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진용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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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 갖춘 영건들의 존재감 증명, ‘로켓’ 이동현의 역설 “구속 올리는 게 제구 잡는 것보다 쉬울 수 있다” 야구는 결국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하는 경기다. 160㎞가 아니라 170㎞를 던져도, 사각존 안에 공을 넣지 못한다면 경기는 끝나지 않는다. 이른바 ‘구속 혁명’의 시대,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지느냐에 자연히 먼저 눈길이 쏠리지만, 그럼에도 ‘투수의 기본은 제구’라는 걸 보여주는 영건들이 있다. 키움 김인범(24)의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 투구가 그랬다.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김인범은 단 60구를 던지며 5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38㎞, 가장 빠른 공도 140㎞에 그쳤다. 핵심은 우타자 기준 바깥쪽 제구였다. 이날 방송 중계를 하며 경기 내내 김인범을 극찬한 이동현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최근 리그에 바깥쪽 제구 잘되는 선수가 많지 않은데 김인범은 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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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오심 은폐 아픔 딛고, ‘4전 5기’ 첫 승··· 어쩌면 그보다 더 반가울 이재학의 제3구종 NC 이재학이 ‘4전 5기’ 끝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지난 24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3회 두산 김기연에게 맞은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9회 위기를 더그아웃에서 초조하게 지켜보던 이재학이 승리 확정 후 비로소 웃었다. 열흘 전 초유의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오심 은폐’의 아쉬움도 홀가분하게 털어졌다. 이재학은 이날 92구를 던졌다. 직구가 36개, 주 무기 체인지업이 32개였다. 그리고 커터를 21개 던졌다. 이재학 입장에서 어쩌면 시즌 첫 승보다도 ‘제3구종’ 장착이 더 반가울지 모른다. 어느덧 프로 15년 차, 긴긴 시간 동안 ‘투피치 피처’라는 꼬리표가 그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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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붕괴 두산, 반전의 완벽투로 다시 희망 살린 최원준 “지난 부진 나보다 형들이 더 안타까워했다” 개막 첫 2차례 선발 등판에서 도합 8이닝 11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퓨처스리그로 내려갔고 보름여 만에 돌아왔지만, 복귀 첫 경기에서 역시 난타를 당했다. 3이닝 동안 7안타를 맞으며 5실점 했다. 평균자책점 13.09라는 기록으로 두산 최원준이 25일 잠실 NC전 선발 마운드 위에 올랐다. 호투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성적인 건 분명했다. 더구나 상대는 이날 전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던 외국인 1선발 대니얼 카스타노였다. 반전이었다. 최원준이 최고의 투구로 NC 타선을 잠재웠다. 6.2이닝 동안 안타 2개로 1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삼진 6개를 잡아내며 사사구 2개만 허용했다. 시즌 2승째를 올린 최원준에게 주장 양석환이 물세례를 퍼부었다.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만큼 마음껏 기뻐하라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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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다시 만난 NC ‘손·박·박’ 라인, 오늘은 ‘박·손·박’으로 지난 시즌 NC 공격을 이끌었던 ‘손·박·박(손아섭·박민우·박건우)’ 라인이 다시 모였다. 박민우, 손아섭의 순서만 살짝 바뀌었다. NC는 2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번 박민우, 2번 손아섭, 3번 박건우로 상위 타선을 꾸렸다. 주로 3번을 쳤던 손아섭과 5번에서 뒤를 받쳤던 박건우가 전진 배치됐다. 1번 박민우와 3번 손아섭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던 권희동이 감기 증상으로 결장한 여파다. 강인권 NC 감독은 “권희동 선수가 아직 몸살 회복이 안돼서 스타팅 라인업은 어려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NC는 1번 박민우(2루)-2번 손아섭(좌익)-3번 박건우(우익)-4번 데이비슨(1루)-5번 김성욱(중견)-6번 오영수(지명)-7번 서호철(3루)-8번 김형준(포수)-9번 김주원(유격)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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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칸타라 팔꿈치 통증 1군 말소··· 두산, 안 풀려도 너무 안 풀린다 겹겹이 악재다. 두산 외국인 1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25일 엔트리 말소됐다. 오른팔 피로감을 꾸준히 호소해왔고, 최근 병원 검진에서 염좌 소견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날 잠실 NC전을 앞두고 “본인이 안 좋다고 한다. 팔꿈치가 안 좋다고 하더라”며 알칸타라 말소를 전했다. 이 감독은 “저희도 오늘 급하게 (얘기를) 들었다”며 “사실 굉장히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알칸타라는 지난 21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직후 팔꿈치 통증을 알렸고, 캐치볼 등 기본 훈련도 소화하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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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린저 갈비뼈 골절 날벼락··· 화려한 부활에 부상 눈물까지 닮아가는 왕년의 두 MVP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와 코디 벨린저(시카고컵스). 화려한 비상과 처절한 몰락, 반등과 재기, 그리고 최근 부상까지. MVP 출신 두 슈퍼스타들의 행보가 기묘하게 겹친다. 새 시즌 맹활약하던 두 사람이 차례로 부상자명단(IL)에 이름을 올렸다. MLB닷컴 등은 컵스 중견수 벨린저가 10일자 부상자명단에 올랐다고 25일(한국시간) 전했다. 벨린저는 전날 홈 휴스턴전에서 외야 수비를 하다 리글리필드의 외야담장 벽돌 벽에 부딪혔다. 충돌 직후에는 별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벨린저도 “내가 아니라 벽이 괜찮은지 봐야 할 것”이라고 농담할 만큼 여유로웠지만, 막상 검진했더니 갈비뼈 골절 판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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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올 KT는 올라온다. 감독은 5월을 바라본다. 올라올 KT는 올라온다. 지난 2년간 이 명제는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지난 시즌 KT는 51경기를 치른 6월 6일까지도 3할대 승률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 전 시즌도 7월이 다되도록 승률 5할 아래에서 허덕였다. 그러나 KT는 거짓말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리그 2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2022시즌도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KT는 올해 역시 혹독한 봄을 보내는 중이다. 개막 4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며 일주일 만에 최하위로 추락했다. 24일에야 간신히 9위로 올라섰지만, 언제 다시 내려갈 지 모른다. 선발들이 고전 중이고, 불펜은 화약고가 됐다. 부상 선수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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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100승 도전 알았지만 내게도 갚을 빚이 있었다” 오늘도 8이닝, 개인 최다 11K 완벽투 KT 벤자민 KT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타이인 11삼진을 뽑아내며 24일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지난달 31일 3이닝 11실점으로 난타를 당한 한화가 상대라 더 의미 있는 승리였다. 24일 만에 완벽한 설욕에 성공한 셈. 벤자민은 이날 수원 한화전 선발로 나서 8이닝 2피안타(1홈런)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1회 첫 이닝 요나단 페라자에게 선제 1점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단 한 차례 이렇다 할 위기도 없이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지난 한화전 워낙 난타를 당한 탓에 벤자민도 남다른 각오로 이날 마운드 위에 올랐다. 벤자민은 “다시 한화를 만나기 전에 많이 노력 했고, 계획도 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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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홀린 듯 수비 실수 끝없이 이어진 악몽의 4회, 류현진이 무너졌다··· 100승 도전 오늘도 불발 불안한 수비를 등에 지고 마운드 위에서 외로이 공을 던지던 12년 전 한화 류현진을 보는 듯했다. 수준 이하의 수비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류현진도 한화도 한순간 무너졌다. 류현진의 100승 도전도 다시 미뤄졌다. 류현진이 24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실점(5자책)하고 교체됐다. 1-7로 뒤진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와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첫 2이닝 투구는 완벽했다. 삼진 2개를 곁들여 주자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손쉽게 아웃 카운트 6개를 잡았다. 요나단 페라자가 1회초 선제 1점 홈런까지 터뜨리는 등 KBO 리그 통산 100승을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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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승 도전 류현진 만나는 KT 이강철 “상대 투수는 타자들이 알아서 치는 것” 류현진의 KBO리그 100승 도전이 걸린 24일 수원KT위즈파크, 취재진이 몰려들며 KT 더그아웃도 북적였다. KT 입장에선 당연히 류현진의 100승을 막아내고, 연승을 이어가야 할 경기다. KT는 전날 한화와 접전을 벌이다 9-6으로 이겼다. 이강철 KT 감독은 ‘류현진 공략법’을 묻는 말에 “다른 팀 투수는 잘 모른다. 타자들이 알아서 치는 것”이라고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너무 힘들다”고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에이스 고영표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불펜 주축들이 고전 중이다. 마운드가 무너지며 아직 10위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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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 짧게 쥐고, 머리 자르고··· 국대 유격수의 부진 탈출 안간힘,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번 시즌 NC 김주원(22)은 부진하다. 23일까지 25경기에서 75타수 13안타, 타율 0.173에 OPS 0.601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 기준 타율이 리그 최하위, OPS는 뒤에서 5번째다. 사사구 15개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2배에 가까운 28개다. 지난해 8월 이후 13.9%까지 내려갔던 타석당 삼진율(K%)이 올 시즌엔 30.1%로 다시 올라왔다.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포스트시즌 때도 공수에서 활약하며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진 NC 돌풍을 이끌었다. 올해로 데뷔 4년 차,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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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위기, 절실했던 승리··· 그래서 더 빛났던 두산의 집중력 수면제 대리처방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감독도 선수들도 입을 모아 “경기에는 영향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그럼에도 심리적 동요를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승리가 더 절실했다. 23일 잠실 NC전, 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앞서 두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모두 파울 라인 바깥으로 벗어나 아쉬움이 남았던 주장 양석환이 6회 세 번째 타석에선 기술적인 타격으로 역전타를 때렸다. 리그 대표적인 풀히터(pull hitter·잡아당기는 타자)인 그가 바깥쪽 공을 툭 밀어서 상대 수비를 넘겼다. “평소처럼 경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중견수 정수빈은 평소와 다름없는 호수비로 상대 기를 꺾었다. NC 서호철의 잘 때린 공을 연신 걷어내며 선발 등판한 신인 최준호를 도왔다.