어린이·청소년 문화 저변에 깔린, 극우·혐오 정서가 자연스레 분출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미디어세상 디지털 공론장의 새 원칙을 만들자 유튜브 등 미디어의 디지털화는 민주적 여론 형성에 필요한 다양성과 참여를 폭발적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사람들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이들과 자기 생각을 강화하는 ‘에코 체임버’(반향실)에 갇히기 시작했다. 정치적 극화가 일어나고, 반대 의견을 포함한 검토와 토론이 아닌 편견과 혐오가 증폭된다. 숙의의 바탕인 질 높은 정보는 줄고 허위·조작 정보와 선동이 확산한다.
-
미디어세상 여론조사 보도 바로 읽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여론조사 보도 방식에 대해 전문인들이 오랫동안 비판하고 조언해왔지만, 큰 변화는 없다. 이제 더 이상의 기대는 접고, 시민 스스로가 여론조사 바로 읽기를 익히는 수밖에 없다. 가장 염두에 둘 점은 여론조사는 여론을 ‘거칠게’ ‘추정’해 볼 뿐이라는 사실이다. 표본으로 전체를 추정할 수 있지만, 그것은 표집오차와 신뢰수준을 전제로 한다. ‘대수의 법칙’ 등 통계 이론이 뒷받침하는 원리다. (대수의 법칙을 근거로 드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있는데, 선거 개표는 무작위 표본조사와 다른 과정이므로 그런 주장은 엉뚱하다!) 그런데 ‘추정’을 위한 필수조건은 조사에 뽑힐 확률이 누구든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권자 전체 명단을 통 안에 넣고 잘 섞은 뒤 눈을 감고 한 개씩 뽑아 응답자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 모두에게 솔직한 생각을 들어야 한다.
-
미디어세상 YTN 사태, 전횡 권력과 몰이해 자본의 산물 뉴스채널 YTN의 대주주 유진그룹에 대한 종사자들의 저항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윤석열 정부가 공기업 한전과 마사회의 YTN 지분 30%가량을 유진에 넘겨 최대주주로 만들면서 시작된 일이다. 재정 등에서 특별한 문제도 없는 상태였다. 모든 나라의 보수 정권은 일반적으로 공영언론에 불만이며, 걸핏하면 이를 없애고 싶어 한다. 이명박 정부도 2008년 ‘낙하산 사장’에 YTN 구성원들이 저항하자 사영화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
미디어세상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 어떻게 할까 지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JTBC만의 단독 중계로 보편적 시청권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만든 ‘보편적 시청권’이란 말은 시민의 권리를 강조하지만, 방송사 탓인지 정부 탓인지의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한다. 국가는 영토 내에서 수도, 전기 등 필수 서비스를 사람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보편적으로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
미디어세상 BBC 지상파 중단 계획과 보편적 서비스 최근 일부 언론에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상파 방송을 중단하고 유튜브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일부만 맞는 부정확한 보도다. 영국 정부가 지상파 방송 중단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검토’해왔다는 것과, BBC가 과거보다 유튜브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는 게 정확한 사실이다. 일단 “영국이 저러니, 우리도 그러자”라는 식의 단선적 처방은 접어두자.
-
기고 백기완 선생님 5주기에 드리는 조그만 사랑 이야기 선생님께서 5년 전, 할 일 많은 이 세상을 뜨셨다는 것을 저는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살아생전 늘 세상을 향해 호통치고 손수 그 세상을 광정(光靖)하시기 위해 늘 선봉에 서서 다그치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선생님이 늘 염원하시던 통일된 국가와 민족은 여전히 먼 과제이고 이를 감당할 우리들의 주체적 역량은 그다지 변화하지도 않은 터여서 더욱 그렇게 생각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
미디어세상 트럼프식 공영방송 죽이기, 윤석열 데자뷔 미국 공영방송의 자금을 지원하는 법정 민간 기구 CPB(Corporation for Public Broadcasting)가 지난주 해산을 발표했다. 공화당 다수인 미 의회가 이 조직에 대한 2026·2027년도 두 해 동안의 예산 지원을 중단해 벌어진 일이다. CPB는 그간 국가 지원금을 지역 공영방송사 1500여개에 분배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들 공영방송사는 대학교나 시민단체 등이 소유한 비영리 조직으로서 주요 재원이 기부금이며, 이것들이 연합해 방송하는 것이 PBS 텔레비전과 NPR 라디오다. PBS는 고품질 뉴스는 물론 <세서미 스트리트> 등 어린이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다. NPR은 뉴스·시사가 인기며 한국 가수 박재범과 BTS도 출연한 바 있는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등 유튜브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
미디어세상 방송 공정성 심의, 폐지하면 다일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방송심의 관련 방송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이 법안으로 그간의 심의 사항 중 ‘건전한 가정생활 보호’가 ‘사회구성원의 보호 및 다양성 존중’으로, ‘양성평등’이 ‘성평등 및 성다양성 존중’으로, ‘인종, 민족, 지역, 종교 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가 ‘차별 및 혐오 방지와 금지’로 바뀌게 된다. 시대에 맞춘 바람직한 변화다. 특히, 그간 문제가 돼왔던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의위)의 공정성 심의가 폐지된다.
-
미디어세상 AI 시대, 대학교 선생의 고민 최근 연세대, 서울대, 고려대 등 여러 대학 중간고사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언론은 ‘AI의 문젯거리’로 부각했지만 사실상 이번 사건들은 이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PC를 이용한 시험에서 감독관의 눈을 피해 AI를 활용해 문제를 풀었다는 것인데, 사실상 전통적 부정행위와 다르지 않다. 미리 작성해둔 쪽지를 몰래 보거나, 금지된 계산기를 이용해 문제를 풀던 것에서 부정 수단이 그만큼 발전한 것뿐이다.
-
미디어세상 유튜브 뉴스와 기성 언론의 공진화 ‘주간경향’이 지난달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개인(인플루언서)이 운영하는 유튜브 뉴스 현상에 관해 집중 보도했다. 해석과 프레임 설정을 중심으로 한 유튜브 뉴스 채널이 권력화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논점이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큰 영향력이 있다면 유튜브 채널도 마땅히 상호 감시와 비판 대상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문제 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